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참패로 기록될 20대 총선은 반대로 이야기하면 야권의 드라마틱한 승리를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는 텃밭이었던 호남에서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압승과 경남의 선전을 바탕으로 원내 1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국민의당은 호남의석 28석 중 26석을 얻으며 호남의 맹주로 떠올랐고, 정당득표에서도 더민주에 근소하게 앞선 2위를 기록하며 당당히 원내 3당을 차지했다.

정의당 역시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심상정 노회찬 두 쌍두마차가 나란히 원내 진입에 성공했고, 비례대표에서도 4석을 얻으며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은 확보했다. 이렇듯 야권은 전체 의석 300석 중 총 167석을 차지하며 16년 만의 '여소야대' 구도를 만들어냈다. 야권필패의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낸 값진 승리가 아닐 수 없다.



ⓒ 뉴스1



야권의 승리로 막을 내린 20대 총선의 최고 승자는 뭐니뭐니해도 국민의당이다. 원내 1당의 영예를 차지한 더민주는 호남에서의 완패가 너무나 뼈아프다. 그런 까닭에 그들은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60년이 넘게 지켜온 지지기반을 하루 아침에 국민의당에게 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단히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왜 그럴까?

대한민국 정치는 본질적으로 지역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더민주는 호남과 영남의 민주화 세력이 결합한 정치적 결사체였고 호남은 이들을 떠받치는 실질적 근거지였다. 그런데 이번 총선으로 더민주는 자신들의 지역적 기반이었던 호남을 국민의당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전투에서 승리는 했을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의 본진을 빼앗기는 아찔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물론 국민의당을 선택한 호남의 진심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거부인지, 아니면 더민주에 대한 반감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번 총선결과로 (논쟁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반문정서'와 더민주에 대한 호남의 반감이 실재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졌다따라서 더민주의 당면 과제는 돌아선 호남의 민심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적 기반이 없는 정당이 하나같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환기해 보면 그 이유는 자명해진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확실한 근거지를 확보함으로써 탄력적인 정당 운영을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 국민의당이 호남 전역을 거의 싹쓸이했다는 것은 지역 민심이 완전히 돌아섰다는 방증이다. 호남은 수도권을 비롯 강원과 충청, 영남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의 의미가 있다.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으로 얻는 것은 38석의 원내 의석이 아니라 중권 공략을 위한 '전진 기지'. 국민의당을 이번 총선의 진정한 승자라 칭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국민의당의 호남지역 압승은 '반문정서' '더민주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였다.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심판했듯이, 호남은 더민주의 오만을 심판했다. 호남지역에 팽배해 있던 '더민주 심판론'의 수혜를 국민의당이 가져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존재와 더민주 탈당파 호남 의원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그들은 '반문정서' '호남홀대론'을 적절히 버무려 호남 지역민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했고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이 있다. 국민의당의 호남 석권이 더민주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심판의 결과였지 그들에 대한 완전한 지지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추론이 가능한 이유는 문 전 대표가 여전히 호남지역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 역시 30% 가까운 지지율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지역의 민심이 대구·경북의 경우처럼 확고부동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캐스팅보트'를 쥔 야권의 한 축으로서 국민의당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이 정당의 미래가 달려있는 셈이다.

필자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동안 국민의당이 보여준 노선과 철학, 정체성이 민주화의 상징이자 중심 축이었던 호남정신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국민의당의 정치적 스탠스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의 중간 어디쯤 된다. 극우 보수인 새누리당과 중도 보수인 더민주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국민의당의 보수적 색채는 호남이 간직하고 있는 역동성과 진보성과는 도저히 섞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호남은 국민의당을 압도적으로 선택해 주었다. 이같은 결과는 (믿고 싶지 않지만) 호남이 지역주의에 기반한 폐쇄적 패권주의로 돌아섰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YTN 뉴스 화면 갈무리


 

