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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문무일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당초 언론의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인사들은 윤 후보자를 포함해 7~8명 내외였다. 이들 대부분 윤 후보자(사법연수원 23기)보다 기수가 높다. 수직적 서열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검찰 조직의 생리를 감안하면 대단히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을 주목해 보자. 고 대변인은 이날 "윤석열 후보자는 검찰에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 척결과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라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그 다음이다. 고 대변인은" 윤 후보자가 아직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부정부패를 뿌리뽑을 뿐만 아니라 검찰 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히 완수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차기 검찰총장으로 낙점한 이유가 '적폐 청산'과 '검찰 개혁'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 대변인의 설명처럼 윤 후보자는 시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몇 안 되는 검찰 인사 중의 하나다. 윤 후보자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건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의 수사팀장을 맡으면서다.

 

당시 그는 국정원 직원 체포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와 마찰을 빚으며 화제가 됐다. 윤 후보자의 모습은 상명하복을 지고지순의 철칙으로 여겨오던 검찰의 행태와는 많이 달랐다.

 

그해 10월 21일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의 서울 고검 국정감사 자리에서 윤 후보자(당시 여주지청장)는 시쳇말로 '대박'을 쳤다. 국정원 직원의 체포와 공소장 변경 신청 등에 대해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보고했다며 국정원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것이다. 특히 수사 외압 대상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고 대답해 국감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윤 후보자의 외압 폭로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고성과 막말을 동반해 격렬하게 대응했다. 당시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은 하다못해 세간의 조폭보다 못한 조직이다"라며 "사람에 충성하는 것 아니냐"라고 윤 후보자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시민들은 윤 후보자의 강단과 소신에 환호를 보냈고, 뜨겁게 호응했다. 권력의 입김에 고개 숙이지 않는 검사다운 패기와 열정, 소신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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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이는 시련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소신있고, 강단있는 검사로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던 윤 후보자는 이후 한직으로 여겨지는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하게 된다.

 

그러나 윤 후보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위해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을 맡으면서 다시 주목을 받는다.  그는 수사팀을 이끌며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을 수사하며, 부정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르며 완벽하게 재기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기간에도 윤 후보자는  다스(DAS)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는가 하면, 사법농단 의혹의 최정점에 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는 등 적폐 수사를 지휘하며 바닥까지 떨어진 검찰의 신뢰 회복에 공헌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이 당초 후보군에 이름이 올라있던 인사들보다 몇 기수나 아래인 윤 후보자를 검찰의 수장으로 내정한 것도 이처럼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성품과 부정부패 수사 의지를 높이 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공언해온 검찰 개혁과 적폐 청산의 과제를 막힘없이 추진할 적임자라 판단한 것이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검찰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검찰이 정권과 결탁해 각종 권력형 비리를 묵인하고 방조해온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다. 

 

조직 이기주의와 보호논리도 여전하다. 최근만 해도 검찰은 김학의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해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런가 하면 감팔은 검찰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도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왜 선택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오르게 되면 그동안의 관행으로 미루어 그보다 기수가 높은 선배 및 동기들은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통해 검찰 내부의 인적쇄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고위공직자 비리 및 부정부패 수사 역시 멈춤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구보수세력은 정부의 적폐청산 의지를 '전 정권 죽이기'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천부당만부당한 얘기다. 적폐청산은 수 십년간 쌓여온 이 사회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시대적 과제이자 사명이다. 1700만 개의 촛불이 켜졌던 바탕에는 사회대개혁을 갈망하는 시민의 염원이 녹아있다.

 

많은 시람들이 윤 후보자를 주목하는 이유일 터다. 윤 후보자의 원칙과 소신은 이미 국정원 사건을 비롯해 국정농단·사법농단 사건 수사에서 그 진면목이 드러난 바 있다. 검찰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윤 후보자를 향해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물론 윤 후보자가 시민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후보자 시절 적폐 수사와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문 총장도 조직보호의 논리를 비켜가지는 못했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로 정부에 이견을 드러내며 검찰 내부의 반발 기류를 몸소 보여준 바 있다.

