올 해도 이틀 밖에는 남지 않았다. 이 즈음은 너 나 할 것 없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한 해를 정리하기에 분주한 시점이다. 이는 정치·시사 블로그를 운영하는 필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작년 이맘 때 2013년을 정리하는 글을 포스팅했던 필자는 그 글의 말미에 말의 해인 갑오년을 맞아 우리 국민들 한사람 한사람이 바람을 가르며 힘차게 질주하는 말의 모습처럼 역동적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했다. 그 희망은 바람대로 이루어졌을까. 


필자는 오늘과 내일에 걸쳐 올 한해 동안 국민들을 웃고 울리게 만들었던 정치·시사 뉴스 10가지를 돌아보며 갑오년을 정리하는 글을 포스팅 할 예정이다. 오늘은 그 중 다섯가지 뉴스를 먼저 살펴보려 한다. 



1. 세월호 참사와 국가의 실종


앞으로 2014년 4월 16일은 우리 역사의 부끄러운 한페이지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사상 유례가 없을만큼 충격적인 세월호의 침몰사고로 476명의 탑승객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었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제주도 수학여행에 참가한 나이 어린 고등학생들이었다. 세월호 참사를 올 해의 정치뉴스 그 첫번째로 선택하는데 필자는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만큼 세월호 사건은 온 국민을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국가적 대참사이자 끔찍한 악몽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선박의 도입부터 운항, 사고대응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문제가 집약된 최악의 참사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노후할 대로 노후한 선박이 선사측의 향응접대를 받은 해경의 형식적 심사를 통해 규정을 통과했고 항로에 투입되었다. 또한 한국선급은 적재량을 속인 선사측의 '적재량신청서'를 그대로 승인해 참사를 부추기는 등 해당기관의 관리·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건 이후의 구조과정은 더욱 참담하다. 재난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고 이후 한참이 지나도록 탑승인원의 파악부터 사고상황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더욱 가관은 이후에 속속히 드러났다. 관료들은 승객들의 생명과 안전보다 고위층의 의전을 더 신경쓰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중대본에 방문하기 전까지 사태의 경위마저 알지 못했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열린 국정조사는 집권여당의 무성의로 아무런 소득이 없이 끝이 났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멀고 먼 길을 돌아 결국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반쪽짜리로 통과되었다. 수 백명의 국민들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속에 안타깝게 희생된 이 압도적인 참사가 의미하는 것은 국가시스템의 부재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의 실종이다. 



2. 통합진보당에 대한 헌정사상 최초의 정당 해산


지난 12월 19일 헌법재판소(헌재)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결정을 내렸다. 이 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지 정확히 2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의미심장한 일이다. 헌재가 서둘러 판결을 내린 것도 의아하지만 판결의 날짜가 참으로 기묘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 2주년 선물하듯 이번 사안을 판결한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허튼 소리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박 대통령은 이번 헌재의 결정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적 결정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지만 세계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세계의 언론들은 통합진보당 해산을 속보로 전하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비판적 논지의 기사를 내보냈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외부 세계의 깊은 우려의 시선, 그리고 헌재 판결문의 논리적 비약과 빈약한 근거는 이번 판결이 얼마나 정치적인 것이었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나찌 선전선동의 대가 괴벨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필자는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의 이면을 드러내는 데에 이보다 더 분명한 표현은 없다고 생각한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결정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그러나 길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 통합진보당 해산이 정치보복의 산물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은 지난 대선 TV토론의 오래된 앙금이 남아있는 박 대통령과 종북망령에 사로 잡혀있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대한민국 보수우경화의 결정판인 헌재의 절묘한 합작품이었다. 



