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검찰이 불구속 수사를 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결국 예상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검찰에 대해 부당한 수사압력을 행사했을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황교안 법무부장관 뿐만 아니라 검찰의 언론플레이에 현혹된 나머지 검찰의 뿌리깊은 본성을 잠시 잊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물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구속수사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던 검찰과 이를 저지하려는 법무부간의 신병처리에 대한 입장차이가 불구속 수사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검찰과 법무부의 속내와 내막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확실한 것은 단 하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대선개입 사건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적용하는 선에서 일단락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농후해졌다는 사실뿐이다. 원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고, 빈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하물며 국정원 게이트는 현직 대통령과 현 정권의 정통성에 본질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엄청난 사안이 아니던가? 박근혜 대통령이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임명한 이유가 이로 인해 명확해졌다. 




<전 정권의 현 정권의 명줄을 쥐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출처:구글 이미지 검색>


원세훈 전 국정원장 수사의 핵심은 두말할 것 없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그가 국가정보원법을 위반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문제는 공직선거법 위반의 여부이다. 이 문제가 법리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냐에 따라서 이 사건은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천양지차'라는 고사성어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이 의미하는 것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막판 붉어진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의혹과  '십알단 사건'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루어야 했다. 또한 대선 이후에도 전자개표기의 오류 논란, 투표수와 개표수의 차이, 두 후보 간의 변함없는 지지율 차이 등 몇가지 석연치 않은 의문들로 인해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비록 대선에서는 승리했지만 정통성에서 이미 흠집이 나 있는 상태였다. 아직까지도 국민들의 상당수는 이런 이유들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국정원의 선거개입의혹과 '십알단'에 의한 불법선거운동은 있어서는 안되는 법치를 뒤흔드는 국기문란사건이었다. 그런데 영 개운치 않았던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사건이 결국 사단을 일으키고 말았다.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의혹과 십알단의 불법선거운동 당시 박근혜 후보는 원색적으로 민주당을 비난하며 정치공작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민주당의 정치공작이 아닌 조직적인 불법 선거개입으로 판명되었다. 



<민주당이 제기한 국정원의 선거개입은  결국 의혹이 아닌 사실로 판명되었다. 출처 : 구글 검색>


돌아보면 그 당시 목에 핏대를 세우며 민주당을 성토했던 당시 박근혜 후보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에서 적반하장으로 책임전가를 한 셈이었다. 한마디로 '방구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을 박근혜 후보가 몸소 보여준 것과도 같다. 이렇듯 시작부터 정통성에 금이 간 상태로 문을 연 박근혜 정부,  만약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바로 그 정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현직 대통령이 국가기관인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과 새누리당이 연관된 댓글부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과연 어느 국민이 용납할 수 있을까? 임기 내내 이 문제는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기를 쓰고 나선 것이다. 그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불구속 수사가 의미하는 것


이미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별수사팀은 두 차례에 걸쳐 구속수사입장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추가 법리검토지시로 구속영장청구가 2주가 넘도록 막혀있는 상태다.  어제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시한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소시효가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너무도 명확하다.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할 시한이 지나면서 앞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수사 여부가 가려질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공소시효가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더라도 구속수사의 실효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한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형식적으로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는 그에 준하는 효과를 얻는 기막힌 꼼수를 발휘하고 있다. 


구속수사와 불구속수사의 차이 역시 '천양지차'다. 검찰이 구속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구속수사는 국정원 불법대선개입의 위법성을 만천하에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상징성을 갖는다. 즉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고 지난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아가 검찰이 전직 및 현직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않고 수사에 임할 것임을 천명하는 의지의 표출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구속 수사는 이와는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다.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순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국내정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적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수순으로 봐도 무방하다. 검찰이 현 정부의 정통성 시비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여전히 정치검찰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자기고백에 다름 아니다. 물론 불구속 수사를 한다고 해서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구속이냐, 불구속이냐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볼때,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법리검토지시 및 있을 지 모르는 수사지휘권 발동에 눈치만 보며 2주 가량이나 허비한 것은 검찰 역시 그 속내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만약 검찰 수뇌부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면 수사를 담당한 검사의 의지쯤은 언제든 검찰조직의 강력한 힘으로 찍어 누를 수 있다. 이제 공소시효 만료까지는 겨우 11일 남았다. 


■ 국정원 게이트 과연 어떻게 결론날까?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의 국가기관이다. '직속'이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에 주목해 보자. '직속 상관', '직속 기관','직속 후배'등에서 드러나듯 '직속'이라는 의미는 '직접적으로 어딘가에 속해 있다'라는 뜻이다. 이를 국정원에 대입해 보면,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정원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통제와 지시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국정원장은 국정원의 수장으로써 대통령과 언제든 독대를 통해 관련업무를 지시받고 보고한다. 게다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할 때부터 측근으로 부렸던 수족 중의 수족이었다. 국정원이 하는 일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몰랐을 리 없다. 