 

윤 후보자 역시 조직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감 당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과 함께 "조직을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 것이 그 비근한 예다. 조직보호 논리의 시발점이기도 한 이 말은 검찰 개혁과 혁신의 대척점에 놓여 있다. 이 논리가 발동된다면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검찰 개혁은 한낱 미몽(迷夢)에 그치게 될지도 모른다.

 

윤 후보자가 아직까지 검찰개혁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는 점도 걸리는 부분이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에도 윤 후보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 차차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후보자를 향한 시민들의 지지는 그럼에도 여전히 높다. 문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NS을 중심으로 지지와 격려가 잇따르고 있다. 시민들은 검찰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표명하면서도 윤 후보자가 조직을 근본적으로 개혁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뜨겁게 표출되는 시민들의 열망은 검찰개혁의 당위를 선명하게 드러내준다.

 

윤 후보자가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부분이다. 보수야권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에서도 자신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낙점한 문 대통령의 의중과 시민의 기대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자가 갖는 의미와 상징성이 결코 적지 않다. 윤 후보자는 실추된 검찰의 위상과 신뢰를 바로 세우기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검찰 개혁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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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6.18 08:26 신고

    와신상담.고진감래 기다렷으니 적페세력들 완전히 몰아내야 합니다.
    기대합니다.

  2.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6.18 19:08 신고

    진짜 권력의 눈치를 보지않을 검창총장을 기대해 봅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06.18 21:19 신고

    제일 잘 한 인사정책이라고 감히 이야기해 봅니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렵니다
    뚝심있게 지금 망가진 검찰조직의 개혁을 해 주시길!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6.18 21:34 신고

    글쎄요 늦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대해 보겠습니다.

  5.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9.06.19 05:17 신고

    잘 해냈으면 좋겠습니다.

    잘 보고 가요

  6. 위대한한국 2019.09.02 20:33

    총장님저는극희평범한시민입니다.
    여지껏나라의걱정은한번도걱정해본적도없는사람입니다.저희세댄그렇다치더라도부모라면자식이잘되길바라는거아닌가요 그런데오늘전조국이란사람이얘기하는거보고어떻게대한민국이이처럼됐는가에환멸을금치못했 습니다이젠열심히살아야할희망도보이지않습니다이나라엔오직총장님뿐이라다짐합니다부디대한민국을바로세워주세요 전항상윤총장님믿고응원하겠습니다.앞으로힘드실텐데좋은거드시고힘내세요 대한민국의진정한검찰총장님화이팅!!!



  7. 성지순례자 2019.09.06 09:58

    성지순례와씀다

적폐청산 관련 수사를 가능하면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발언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등은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가 하면 청와대는 적폐수사를 연내에 끝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그동안 검찰 수사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던 청와대가 검찰총장의 발언에 황급히 제동을 건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적폐청산을 적당히 봉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앞서 문 총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각 부처에서 넘어온 적폐청산 관련 수사에 집중되는 상황은 연내에 마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주요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말도 여러 번 들으면 지치는 것처럼 사회 전체가 한 가지 이슈에 매달려 있는 게 너무 오래 지속되면 사회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계속되는 적폐청산 수사로 사회적 피로감이 쌓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올해 안에 수사를 끝내겠다는 뜻이다.

어디서 본 것 같은 '기시감' 느껴지는 발언이다. 문 총장은 지난 10월 17일 대검찰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같은 맥락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문 총장은 "적폐청산 수사 관련 시한을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마치는 걸 목표로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수사가 길어지면 피로감이 커질 수 있으므로 수사팀 숫자를 늘려 최대한 빨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슷한 내용의 발언이지만 전해지는 체감은 판이하게 다르다. 10월 17일 발언이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 지난 5일의 경우는 수사시점을 '연내'로 분명하게 못 박았기 때문이다.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정황은 또 있다. 문 총장의 발언이 보수언론의 주장과 '결'이 대단히 유사한 탓이다. 문 총장의 10월 17일 기자간담회 다음날 <동아일보>의 칼럼을 보자. 당시 전성철 사회부 차장은 '적폐청산이 지겨워진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에 싫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면서 "좋은 노래도 계속 들으면 질리는데 특정 정권 수사가 1년 넘게 이어지니 지겨운 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현 상황에 하루 빨리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로 끝을 맺는다.