국민의당이 호남정신과 'DJ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호남의 지역주의에 안주할 생각이 아니라그것을 뛰어 넘을 대안과 비전을 제시했어야만 했다그러나 그들은 오히려 지역 민심을 자극하고 분열시키는 방식으로 호남의 지역주의를 부추겼을 뿐이다이번 총선에서 윤곽이 드러난 호남 패권주의의 가능성은 바로 그 결과물이다


필자가 그동안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를 비판했던 것은 바로 이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만약 호남이 지역주의에 갇히고 폐쇄적 패권주의의 길을 걷게 된다면 이보다 더한 정치적 비극이 또 없다물론 이번 총선 결과로 호남이 폐쇄적 패권주의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주지한 것처럼 시간이 더 흘러야 정확한 민심의 향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총선결과에 대한 천정배 상임공동대표 및 지도부의 아전인수와 오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에게 간곡히 당부하고 싶은 것 하나는 호남을 더 이상 지역주의와 패권주의의 볼모로 삼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미 영남 패권주의가 대한민국 정치를 집아 삼키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마저 같은 길을 걷게 된다면 패권적 지역주의는 더욱 더 고착화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정치는 점점 더 퇴화되어 갈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는 명백한 정치의 퇴보이며, 이 땅의 민주화와 진보 정치를 선도해 온 호남과 DJ에 대한 모독이자 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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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15 08:59 신고

    사람들은 항상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봅니다.
    호남도 별다를 것 없습니다.
    저는 영남 사람으로서 이번 결과를 보면 더민주가 이제 '호남당', '전라당'이라는 주홍글씨에서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김대중-노무현이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는데 호남이 스스로 이를 벗어나게 했습니다. 국민의당이 이제 호남당 전라도당이라는 주홍글씨를 쓰게 되었습니다. 더민주는 호남 기반 없어도 전국정당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골수 영남 사람으로서 거듭말씀 드리지만, 더민주는 호남을 벗어난 전국정당 면모를 보여주었고, 국민의당은 그 굴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호남은 지역주의 피해를 누구보다 많이 봤지만, 스스로 지역주의 굴레를 뒤집어 썼습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4.15 11:57 신고

    안철수가 걱정입니다.
    그의 욕심을 보면서 우리 정치판의 혼란이 걱정됩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15 19:30 신고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갈 때
    국민의당이 성배를 마시게 될 지
    아니면 독배를 마시게 될지 아직은 모르겠네요.

    더민주는 앞서의 글과 댓글처럼 전국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국민의당은 수도권 2(안철수,김성식) 그리고 호남에서의 거의 독식,
    프레임을 어떻게 짤지 각 당의 머리계산이 앞으로도 진행되겠지요.

    당분간 관망하렵니다.....

  4.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4.16 08:13 신고

    점진적인 지역주의를 탈피할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준것에
    우선 감사히 생각합니다
    이제 지역주의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5. 지나가다 2016.04.19 16:19

    호남이 더민당을 버린것을 지역주의가 완화된것으로 생각해야지 반대로 해석하네. 그럼 호남사람은 대한민국 망할때까지 민주당만 찍어야되냐? 그리고 양심적으로 안철수대표한테 사과해야 되는거아닌가?

  6. 글세요 2016.04.21 12:55

    호남 지역주의가 존제합니까? 오히려 지역주의가 없으니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은겁니다.
    호남은 서운해할 권리, 섭섭할 권리, 있습니다. 아니, 이런 권리를 논함 자체가 웃기네요. 그저 호남만 대의와 진보를 위해 장렬히 전사하라 한다면, 그건 이제 사극으로 다루어져야겠습니다..
    그동안 친노와 영남출신 민주당지지자들은 호남의 오월정신을 운운하며 장렬히 전사해 줄것을 '강요'해왔습니다.
    몰표를 당연시 여기면서 호남에서 무언가를 요구할 때마다 민주성지가 그러면 되냐며 질타해왔죠. 심지어 호남을 볼모로 잡고 "너희들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으면 정말 전국적 왕따가 될거다"라며 지지를 뽑아냈습니다.
    사담이지만 그게 저번 대선이었죠. 시푸르 딩딩한 호남.....
    선거시 김종인의 발언을 보시죠. 비레대표시 구걸 운운하며, 2번을 강조했고, 순위를 낮추니 땡깡을 부리며 당무거부까지 했습니다. 광주에서는 지역후보가 자당대표 정계은퇴를 내걸고 3보1배를 하였으며, 공천과정선 지역중진들을 내치고 중앙에서
    내리꼽았습니다.
    이걸보고도 민주당에 표를 주는게 지역폐권주의 입니다.

