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바닷속 심연 깊숙히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지난달 3월23일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고가 발생한지 무려 1073일이나 지난 뒤다.

이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던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가 모습을 드러내자 너나 할 것 없이 오열했다. 비단 그들만 눈물을 흘린 것은 아니다. 곳곳이 상처 투성이인, 상할 대로 상한 세월호의 모습에 하늘도 울고 사람도 울었다. 아침부터 하늘은 희뿌연 빗줄기를 허공에 떨구었고,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눈가 역시 이내 뜨거워졌다. 


"우리 은화가 저렇게 지저분한 데에 있었구나. 은화 불쌍해서 어떻하지, 추워서 어떻하지, 하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어요."

선체 인양과정을 지켜본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는 가슴 먹먹한 심경을 저렇게 표현했다. 아마도 사고 이후 겪어야 했던 숱한 좌절과 절망,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쓰라림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을 터다. 한켠에서는 이제는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가슴이 뜨겁게 요동쳤을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들의 마음은 다시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에도 여전히 세월호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탓이다.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발견된 유골이 돼지뼈로 밝혀지며 다시 한번 가족들을 상심시킨데 이어, 세월호 절단 문제를 놓고 정부와 유가족들 사이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온전히 보존되야 할 세월호 선체가 훼손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다. 


내막은 이렇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일 선미 좌현 차량 출입문(좌현 램프)을 절단하고 입구를 막고 있던 굴착기와 승용차를 부두로 하역시켰다. 세월호를 육상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특수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를 진입시킬 통로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게 해수부의 해명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꼽히는 과다 선적과 고박 부실 등을 확인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선체조사위가 지난달 28일 "세월호의 조타실, 기계실, 기관실, 화물창 등 4곳은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만큼 훼손하지 말아 달라"라는 공문을 해수부에 보낸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해수부는 이 공문을 무시한 채 화물칸 선미 좌현 램프에서 굴착기와 승용차를 끌어내렸다. 사고 원인 파악에 중요한 단서가 될 세월호 선체의 일부를 선체조사위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훼손하고 화물까지 옮겨버린 것이다. 사건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해수부가 어긴 셈이다.

문제는 해수부의 비상식적 행태가 단지 이번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8월에 이미 선체 절단을 통한 선체 정비방식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사회적 논란을 유발시킨 바 있다. 당시 이 결정은 유가족은 물론이고 세월호 특조위와 일체의 협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바로 얼마 전까지 세월호에 구멍을 뚫는 문제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논란을 키운 것 역시 해수부다.


지난 3년을 하루하루 피말리며 살아왔을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에게는 이런 모습 하나하나가 또 다른 고통이고 아픔이며 좌절이다. 선체 조사에 앞서 해수부가 유가족 및 선체조사위와 긴밀한 협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세월호의 선체 인양이 참사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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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가와 이 사회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비상식적이며 비인도적인 행태를 끊임 없이 보여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진상규명에 앞장서야 할 정부와 여당은 외려 사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그 와중에 일부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은 유가족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망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어디 이뿐인가. 세월호를 단순 교통사고에 비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베나 극우보수단체 등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반사회적 행동을 표출하기도 했다. 세월호의 '세'자만 들어도 지겨우니 이제 그만 하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은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잊으려는 사람들 사이의 극명한 괴리와 차이가 확인된 시간이었다. 참사를 둘러싼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있었고, 그것이 세월호가 지난 3년 동안 어둠 뿐인 차가운 바닷속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던 이유 중의 하나다.


많은 국민들이 아직까지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소중한 생명들이 속절 없이 스러져가는 끔찍한 장면에 국민들은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정말 끔찍한 것은 따로 있었는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표출된 우리 사회의 광기야야말로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 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명징한 선언이자 정의일 것이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가의 책임과 역할에 심각한 의문을 표시해 왔다. 국가의 부재를 뼈저리게 체감한 국민들이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침몰하던 그날 이후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상황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국가의 부재로 국민의 소중한 생명이 사그라지는 잔인한 봄이 이 땅에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래서 세월호는 여전히 묻는다. 국가란 무엇인가. 정부는 이 질문에 답을 해야만 한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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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4.04 07:16 신고

    황교안이 목포 내려가 유가족과 미습자가 가족 갈라치기를 시도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통이 터졌습니다. 해수부는 진실을 밝히려고 하기보다는 숨기려고 합니다.
    진실을 밝혀 아이들을 죽임에 이르게하는 이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4.04 07:16 신고

