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21일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 시절 일본 정부와 맺은 '위안부 합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화해·치유재단은 출범한지 26개월만에 해산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 

'화해'와 '치유'는 각각 '싸움하던 것을 멈추고 서로 가지고 있던 안 좋은 감정을 풀어 없앰',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화해·치유재단이 걸었던 길은 그와는 정반대였다. 그 결과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마음의 병은 더 짙어져 갔다. 화해와 치유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피해 당사자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국민에게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안겨줬다. 


ⓒ 오마이뉴스

화해·치유재단은 설립 단계부터 사회적 논란이 됐다. 한일 양국이 2015년 12월 체결한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이듬해 7월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은 재원부터 이사진 구성, 사업 방향에 이르기까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화해·치유재단은 일본이 출연하기로 한 10억엔을 재원으로 출범했다. 화해·치유재단은 이 기금 중 8억엔으로 생존 피해자들에게 1억원, 유족들에게 2000만원을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억엔은 기념사업 등에 쓰겠다고 밝혔다. 가해자인 일본 정부는 돈만 대고 정작 우리 정부가 나서 뒷수습을 하는 꼴이었다. 

기금의 성격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이 기금이 배상금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배상은 일본이 위안부 강제동원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본은 10억엔의 성격을 배상금이 아닌 치유금이라고 명시함으로써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기금 출연이 완료되면 자신들의 책임은 끝난 것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출연금 지급을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다. 이는 달리 말하면 박근혜 정부가 '불가역적' 합의의 대가로 10억엔을 받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덜어 줬다는 뜻이다. 

화해·치유재단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합의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치유금 수령을 종용하고, 일방적으로 지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지난해 6월 페이스북에 "화해·치유재단이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할머니 가족에게 전화를 해서 '6월말까지 안 받으면 못 받는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재단 측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재단 운영 과정에서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 

이처럼 화해·치유재단이 설립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각종 논란과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굴욕적 협상이라 비판받던 위안부 합의에 따라 재단이 출범한 이상 이같은 논란은 필연에 가까웠다.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 없이, 피해자들의 동의도 없이 이뤄진 졸속 합의에 국민은 분노했고 거세게 저항했다. 합의를 파기하라는 여론이 빗발쳤고, 화해·치유재단의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지난 대선 당시 모든 후보들이 위안부 합의 파기와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도 거세게 분출되던 국민적 분노가 반영된 결과였다.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짓밟은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없는 합의, 피해자들의 입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합의의 후폭풍은 이처럼 온 사회를 뜨겁게 출렁이게 만들었다. 


ⓒ 오마이뉴스


위안부 합의에 대한 비판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이어졌다. 유엔 강제실종위원회(CED)는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에 대해 최근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을 것을 영구화시키고, 피해자들이 정의와 배상, 재발 방지를 보장받을 권리, 그리고 진실을 알 권리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관한 사실 관계와 정보를 더 신속하게 조사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8월 30일에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가 "생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고, 그 해법이 2차 세계대전 이전과 도중에 군에 의해 이뤄진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명백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위안부 합의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히로카 쇼지 국제엠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 역시 위안부 합의가 발표된 직후 긴급 논평을 통해 "양국 정부의 이번 협상은 정의 회복보다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거래였다"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국제사회의 이같은 인식은 위안부 합의가 위안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환기시켜 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 기본적인 사실을 망각한 채 협상에 임했다. 그리고 "한국 정부가 해외 소녀상 건립을 지원하지 않고",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를 설득하며",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면합의까지 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역대 어느 정부도 해내지 못했던 외교적 성과"라며 치켜세웠던 장면은 당시 합의가 얼마나 엉터리로 이뤄졌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 중심의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 화해·치유재단 해산의 의미가 남다른 이유일 터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화해·치유재단이 역설적으로 '화해'와 '치유'의 본질적 의미를 되묻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화해의 시작은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으로부터 출발한다. 이것이 빠져있는 합의는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한일 양국은 명심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정치적 합의의 대상이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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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11.22 09:08 신고

    위안부 합의 당연히 폐기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11.22 10:34 신고

    생각해 보면 박근혜는 나쁜 짓을 골라가며 했습니다.
    구석구석 손 안댄 곳이 없습니다. 애비가 하다 못한 나쁜 짓 마져하려다 30년을 감옥에서 살아야합니다. 절대러 햇빛을 보게 해서는 안 됩니다.

  3.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8.11.22 12:01 신고

    당연하지요. 아픈역사에 상처를 덧냈던 박근혜의 흔적은 하루빨리 지우는 게. 이번에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의 진정한 시작이 됐으면 합니다.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11.22 22:44 신고

    올곧게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이 참 답답해요~

  5. Favicon of https://stbnjsd.tistory.com BlogIcon 북두협객 2018.11.23 07:38 신고

    박정희 대통령 당시에 보상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어찌되었든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돌아가지 않았죠.

  6. 고로 2018.11.23 07:52

    다들 우리가 일본에게 원하는게 도대체 뭔지 알고나 하는 소리인가요?