전 차장은 어떠한 근거 제시도 없이 사람들이 적폐청산 수사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고 단언한다. 요상하다. 내 주변에는 적폐청산의 칼끝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사람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싫증은커녕 외려 적폐의 몸통인 MB를 왜 전격 소환하지 않느냐고 아우성이다. 유유상종인 것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릇 주장은 적확한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이렇게 말이다. 전 차장의 칼럼이 나오기 사흘 전인 15일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및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활동"에 찬성하는 여론이  77.1%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 의견 20.9%에 비해 무려 55.2%포인트가 높은 수치다.

국민들은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이 주장하는 '정치보복' 프레임에도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폐청산 논란과 관련해 "불법과 부정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엄중하게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72.7%로, "과거 정권에 맞춘 정치보복 성격의 수사임으로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 24.5%보다 48.2%포인트가 높게 나온 것이다. (10월 13~14일 이틀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34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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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전 차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검찰 수사에 싫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주장과는 달리 국민들은 적폐청산 수사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참여연대가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 창'과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 '우리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적폐청산과 관련해 '불법 행위에 대한 당연한 처벌'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67.5%에 이르렀다. 이는 여전히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반증이다. (11월 16일 하루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정치보복 프레임을 가동시키며 사회적 피로감을 운운하는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의 주장과 달리 국민들의 의사는 확고부동하다는 것이 각종 지표로 입증되고 있다. 적폐청산 작업이 불법과 부정, 비리 등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니 만큼 수사에 만전을 기해 실체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문 총장의 인식은 국민들의 기대와 바람과는 한참은 동떨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범죄 수사의 기본적인 원칙과도 어긋나 있다.

박근혜·이명박 정권 시절의 비위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드러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새로운 범죄의혹들이 밝혀지는 시국인 것이다. 최근만 해도 국정농단 수사의 정점이라 불리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박근혜 정권에 비판적인 진보교육감을 불법 사찰하도록 국가정보원에 요구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정치권 및 검찰 안팎에서는 지금껏 밝혀진 사안들이 단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이명박 정권 시절 자행된 불법과 부정의 정황들이 그만큼 방대하다는 방증일 터다.

더욱이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의 댓글 조작,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2012년 총선개입 의혹, 기무사령부 민간인 사찰 의혹, 롯데월드타워 건립 의혹, KBS 방송 장악 의혹 등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 의혹들은 아직까지 관련자 소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밝혀내야 할 실체적 진실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한을 두겠다는 것은 범죄 수사의 주체인 검찰의 입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다.

적폐청산을 '민생'과 분리시키는 것 역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문 총장은 "내년에는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민생사건 수사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말은 그럴 듯 하지만 본말전도나 다름이 없다. 정치권력 오남용의 단적인 예가 바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자행된 적폐들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들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 했고, 그를 통해 민주주의와 헌법가치를 마음껏 유린했다. 국민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종북으로 매도하는가 하면,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억압하기도 했다. 무도한 권력이 양산해 낸 적폐들이 민생을 더할 나위 없는 절망과 고통에 빠트린 셈이다. 적폐청산이 흐지부지 끝나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적폐가 쌓이면 민생이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던가.