그리고 현 박근혜 대통령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결과적으로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과 십알단의 불법선거운동의 수혜를 입었다. 절대로 이 사건들과 따로 떨어져 생각할 수 없으며,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저지른 공직선거법 위반혐의가 적용되면 전직 대통령은 물론 현직 대통령이 모두 관련되어 있는 초대형 게이트로 확대될 수 밖에는 없는 사안인 셈이다.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재는 게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어야 한다


국민의 바람과 요구는 언제나 한결같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원칙과 상식에 맞는 공정하고 엄격한 수사를 해달라는 것, 그것 하나뿐이다. 그러나 그 하나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검찰은 언제나 정치검찰, 권력의 시녀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가재는 게편이라고 했던가?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선거법위반 혐의 적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며 언론플레이를 해왔다. 그러나 언급한 바와 같이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수사지연은 차치하고서라도 검찰 역시 현재 손 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한 전두환 미납추징금의 경우에서 보듯 검찰이 공언한 것과는 달리 실제로 내놓은 성과물은 아직까지는 전무한 실정이다. 뭔가 다를 것, 이번에는 원칙에 입각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수사는 화려하지만 실속은 전혀 없다는 말이다. 필자는 바로 이 부분에서 검찰의 수사의지에 여전히 의문이 생긴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법은 물론 공직선거법까지 위반했다는 것은 너무도 명확하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번 사안의 핵심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적용'에 있다. 검찰이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으로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마무리하려 한다면 절대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는 검찰개혁을 외치며 뒤에서는 정권과 보조를 맞추며 호박씨를 까고 있는 검찰은 더욱 더 위선적이며 위악적이기 때문이다. 


이 사안은 검찰로서도 추락한 검찰의 명예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가재는 게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어야 한다. 검찰이 그것을 스스로 증명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래야만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 법과 정의에 입각한 공의로운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바람부는언덕이 여러분에게 보내는 초대장입니다 ☜ (클릭)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이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로부터 또 다시 중징계를 당할 모양이다. JTBC <뉴스 9>은 이미 국가정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과 관련해 각각 유우성씨와 김재연 의원의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내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JTBC <뉴스9>이 이번에 다시 중징계를 받게 되면 방통심의위로부터 세번째 징계를 받게 되는 셈이다. 아마도 JTBC <뉴스9>이 방통심의위에게 미운털이 박혀도 단단히 박혀있는 것 같다. 그것이 아니라면 방통심의위의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제재와 징계가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방통심의위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듯 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의 공정성, 정보 통신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올바른 이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설립된 대한민국 기관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시절에 설립되었다. 설립 목적은 방송 내용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 통신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올바른 이용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위키백과에서 부분 인용)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역시 방통심의위의 설립시기와 그 목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의 멘토 최시중을 내세워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들고 방송장악의 마수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던 시기에 방통심의위도 함께 설립되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명박•최시중 이 오래된 콤비는 영민하게도 대국민 우민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내었고, 이를 위해 정권 내내 대대적인 언론•방송접수작전을 펼쳤다. KBS, MBC 등의 지상파는 물론이고 YTN을 위시한 케이블에도 속속 특수임무를 부여받은 정예의 요원들을 투입했다. 그리고 2011년 말 탄생한 종편으로 인해 이 올드보이들의 오래된 꿈은 마침내 실현되었다. 호시탐탐 방송진입을 노리던 수구보수언론과 장기집권을 꿈꾸는 정치권력이 영원한 동맹관계를 맺음으로써 그들은 이제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철옹성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이명박•최시중의 작전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완벽하게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여론장악을 통해 수구보수세력은 재집권에 성공했고, 조중동의 족벌언론들도 종편을 통해 부와 기득권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당분간은 이 공고한 외벽이 무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명박이 쌓아놓은 시스템을 통해 청와대에 무혈입성한 박근혜 대통령 역시 미래를 위한 보험상품을 구비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최측근인 이경재 전 의원을 임명하더니(현재는 최성준 위원장 체제), 얼마전에는 방통심의위원장으로 박효종 서울대 교수를 임명했다. 그는 잘 알려진대로 뉴라이트 포럼을 이끌던 대표적인 보수우익 인사다.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의해야 하는 곳에 이명박과 마찬가지로 특명을 부여받은 낙하산을 투입한 것이다.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한다는 방통심의위의 설립목적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번에 방통심의위에서 문제 삼고 있는  JTBC <뉴스9>의 방송 내용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다이빙벨' 투입을 주장하는 부분이다. 그들은 손석희 앵커가 방송을 통해 다이빙벨의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해경에 대한 불필요한 분노를 야기시켰고, 정부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고 구조작업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통심의위의 견해와 상관없이 JTBC <뉴스9>이 그동안 중징계를 받은 방송들은 하나 같이 (저들의 주장처럼) 정부에 대해 불리한 여론을 유발시키는 내용들이었다. 따라서 이 세가지 개별사안은 결국 방통심의위의 징계사유로 본다면 결국 하나로 통한다. 정부에 불리한 내용을 방송에 내보내면 곧 응징하겠다는 방통심의위의 발상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방통심의위의 제재는 비단 JTBC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온누리 교회 강연 내용을 방송한 KBS 9시 뉴스 역시 방송내용을 문제삼은 방통심의위에 의해 그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에 정부에 유리한 내용을 보도한 방송, 허위사실을 보도한 방송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여론이 극도로 나빠진  문창극 후보자의 구명을 위한 지원방송은 물론, '세월호 탑승자 전원 구조'라는 어처구니 없는 오보로 유가족과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사고의 초기대응에 심대한 차질을 빚게 만들었던 MBC에 대해서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유야무야 넘어갔다. 이같은 일방적인 편애는 결국 방통심의위가 정부의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언론과 방송이 공정성과 공공성에 입각해 그 공익적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작동해야 할 방통심의위가 오히려 노골적으로 정부 편에서 정부 비호에 앞장서고 있다. 자기 모순, 자기 부정, 이율배반을 국정철학으로 삼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제대로 어울리는 색깔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JTBC <뉴스9>는 솔직히 굉장히 의외의 행보를 보이며 사람들을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다. 종편마저 수중에 넣은 거대 족벌언론, 그 트라이앵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JTBC <뉴스9>의 역주행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 그 자체다. JTBC <뉴스9>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방송으로 자리매김하리라는 것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진정한 자기부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이 경이로운 반전의 중심에 손석희, 그가 있다. (그가 JTBC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 어떤 변화들이 일어났는지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면 될 듯 하다)