3. 이명박 정부의 사자방 비리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의 땅콩회항과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가장 기뻐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필자는 박 대통령보다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훨씬 더 흡족해 하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저 두 사건이 이명박 정부의 사자방 비리에 쏠려있던 세간의 관심을 무력화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사자방 비리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 추진되었던 4대강 사업비리와 깡통으로 판명난 자원외교, 방산비리를 일컫는 말이다. 언론은 이명박 정부 집권 기간동안 100조원이 넘는 국민혈세가 사자방 비리로 낭비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는 사자방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자방 비리의 당사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은 천하태평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아무 문제없다는 입장이고, 측근들 역시 권력비리는 전혀 없었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드러난 정황들은 사자방 비리가 단순 혈세낭비가 아닌 MB게이트로 불리워도 무방할 정도의 부정과 비리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상식적으로 1달러에 불과한 정유회사를 1조원에 매입하고, 2조원에 사들인 기업을 350억에 되파는 일이 부정 비리와 무관하게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대강 사업 비리와 방산비리 역시 정권차원의 협조와 연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만약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 부정 비리 근절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사건수사 의지만 있다면 사자방 비리를 속속들이 파헤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사자방 비리에 대한 수사의지가 전혀 없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의 "사자방이고 호랑이방이고 거기 들어가면 물려 죽는다"는 발언처럼 정말 사자방 안에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들어가면 안되는 뭔가가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것이 아니라면 무려 100조원이 넘는 국민혈세가 낭비된 사안에 대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대응이 도무지 설명이 되지를 않는다. 사자방 안에는 도대체 어떤 특별한 것이 숨겨져 있길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이처럼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걸까. 


 

4.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 의혹


문고리 권력과 찌라시. 하나는 세상 사람들이 청와대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 의혹을 빗대어 붙인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박 대통령이 문고리 권력을 비호하고 변호하기 위해 동원한 수사다. 이 둘은 의혹이든 사실이든 모두 박 대통령과 청와대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출된 문건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이 문건을 언론사로 유출한 사람은 자살한 최 모 경위라며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의 퍼즐맞추기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검찰의 수사는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아닌 청와대 문건의 외부유출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따라서 수사는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 의혹의 실체가 온전히 드러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이는 전적으로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대로 검찰의 수사가 이루어진 탓이다. 


박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기도 전에 이미 이 사건을 "말도 안되는 근거없는 이야기"로 규정한 이상 검찰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결국 검찰은 박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수사결과를 도출해 내었고 비선실세의 국정개입은 사실무근으로 결론을 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중세시대의 '십상시'를 연상시키는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 의혹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 이유가 다름아닌 박 대통령에게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투명하지 못한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접근 통로가 제한된 보고라인, 비판과 쓴소리를 싫어하는 불통과 독선적 태도에서 알 수 있듯 비선 세력들이 활개치기 좋은 환경을 박 대통령이 스스로 제공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청와대 내 권력암투의 본질은 회피한 채 문고리 권력을 변호하고 자신의 불편한 심기만 외부로 표출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해지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5. 조현아의 슈퍼갑질, '땅콩이 뭐길래'


미국 JFK공항에서 날아든 '땅콩회항' 사건은 일순간에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이슈를 집어삼킨 블랙홀과도 같았다. 대통령조차 할 수 없다는 '램프리턴'을 지시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슈퍼갑질은 그녀는 물론이고 대한항공측을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갑질공화국이라는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이번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명박 정부의 사자방 비리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은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때 맞추어 터진 가뭄 끝의 단비같은 사건이었던 셈이다. 





온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땅콩회항' 사건은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들의 선민의식과 특권의식이 얼마나 공고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동안 그들은 사회공동체의 보편적 상식에 반하는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마다 이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오히려 사건을 축소하고 왜곡하며 거짓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으로 일관해 왔다. 


이번 사건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대한항공측은 사건의 본질을 가리기 위해 사무장을 회유하고 거짓진술을 강요하는가 하면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봐주기 조사를 벌인 정황까지 드러났다. 전 국민의 공분을 받고 있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이 나라의 관료들은 로보트처럼 철저히 관성대로 움직였다. 이같은 모습은 우리 사회가 공정과 정의, 평등 같은 빛나는 가치들이 뿌리를 내리기에 얼마나 척박한 토양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상으로 필자가 뽑은 '2014년 정치·시사 뉴스 10' 중 다섯 편을 살펴 보았다. 내일은 그 나머지 다섯 편의 뉴스를 포스팅 할 예정이다. 여러분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는 뉴스들과 비교해 보면서 올 한해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사건과 사고들을 정리해 보는 것도 유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




 바람부는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


  1. Favicon of https://nohji.com BlogIcon 노지 2014.12.29 07:40 신고

    참, 올해도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이 일어났네요...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4.12.29 08:16 신고