적폐청산은 지난 9년 동안의 찌든 때를 벗겨내는 엄중한 작업이다. 단지 몇 개월만에 청산될 것이라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적폐세력의 반발과 저항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럴 터다. 적폐청산은 정의롭고 공정한, 투명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발점이다. 실체가 규명될 때까지 멈춤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들의 갈증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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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12.07 11:00 신고

    사실 권력에 굴종했던 과거 검찰도 적폐청산의 대상입니다.
    제식구를 지키려는 꼼수는 아닐런지...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12.07 12:42 신고

    문재인대통령의 대표적인 인사 실패작입니다
    이 사람은 문재인정부에 처음부터 맞지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적폐청산 시작도 않고 마무리...? 참 어처구니 없습니다.

  3. Favicon of https://cbdok.tistory.com BlogIcon 명태랑 짜오기 2017.12.07 18:02 신고

    포스트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12.07 21:56 신고

    문무일 검찰총장의 기자회견도 그렇지만
    더욱 비난받아 마땅한 것은 그 적폐의 대상인 정치권과 특히 언론입니다.

    이 두 대상이 완전히 지금의 상황을 억지스럽게 부여잡을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12.08 08:26 신고

    연내에 끝낼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수사하는지나 모르겟네요
    다스건이나 빨리 제대로 수사해서 기한이 2월에 끝난다니
    년내 기소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할일이 태산인데 직무유기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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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변창훈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상황이 묘하게 전개되고 있다. 조··동 등 보수언론은 검찰의 과잉 강압 수사에 촛점을 맞추며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적폐청산이 변 검사의 자살을 부추겼다는 논지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는 지난 7일 사설에서 "인터넷 댓글이 얼마나 대단한 문제이길래 이런 비극까지 불러와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라며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국내정치와 선거에 개입한 국기 문란 사건에 대한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역시 문재인 정부와 검찰을 싸잡아 강도높게 비난했다. 한국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통 공안검사로 신망이 높던 변창훈 검사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며 "당장 죽음의 굿판을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인 데 이어, 정우택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정치검찰에 의한 정치보복 수사로 현직 검사가 투신자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 사태의 추이에 대해 한국당은 일정한 입장과 함께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런가 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윤 지검장의 보복심리가 무리한 수사를 불렀고, 변 검사의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본다"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정조준했고,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윤 지검장은 일부 언론에서 정치적인 혹은 개인적인 보복의 우려를 전달하자 '그런 보복을 한다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라고 했다"며 "고검 검사가 수사 중에 투신자살한 상황에서 묻고싶다. 윤 지검장은 깡패냐, 검사냐"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보수세력의 주장은 요컨대, 적폐청산이란 미명 하에 전개되고 있는 정치보복 수사가 유능한 공안검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얘기다.

검찰 내부에서도 강도높은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8일 "검찰 내부서도 '이러니 정권의 忠犬 소리 듣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사가 과하다는 얘기가 검찰 안에서도 많았다. 이러면 검찰은 매번 정권의 충견(忠犬)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는 수도권 한 지검 평검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검찰 수뇌부가 정권 입김을 전혀 막아주지 않고 있다. 멱살을 잡고 싶은 심정"이라고 분개하는 또 다른 평검사의 입장을 옮기기도 했다.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느냐는 불만이 검찰 내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적폐청산을 가장한 새 정부의 '전 정권 죽이기'와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만 살피는 정치검찰의 '보복수사'라는 보수진영의 프레임이 꽤나 날카롭다. 이 프레임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라는 검찰 내부의 비판과 결합해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낸다. 시대적 요구인 적폐청산의 당위를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방어진을 형성하는 탓이다. 게다가 상명하복의 권위주의가 만연해 있는 사회에서 '명령'과 '복종'은 아주 익숙한 논리다. 어쩔 수 없이 상부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항변은 여기로부터 시작한다.