관련글 ☞ 손석희의 JTBC행, 그 이후 달라진 것들 


방통심의위의 징계 예고가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 본 글에서 논하는 것은 지극히 무의미하다. 이미 그들이 얼마나 편향되어 있고 정치적인 자들인지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말 놀라운 것은 처참하게 무너진 언론과 방송의 현실에서 분투하고 있는 손석희라는 인간 그 자체다. 





우리는 그가 세월호 참사 기간 내내 어떤 심경으로 방송에 임했는지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그리고 그가 어떤 심정으로 뉴스를 제작하고 방송을 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지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진심은 통했다. 사람들이 그를 통해 이 삐뚫어진 시대가 감추려하는 진실을 보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손석희를 통해 언론과 방송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 넘치는 시대, 개인의 양심과 보편적 상식이 단단하게 쌓여있는 시대, 부정과 부패에 대한 단호한 원칙이 살아있는 시대라면 손석희가 저리 빛날 까닭이 없다. 손석희가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이 시대가 불의의 시대, 양심과 상식이 사라진 시대,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시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시대라면 손석희처럼 뚜렷한 소신과 분명한 원칙을 가진 언론인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JTBC <뉴스9>을 향한 정치권력의 지속적인 견제와 압력은 진실을 위해 거짓과 불의에 맞서 저항했다는 하나의 상징이자 빛나는 훈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오늘 또 하나의 빛나는 훈장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JTBC <뉴스9>이 고맙고 또 고맙다. 빛나는 훈장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 시대는 보다 정의로워지고 보다 공의로운 시대가 될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8 14:30 신고

    공정성을 잃은 방통위의 징계.. 한도 끝도 없이 퍼붓네요..나쁜넘들...

    암튼.. 잘 버터줘서 고맙고... 가고자 하는길...끝까지 흔들림없이 갔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9 00:11 신고

      손석희는 아마 괜찮을 겁니다.
      KBS도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고,
      일선 기자들도 각성의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어요.
      아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서민들이죠. 버틸 수 있을 지...
      ㅠㅠ

  2.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4.07.18 14:52 신고

    이병철과 박정희의 악연이 있어 손석희는 당분간 끄떡없습니다.
    삼성이 버리지 않는 한 계속갑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9 00:21 신고

      ^^,
      새로운 블로그 깔끔하던데요.
      계획하신 일들 뜻대로 잘 이루시길 바랍니다.
      늘 강건하시길...

새누리당의 신임 당대표로 김무성 의원이 선출되었다. 김무성 의원은 어제(14)일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총 5만 2,706표를 획득해 3만 8,293표를 얻는데 그친 서청원 의원을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이로써 지난  2002년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대선자금 차떼기와 2008년 공천뇌물을 받아챙긴 혐의로 두 차례나 실형을 선고받았던 사내를 통해 당권을 장악하려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비책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 결과는 '박심'을 등에 업고 정치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던 서청원 의원과 그를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이려던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전당대회가 열렸던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전격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속보이는' 밀어주기에도 불구하고 참패했다는 사실이다. 친박의 상징이자 리더인 서청원 의원은 국민참여경선, 국민여론조사, 지역별•계파별 득표는 물론이고 심지어 박근혜 효과를 기대했던 현장투표에서 마저 완전히 밀렸다. 이는 칠순 노구의 정치인을 내세워 친정체제를 구축하려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에 심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당청간의 권력지형에 큰 변화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예측케 한다. 