ⓒ 오마이뉴스


지난 2015년 12월28일 한일 양국이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선후보 5명의 입장은 대동소이하다. 대선후보들은 파기와 재협상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안부 문제가 진보·보수 사이의 진영 문제가 아닌 인권과 민족의 문제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일본의 법적 책임과 공식 사과가 빠져있는 합의는 무효라며 재협상을 통해 국민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사를 반영해 합의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며 재협상에 무게를 뒀다.

유승민 후보도 재협상은 당연한 것이며, 일본이 이를 거부할 경우 10억엔을 돌려주고 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하고,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정조사를 통해 합의를 둘러싼 논란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 합의 당시 여당 소속이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협상 파기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홍 후보는 한국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위안부 문제 합의를 '한일 간의 뒷거래'라고 비판하며 집권하면 합의를 파기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5명의 대선후보 모두 위안부 문제 합의가 국민 의사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입장이 배제된, 정서적으로도 원칙적으로도 잘못된 협정이라는 데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이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위안부 문제 합의는 재협상 내지는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대선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위안부 문제 합의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이유는 당시 합의가 과정과 절차, 내용 면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합의 과정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사전 협의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1993년 고노 담화문에 명시돼 있던 '강제성'이라는 표현을 합의문에서 빼는 대신 소녀상 이전 문제를 포함시켰다. 심지어 정부는 합의문에 '최종적 및 불가역적'이란 표현을 적시해 일본에 면죄부를 주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반면 우리가 얻은 실익은 거의 없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앞으로 송금된 10억엔과 한미일 사이의 외교 협력체제가 강화(?)된 것을 제외하면 내세울 것이 별로 없다.

위안부 문제 합의가 실패한 협상이라는 것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일본의 태도에서도 확인된다. 일본은 합의 이후에도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법적 책임 역시 부정한다.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는커녕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일본 외무상의 입에서 '잃은 것은 10억엔뿐'이라는 소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합의는 피해자의 요구를 반영한 최상의 결과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같은 정부의 기조는 새정부 출범을 앞 둔 지금까지도 불변이다.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협상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정부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


3일 여성가족부가 발간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보고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보고서는 위안부 문제 합의가 박근혜 정부의 노력에 의한 외교적 성과라고 규정하는 한편 일본 정부가 사죄와 반성을 표명하고 정부예산으로 '사실상'의 배상을 실시했다며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의 내용과는 달리 합의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태도는 아직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합의의 내용 역시 부정적 평가 일색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물론이고 여야 대선후보들까지 나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도, 그들이 앞다퉈 재협상과 파기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일본 정부가 사죄와 반성, 배상을 했다는 내용 역시 사실과 다르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여전히 부정하고 있으며, 진정성있는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배상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는 10억엔의 성격을 배상이 아닌 '치유금'이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이쯤되면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 정부가 앞장 서서 일본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당사자가 인정하지 않는 합의, 가해자의 사죄와 반성·법적인 책임과 배상이 빠져있는 합의, 국민정서에 역행하는 합의를 체결한 정부가 심지어 가해자인 일본 정부를 두둔하기에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6년 3월7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심의해 발표하면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다는 한일 합의 발표는 피해자 중심의 문제 해결 방식이 아니다"라며 "일본은 위안부 피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진실·정의 그리고 희생자에 대한 배상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비단 국내에서만 제기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사를 끊임없이 부정하고 왜곡해온 일본 정부의 반역사적이고 반인륜적 행태는 세계 곳곳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식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인식과 태도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에 기초해 보면, 우리 정부는 행태는 국민을 '멘붕'에 빠트리기에 충분할만큼 상식을 벗어나 있다. 그것에 아니라면 대선을 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그것도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한 재협상과 파기 요구가 가열되는 시기에 논란이 될만한 보고서를 발간할 이유가 하등 없다.

이런 정부를 가리켜 저잣거리에서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떠돌고 있다. 극단의 불신과 불만이 뒤섞인 자조적인 반문일 것이다. 정부는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존엄과 인권을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피해자의 입장보다, 국민의 요구보다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이 정부는 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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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7.05.04 08:55 신고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것 같습니다.
    누가 되든 당연히 재협상 아니 파기해야지요.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5.04 15:40 신고

    친일의 후예들이 만든 외교적폐입니다.
    왜놈들에게 비열하게 군 놈들 처벌할 법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5.04 21:47 신고

    이 뉴스를 들으면서 굉장히 화가 났어요.
    정말, 아직도 건재하는 박근혜의 망령된 정부,
    이 자들의 작태가 왜 이럴까요?

    절대 곱게 이 사항들 못 봅니다. 반드시 지가 한 짓들에 관해 철저하게 책임묻고 처벌받아야죠
    원상복귀는 당연하겠구요!

  4.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5.05 07:48 신고

    알박기가 극심합니다.
    사드-위안부-세월호7시간

    이 알을 빼려면 문재인 말처럼 50%를 넘어야 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세요.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5.05 09:00 신고

    새로운 정부가 집권하면 이 부분 확실히 할것이라
    기대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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