바람언덕의 '그때  그 순간' 시간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예정대로라면 그는 오늘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공식화 하게 됩니다. 그가 탈당을 선언하게 되면  안철수 의원은 지난 2014 3 2일 민주당과의 합당 이전으로 돌아갑니다

 

바람언덕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을 비판하면서, 이 기이한 조직의 출현을 대단히 어색하고 불편한 조합이라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당시의 통합이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두 당의 이해타산의 결과일 뿐이며, 두 세력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만큼 결국 당내 분열과 갈등으로 좌초될 것이 자명했기 때문입니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결합이 실패했음을 알리는 명징한 선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바람언덕은 오늘 안철수 의원이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처음으로 발을 딛는 순간을 복기해 보려 합니다. 그 장면에 정치인으로서 안철수 의원의 한계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복선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 한국경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기로 했습니다. 대선 이후 미국에 머물며 간간히 자신의 근황을 전하던 안철수 전 교수는 사실 이번 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필자 역시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일단 미국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보궐 선거를 치르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하나는 그동안 안철수 전 교수가 보여왔던 불확실한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보궐선거를 바라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그러나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던 세간의 예상을 깨고 안철수 전 교수는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필자는 안철수 전 교수가 오랜 장고를 끝내고 정치일선에 복귀하는 것을 타박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국민들이 안철수 전 교수를 대한민국의 정치판으로 불러들인 본질적인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오랜 칩거를 끝내고 정치재개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교수가 선택한 곳이 다름아닌 노원병 지역이라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 하필 노원병인가? 왜 다른 곳이 아닌 노원병이란 말인가?'라고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안철수 전 교수를 대한민국의 정치로 이끈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었습니다. 국민들은 기성정치집단과 정치인들에게서 도무지 희망을 찾을 수 없었고, 정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그를 통해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작년 온 나라를 관통하며 대선정국을 폭풍처럼 몰아쳤던 '안철수 현상'의 본질이었습니다. 그렇게 안철수 전 교수는 화려하게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으로 부상했고, 대선과정을 통해 많은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라는 두가지 시대적 화두를 해결할 수 있는 '백마타는 초인'이었으며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필자 역시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해서 상당한 기대와 희망을 걸었던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최대한 안철수 전 교수의 입장을 변호하는 글을 써왔으며, 단일화의 과정이 지지부진해지며 이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을 당시에도 참고 기다리며 그의 진의를 헤아리려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조금씩 무너져 간 것은 그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성정치인들의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치개혁을 외치지만 그가 구상하는 정치개혁의 밑그림이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정작 민주당의 구태와 계파문제를 비판하면서도 대한민국 정치를 망쳐놓은 장본인들인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정치쇄신' '국민의 뜻'을 거듭 주창했지만 그 어떤 것도 현실속에서 그 실체를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모호한 말과 의뭉스러운 태도로 혼란과 혼선을 자초하기 일쑤였습니다. '신기루 정치', '불확실성의 정치'를 보여주었고 이는 그가 비판하던 기성정치인들의 모습에 늘 등장하던 익숙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정치신인이었지만 그의 모습은 정치9단이 떠오를 만큼 대단히 정치적이었습니다



ⓒ 오마이뉴스

 