무엇보다 김무성 대표의 선출로 새누리당내의 주류를 이루었던 친박계열의 대분열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은 정치권력의 작은 파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단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박의 상징인 서청원 의원이 참패했다는 것은 이미 새누리당 내에 탈친박의 기운이 상당히 퍼져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이번 표심에서도 친박계 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의견이 상충되고 이들 중 상당수가 김무성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친박 주류인 홍문종 의원은 최고의원에 오르지도 못했다. 이는 새누리당 내의 권력이동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의미다. 


김무성 신임대표는 2016년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그리고 그 해에는 차기 총선이 치루어 진다. 당권을 장악할 수 있는 극강의 무기 '공천권'이 사실상 그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공천권을 가지고 있는 자와 없는 자는 머리카락이 있는 삼손과 머리카락이 없는 삼손만큼의 차이가 있다. 공천 앞에선 누구도 예외없이 순한 양으로 변모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정치인의 속성이다. 앞으로 새누리당은 어정쩡한 친박의 허물을 탈피하는 자들이 속출하게 될 것이고 김무성 대표 체제로 확실히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는 애증의 관계에 놓여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을 당시 그를 사무총장에 전격 발탁하며 시작된 둘의 인연은 냉탕과 온탕을 반복해가며 10년 동안 유지되어 왔다. 한때 친박의 좌장으로 불리며 서청원의 자리를 대신했을만큼 돈독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러나 2009년 계파갈등 및 세종시 이전을 둘러싼 이견과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박근혜 대통령이 반대함으로써 틀어졌다. 급기야 그는 지난 2012 총선에서는 친박계에 밀려 공천조차 되지 못하는 수모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정치에는 영원한 적이란 없다. 정치적 목적 앞에선 어제의 적이 언제든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다. 완전히 등을 돌린 줄 알았던 두 사람은 이후 지난 대선에서 김무성이 전격적으로 박근혜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영입되면서 다시 복원되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서청원 의원을 밀어주는 모양새를 연출하자 둘 사이에는 또 다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는 내내 단 한차례도 박수를 치지 않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물론 김무성 대표가 대표수락연설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는 정중한 멘트를 날렸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립서비스에 불과할 뿐이란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박심을 누르고 당당히 당권을 거머쥔 남자 김무성, 그는 커다란 덩치 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정치적 카리스마를 내뿜는 정치인이다. 마치 조폭세계에서나 볼 법한 김재원 의원의 절대복종 서약이 상징하는 것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같은 당 동료의원 조차 머리를 조아리고 충성을 맹세하는 막후실세였던 그가 이제 당대표까지 되었다. 달리는 말에 날개까지 달린 셈이다.


전당대회 승리로 더욱 위풍당당해진 이 거구의 사내와는 반대로 올드보이 서청원을 통해 당청관계의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려던 박근혜 대통령의 머릿속도 이에 따라 매우 복잡해졌다.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부 제2기 내각구성을 둘러싸고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집권 2년차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점에 당권장악을 위한 서청원 카드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누리당 내의 친박의 현주소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해타산의 집결체인 정치권에서 열혈남아 '김보성'의 의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차기 대권주자들인 김문수, 정몽준은 물론 친박과는 '怨讐(구원)'의 관계에 있는 친이의 노림수, 그리고 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사퇴로 등을 돌린 보수층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2년차에 생각조차 하기 싫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박근혜 대통령 특유의 독선과 독단, 불통의 정치스타일과 맞물려 생각해 보면 실질적 충격은 배가 된다. 그동안 당청관계에서 청와대는 확실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 임기초 프리미엄과 당내 친박세력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 '박심'이 작동했음에도 서청원은 완패했고, 친박세력의 자중지란과 탈친박의 명확한 징후마저 포착되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측면지원이 필요한 7•30 재보선 이후 당청관계의 무게 저울추가 한쪽으로 급속히 기울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동시에 더 이상 박근혜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정치가 (적어도 여당내에서는) 용인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독단과 독선의 아이콘인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굴욕적인 상황이다. 





'레임덕'은 임기말에 나타나는 현직 대통령의 권력누수현상을 지칭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처한 (혹은 조만간 처하게 될) 상황은 표면적으로만 보면 '레임덕'과 큰 차이가 없다. 집권 2년차에 불과할 뿐일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말에서나 볼 수 있는 권력누수현상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르는 현 상황은 솔직히 조금 놀랍다. 대통령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레임덕'이 이토록 빨리 찾아오는 것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겼어야 할 서청원 카드가 실패로 돌아간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 생각보다 빠르게 정치적 위기가 찾아왔다.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더니 역시나 영원한 권력은 없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5 12:33 신고

    자업 자득이란 말이...잘 어울릴듯 합니다.
    앞으로 갈길이 막막혀서.. 무신 생각이나 하고 있을려나... 궁금키도 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6 06:11 신고

      이건 뭐, 나라도 아닙니다. 글을 쓰면서도 부끄럽고, 애들보기 창피하고,
      저 여잔 애들이 없어서 그런가 어찌 이리 막나가는 걸까요?
      보다 보다 이런 막장 정권은 첨 봅니다. ㅜㅜ