    황교안이 목포 내려가 유가족과 미습자가 가족 갈라치기를 시도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통이 터졌습니다. 해수부는 진실을 밝히려고 하기보다는 숨기려고 합니다.
    진실을 밝혀 아이들을 죽임에 이르게하는 이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4.04 10:09 신고

    세월호 좌현에 1M 크기의 찢어진곳이 나왔습니다
    왜 그런지 철저히 밝혀 내야 합니다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4.04 19:12 신고

    감추고 덮고 숨긴 자들.... 살인 공모자들...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한 생명이라도 지키지 못한다면 국가가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5.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4.05 02:53 신고

    무슨 일이든....명확.ㅠ.ㅠ한 진상규명이 최선인데...
    왜 이렇게 덮고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네요ㅠ.ㅠ

1000일 하고도 72일을 기다렸는데 하루 쯤이야. 3월22일 오전 10시경 세월호 선체 시험인양을 실시하고, 시험인양이 성공할 경우 본인양을 시도하겠다고 해양수산부가 발표하자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다. 무려 3년 동안 기다려 왔는데 그깟 하루 더 못 기다리겠냐는 반어적 표현이다.

길고 길었던 하루가 지난 23일 오전, 세월호가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현 딱 그대로다. 안타까움과 슬픔, 탄식과 분노가 교차한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심하게 손상된  세월호의 모습 속에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고통과 회한, 절망이 새겨져있다. 


국민들이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사이 한쪽에서는 정부를 향한 비난과 분노가 빗발친다. 황망하고 허탈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 하루면 충분했던 인양 작업이 이토록 더디게 진행되었던 이유가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 탓이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속전속결로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의뭉스럽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보여온 행태는 비정상적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사고 발생 직후 초동대처에서부터 이후의 사고 수습과 사후 대책마련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태도로 일관했다. 유가족은 물론이고 국민들이 아직까지 자괴감과 분노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때부터 진상규명과 사후 대책마련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는가 하면 무력화시키기에 급급했다. 심지어 정부는 보수단체를 동원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반대하는 시위를 열도록 주도한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부의 비상식적 행태를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러나 그 중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박 전 대통령이다.



ⓒ 오마이뉴스


"6월까지 마무리가 된다면 그동안 재정이 150억원 정도 들어갔고, 인건비도 50억원 정도 썼다고 알고 있다. 연장하는 부분은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종합적으로 잘 협의해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4월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도중 특조위 활동기한 연장에 대해 저렇게 언급했다. 놀랍게도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문제를 한낱 돈과 결부시키고 있었다. 특조위를 가리켜 '세금도둑'이라 칭했던 모 의원과 별반 차이가 없는 낯뜨거운 천박함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아직까지 온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여실히 설명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 선체 인양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인양업체 선정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비용 절감이 그 이유였다. 업체 선정 이후에도 정부는 선체 인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선체 인양에 실패할 때마다 날씨와 조류 등 이런 저런 핑계를 대는가 하면, 인양 방식에 있어서도 인양 경험이 많지 않은 중국업체의 주장을 고수하기만 했다. 이번에 인양에 성공한 방식은 입찰에 응모했다가 탈락한 업체가 애초부터 주장해온 방식이다. 인양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유가족과 해양전문가의 의견을 따랐더라면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종합해보면 정부가 인양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탄핵되자 마자 5시간 만에 정부가 전격적으로 선체 인양을 결정하고, 만 하루면 가능한 선체 인양을 3년이 돼도록 하지 않았던 것만 보더라도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진했던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인양 지연의 중심에 박 전 대통령과 정부가 있었다고 의심해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민의 생명과 존엄 앞에서조차 돈 타령에 여념이 없던 박 전 대통령은 전 국민의 눈길이 전남 진도군의 맹골수도로 향하던 그 순간에도 미용사를 자택으로 불러들여 공분을 샀다. 최고통수권자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게는커녕 변명과 회피에 급급했던 사람다운 무도하고 몰상식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람이 지난 4년 동안 대한민국의 국정을 통솔했다고 생각하니 한없이 부끄럽고 끔찍할 뿐이다.


그러나 세상사는 사필귀정이다.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면서 참사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의 수습이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는 '세월호 선체조사특별법'을 발효하고 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있다. 세월호 특조위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범시민사회의 목소리도 가열차다. 박 전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무도함이 초래한 비정상적인 모습들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박근혜가 내려가자 세월호가 올라옵니다. 가라앉은 진실이 바닥을 떠나는데 1072일 걸렸습니다. 진실이 드러나기까지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릅니다. 지켜보는 전국민과 유가족의 마음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남긴 글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제2, 제3의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선행돼야 할 국가적 과제다. 안타깝게 희생당한 이들과 유가족,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의무이자 최소한의 도리다.


