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판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돌아온다. 경영진의 방송 아이템 통제에 반발해 지난 7월 21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 PD수첩이 MBC 총파업 종료 이후 마침내 방송 정상화에 들어간 것이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PD수첩은 오는 12일과 19일 2주에 걸쳐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편성, MBC의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국가정보원이 기획한 MBC 장악 시나리오의 전말을 파헤치고, 공영방송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긴다는 것. 지난 2012년 총파업 당시 해고됐던 정재홍 작가와 비제작부서 발령으로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손정은 아나운서가 합류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진다.

PD수첩의 얼굴이었던 최승호 뉴스타파 PD도 돌아온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승호 PD의 얼굴을 카메라에서 볼 수는 없을 전망이다. 그가 PD수첩이 아닌 김장겸 전 사장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MBC 사장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앞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최승호 PD를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2012년 총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지 5년 만에 MBC의 최고 경영자로 복귀하는 셈이다.

PD수첩은 M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시사프로그램의 대명사라 불리던 간판 프로그램이었다. 저널리즘의 황금기를 이끌던 어제의 용사들이 작가와 아나운서로, 그리로 사장으로 다시 뭉치게 됐으니, 날카로운 탐사보도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던 PD수첩이 제 모습을 찾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매의 눈으로 권력의 치부를 밝히고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쳐온 PD수첩이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은 공영방송 MBC가 정상화되는 신호탄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동안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광우병 보도',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줄기차게 추적해온 최승호 PD, 아니 사장의 복귀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MBC를 복원시키는 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승호 사장 역시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와 바람을 의식한 듯,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방문진 이사회 종료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MBC가 너무 긴 세월 동안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끼쳐드렸는데 다시 MBC가 국민께 돌아가게 됐다. 제가 중요한 직무를 맡았는데 꼭 다시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파성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최승호 사장은 "특정한 정파의 입장에 위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외압을 막는 방패로서의 역할을 하겠다. 이렇게 보도해라 저렇게 보도해라 이런 얘기 절대로 안 하겠다. 내부 구성원들이 받을 수 있는 압력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 오마이뉴스


MBC가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방송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편파·왜곡 방송을 일삼아왔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오죽하면 시민들로부터 '정권의 혓바닥', '엠빙신', '개비씨' 등의 냉소와 조롱을 한 몸에 받았을까.

실제 김재철 전 사장이 부임한 지난 2010년 이후 MBC는 노골적인 정권 편향성을 드러내며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문제 삼는 구성원들을 해고하거나 부당 전보조치시키는 등 전횡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권의 거수기로 머물던 그 기간 동안 MBC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들은 일일히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로 부지기수다.

MBC를 정상화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최승호 사장이 책무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처참하게 무너진 MBC의 방송 공정성과 투명성을 회복하고 저널리즘을 바로 일으켜 세우는 일, PD·기자·아나운서 등이 외부의 압력에서 벗어나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말이다. 그것이 만신창이가 된 MBC를 지금껏 믿고 기다려 준 시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는가.

최승호 사장 선임 소식에 MBC 구성원 및 시민단체들의 환영 의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로 <뉴스데스크> 메인 앵커를 맡고 있는 배현진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최승호 사장 선출 소식에 과거 그가 배현진 아나운서를 비판한 글이 화제가 되며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 8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파업에 불참한 배현진 아나운서와 관련된 과거 일화를 소개하며 그를 작심 비판한 바 있다.

최승호 사장은 당시 글에서 "MBC 앵커라고 수도꼭지 콸콸 틀어놓고 양치질해도 된다는 건, MBC 내에서는 유명한 일화인데 놈들이 CCTV까지 확인해서 양윤경 기자를 쫓아냈다는 건 몰랐다"면서 "화장실에서의 충고사건으로 선배 기자가 조사를 받는 등 고처를 당하고 마침내 비제작부서로 쫓겨나는 과정에서 배현진씨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이 영원히 MBC에서 앵커로 여왕처럼 살 것이라고 생각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대통령 선거 때 MBC는 문재인 후보를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리포트를 여러 차례 했는데 그 때 배현진 앵커의 멘트를 보면서 '진심을 실어 공격하는구나' 생각했다"며 "배 앵커는 태극기부대의 방송이 생기면 최고의 스카우트 대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방송의 사장은 김장겸, 보도국장은 박상후 쯤 되겠다"고 신랄하게 꼬집기도 했다.