    멘붕정치...제발 2015년에는 이런 막가파 정치가 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4.12.29 09:26 신고

    세월호 참사
    잊지 않을것입니다
    하편도 기대합니다

  4.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12.29 15:31 신고

    왠지..2014년에..시간이 멈춘듯..한걸음도 안갈듯 해요..그래서 내년이 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5. Favicon of https://byulnight.tistory.com BlogIcon 별밤러 2014.12.29 18:55 신고

    올해는 경주 마우나리조트부터 세월호 그리고 판교 환풍구 사고까지 참 다사다난했던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기쁜 소식까진 안 바라더라도 나쁜 소식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기를..

  6.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4.12.29 23:02 신고

    최악의 한 해입니다.
    헌데 박근혜의 임기가 3년이나 남았습니다.
    에고......

최근 정국은 누리과정예산 지원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감 간의 보육비 논란과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이 불러일으킨 무상급식 논란으로 큰 홍역을 앓고 있다. 정치권이 이 문제를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변질시키면서 논란은 점점 확산되고 그 결과 일선 학교와 학부모,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 논란의 핵심은 결국 돈이다. 중앙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 교육청에 떠넘기고 , 지자체들이 2010년 지방선거 이후로 국민적 합의 하에 실시되던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지 못하겠다고 나오는 것도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들어오는 세수는 부족하고 나갈 돈은 많으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이 고갈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결국 정부와 지자체가 가장 손쉬운 먹이감을 타겟으로 삼아 세수보전을 하려는 것이 이번 논란의 본질이다. 


일반 가정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단 재정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가장 먼저 그 원인부터 파악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돈이 새는 이유를 알아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재정 계획을 세우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무턱대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겠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재정이 파탄난 근본 원인을 철두철미하게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시쳇말로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밑빠진 독에 아무리 물을 부어본들 독안에 물이 채워질 리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보육비와 급식비 논란을 거론하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MB와 그의 측근들이다. 요즘 야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은 이명박 정부 집권 기간동안에 사라진 100조가 넘는 국민혈세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그리고 방산비리(사자방 비리) 등으로 낭비된 예산만 무려 100조원이 넘는다. 100조원이면 우리나라 1년 예산의 1/3에 해당하는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다. 이처럼 막대한 국민혈세가 증발해 버렸으니 새정치민주연합을 중심으로 야당이 '사자방 비리'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막스 베버는 좋은 정치가가 되려면 남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탁월한 능력과 대중의 지지와 열망을 끌어내는 강렬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두 개의 덕목인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둘은 기본적으로 서로 대립관계에 있다. 신념이 없는 정치인은 무능력하고 책임감이 없는 정치인은 사회악에 가깝다. 


신념윤리에 집착하는 정치인은 대개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베버는 이를 "순수한 신념에서 나온 행위가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고 예측하더라도, 이들은 그 책임을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 세상의 책임이자 타인들의 어리석음 또는 인간을 어리석도록 창조한 신에게로 돌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반해 책임윤리는 행동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베버는 책임윤리를 가진 정치인은 "자기 행위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한에서는 그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은 나의 행위에 책임이 있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렇게 본다면 책임윤리에 충실한 정치인은 당면한 현실의 각종 제약들을 극복하면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베버가 강조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는 서로 갈등하는 덕목이면서 동시에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덕목이기도 하다. 좋은 정치가는 이 둘 사이에서 균형감을 유지할 수 있어야만 한다. 정치가로서의 신념과 책임 사이에서 늘 고민하고, 열정과 균형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소명에 다가가야 한다. 그렇다면 MB와 그를 추종했던(하는) 세력들은 어떨까. 베버가 강조했던 좋은 정치가의 덕목을 그들에게 치환시켜 보면 그들에게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너무나 확연히 드러나 보인다.