앞서 사건이 '묘하게 흘러간다'고 밝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분명하게 밝혀두지만, 변 검사의 죽음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는 변 검사가 개입돼 있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방해 혐의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장호중 부산지검장과 이제영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등 국정원에 파견된 파견 검사들이 2013년 4월 압수수색에 맞춰 가짜 사무실을 심리전단 사무실인 것처럼 꾸며 놓고 검찰 수사를 방해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기본적인 얼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파견 검사들은 가짜 사무실에 허위 문서와 자료 등을 비치해 놓고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로부터 사회 공동체의 질서를 지켜야 할 검사들이 국정원과 함께 조직적으로 범죄를 공모한 것이다. 이 와중에 파견 검사들은 수사와 재판을 앞두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을 위해 진술 내용을 연습시키는 등 위증교사까지 했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짓밟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국정원 댓글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파견 검사들의 행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중대 범죄행위다.


ⓒ 오마이뉴스


파견 검사들이 저지른 범죄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들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수사와 재판에 제출된 녹취록을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는 지난 8월에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원 전 원장에게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이었다. 당시 검찰은 파견 검사들이 조작한 녹취록 원본을 확보해 증거로 제출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파견 검사들은 2014년 4월과 6월 열린 원 전 원장 재판을 앞두고 핵심 증인인 국정원 직원을 해외로 빼돌린 사실이 들통나기도 했다.


파견 검사들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자행한 불법 행위가 이처럼 부지기수다. 범죄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검사들이 외려 범죄 피의자의 구명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움직인 것이다. 그들이 기꺼이 '범죄의 바다'에 뛰어 든 까닭은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권력 의지, 출세에 대한 욕망, 공안검사로서의 사명 등등. 그러나 그 어떤 이유를 들이민다 해도 그것이 파견 검사들의 범죄 행위를 정당화·합리화시킬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혹자는 어쩌면 이를 상부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항변할 지도 모르겠다. 앞서 <조선일보>가 인용 보도한 검찰 내부의 비판 목소리가 여기에 해당될 테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한켠에는 이렇듯 변 검사를 향한 온정의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모두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사의를 표명한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2012년 진보당 간사 재심에서 윗선의 지시를 거부하고 무죄를 구형했던 임은정 검사,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뚝심있게 밀어붙이다 찍혀나간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처럼 소신과 원칙에 충실한 검사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변 검사의 자살이 청와대의 하명에 의한 정치수사 탓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반발하는 검찰 내부의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항변은 상부의 명령에 의한 범죄 행위를 옹호하는 타협가의 논리라는 점에서 전혀 설득력이 없다. 그 주장대로라면 나치나 일본제국주의, 크메르 루주 정권에 부역한 범죄자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 반인륜적 만행의 책임이 명령권자인 히틀러와 군통수권자, 크메르 루주 정권에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범죄에 가담했으면 죄질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여기에 동정이나 온정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파견 검사들이 저지른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방해 의혹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일본제국주의의 '생체 실험', 크메르 루주의 '킬링필드' 등은 모두 상부의 명령에 충실했던 추종자들의 맹종이 만들어 낸 비극이었다. 아니 그렇게 멀리갈 것 까지도 없다.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 조작된 수많은 용공조작 사건은 어떤가.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검찰의 모습은 또 어떠했나.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 터다. 그런데 정치보복이라 한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 한다. 국가기관이 개입한 조직적인 범죄 앞에서,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수많은 사람들을 앞에 두고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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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11.10 11:16 신고

    국정원 사건에 관련되는 사람들이 유독 자살을 많이 하는군요
    아마 그런 교육을 받지 않았을까도 싶습니다
    "죽음으로 대응하라"
    고인은 어떤 이유에서든 안타까운 일이네요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11.11 04:33 신고

    이 글 페이스 북으로 좀 퍼 갈께요.
    이런 상식이하의 이야기가 논쟁거리가 된다는 게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11.11 09:26 신고

    친일부역자들도 시키는대로 했지요.
    양민을 학살한 자들도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독재정권 하수인들도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검사는권력자입니다.
    검사는 범죄자를 잡는 자들입니다.
    그런데 범죄에 가담했습니다.
    그럼 처벌 받아야 합니다.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11.12 10:43 신고

    시켜도 길이 아니면 가질 말아야지요
    유치원생인가?

