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사라졌다. 아니, 사람들의 시야에서 멀어졌다는 표현이 더 적확할 지도 모르겠다. 지난 몇 년 동안 대한민국 정치·사회 이슈의 한복판에서 누구보다 뜨겁게 자기 주장을 펼쳐오던 그였다. 꽉 막혀 있던 시민들의 가슴을 속시원하게 뚫어주는 사이다 발언으로 '상식의 아이콘'이라 불리워 오던 그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일신에, 혹은 심경에 무슨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그는 탁월한 입담과 재치는 물론이고 역사와 시사, 헌법 조항까지 두루 꽤차고 있는 해박한 지식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인성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진면목은 인문학에 기반한 '인식론'에서 도드라진다. 인간과 사회를 향한 그의 발언들은 수많은 어록을 양산해 냈고, 훗날 책으로까지 만들어졌다. 철학이 빈곤한 시대, 그는 웃음 코드 속에 깊은 '생각거리'를 함께 던지는 보기드문 방송인이었다.


김제동. 최근 몇년 간 누구보다 뜨겁고 치열하게 시대를 관통해 온 이다. 김제동의 요즘 활동이 눈에 띄게 뜸해졌다. 심심치 않게 정치·시사 뉴스의 한 켠을 장식하던 모습이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한동안 김제동은 본업인 방송보다 다른 분야(?)에서의 왕성한 활동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방송에 출연하고 싶어도 불러주는 곳이 없었던 탓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 노제에서 사회를 본 이후 김제동은 석연찮은 이유로 KBS 2TV '스타 골든벨'에서 하차했다. 그후 방송 출연이 번번히 가로막히며 방송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노제 때 사회를 봤으니 1주기 때는 안 가도 되지 않겠나. 방송 계속해야 하지 않는냐. VIP(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김제동씨 걱정을 많이 한다."

김제동은 지난 9월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파업 집회에 참석해 이명박 정권 당시 겪었던 후일담을 공개했다. 노 전 대통령 1주기 행사를 앞두고 국정원 직원이 찾아와 이 전 대통령의 의중을 전하며 행사에 참석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 해 6월 김제동이 진행하기로 하고 녹화까지 마친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의 출연이 무산됐다. 7월에는 그가 진행하던 MBC 예능 프로그램 '환상의 짝꿍'이 전격 폐지됐다. 이를 두고 외압에 대한 뒷말이 무성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제동 외압설이 사실로 판명이 난 건 그로부터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국정원 적폐청산 테스크포스가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폭로한 것이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은 진보적 성향의 좌파 문화·예술인들을 퇴출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압박과 압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만 김제동을 포함해 82명에 달한다.


ⓒ 오마이뉴스


문화·예술인에 대한 압력은 박근혜 정권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면서 전모가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는 규모나 내용 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 시국 선언에 이름을 올린 인사, 야당 정치인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인사 등이 총망라된 대규모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부 지원 배제와 방송출연 제약 등의 부당한 압력를 지속적으로 행사했다. 

박근혜 정권의 전방위적인 사상 통제와 문화 탄압으로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당했다. 김제동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국이 사드 배치의 후폭풍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던 2016년 8월 5일 김제동은 성주군청 앞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사드 배치 반대 연설을 했다. 정부여당과 보수언론이 성주 집회를 외부세력에 의한 불순집회로 몰고 가려 하자  "주민등록이 성주로 되어있지 않는 사람이 외부세력이라고 한다면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도 외부세력이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연설의 파장은 컸다. 성주 연설 이후 김제동은 한동안 정부여당과 보수언론으로부터 선동꾼으로 매도당하며 집중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하태경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성주 방문 김제동 '대통령도 외부세력', 요즘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외국인이 뽑는 모양이죠? 이토록 지독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 공중파 방송의 진행자를 맡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방송 퇴출을 공공연히 거론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 김제동은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전격 하차했다. 제작진은 외압 사실을 부인했지만 하차에 따른 의혹과 비난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김제동은 그랬다. 정치적 외압에도 불구하고, 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그는 민감한 사회적 현안에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왔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소신을 명확하게 밝히는가 하면, 광장에서 직접 시민들과 호흡하며 함께 웃고 울었다. 세월호 참사, 위안부 문제, 국정교과서,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사드 배치 등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외면하거나 침묵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김제동은 정치·사회적 이슈에 자기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대표적인 '소셜테이너'(정치·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로 자리매김해 갔다.