2011년 1월 21일 청해부대 소속 'UDT/SEAL'팀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들을 구조해 내기 위한 2차 기습작전에 돌입했다. 작전명은 '아덴만 여명 작전'. 마치 영화의 제목을 연상시키는 이 비장하고 멋들어지는 작전명에 화답하듯 선원들은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하는 한편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이 선원 21명 전원을 구조해 낸 쾌거가 수 만리 떨어진 조국으로 빠르게 전달되었다. 청와대도 분주해졌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은 "제가 직접 지시했습니다"라는 멘트가 섞인 대국민담화문을 작전이 끝난지 30여분 만에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갑작스러운 이명박의 등장은 적잖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목숨을 걸고 선원을 구조해낸 당사자들인 청해부대의 'UDT/SEAL'팀의 혁혁한 전과에 이명박이 재빠르게 숟가락을 얹은 모양새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실패했던 1차 작전 때는 작전지시를 하지 않았던 이명박이 성공한 2차 작전에는 득달같이 자신이 지시했다고 담화문까지 발표하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었다. 


더욱 가관은 이후의 사건 전개 과정에서 드러났다. 석해균 선장이 5~6발의 총상을 입었고, 그 중 한발이 UDT 대원의 총알로 밝혀진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군은 석해균 선장의 총상은 해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터였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입장도 덩달아 곤란해졌다. 진압과정에서의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작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호의적이었던 언론도 진압과정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EU 해군은 "인질의 안전을 무시한 작전"이라며 "이같은 유형의 작전을 따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완벽한 작전이었다며 자화자찬에 날새는 줄 몰랐던 청와대와 이명박의 입장이 돌연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당시 진중권은 이와 관련해 이명박과 노무현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치인의 유형에는 "작전 초기엔 '모든 것을 군에 맡겼다', 작전 성공(?) 후엔 '내가 명령을 내렸다'"'이명박형' "작전 전엔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 작전 후엔 '난 한 일이 없다'" '노무현형'이 있다며 이명박의 행태를 꼬집었다.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로서 국가적 비상상황시에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물론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의 보편적 상식은 '이명박형'과 같은 정치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아덴만 여명 작전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명박형'의 지도자는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자신의 공적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번개같이 나타난다. 필자라면 이런 정치 지도자는 단언코 'No Thanks'다. 





청와대의 김기춘 비서실장은 어제(10일) 세월호 참사의 컨트롤타워 논란과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재난의 최종 지휘본부는 안행부(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이 되는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물러난 김장수 전 안보실장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 한 것으로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한번 보여주는 방증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노고가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쯤되면 이명박의 '숟가락 얹기'는 애교로 봐줄만 하다. '달인' 김병만이 울고갈 정도의 '무책임의 달인'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청와대,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책임한 정권의 민낯을 보고 있다.  

 

세월호 사건은  선박의 도입에서 부터 운항, 사고 이후 대응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최악의 참사였다. 선박의 운항심사와 관련한 인•허가를 담당하고 있던 해경은 청해진해운측으로부터 향응접대를 제공받고 형식적 심사를 통해 규정을 통과시켰고, 인천항만청은 청해진해운의 변조된 선박도입계약서를 확인절차도 없이 허가해 항로에 투입시켰다. 또한 컨테이너 적재량을 검증해야 하는 한국선급은 적재량을 속인 청해진해운의 '적재량 신청서'를 그대로 승인해 참사를 부추겼다. 이처럼 이미 노후할 대로 노후한 선박에 각종 위법과 편법이 동원되었음에도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해당기관은 태만과 비리 등으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해경의 초기대응은 또 어떤가. 진도교통관제센터는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 우왕좌왕하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고, (김기춘 실장의 말대로라면) 재난컨트롤타워이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고가 발생한지 한참이 지나도록 사고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게다가 안행부와 해수부 장관의 의전때문에 구조가 지연되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들을 발견하거나 구조하기가 힘이 듭니까"


이는 사건 당일 오후 중대본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 반응이다. 필자는 이야말로 수백명의 승객들을 죽음으로 밀어넣은 박근혜 정권의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피가 거꾸로 솟는 장면이라 말하고 싶다. 사고 발생 이후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하기까지 9시간이 넘도록 대한민국의 최고통수권자라는 사람이 사태의 경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필자는 모르겠다. 무려 삼백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희생자의 유족들은 평생을 악몽 속에 갖혀 지내야 할 지도 모른다. 땅이 꺼질 듯한 한숨과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 속에서,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아마 매일 매일의 삶이 지옥과도 같을 것이다. 저들에게 이런 절망과 고통을 안겨준 장본인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과연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그러나 책임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에만 급급한 저 지독한 철면피들은 어제도 오늘도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대선 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이명박 정권시절 조차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던 우스개 소리가 허언이 아니었음이 판명되었다. 그렇다, 차라리 남의 밥상에 숟가락 얹기는 기본이고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민들의 염장깨나 지르던 그 시절이 지금 생각해보면 호시절이었다. 이명박은 수십조원의 국민 혈세를 강바닥에 수장시켰을지언정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들을 차디 찬 바닷물 속에 수장시키지는 않았다. 이명박 역시 무책임하기는 했지만 저들처럼 대놓고 뻔뻔하지는 않았다. 