  5.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7.11.12 11:08 신고

    시키는 대로 했다면 국민들이 시키는 대로 감옥으로 가면 될 뿐!

  6.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11.12 20:04 신고

    그저 꾸준하고 확실하게
    지금의 이 상황들이 청산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절대 멈출수 없습니다~지금의 과정이 말입니다

오마이뉴스


2012년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12월11일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대형 사건 하나가 터졌다. 국가정보원이 대통령 선거에 불법개입한 정황이 밝혀진 것이다. 치열하게 전개되던 대선판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어마어마한 사건에 정국은 발칵 뒤집혔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오피스텔에서 꼬리가 잡힌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은, 그러나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채 현재 파기 환송심이 진행 중에 있다.

당시 경찰은 일주일은 족히 걸릴 것이라던 컴퓨터 분석 작업 결과를 불과 3일 만에, 그것도 대선후보 3차 TV토론이 끝난 직후인 11시 경에 발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민감한 시기에 발표한 것도 문제였지만 내용은 그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경찰은 포털사이트의 로그기록도 확인하지 않았고, IP추적도 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서둘러 수사결과를 발표한 셈이다. 이후 경찰이 사건을 축소·은폐한 여러 정황들이 공개되며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검찰이 경찰로부터 관련 사건 수사를 이관받은 건 2013년 6월이었다. 당시 채동욱 검찰총창 체제였던 검찰은 윤석열 수사팀장(현 서울중앙지검장)의 지휘 하에 수사력을 집중시킨다. 수사의 축소·은폐를 지시한 혐의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기소했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도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시켰다. 그러나 검찰의 의욕적 수사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암초에 부딪히게 된다. 채 총장이 석연치 않게 불거진 사생활 논란으로 사임하게 된 것.

채 총장 사임 이후 검찰 수사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공소장까지 변경하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을 깊숙히 파고들던 윤 팀장은 이를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팀에서 배제됐고, 그로부터 며칠 뒤 박형철 수사부팀장(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마저 수사팀에서 빠지게 됐다. 사건을 진두지휘했던 세 사람이 부재하게 되자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는 급속하게 동력을 잃게 된다.

국정원 댓글 사건의 실체가 온전하게 밝혀지지 못한 이유로 정부여당의 책임 역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의 행태는 두고두고 곱씹을만 하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국가문란의 중대범죄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 희대의 선거부정사건을 한낱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버린다. 그 중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나타난 새누리당의 온갖 기행들이다.

당시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기 위해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했다. 총 45일 동안 진행된 국정조사에서 김현·진선미 의원의 제척을 문제 삼아 보름 가량을 소비시키는가 하면, 정회와 퇴장을 반복하며 국정조사의 진행을 번번히 가로 막았다. 공개가 원칙인 국정조사에서 국정원 기관보고를 비공개로 해야한다고 막무가내로 버티기도 했고, 너무 더워서 국정조사를 할 수 없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하기까지 했다. 결국 국정조사는 파행으로 시작해 파국으로 끝이 나게 된다.