지난 12일 MB는 이동관 전 홍보수석과 맹형규 전 정무수석 등 15명의 측근들과 골프회동을 가졌다. 그들은 골프가 끝난 뒤 경기도 인근의 하남시에 있는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자방 비리' 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MB는 이 자리에서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자원외교를 정쟁으로 삼아 안타깝다"라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동에 함께했던  한 인사 역시 "최소한 우리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권력비리 차원에서 돈 받고 그런 건 없었다"라며 비리의혹을 일축했다. 안타깝게도 저들에게서는 독단적인 신념윤리에 대한 확신만 보일뿐 결과에 책임지려는 책임윤리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베버는 정치인의 신념윤리를 거론하면서 '순수한' 신념에서 나온 행위였다하더라도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저들의 행위가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믿고 있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1달러에 불과한 석유회사를 자그만치 1조원에 사들이고, 2조원에 사들인 기업은 단돈 350억원에 되파는 끔찍한 혈세낭비가 순수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믿는다면 단언컨대 그는 바보이거나 나라살림 거덜내려고 작정한 매국노이거나 둘 중의 하나다. 


책임윤리는 없이 신념윤리만 강조하는 정치인, 그것도 독단과 독선에 사로잡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려는 정치인은 사회의 필요악이다. 우리는 MB를 통해, 그리고 그를 추종했던(하는) 세력들을 통해 우리 정치의 냉정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 볼모의 땅에는 책임윤리를 지닌 정치인보다는 신념윤리, 그것도 불순한 신념윤리로 가득찬 정치인들이 득실거린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혀 없고 불순한 의도로 가득찬 오만한 신념만 넘쳐난다. 무려 100조원에 달하는 국민혈세가 낭비된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이 바로 이처럼 무책임하고 탐욕스런 정치인의 잘못된 신념이 만들어낸 재앙이었다. 



관련글 ▶ 사자방 비리 수사, 안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 (클릭)



이명박 정권 하에서 부실하게 이루어진 해외자원개발의 여파로 에너지 공기업들은 수십 조원에 달하는 부채에 허덕이게 됐다. 부채에 딸린 이자비용만 1년에 1조 5천억원에 달한다. 전국의 시•도 교육청이 부담하고 있는 급식비를 충당할 수 있는 돈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야기시킨 주된 원인이 밝혀졌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해서는 지난 5일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사자방 비리' 국정조사와 관련해 "사자방이고 호랑이방이고 거기 들어가면 물려 죽는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새누리당 내의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를 고스란히 승계한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서 자기 무덤을 파는 격인 '국정조사'에 호의적일 리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역시나 정치인의 책임윤리와는 멀어도 너무나 먼 행보다. 


정치인들에게서 책임윤리를 발견해 낼 수 없다면 그들이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각성하도록 강제하는 수 밖에는 없다. 야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사자방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 나아가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목소리가 분출될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게는 사자방에 들어가면 안되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사자방 비리'는 100조원이 넘는 국민혈세가 무분별하게 낭비된 'MB 게이트'로 불려도 무방한 사안이다. 저들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이를 남용하는 정치인들이 독버섯처럼 생겨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는 물론이고 후대 세대들의 짐이자 고통으로 되물림 될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 사자방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우리가 그 문을 반드시 열어야만 하는 이유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바람부는언덕이 여러분에게 보내는 초대장입니다 ☜ (클릭)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11.21 11:05 신고

    반드시 열어내야지요.. 이건 명백하게 범죄입니다. 이를 그냥 넘긴다면..앞으로 우린두눈뜨고 목을 베이는 그런날 옵니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하고 다시는 이런일이 생기지않게 단단한 법적장치도 마련해야 합니다.


  2. BlogIcon 희망버스 2014.11.21 11:10

    MB는 무늬는 한국인이지만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친일파인지 의심된다. 군대도 기관지 확장으로 병역기피하고 특유의 교활함과 능글 능글함으로 기업에서 최고속으로 승진해서 대통령까지 됐다. 경제 대통령 들먹거리면서 돈 돈 하더니 사자방이고 해외자원투자고 돈이 아니라 완전히 똥됐다. 새누리당이 쉬쉬하는게 이명박이 박근혜 대선 도와주면서 포석 깔아 둔게 없는지 의심 된다. 저래서 MB가 자신만만하게 구렁이 담넘어가듯 책임회피하고 있는듯 한데 절대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 100조원 혈세로 지돈 아니라고 깝죽거리며 겁도 없이 해외나가서 폼나게 쓰고 와선 그럴수도 있지가 무슨 황당한 대답이냐? 지 배불릴때만 유능했지 무능한 대통령이었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도 환경보호의식 높은 자국민의 저항으로 개발 못하는 곳이 많은데 한국 공기업이 미국인 동네 땅을 판다고 하면 저항을 안받을 줄 알았더냐? 돈만 생각하니 사람도 안보이고 환경도 안 보이지. 국정 조사해서 책임 추궁해야 된다.