이번 보궐선거 역시 그는 돌아가는 정치판세를 미국에서 면밀히 재단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민주당이 대선패배의 후유증으로 자중지란을 일삼고 있는 사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적절한 타이밍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를 통해 화려하게 정치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정확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입니다.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독주와 무능하고 무기력한 민주당,  싹이 잘려나간 진보세력 사이에서 대선패배의 후유증에 출구없이 넋놓고 있던 다수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적절한 시기입니다. 안철수 전 교수의 존재와 역할이 필요한 기가막힌 타이밍인 것입니다

 

그런데 정치복귀의 타이밍은 좋았지만 그 선택지가 틀렸습니다. 그는 노원병이 아니라 부산 영도로 가야만 했습니다. 부산 영도에서 새누리당의 정치거물이자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좌장이었으며, 지난 대선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활약했던 김무성 전 의원과 겨루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출마하는 곳이 다름 아닌 노원병 지역입니다. 노원병 지역이 어디입니까? 바로 노회찬 전 의원이 '삼성X파일 공개'에 대한 사법부의 어이없는 판단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곳입니다. 그것도 불과 2주 전에 말입니다

 

알다시피 노원병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습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노회찬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후보로 출마해 57%의 득표율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18대 총선에서도 노회찬 후보는 비록 낙선하기는 했지만 40%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역주민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은 바 있습니다. 그만큼 노회찬 전 의원의 애착과 지역주민들의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지지가 교차하는 곳이 바로 노원병 지역인 것입니다. 정의당 당 차원에서도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며,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당의 후보로 노동운동가 출신이며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씨의 출마가 유력시 되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지역구에 안철수 전 교수가 정의당 및 노회찬 전 의원과 아무런 사전 교감도 없이 덜컥 출마 선언을 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노회찬 전 의원에게 전화로 예의를 갖추었다고 송호창 의원은 전하고 있으나, 정의당의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의원직 상실에 대한 위로의 말만 오갔을 뿐, 출마와 관련된 어떠한 이야기도 없었다고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과연 안철수 전 교수의 이와 같은 출마 결정과정이 정치 도의에 맞는 일인지 필자는 의문입니다



ⓒ 채널 A

 

지난 대선 안철수 전 교수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리한 야권후보단일화의 과정을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봐왔던 필자는 대선의 패배원인에 대한 여러 원인들 가운데 후보단일화가 너무 늦게 이루어졌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단일화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양측이 보여주었던 모습은 기성정치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단일화의 감동과 시너지 효과가 크게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보궐선거 출마 역시 이와 비슷합니다. 출마선언의 과정이 전혀 아름답지 못합니다. 출마의 시기는 아주 적절하나, 그 과정과 출마지역이 매끄럽지 못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안철수 전 교수가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아름답지 못한 승리가 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만에 하나 낙선하기라도 한다면 정치적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게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따라서 안철수 전 교수는 노원병이 아닌 부산 영도로 가야만 했습니다. 그 곳에서 당당하게 살아돌아와 자신이 가고자 하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정치개혁의 그림들을 국민들에게 떳떳하게 제시해야만 했습니다. 만에 하나 낙선한다고 하더라도 그에게는 아름다운 패배가 될 것이요, 어찌보면 정치인생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이 남게 됩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련하게 부산 출마를 고집해 세번이나 낙선했지만, 결국 그 진심을 훗날 보상받게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안철수 전 교수는 안전한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전한 길도 정치도의상 올바르지도 않는 길입니다. 명분도 미약하고, 정치개혁과 혁신을 주창했던 정치인 안철수의 이미지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 되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의 선택을 장고 끝에 악수라고 평하는 이유입니다

 

기성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 지난 대선에 안철수 전 교수를 호출했습니다. 잘못된 정치관행을 바로 잡아달라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달라고 그에게 S.O.S를 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호출된 안철수 전 교수가 보여준 모습들은 신선하지 못했습니다. 그 자신이 낡은 정치 안에 함몰돼어 버린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정치혁신과 개혁을 위해 국민들이 불러낸 안철수 전 교수가 기성정치권의 모습을 보이는 순간 그의 존재의미는 사라지고 맙니다. 안철수 전 교수는 이 점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MBC 뉴스