정치권력의 잘못과 사회의 부조리를 명쾌하게 꼬집는 그에게 시민들은 격하게 공감했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는 크게 들썩거렸고,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그런가 하면 그의 발언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사회적 의제가 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2주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에서 김제동이 격정적으로 감정을 토해내던 장면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누가 물었습니다. 나라 지키다가 죽은 것도 아닌데 왜들 그러시냐고. 제가 그랬습니다. 아이들이 국가다. 이 XXXX아!".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사찰을 받고, 방송에서 퇴출을 당하고, 방송 출연에 제약을 받아온 그는 이처럼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었다. 제발, 제발 '상식'을 지켜달라고 말이다.

그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옳다고 믿는 신념과 열망이 두려움을 물리친 것일 테다. 그것이 아니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정치권력에 대항하는 이 무모한 의기를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무너진 상식에 좌절하고 절망할 때, 무도한 권력의 폭주와 전횡에 진저리가 날 때 정연한 논리로 정치권력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김제동의 목소리는 (적어도 내게는) 시원한 청량제나 다름이 없었다. 보편적 상식이 작동하지 않는 비정상의 사회에서 그가 보여준 행동이 그만큼 '특별'했다는 의미다.


모든 희소한 것들은 빛이 난다. 시민들이 김제동에게 열광했던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요즘, 그의 목소리를 자주 듣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러나 이는 달리 생각하면 이 사회가 그만큼 상식을 찾아가고 있다는 방증일 터다. 역설이자 아이러니다. 김제동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상식이 통하는 정상적인 사회라면, 그가 있어야 할 곳은 광장이 아니라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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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11.14 12:11 신고

    이 분 저는 그만 흔하디 흔한 코미디 중 한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그가 대중들 앞에서 하는 말에 다른 사람과 다른 모습에 다시 보게 되었고 그 후 촛불집회 등에서 그의 인품을 새롭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참 특별한 철학을 가진 분 바로 이런분이 있어 우리 사회는 희망을 잃지 않은가 봅니다. 존경받아 마땅한 분입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11.14 17:39 신고

    입바른 소리 잘 하고....반기를 드니....외압도 당하고 했었겠지요.
    정말...자주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에효....ㅠ,ㅠ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11.14 22:06 신고

    이제 방송에서 더욱 볼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곳에서 진짜 방송인으로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이젠 무한도전을 볼 수 있는 것이겠죠?

  4.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11.15 07:19 신고

    김제동 그가 있었기에 암흑기를 우리는 조금이나마
    빛을 볼 수 있었지요.
    그 고마움 어찌 잊을수 있을까요?
    오늘도 건강하세요.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11.15 08:07 신고

    정말 방송에서는 "톡투유"를 마지막으로 본적이 없네요
    이제 본업인 방송으로 돌아 오길 저도 기대합니다^^

  6. 하늘 2017.12.24 22:06

    제동님 어서나오세요~
    웃기지않아도 웃고감동주는 품격방송인
    응원합니당

  7. 푸른하늘 2018.02.03 08:42

    블랙리스트 예술인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하여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에 대해 배상 받아야 한다. 국가는 MB, 조윤선, 원세훈등에게 국가 재정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게하고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

  8. 2018.03.11 11:02

    동년배인데 제동씨를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9. 다올마님 2018.06.18 11:47

    김제동씨 너무 좋은데~~~
    정치는 하지 않으실거죠???멋지게 방송인으로 남아주시길 바래봅니다..

오마이뉴스


퇴임을 일주일 앞둔 지난 2013년 2월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의미심장한 인사말을 전했다. 지난 5년 동안의 임기를 갈무리하며 그가 남긴 멘트는 놀랍게도 "5년간 행복하게 일했습니다"였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저 말 속에 담겨있는 섬뜩함의 의미를. 무심코 흘려들었던 저 말이 기실 얼마나 무시무시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는지를 말이다. 

이제 와서 곱씹어 보니 더더욱 그렇다. 생각해 보라. 이명박 정권 당시 자행된 불법과 부정의 흔적들이 끝도 없이 드러나고 있는 수상한 시절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당시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했던 당사자는 정작 그 시절 정말 행복하게 일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떤가. 소름 돋는 B급 사이코 무비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이명박 정권의 비위들은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 연휴에도 쉴 새 없이 불거져 나왔다. 덕분에 시민들은 연휴 내내 이 전 대통령의 졸렬하기 짝이 없는 권모술수적 정치 공세에 혀를 내둘러야만 했다. 이미 국정원 댓글 사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박원순 제압 문건, KBS 장악 문건, 2012년 총선 관권선거 의혹,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의혹, 기무사령부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이 연달아 터지며 파문의 중심에 섰던 이 전 대통령이었다.