  3. Favicon of http://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4.11.21 13:49

    비리 백화점... 이명박이는 전두환이란 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지 않습니다.
    반드시 구속수사해 변상조치 시켜야 홥니다.

  4. BlogIcon 희망버스 2014.11.22 18:33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면 한국 국적이 있어야하고 5년 이상 한국에 거주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법적인 제한 사항을 더 까다롭게 만들어서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합니다. 대통령은 한국 영토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초 중 고등 의무 교육을 수료해서 국민과 공감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된 사람만 자격이 주어지도록 교정해야합니다. 정체성과 역사의식, 공동체와의 연대감은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 형성됩니다. 이런 밑바탕이 없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나라 거덜내고도 국민의 고통에 공감을 못하고 눈도 깜짝하나 안합니다. 또한 부모중 한사람이라도 한국인이여야 하고 친일, 반국가적 활동을 한 사람의 자녀는 배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4.11.24 09:12 신고

    이 정권과 무언가는 모르지만 밀약이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빨리 들춰내야 합니다

  6. BlogIcon 희망버스 2014.12.16 17:55

    새누리당 지도부가 경제 활성화 법안을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저렇게 조급하게 서두르는 이유가 뭘까? 국고가 텅비어 있으니 쓸돈이 부족해서? 그러면 국정원 공무원 80% 줄이고, 국회의원 월급도 50% 줄이면 된다. 비대화된 정부 기관, 특히 청와대 제2 부속실은 꼭 필요한가? 업무도 뚜렷하지 않고 예산도 얼마나 쓰는지 국민들은 도통 모른는데 아예 없애라. 서비스산업 발전법은왜 획일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려고 하나? 의료 민영화해서 의료산업에 대한 국가 지원은 줄이고 민간 기업 이윤은 극대화하겠다는 꼼수아닌가? '경제 혁신 3개년 계획' 목표가 '국민 행복 시대 구현'이라면서 공공 의료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은 모순이다. 의료 민영화로 저소득층 장기 환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을 복지 불모지로 만들겠다는 건가? 지금 새누리당이 내놓은 대부분의 경제활성화 정책은 MB때 부터 국민반대로 무산된 법인데 왜 자꾸 밀어붙이는가. 박근혜 정권이 MB 정권의 연장 정권인데 뭐 새로운게 있나. 대통령만 바뀌었지 경제 정책은 최경환이 계속 같은 맥락에서 하고 있잖나. '지도에도 없는길' 가겠다더니 왜 미국에서 실패한 레이거노믹스 답습하려는 건가? 약발없는 법안 통과는 시간 낭비다. 가짜 약장수들이 물건 팔때 주로 하는 말이 "이약 지금 안사면 다음엔 없어서 못사요." 라고 한다. 국민의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법안은 차라리 통과 시키지 않는 것이 국민을 돕는 것이다. MB가 업적만들기에 미치지만 앉았어도 국민들이 고생 덜한다. 현정권도 허황된 업적 쌓기 보다 정부 예산 투명화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것 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7. BlogIcon 희망버스 2014.12.21 13:14

    자칭 쿨한 보수라는 곽승준, 현재는 교수, 정치 연예인이란 정체성을 가지고 살고 있지만 MB정부때 미래 기획 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사자방 비리 조사에 필히 포함 되어야할 핵심 인물이다. 2013년 1월 곽승준 왈, " 원전 수출, 불모지대 였던 중동 유전 개발 등으로 향후 50년을 먹고 살 토대를 마련했다고 본다." 누가 자원 외교의 두뇌 역할을 했는지 근원지 부터 파악해야 하지 않는가? 누가 언제 MB한테 어떤 조언을 했고 어떤 보고서를 올렸는지 진상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