 

안철수 의원의 본 모습과 정체성은 지난 보궐선거를 통해 이미 구체화되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전인 지난 대선 과정에서 드러났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치공학에 능숙한 정치인에 불과한 안철수 의원이 중도개혁가의 포장되어 정치개혁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부터가 우리 정치의 비극이라면 비극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과 그 속에서 함께 했던 2년 여의 시간이 그에게 무엇을 남겼는 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사적으로 본다면 퇴보이자 역행이 분명합니다. 지난 2년 동안 민주주의와 헌법가치는 퇴색되고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유산들이 부활했습니다. 그동안 그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는 국정권 사건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민중총궐기 때도 시민과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이 거리와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며민주주의와 헌법가치의 회복을 외치고 있을 때 그는 단 한 차례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그 뜨거운 절규와 탄식을 듣질 않았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할 때라야 비로소 시민들이 요구하는 새정치의 본질과 마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내세우는 새정치가 신기루에 불과한 이유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으로 야권의 정치지형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총선을 코 앞에 둔 시점에 야권이 분열을 하게 된 것입니다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가만히 앉아서도 코를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대 여당과 맞서기 위해 통합해야 할 시점에 야권은 분열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를 들이댄다 한들 그의 탈당에 명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그가 있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바람언덕은 그가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에 필요한 것은 정치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정치 개혁가이지, 정치공학에 능통한 우파 정치인이 아닙니다. 우파 정치인은 널리고 널려 있습니다. 이는 공급과잉일 뿐입니다. 이왕 돌아가기로 결심했다면 안철수 의원이 부디 정치를 시작하기 이전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랍니다그것이 이 나라 정치를 위해 가장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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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12.13 07:35 신고

    이 사람은 대국민 사기를 친 겁니다.
    본래 하던 직없에나 충실했으면 좋았을 텐데... 욕심이 목구멍까지 채 가지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3 13:18 신고

      결국 탈당...
      정권교체를 위한 세력을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전 이 사람의 뜬구름잡는 말들이 참 듣기 거북합니다.
      머리가 모자란 것도 아니고...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cto_hwangga BlogIcon morgin 2015.12.13 09:35

    본인도 그렇고 정치혐오에 빠진 국민들도 그렇고
    모두가 '한탕주의'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는 그러한 한탕주의의 신기루일 뿐이고...

    혁명이 아닌 이상 개혁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단 한 명의 메시아가 해낼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닐 겁니다.
    인내가 필요하고 오래 축적된 역량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일을 정치 경험도 없고 철학과 비전이 없는
    일개 CEO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정치 판타지에 불과한 것 아니었을까요?

    안철수가 탈당을 하면서 새정연이 과다출혈을 겪는다고 해도
    그로 인해서 다시 새누리당 전성시대가 온다고 해도(지금도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역량이 거기까지인 거죠.
    와신상담 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바닥을 치지 못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안철수 같은 인물에게 기대어 연명해야 할 만큼 무능력했던 건지도...

    너무 쉬운 길을 찾다 보니 야합을 하게 되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다 보니 매번
    어정쩡한 선택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못 받았던 건 아니었을까요?
    차라리 이번 총선에서 지더라도 화끈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죽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철희 같은 분은 분열하면 개헌선도 내주고 결국 개헌까지 이르게 될 거라고 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몸 사리다가 지금까지 오게 된 거 아니었을까요?
    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애초부터 불가능했을 화합에 목을 매다 오늘에 이르게 된 건 아닌지...