서두에 언급했던 진중권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침몰 할 땐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침몰 후엔 '나는 아무 책임이 없다"로 귀결될 '박근혜형'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권력이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당연히 '이명박형'을 넘어선 최악 중의 최악이다. 따라서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의 실상들을 똑똑히 기억해서 후대에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길만이 이런 후안무치한 자들이 다시 집권하는 비극을 막을 수 있고,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insamansa.tistory.com BlogIcon 소금인형2 2014.07.11 11:33 신고

    오 ^^ 티스토리 블로그로 옮기신 거 이제야 알았네요.

    앞으로 자주 들르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2:17 신고

      반갑습니다.
      다음에서 이리로 넘어온지 약 한달 반 됐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라 방문자수가 몇토막이 났는지 모르겠네요.
      ^^;
      네, 저도 찾아뵙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1 12:40 신고

    상처난 심장에 칼로 푹 쑤셔넣는 그런 고통입니다.
    뻔뻔스런 얼굴과 대답..표정.. 담아내고 싶지않은 사람들이지만.. 똑똑히 기억해야겠지요..
    여전히.. 몸도 추스리기 힘든..세월호의 피해당사자가 직접 나서 가슴울리며 진실을 규명을 외치고 있는데.. 그들를 제대로 대변할 그 누구도 없다는 것도...우린. 뼈저리게...기억해야겠지요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2:43 신고

      결국 남겨진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리 허망하게 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줄 책임이..

  3. 사야아즈나블 2014.07.11 12:49

    아 !! 게시판에 저의 글 삭제 할려고 했더니 님의 답글 땜에.. 지울께요 바람부는 언덕님 답변도 정리해 주시길요.. 후원 계좌번호 알려 주시구요 그럼 수고 하세요..ㅎㅎ 아래 님의 글 잘 봤습니다 블로그 댓글은 처음이라 글 쓰는 게 좀 복잡 하네요.. 현제도 넘 글이 논리적이고 훌륭합니다 넘 부담 갖지 마시길요.. 님 같은 분이 계셔서 희망이 보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3:44 신고

      사실은 다음 아고라 답글에서 말씀드렸듯이
      다음달 경부터 후원자를 찾아볼 생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간단한 베너 광고와 후원을 요하게 된 취지와 배경,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글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샤야아즈나블님의 뜻밖의 제안에 조금 당황했어요, 사실.
      조금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누군가의 후원을 받게 된다는 것, 그것은
      이전과는 다른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니까요.

      샤야아즈나블님께서 후원해주신다고 해도
      이전보다 더 좋은 글, 만족할만한 글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번주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중에는 매일 글을 쓰고,
      주말은 재충전을 할 생각입니다만, 어쩌면 그 계획도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겁니다. 이해하시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제 실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무척 기대도 되면서, 또 그 첫 시작을
      샤야아즈나블님께서 열어주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본격적으로 후원은 다음달부터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만
      보여주신 관심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최고의 글을 쓸 자신은 없습니다만,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나가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4. 2014.07.11 14:30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2 00:23 신고

      댓글을 지금 봤습니다.
      넘 과분하게 보내신 것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바람으로는 월 만원씩 한 300분만 정기적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제가 지금 하는 일을 반으로 줄이고 글 쓰는 일에 매진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는 참입니다. 지금으로선 꿈같은 일이지만, 또 모르지요. 그렇게 될 수도...^^;

      원래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제가 사야아즈나블님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후원금도 과분한 것이지만 제게 말할 수 없는 용기와 힘을 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야아즈나블님의 마음,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힘 내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격려와 관심 감사드립니다. 꾸벅~~~