헌데,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주도 정황,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 취소 모의 정황, 국정원의 관제 데모 목적 우파단체 조직 의혹과 십알단 자금 지원 의혹 등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5년 동안 행복했다는 이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의 실체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이 즈음, 그가 느꼈을 행복감과 현실의 참혹함이 이처럼 격렬하게 상호 충돌하고 있다. 


그런데 더욱 참담한 것은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이 이것 말고도 차고 넘친다는 사실이다. 이미 드러난 의혹들 외에도 BBK 사건, 도곡동 땅 의혹, 4대강 사업비리, 방산비리, 자원외교 등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고 있는 의혹들만 해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저지른 비위들이 워낙 방대하고 막중한 탓에 이것들 역시 줄줄이 사탕으로 엮여져 나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설마' 했다. 짐작이야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닐 거라고 믿었다. 그래도 대한민국과 국민을 대표하고 대리해온 '명색이' 정부가 아닌가. 그러나 순진한 생각이었다. 백일 하에 드러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온갖 비위들은 국민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 일색이었다. 군사독재정권에서나 있음직한 일들이 이명박 정권에서 버젓이 자행됐다. 행복했다던 대통령의 5년 통치가 남긴 건 국가의 품격과 시민의 가치 상실, 그리고 시대의 퇴행이다.

사정의 칼 끝이 이명박 정권으로 향하자 당사자들은 아우성이다. 당장 이 전 대통령 측과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야당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움직임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는 한편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기획·표적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희생당했다고 생각하는 참여정부 인사들이 한풀이식 정치보복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부부싸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한국당 정진석 의원), "이명박 수사는 노무현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쇼"(홍준표 한국당 대표), "적폐청산의 타겟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런 시도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다"(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일어나는 퇴행적 시도는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이 전 대통령).


ⓒ 오마이뉴스


반격이 벌떼처럼 매섭고 앙칼지다. 그만큼 위기의식을 극명하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일 터다. 주목할 것은 저들이 이명박 정권 비리 의혹 수사를 노 전 대통령과 결부시켜 정치보복 프레임을 가동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순간 인간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하고 친숙한 방법을 꺼내들기 마련이다. 보수정권에게 노 전 대통령의 존재가 바로 그랬다.

이른바 '노무현 끌어들이기'는 그동안 보수정권이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즐겨 차용해온 위기탈출의 방법이었다. 그들은 문제가 생기면 참여정부 책임론을 꺼내들며 방어막을 쳤고, 그것을 통해 본질을 왜곡하거나 희석시켰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NLL 논란으로 물타기했고, 성완종 리스트는 특별사면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 노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한 정진석 의원은 뜬금없이 참여정부 당시의 협조 공문을 들고나와 댓글 정치의 원조는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하는 물타기의 진수를 시전해 준 적도 있다.

대개가 이런 식이었다. 치졸하고 얄팍하기 짝이 없는 물타기에 과연 누가 속아 넘어갈까 싶지만 언론의 헤드라인조차 보기 힘들만큼 바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악의적으로 기획된 정치공작의 산물을 분별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권력에 장악된 언론이 왜곡·편형된 기사를 대량 발송하는 시기였다면 더더욱 그럴 테다. 힘을 전혀 쓰지 못했던 정진석 의원의 물타기 시도도 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얘기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