    바람언덕님 글 읽고 이런저런 생각하다 보니 말이 길어졌습니다.
    두서 없이 적은 거니 너무 신경쓰진 마시고 ㅎㅎ
    편안한 일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안철수 의원이 꼭 탈당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ㅎㅎ
    그가 제 2의 정동영이 되기를 바라며...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3 13:19 신고

      탈당했네요, 결국...
      어차피 지나가야 할 소나기입니다.
      이 참에 새정연 내부에 있는 쭉정이들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선명 야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문재인이 아니라 그 할아버지라도
      어림 없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3.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12.13 16:01 신고

    함량미달인 경영자에 불과합니다.
    JTBC의 후원 아래 많이 부풀려진 것에 불과합니다.
    냉정하게 보면 안철수는 최악의 수를 두었습니다.
    그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과 손잡는 것 말고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49 신고

      네, 제가 보기에도 그는 끝입니다.
      두고 보십시요. 문국현보다 더한 냉소와 조롱을 받을 것입니다.

  4. Favicon of https://junpresident.tistory.com BlogIcon 민주청년 2015.12.13 16:34 신고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저도 이렇게 긴 글을 일목요연하게 쓰고 싶네요^^

  5.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12.14 08:27 신고

    성공기업가. 천재라 칭송받는 이들은 정치를 하면 안 됩니다. 천동설을 숭배하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가 거기 해당되는 사람이죠. 그리고 너무 부풀려진 인물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50 신고

      네, 착시현상에 거품입니다.
      그 거품이 꺼지니 그 본 그릇이 나오는가 봅니다.

  6.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5.12.14 09:24 신고

    예전 문 모씨가 생각나는군요.
    안철수도 이제 그 길로 떠나는 것 같습니다.
    잘 가시기 바랍니다.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51 신고

      정치를 할 그릇이 애초에 안되었습니다.
      그의 변한 얼굴은 정치가 앗아간 그의 마음일지도 모르겟습니다.

  7.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12.14 09:35 신고

    바램은 다음 총선에서 보수표를 좀 가져 갔으면 합니다
    그래서 야권 분할이 아닌 여권 표를 잠식하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52 신고

      ㅎㅎ,
      그렇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요. ㅎㅎ
      안철수는 철저히 민주당에 맞춤전략이라서요.
      새누리가 안철수로 인해 타격받을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안철수가 욕을 먹는 겁니다.

  8. Favicon of https://eproo.tistory.com BlogIcon 불루이글 2015.12.14 23:49 신고

    안철수와 퇴물들의 탈당은 야당분열이 아니라 공천컷으로 볼 필요가 있는것 같습니다.
    공천 불만으로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들이나 진배 없는 무리들로 숫자가 조금더 많다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을 것 같고요
    그런 인물들이 다시 살아 나도록 지역민들이 만들어 버린다면 그 또한 어쩔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전적으로 호남 인들의 수준 높은 선택을 믿어 볼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코 호남인들은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 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53 신고

      네, 그렇게 되도록 문재인 대표와 당이 더 노력해야겠지요.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당을 세워야 합니다.
      그 전에 우선해야 할 것은 비주류와의 빠이 빠이죠...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체제 전환을 전격 선언했습니다. 이로 인해 나라가 크게 혼란스럽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은 그 어떠한 의견 수렴도 없이,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최소한의 과정과 절차도 없이 독단적으로 한국사 교과서 확정고시를 단행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이고 어떤 경우든 역사를 정권이 재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던 자신의 말을 뒤짚었고, 정부 여당은 국정화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하고, 불투명하게 예산을 집행하고, 국민 몰래 '비밀 TF'을 운영하고, 심지어 여론까지 조작하는 등 법과 원칙을 무시해 가며 국정교과서를 관철시켰습니다.





국정화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는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보편적 이성을 기만하는 반민주적이고 반이성적인 국가주의자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거리와 광장에서 정부의 국정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당장 2017년부터 국정교과서로 역사 교육을 받아야 할 어린 학생들까지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대다수의 역사학자들과 일선 교사들은 국정화와 관련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고, 살아있는 지성이라 불리는 전국 각지의 대학교들도 이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정부의 강력한 징계방침에도 불구하고 목숨바쳐 독립운동을 하신 분도 있는데 그깟 징계가 대수냐며 자신의 이름을 성명서에 기꺼이 올리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테러 위협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국정화 반대 콘서트를 여는 가수도 있고, 방송 출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정치문제에 소신있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방송인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양심과 정의를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거리에서 광장에서 정부의 부당한 처사에 반대하는 수많은 시민들도 그들과 같은 심정일 겁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 가치에 대한 확신과 믿음, 정의에 대한 갈망이 두려움을 이겨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은 벌써 몇 차례에 걸쳐 오만한 권력의 부당한 폭주를 온몸으로 막아낸 위대한 국민들이 아닙니까.