  5. 사야아즈나블 2014.07.12 12:31

    네, 많은 분들이 정기후원으로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과찬의 말씀입니다.. 님께서 힘이 나신다고 하니,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네요 고맙습니다
    우연히 본 바람부는언덕님의 짧은 글에서 고민이 깊구나 생각 했어요
    마음 놓고 글 쓸 수 있게 바람부는언덕 님을 알고 계신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현실적인..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네요
    작은 정성이라도..... 양심있고 성실하고 능력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네요
    그럼 수고 하세요
    아, 벌써 점심이네...ㅋ 점심 맛난걸로 드세요.. 그럼 이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2012년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초기내각을 위한 공직후보자들의 면면을 공개했다. 당시 박근혜 당선인 측은 (이미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낙마했기 때문에) 현미경 검증을 통해 공직에 적합한 인사들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엄선했다던 장관후보자들의 신상에서 하나둘씩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당선인 측은 "대부분 검증과정에서 확인한 사항"이며 이러한 의혹들은 "과장되었거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후보들에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자체검증을 통해 이미 확인한 내용으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정도의 결격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며 국민들의 눈높이에도 부합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당선인 측의 주장과는 다르게 언론을 통해 장관후보자들의 각종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란 별칭으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던 이명박 정권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및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편법증여, 이중국적, 본인 및 자녀들의 군면제' 등의 각종 의혹들이 차고 넘쳤던 것이다. 급기야 몇몇 후보자들은 청문회조차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어야 했고, 또 몇몇은 청문회까지 버티기를 하다가 여론을 감당치 못하고 낙마해야만 했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 중 하나가 인사문제였다며 자신은 그와는 다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박근혜 당선인의 체면이 제대로 구겨진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인사청문회의 과도한 검증이 문제라며 "신상털기식 검증은 문제가 있다. 이러다가는 좋은 사람들이 청문회때문에 기피할까봐 걱정이다. 정책검증은 공개적으로 하고 신상검증은 비공개로 하는 등 청문회를 이원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누구보다 공직인선에 심혈을 기울여야할 최종인사책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발언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하는 공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좋은 사람들의 기준이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음에도 아직까지 총리의 직을 수행하고 있는 '식물총리' 정홍원 국무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위장전입 여부를 추궁하는 야당위원에게 '그 당시 관행'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매우 억울해 했다. 관행이란 사용하기 참 편리하고 용이주도한 표현이자 행동지침이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바로 그 관행때문에 유원지에 쓰레기도 투척하고,  무단횡단도 하고, 새치기도 할 수 있다. 바로 그 관행때문에 기득권들은 세금도 탈루하고, 부동산 투기에, 논문표절에, 편법증여에, 군면제에, 위장전입도 아무 꺼리낌없이 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관행때문에 김대중 정부에서는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달아 낙마해야만 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2년 한나라당은 장상 후보자와 장대환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그들이 주민등록법 제 10조 '위장전입'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위장전입'을 고위공직자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결적사유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현 새누리당이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이를 주도하던 정당의 당대표였다. 그러나 이제 '위장전입'은 고위직 임명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 관행으로 굳어져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과 몇년만에 자신이 주도하며 태클을 걸었던 '위장전입'이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위장전입' 국무총리에, '위장전입' 안전행정부 장관까지 국민들이 골치아파하는 '위장전입'의 족쇄를 박근혜 대통령이 풀어준 셈이다. 상황에 따라 이토록 쉽게 손바닥을 뒤집은 정치인에게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이란 수사가 붙을 수 있다니 불가사의도 이런 불사가의가 없다. 





며칠 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국무총리 후보자 중 세번째의 낙마자였다. 이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공직자의 낙마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본질적인 이유가 대통령 자신의 독단과 독선적인 인사스타일에 기인한다는 것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잘못된 사실을 유포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여론이 문제이지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 국민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줘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그녀의 유체이탈화법은 이명박에 익숙했던 시민들마저 아연실색케 만드는 경지에 다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좋은 사람들'을 위해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한 소명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읍소가 애처롭게 들리기는 하지만 결국 통령으로서의 책임은 전혀 없다는 참으로 몹쓸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한국의 마리 앙투아네트라고 부르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인사청문과정을 손질하는 것이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초 인사청문회에서 대량의 불량품들이 양산되자 인사청문회을 이원화해야 한다는 속내를 피력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들의 개인신상과 도덕성을 비공개로 검증한다면 '좋은 사람들'이 국가요직에 두루 배치되고, 국정을 원하는 데로 이끌어 갈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군불을 때며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의 윤상현 사무총장은 어제(25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인사청문회의 이원화'를 들고 나왔다. 


"이제 인사청문제도를 개선해야겠다. 신상 문제를 가지고 고위공직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호통청문회, 망신주기 청문회 때문에 많은 인재들이 고위공직을 기피하는게 현실이다"


'좋은 사람들'이 '많은 인재'로 바뀌어 있을 뿐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윤상현 사무총장의 인식은 대동소이하다. 공직 후보자의 신상문제와 도덕성보다 업무수행능력과 자질을 우선하고, 나아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누가되지 않는 '착한 사람들'을 간택하겠단 의미다. 필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처럼 망칙한 공직인선기준을 대놓고 제시하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 업무능력과 자질만 있으면 편법과 반칙, 불법을 저질러도 상관없다는 자들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가 정상일리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임기초 국정공백이라는 출구전략이 없었다면 박근혜 정권의 초기 내각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사람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또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무색하리만큼 현 내각의 수준도 보기에 민망할 지경이다. 게다가 앞으로 이 정부의 인사문제가 개선될 가능성도 요원하다. 세월호 참사와 6•4 지방선거를 계기로 개각을 단행해서 국가개조(?)에 박차를 가하겠다더니, 국무총리 후보자는 두명이 연이어 낙마했고 청와대 교육수석에 제자의 논문을 가로챈 사람을,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논문표절을 한 인사를, 국정원장에는 정치공작을 일삼던 자를 기용하겠다 한다. 이런 대통령과 정부체제 하에서 공직기강이 바로 서고 국가혁신이 일어날 것을 기대한다면 그는 바보 아니면 외계인 둘 중의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를 이원화하자니 시쳇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국민의 알권리는 둘째치고라도, 인사청문회가 있음에도 공직주변에 무자격자들이 파리떼처럼 꼬이는 마당에 이마저도 없다면 대한민국의 공직사회는 무법천지가 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 아닌가. 차라리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게 더 안전해 보인다. 