초부터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원치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터진 이후 경찰에 때이른 수사결과를 발표하도록 종용한 건 다름 아닌 새누리당이었다.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여론이 심상치 않자 2012년 12월14일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등 4명은 경찰청을 전격 방문한다. 신속하게 수사결과를 발표하라는 항의 차원에서였다. 진선미 의원은 2013년 4월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무성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이 12월16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국정원 여직원 PC 1차 조사에서 아무런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 경찰은 눈치보지 말고 오늘 중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해 달라"고 발언한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경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건 공교롭게도 16일 밤 11시경이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 방문이 있은지 이틀, 김무성 선대위원장의 언질이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경찰의 발표는 당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3차 TV토론이 끝난 직후, 대선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경찰이 축소·은폐해가면서까지 그 시각에 발표해야 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분명한 건 새누리당이 이 석연찮은 흐름에 관여돼 있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은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종용했고 수사결과의 발표 시점까지 언질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경찰은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움직인다. 3차 TV토론이 끝난 직후 박선규 당시 박근혜 캠프 대변인이 YTN의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제 곧 경찰발표가 있겠지만 명백한 허위 사실이다"라고 발언한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이는 경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전 새누리당이 관련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에게 대선 직전 터진 국정원 댓글 사건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까딱하면 정권이 날아갈 일촉즉발의 위기를 어떻게든 수습해야만 했을 터. 결국 새누리당은 전대미문의 헌정유린 사건이었던 국정원 댓글 사건을 야당의 정치공세라 규정하는 한편, 경찰에 압력을 행사해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수사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만드는데 성공한다. 집권 이후 새누리당이 진상규명에 손을 놓았던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그들에게는 '판도라의 상자'나 다름이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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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찰은 국정원 댓글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이명박 정부 시절 자행된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앞서 TF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직시절인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국정원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30개의 외곽팀을 운영하며 여론조작에 나섰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TF는 국정원이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의 주도로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원을 비롯 늘푸른희망연대, 선진미래연대, 자유한국연합 등 30개의 민간인 외곽팀을 운영하며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해왔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검찰의 행태다. 검찰은 23일 오전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민간인 외곽팀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국정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지 이틀, 수사팀을 꾸린지 하루 만에 나온 전격적인 조치다. 검찰은 앞서 22일에는 민간인 외곽팀 팀장 등 30명을 출국 금지시키고,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의 검찰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대단히 이례적인 행보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검찰이 그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2013년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에 쏠렸던 국민적 관심은 지난 겨울 광장을 뜨겁게 밝혔던 촛불의 열기에 못지 않았다. 정치권, 학계, 종교계는 물론이고 대학생부터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줄기차게 요구했었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국정원의 만행을 규탄하는 함성이 전국 방방곳곳에서 울려퍼졌다.

그 후 국정원 댓글 사건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모두가 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지만 사건의 진상은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물론이고 정부여당과 대통령까지 국정원의 범죄를 비호하고 축소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던 탓이다. 심지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다수 시민들을 대선에 불복하는 좌파세력이라고 매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 집권세력에 의해 좌파세력의 선동이라 폄하됐던 내용들은 하나 둘씩 사실로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TF가 밝혀낸 국정원의 민간인 외각팀 의혹 역시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명박 정부와 보수단체들의 '검은 커넥션'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던 내용이다. 다만 관련 사실이 조직적으로 숨겨져왔을 뿐이다. 음지에서 움직이는 국정원, 익명의 공간에서 활동해온 보수단체,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집권세력. 이들은 모두 '은폐'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다. 국정원 댓글 사건의 본질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은폐'는 어떤 사실을 감추거나 숨긴다는 뜻이다. 떳떳하다면 굳이 감추거나 숨길 필요가 없을 터. 그러나 국정원 댓글 사건이 불거진 이후 그와 관련된 것들은 하나 같이 누군가에 의해 감춰지거나 가리워졌다. 오피스텔에서 꼬리가 잡힌 국정원 직원이 그랬고, 경찰 수사가 그랬으며, 국정조사가 그랬다. TF가 밝혀낸 민간인 외곽팀 역시 예외는 아니다.


법원의 판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금 검찰이 하려는 일은 집권세력과 국가기관, 민간인 단체가 개입된 불법 선거개입 사건에 책임을 묻는 작업이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윗선의 외압을 폭로하며 화제를 불러모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건 그래서다.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주기를 기대한다. 관련자들을 발본색원해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해 주기를 바란다. 다시는 이 나라에 국정원 댓글 사건 같은 부끄러운 정치공작이 일어나서는 안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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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8.24 09:20 신고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당연히 그럴것입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24 15:04 신고

    오전에 공모자를 보고 왔습니다.
    MB나 박근혜 어디 방송장악 뿐이겠습니까? 교육이며 재벌까지 쥐고 장난치던 적폐입니다.
    반드시 최를 물어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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