안철수 의원님, 오늘 저는 의원님께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화 저지를 위해 투쟁 수위를 높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의원님께서는 당이 전면에 나서게 되면 정치세력간의 대결구도가 벌어져 이 문제가 정쟁화된다고 진단하셨습니다. 이어 국사학계, 많은 시민단체, 그리고 학부모나 학생들 중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많으니,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에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 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안철수 의원님께서는 여전하신 것 같습니다. 국정교과서 정국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가 교학사 교과서 논란 당시와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당시에도 의원님께서는 큰 틀에서 교학사 교과서 논란을 진영간의 이념논쟁으로 보셨지요. 의원님께서는 역사적 진실의 왜곡과 미화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을 양비론으로 묶어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셨습니다. 아찔하더군요. 교학사 교과서 논란은 본질적으로 진실과 거짓, 팩트와 오류의 문제이지 진영간의 소모적 논쟁으로 규정해서는 안되는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의원님의 양비론은 비단 그 당시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대선 정국이 한창일 때 꼬리가 밟힌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을 두고도 의원님께서는 양비론을 주장하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미 후보단일화가 끝난 상황에서 보여준 의원님의 언행이었습니다. 당시 야권과 시민사회는 국정원 오피스텔 사건을 두고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을 강하게 몰아붙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미 새누리당의 십일단 사건이 불거진 뒤였기 때문에 불법부정선거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야권과 시민사회가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을 때 의원님은 이번에도 문재인 후보 측과 박근혜 후보 측을 동시에 겨냥해 "혼탁선거를 중단하라"는 양비론을 주장했습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의원님께서는 민주주의와 법치를 뒤흔든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논란을 단지 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두 진영간의 정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문제가 온 사회를 뒤흔들고 있을 때조차 그런 한가한 말씀을 하실 수 있었던 것이지요.





생각해 보면 정치에 입문한 이후 의원님께서 정치적 사안에 뚜렷하게 자신의 입장과 의사를 표명하시는 것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는 사안마다 관망자로 있다가 ''하고 양비론적 비판을 하고는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일은 저같은 칼럼리스트나 비평가들의 역할입니다. 현실 정치인은 그렇게 행동해서는 곤란하지요.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은 비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원님께서는 언제부터인지 정치가 아닌 비평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비평은 저희같은 사람에게 맡기고 의원님은 정치를 하셔야지요.

안철수 의원님,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화 저지를 위해 투쟁 수위를 올리는 것이 올바르지 않다고 말씀하셨지요? 입법화 노력을 하면서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학계와 시민단체, 일반시민들에게 거리와 광장을 맡기셨어요. 어떤 취지로 그리 말씀하셨는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당이 언제까지 국정화 저지를 위해 장외투쟁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원님, 정치 시작하신 이후 국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한번 잘 떠올려 보세요. 국회 안에 있으면서 국정원 사건 밝혀 냈습니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제대로 이루어 졌습니까? 수십조원의 혈세가 낭비된 4자방 비리 의혹 밝혀 냈어요? 국정원 비선실세 농단 의혹, 성완종 리스트 의혹 진상 규명 했습니까? 비리 의혹 투성이인 내각과 고위공직 후보자 제대로 걸러 냈습니까?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지 않습니까.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적어도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국회 내에서 해결할 일과 거리와 광장에서 승부를 봐야 할 일 정도는 구분하셔야지요. 국정원 사건 정국에서 의원님은 어디에 계셨습니까? 그 뜨거웠던 여름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와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며, 민주주의와 헌법가치의 회복을 외치고 있을 때 의원님은 어디서 무엇을 하셨어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촛불을 밝힐 때 의원님은 대체 어디에 계셨던 거예요?