MBC가 내부적으로 급속히 몰락해가는 동안 배현진 아나운서가 출세가도를 달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2012년 MBC 총파업에 동참했다가 파업 의사를 철회하고 복귀하자마자 곧바로 <뉴스데스크> 앵커를 꿰찬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배현진 아나운서는 최근 <시선집중>에서 하차한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과 함께 '배신남매'로 불리며 '승승장구'해 온 터였다. 결국 최승호 사장의 비판은 배현진 아나운서의 엇나간 행보에 대한 일침이었던 셈이다.

혹한의 세월을 버텨내고 유배지(?)에서 살아 돌아온 동료들, 여기에 최승호 사장과의 전사(前事)까지 있는 배현진 아나운서의 심경이 말이 아니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최승호 사장이 선임되자마자 세간의 관심이 배현진 아나운서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은 그런 맥락일 테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설마 누구처럼 밥줄을 끊기야 하겠는가. 아무렴 브런치 교육이나 세트장 관리, 스케이트장 관리 같은 직무와 아무런 상관 없는 곳으로 부당 발령을 내기까지야 하겠는가.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으로 탄생시킨, 상식과 공정의 새 시대가 아닌가. 그러니, 너무 불안해 하지는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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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12.08 11:55 신고

    MBC 안본지 오래됐는데 이제 JTBC와 MBC만 봐야겠습니다.
    방손민 제자리를 찾아도 가스통 할배들은 사라질것입니다.

  2.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12.08 11:56 신고

    공정 방송에서 '공정'이라는 말이 무척이나 애매하고 실천하기 힘든 단어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계적 공정이라고 해서 언론의 비판 기능을 잃어버리곤 하죠.
    그냥 어느 정파의 압력에도 휘둘리지 않는 기자적 양심으로 보도해주길...
    언론사 사장이 해야할 일이 바로 기자들 바람막이가 아닐까요.
    모쪼록 구성원들간 불화는 없었으면 좋겠네요.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12.08 13:42 신고

    이제...새롭게 태어나겠지요?

    잘 보고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오마이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의 9월 총파업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MBC는 폭풍전야와도 같은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MBC노조는 이미 총파업 수순에 돌입한 모양새다. 지난 17일 편성PD 30여명이 총파업 동참 결의를 내비친 데 이어, 18일 드라마PD 50여명, 21일 MBC 예능PD 56명이 총파업 대열에 동참했다. MBC 아나운서 27명과 기자 146명, 시사제작국 기자와 PD 30명 등 300여명은 이미 방송 제작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노조원 대부분이 파업에 찬성하고 있어 MBC노조가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MBC노조가 지난 2012년에 이어 5년 만에 총파업 카드를 꺼내든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다. 김재철·김종국·안광한·김장겸 사장 7년 동안 MBC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7년은 한 조직의 체계와 시스템을 경영진의 입맛대로 바꿔놓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4명의 사장을 거치는 동안 공영방송 MBC의 방송 공정성은 처참하게 무너져 갔다. 뉴스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바닥에 떨어졌고, 한때 국민 신뢰도 1위를 달리던 방송사는 '정권의 혓바닥'이라는 치욕스런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해치는 MBC 경영진의 전횡은 일일히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정권에 유리한 편파적 방송을 거리낌없이 내보내는가 하면, 정권의 치부와 사회를 고발하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은 폐지·축소시켰다. 공영방송의 취지에 부합하려 애쓰는 기자와 PD들을 엉뚱한 부서로 전보 조치시키는가 하면,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들의 방송 출연을 막기도 했다.

눈 밖에 난 인사들을 콕 찝어 해고시키거나 징계하는 보복성 인사를 남발하기도 했고, 충성도 높은 인사들을 보도국 등 핵심 요직에 배치하는 내부인사로 조직을 경영진의 방침에 맞도록 재편시켰다. 방송의 공정성보다 정권의 심기를 살피기에 더 급급했던 경영진의 노고(?)가 오늘의 MBC를 있게 만든 것이다.