그러나 적폐청산의 칼 끝을 피해보려는 그들의 물타기 전략은 이번에는 실패할 공산이 커 보인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보수정권의 무도한 민낯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졌다. 세간에 떠돌던 흉흉한 소문들의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난 데다가, 정당 지지율에서 드러나듯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대한 국민적 염증은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보수진영이 몰락했다는 사실 역시 위기 타개가 녹록치 않음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과 보수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정치보복 프레임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보수 결집을 통한 강력한 대여 투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보수정권과 결탁해 여론조작의 첨병 역할을 해온 보수단체 역시 사정기관의 표적이 되기는 매한가지다. 게다가 이명박 정권과 보수단체의 추악한 거래의 실상이 이미 낱낱히 밝혀진 상태여서 그들을 향한 국민적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무엇보다 이 전 대통령과 보수야당의 전략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저들의 공세가 작금의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일 터다. 촛불정국에서 확인된 시대적 흐름의 방점이 '적폐청산'에 찍혀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 사회에 쌓여온 낡은 관행들과 관습, 부조리와 모순들을 청산하라는 것이 1700만 촛불에 담겨 있던 함의였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정권의 부정·비리 수사는 우리 사회를 보다 정의롭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적폐청산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자 당위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시절의 온갖 불법과 부정의 정황들이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고 있다. 그 사례도 참 '가지가지'다. 그 즈음 누군가는 공권력에 의해 탄압받고, 누군가는 밥줄이 끊겨야 했다. 국민의 정당한 권리가 하루 아침에 '종북'으로 매도되는가 하면, 국가권력으로부터 감시당하고 사찰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그런가 하면 국정원과 군 등의 국가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불법개입하는 천인공노할 범죄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 모두가 행복했다던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벌어진 일들이다. 국민이 불행하다는 시그널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오는 동안 그는 도대체 '무엇이' 행복했다는 것일까. 이 전 대통령은 답해야 한다. 온 국민의 시선이 이 전 대통령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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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10.12 09:17 신고

    슬픈 역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빨리 적페를 청산하고 새나랄를 만들어야 됩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10.12 13:16 신고

    이명박이 한 짓은 절대로 그냥 덮어둬서 안됩니다.
    반드시 수사해 댓가를 치르도록 해야합니다.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10.13 07:33 신고

    이명박근혜는 우리 민주주의를 이승만 이전으로 되돌렸습니다.
    청산 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 오마이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불통'과 '독선'으로 비판을 받았다. 쓴소리를 싫어하는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리더십은 물론 비판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를 자주 연출했기 때문이다. 대화와 타협을 모르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으로 정국 불안을 야기시키는가 하면, 민주주의적 가치와 헌법질서에 대한 수호의지가 불분명한 것처럼 비쳐지기도 했다. 어쩌면 박 전 대통령에게 닥친 비극은 국정운영의 곳곳에 복선처럼 깔려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심판에 가려져 있어서 그렇지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앞서 국민들의 뒷목을 잡게 만든 이는 다름아닌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그 역시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권위주의를 앞세워 국정을 운영해 나갔다.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정책 결정, 반대나 비판을 적대시하는 태도, 민주주의와 헌법가치에 대한 몰이해 등으로 국민들을 한숨 쉬게 만들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달리 계획적이고 치밀했다. 한때 이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9월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MB가 굉장히 신중하고 약았거든요. 그래서 뭐 자국 같은 거 잘 안남기고 웬만하면 다 밑으로 또 책임을 떠 넘겨요, 평소에. 우리가 옛날에 예를 들어서 이런 걸 좀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그게 부담스러운 일이면 알아서 하든지 말든지 그런 식입니다. 그래서 알아서 하잖아요? 그래서 잘못되면 내가 언제 하라 그랬어?  명쾌하게 이렇게 딱딱 부러지게 정리를 안 해 줘요"라고 이 전 대통령의 스타일을 딱부러지게 정리한 바 있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웬간해선 '자국'을 남기지 않고 좀처럼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약아 빠진 이 전 대통령이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이요, 사면초가라고나 할까.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시절 자행된 불법 행위들이 연달아 불거져 나오며 큰 사달이 나는 모양새다.

그런데 보면, 걸려있는 것이 한 둘이 아니다. 곳곳이 지뢰밭이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비롯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박원순 제압 문건, 2012년 총선 관권선거 의혹, KBS 장악 문건,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의혹, 기무사령부 민간인 사찰 의혹 등 하루가 멀다하고 불법 행위의 정황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와 관련된 인물들도 여럿이다. 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필두로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 이태하·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 아직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엮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내내 조직적인 불법 행위들이 전방위적으로 자행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누가 더 나올지, 얼마나 더 나올지 가늠하기 힘들 지경이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은 깃털이나 꼬리가 아닌 '몸통'이다. 이 전 대통령이 주목받는 것은 그런 이유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국정원 등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종북' 프레임을 가동시켰다. 그들은 정부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시민들을 '종북'이라 낙인찍고 대대적인 탄압에 나섰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화계 인사들의 밥줄을 끊어놓는가 하면, '박원순 제압문건' 등을 만들어 야권성향의 지자체장과 정치인들의 동향을 살피고 사찰하기도 했다.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 기무사까지 동원해 광범위하게 여론조작에 나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국가와 시민을 보위하라고 낸 세금이 시민들을 감시하고 탄압하는 천인공노할 범죄로 되돌아 왔다. 국가와 시민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이 정권 유지의 도구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구속된 원 전 원장의 불법행위가 이 전 대통령과의 교감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과 블랙리스트 관련 사항을 청와대가 직접 챙기고 보고받았다는 문건 역시 공개됐다. 사정이 이렇다면 당시 국정을 통솔했던 대통령으로서 무한책임을 져야 마땅할 터다.