의원님을 자의반 타의반 정치판으로 불러낸 것은 '새정치'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간절함이었다고 봅니다그래서인지 의원님은 언제나 '새정치'를 말씀하십니다그런데 그런 의원님에게서 '새정치'를 덜어내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요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저 '먼지'만 남을 겁니다왜냐하면 의원님이 말하는 '새정치'에는 형체도 실체도 없기 때문입니다.


거리로 나가세요. 광장으로 가 보세요. 그 곳에서 시민들의 애타는 외침과 절규를 들으세요. 간절한 눈빛과 거친 호흡을 느끼세요. 의원님이 책을 통해 배우지 못한 것, 경험으로 체득하지 못한 것들이 바로 그 곳에 있습니다. '새정치'는 국민이 원하는 것, 국민이 간절히 염원하는 것의 총량입니다


민의와 유리된 현 국회에서는 절대로 '새정치'를 만날 수도, 찾을 수도 없습니다. 국민 곁으로 가세요. 국민이 있는 곳으로 가셔야 합니다. 그래야 의원님이 '새정치'를 하실 수 있습니다. 의원님이 가셔야 할 곳은 국회가 아니라, 거리이며 광장이란 말입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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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mking2015.tistory.com BlogIcon 뉴론♥ 2015.11.05 06:07 신고

    전 개인적으로 지원하는 사람이 아니라서요 ^^

  2. Favicon of https://eproo.tistory.com BlogIcon 불루이글 2015.11.05 06:44 신고

    가슴 후련한 지적 이십니다.
    제발 바람님의 뜻이 안철수의원께 전해 졌으면 싶습니다.
    적과 아군도 구분 못하고 허구헌날 당 대표 흠집내기로 야당의 힘을 빼고 있는 곡간의 쥐노릇 고만 해야 할텐데 정말 안타 까울 따름 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1.05 11:56 신고

      안철수는 숲만 보는 사람이라서,
      그런데 문제는 그 숲 속이 지금 난리가 아니라는 거죠.
      나무가 뽑히고 찍혀 나가고 있는데, 저 말리서
      숲만 보고 있는 거예요. 그게 안타까운 거죠.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11.05 08:00 신고

    전 이번에 야당이 똘똘 뭉쳐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으면
    합니다
    국회 운영이 다소 지장이 있더라도 이번건 끝까지 밀어 붙여야 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1.05 11:58 신고

      그래야 하는데, 새정치는 딴 맘 먹은 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화합, 단합이 될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더디더라도 야권에 강력한 진보정당이 출현해야 한다는 겁니다.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11.05 09:32 신고

    바람님의 글을 읽노라면 안철수는 새누리가 심어놓은 사람이라는 항간의 떠도는 말이 사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야당 총 사퇴라는 카드는 못쓸망정 수위를 나춰라? 새정치가 그런 정치인가?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1.05 11:59 신고

      새정치가 뭐 별건가요.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그것이 바로 새정치이지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저자들은 자기들 몸조리에 더 신경쓰고 있으니...답이 안나오는 거지요.

  5.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11.05 12:03 신고

    아직도 그를 믿는지요? 그가 준 상처가 너무 큽니다. 빠른 결별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6.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11.05 15:37 신고

    안철수는 새누리당에 가야 하지 촛불을 들어야 합니다.

  7. 2015.11.05 19:22

    비밀댓글입니다

  8. Favicon of http://samkl.tistory.com BlogIcon 글쓰고픈샘 2015.11.06 00:58 신고

    제발 바라람님 뜻이 안철수으원님께 전해졌으면 합니다. 이미 늦엊지만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이번에도 그리하지 않으면 그럼 기횐 없을듯 하네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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