우리가 그동안 사회공동체를 통해 학습해온 도덕률과 사회 규범은 박근혜 대통령과 윤상현 사무총장이 거론하는 자들을 '좋은 사람들'이며 '인재'들이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그저 '탐관오리'에 불과한 자들을 부리기 위해 인사청문회까지 손보려고 하는 대통령과 정당이 집권하는 나라가 건강하고 합리적일 수는 없는 일이다. 아마 이들의 집권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합리와 공정, 보편적 상식과 정의같은 시대적 가치들은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는 희귀한 유품으로 전락해 버리게 될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6.26 11:16 신고

    6번째 공감..^^*

수년 전 모 연예인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상황극을 펼쳐 적잖은 국민들을 당황케 만든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음주운전 파문이 커지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게 쏠려있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의 언어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 버리고 만다. 말을 한 자신도 놀라고, 이 말을 들은 다수 시민들 마저 기절초풍하게 만든 저 표현은 이후 논리파괴형 수사의 전설이 되었고 수많은 아류작들을 양산해 내었다. "때린 것은 맞지만 폭행은 아니다", "물건을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한 것은 아니다", "속인 것은 맞지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등의 표현들은 이제 우리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논리파괴형 어록들이다. 





그러나 이 황당한 상황극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체화시킨 부류는 아마도 정치를 생업으로 삼고있는 일단의 부류들이라 사료된다. 물론 모든 정치인들이 이와 같은 논리파괴형 수사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정 정당, 특정 부류에게서 유난히 그 표본이 많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과정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실소유 문제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문제의 광운대 강연 동영상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자신이 BBK를 설립했다는 증언이 분명히 나온다. 그러나 결국 이 논란은 "주어가 없다"는 희대의 망언과 함께 "BBK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실소유주는 아니다"는 궤변을 남기며 일단락되고 말았다. 


이와 같은 사례를 찾는 일은 모래사장에서 조개껍데기를 찾는 일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오피스텔 임차비용을 지불한 것은 맞지만 새누리당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박근혜 후보가 임명장을 수여한 것은 맞지만 후보와는 무관한 일이다", "댓글작업을 한 것은 맞지만 선거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철도민영화는 아니다",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을 허용할 계획이지만, 의료민영화와는 관계가 없다", "국정원 직원이 정치에 관여한 것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 등과 같이 특정 정당, 특정 부류들에게서 상습적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다.





사실 사례를 찾기 위해 구태여 기억을 거슬러 올라갈 필요 조차 없다. 상식과 논리를 비웃는 망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틀 전(3일) 황교안 법무부 정관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의혹과 관련해 "수사과정에서 불미스런 점이 있었던 것은 유감이지만, 이 사건이 간첩조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교안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살펴본 논리파괴형 어법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이 과정에서 어떤 위법행위가 있었는 지는 이미 언론과 방송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상태다. 황교안 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수사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점(조작)이 있었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뜻이다. 간첩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증거물인 출입국 문서가 위조되었다는 것은 결국 애시당초 국정원에게 간첩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당위가 존재했음을 시사해 준다. 그러나 황교안 장관에게 이같은 사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황교안 장관 역시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간첩혐의 입증을 위한 문서조작의 위법성 보다 간첩이 존재해야 하는 당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검찰조직과 이를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장관에게 법보다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황교안 장관에게는 법보다 우선하는 다른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일국의 법무부장관 입에서 저따위 망언이 서스럼없이 튀어나올 수는 없다. 





우리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저 낯부끄러운 망언이 이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가 최근에 관련 증거로 제출한 사실확인서 및 정황설명서의 팩스번호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이는 그 스스로 검찰조직이 여전히 정치권력의 충실한 공복이요, 대선개입과 간첩조작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정원의 든든한 우군임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수 년전 모 연예인의 입에서 시작되어 수많은 아류작들을 만들어 낸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는 대개 두가지다. 모 연예인의 경우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을 면피하기 위한 변명의 와중에 만들어 지는 경우와 황교안 장관의 경우처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는 당연히 정상참작의 여지가 남는다. 명백한 말실수를 가지고 언제까지고 엄격한 도덕율을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사실을 호도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위선과 기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권력의 오만과 야만, 시대정의와 개인적 양심에 대한 비아냥과 조롱을 용인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 이유로 필자는 법의 존엄과 정신을 무시하고 정의와 진실을 우롱하는 자가 대한민국의 법무부장관이라는 사실이 마냥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글에 공감하시면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고,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추천은 제 글의 활력소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