ⓒ 오마이뉴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누구던가. 오랜 시간 그를 가까이서 보필했던 측근조차 "굉장히 약고, 밑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이다"라고 혀를 내두르는 용의주도한 인물이 아니던가. 수사의 칼끝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고 느꼈던 것일까. 그동안 측근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던 이 전 대통령이 28일 페이스북에 직접 소회를 밝혔다.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성공하지도 못합니다.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이다. 적반하장에 무책임, 게다가 뻔뻔함까지 역시 '그' 답다. 과거 정부에서 자행된 불법 행위의 진상을 파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정치보복이라면 5공화국의 불법 비리를 들춰내 세상에 알렸던 '5공 비리 청문회'도 정치보복일 터다. 그러나 정치보복이라 함은 모름지기 없는 사실을 억지로 끼워맞춰 정적을 제거하는 악질적인 행태를 말한다. 그에 대해서는 이 전 대통령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는 28일 '대통령실 전출자 총선출마 준비관련 동향'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VIP 국정철학 이행과 퇴임이후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당선율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는 내용과 함께, 청와대가 19대 총선에 출마하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국회 입성을 지원한 정황이 담겨있다. 그 문건 속에는 최근 이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기로 작정한 듯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름이 '턱'하니 올라있다. '안전판 역할 수행'이라는 문구와 정 의원의 최근 행보가 어째 으스스하다.

솔직히 입은 삐뚫어졌어도 말을 바로 하랬다고 바로 이런 것이야말로 국익 저해요 국격 손상이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 중 국정원과 국군, 정부가 총동원돼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이는 국가가 대관절 어디 있단 말인가. 미국의 CIA가 그러던가, 아니면 영국의 SIS가 그리 하던가.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이 댓글 조작을 하고, 민망하기 짝이 없는 합성사진이나 만들고 있었으니 이것이야말로 '국가망신'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9월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조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74.7%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관련해서도 무려 69.7%가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드는 것으로 더 강하게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지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9월8일~9일 이틀에 걸쳐 유무선 RDD(무선 80.2%, 유선 19.8%)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 정부든 현 정부든 상과없이 정권이 국가기관을 불법 동원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유린했다면 관련자들을 발본색원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그것이 '정의'이고 '공정'이며, '국격'이다. 과거에 저지른 잘못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참인데도 그래도 아니라고 할 텐가. 아니면 많이 억울하기라도 하신 겐가. 그렇다면 피일 차일 미루지 말고 당장 검찰에 출두해 진실을 말하라. 그것이 작금의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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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9.29 11:38 신고

    이명박은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합니다.
    국민세금도둑이요 가짜 대통령만든 주권도둑입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9.30 07:38 신고

    요즘 아주 뒤가 구릴것입니다 ㅋ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9.30 08:30 신고

    감옥 갈 날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꼼꼼한 자로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치보복이란 말 자체가
    안 나오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합니다.

  4.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7.09.30 19:51 신고

    이명박 잡으러 가야지요~
    점점 그 시간이 다가오는 것만 같습니다.
    언덕님 명절 잘 보내세요~~ 건강 유의하시구요~~ 즐거운 명절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5.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10.01 21:55 신고

    일하고 여행준비를 하면서도 지금의 정국의 상황에 예의주시했습니다.
    제발 MB가 응분의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페북에 MB가 남긴 추석인사겸 비아냥에 너무 화가 나서 막 쏘아붙였습니다.
    줄줄이 "성지순례"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네요.
    MB,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이고 악마입니다~

  6.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10.02 05:11 신고

    제대로 밝혀내길 온 국민이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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