정권 맞춤형 방송을 위한 MBC 경영진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MBC 카메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 7일 이 사실을 공개한 MBC노조에 따르면, 문건에는 MBC 카메라 기자들의 정치적 성향, 파업 가담 여부, 노조와의 관계, 사측에 대한 충성도 등 아주 세세한 정보들이 담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BC노조는 경영진이 이 문건을 인사 평가와 승진에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의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MBC가 김재철 사장 이후 부당한 해고와 징계, 인사 조치를 무수히 감행해왔다는 점에서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해당 문건이 작성된 시점이 김장겸 현 MBC 사장이 보도국장으로 부임한 직후인 지난 2013년 7월 6일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파업 주동자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이 일어나던 시점에 작성된 해당 문건은 MBC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MBC노조는 2012년 파업 이후 기자들이 받았던 부당 징계와 인사 발령이 문건의 내용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해당 문건이 기자들의 인사에 활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2년 총파업 이후 MBC에 불어닥친 해직과 징계의 정황이 담겨있다는 측면에서,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유린하는 반헌법적·반민주적 행태가 다름 아닌 언론계에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블랙리스트 의혹은 망가질대로 망가진  MBC의 민낯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방증이라 할 터다.


ⓒ 오마이뉴스


"지난 5년간 11명의 선배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회사를 쫓기듯 떠났고 11명의 선배들이 마이크를 빼앗기고 마지막으로 제 하나밖에 없는 동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슬픔을 넘어 자괴감과 무력감·패배감 때문에 괴로웠습니다. 남아있는 아나운서들도 마찬가지 마음이었습니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서 우리가 돌아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된다는 선배들 말씀대로, 자리를 지키고 실력을 키우고 회사가 나아지길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도 전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무실의 빈자리는 더 많아졌고 우리의 상처는 더 깊어졌습니다. 뉴스를 진행하는 동료 아나운서들은 늘 불안했고 마음을 졸였습니다. 뉴스를 전하는 사람으로서 확신을 가지고 사실을 전해야 하는데 방향이 정해져있는 수정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앵커멘트를 읽어야 했습니다."

이재은 MBC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여느 때와 달리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눈가에선 연신 눈물이 흘러내렸고, 감정이 복받친 듯 한동안 말문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22일 오전 MBC 아나운서 27명이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 섰다. 방송출연과 업무거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는 기자회견 자리, 검은 옷을 차려입고 MBC 사옥 앞에 선 그들의 표정은 엄숙했고 비장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왜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었는지 가슴 속에 묻어둔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저마다의 사연들이 있을 테지만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결국 하나였다. 아나운서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는 것. 시키는 대로, 써준 대로 멘트를 전하는 영혼없는 꼭두각시가 되지는 않겠다는 것. 가슴이 먹먹해진다. 상식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이 어디 아나운서들 뿐이랴. 총파업 대열에 합류하려는 PD와 기자 역시 같은 심정일 터다. PD로서, 기자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또다시 분연히 일어서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총파업 이후 MBC에 휘몰아닥친 혹독한 시련을 저들이 기억하지 못할 리 없다.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동료들의 전철을 이번에는 어쩌면 자신들이 밟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저들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려 하고 있다. 저들이라고 어찌 두려움과 불안감이 없을까. 그렇기 때문에 더 빛이 난다. 상식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밥그릇'을 잠시 내려놓은 저들의 결기는 말로 형용하기 힘든 묵직한 감동을 안겨준다.

총파업을 앞둔 MBC노조의 결연한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어쩌면 지난 2012년 총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한 의지가 선한 까닭은 그것이 어떤 효과나 결과를 낳아서가 아니다. 비록 이 의지가 원래 의도를 널리 퍼트릴 힘이 부족하다 해도,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얻을 수 없다 해도 그것은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 보석처럼 빛날 것이다"(임마뉴엘 칸트)라는 말도 있다. 저들의 자존심이 이번에는 꼭 지켜지기를 희망한다. 인간에게는 '빵'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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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23 21:31 신고

    지금이 싸움 하기에 제일 좋지요. MBC 반드시 개혁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8.23 23:02 신고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정말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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