만시지탄이지만 정부는 이제라도 진상규명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특조위도 재출범시켜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의혹 등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그것만이 그동안 정부가 자행해왔던 잘못과 무책임을 속죄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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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3.24 09:40 신고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모든 의혹들을..
    그리고 7시간도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3.24 12:09 신고

    진실을 인양해야 합니다.
    가해자를 찾아내야 합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3.25 22:58 신고

    다른 어떤 것보다 여기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전남 진도군 관매도 사고 해역에서 진행중인 세월호의 단계별 선체 인양 공정을 지켜봤다. 이날 실지 조사에는 특조위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회 위원장(소위원장), 진상규명국 조사과장 등 조사관 11명과 4·16 가족협의회, 미수습자 가족 등 20여명이 함께 했다.

세월호 인양 공정은 약 1만톤에 이르는 선체 하단에 리프팅빔을 넣은 뒤 빔 양 끝에 와이어를 걸고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안전망 설치와 부력 확보 등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며, 빠르면 오는 7월말까지 인양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특조위는 오는 6월말 종료되는 특조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영빈 소위원장은 "특별법이 보장한 기간 안에 선체 인양과 특조위 조사활동을 마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연장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통해 6월말 종료되는 활동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건 잘못된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라며 "활동 기간 연장은 특별법이 정한 1 6개월에 기간을 추가하는 것이다. 특조위 입장은 활동 기간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영빈 소위원장은 특조위의 주장이 활동 기간의 '연장'이 아닌 '보장'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연장' '보장', 이 둘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둘러싼 정부와 특조위 사이의 괴리가 바로 이 부분에서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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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특조위 활동 기간은 특별법이 발효된 2015 11일이 기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조위 예산도 오는 6월까지만 편성한 상태다. 그러나 특조위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특별법이 발효된 시점에는 특조위가 구성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정부의 주장은 억지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특조위의 활동 기간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문제로 남는다.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키를 쥐고 있는 선체 인양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에서 정부와 특조위 사이의 극명한 인식차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활동 시작점을 어디로 잡아야 할지는 특조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특조위 구성을 마치고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9월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정부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공포한 511일이 기준이라는 견해도 있으며, 특조위원들이 정부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39일을 시작점으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특별법은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7(위원회의 활동기간)에 따르면, '위원회는 그 구성을 마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활동을 완료해야 한다'고 되어 있고,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한 차례에 한해 활동 기간을 6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세월호 특별법은 '위원회의 구성을 마친 날'을 특조위의 활동 기한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분명하게 못을 박고 있다. 이는 시점의 논쟁은 있을지언정 11일이 특조위 활동의 시작이라는 정부의 주장이 법률에 위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위원회 구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11일을 특조위 활동 기간의 기준점으로 삼는 것은 그들에게 세월로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없다는 방증이나 다름없다. 이 추론은 세월호 참사 이후 나타나고 있는 박 대통령과 정부의 일관된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박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45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특조위 활동 기한 연장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도 같는 맥락이다.

그는 "세월호 특조위가 오는 6월까지 그동안 재정이 150억원 정도 들어갔고, 인건비도 거기에서 한 50억 정도 썼다고 알고 있다" "(특조위 활동 기한 연장 부분은)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회에서 이런 저런 것을 종합적으로 잘 협의하고 그렇게 해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국회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세금 문제를 들어 특조위의 활동 기한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놀라지 마시라. 이 사람이 유가족들이 여한이 없도록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약속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 오마이뉴스


세금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사람이 있다. 바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 예산은 40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인 2014년에 비해 3배나 증액된 액수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최민희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인 2014년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예산은 2015년 예산을 포함해 7년 동안 무려 13565000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예산투입액을 보면 더욱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2009 28억원, 2010 23억원이던 관련 예산은 2011 142억원, 2012 190억원, 2013 147억원, 2014 134억원을 기록하더니, 2015년에는 40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 20억원 대에 머물던 예산이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주목받던 시절부터 급속도로 증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은 국비와 지방자치예산이 함께 투입되며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중이다. 박정희 신격화의 중심인 구미를 필두로 서울 중구와 상암, 경북 포항과 문경, 청도군, 강원도 철원과 양구, 울릉도에 이르기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곳이라면 이를 기념하기 위한 '흔적남기기'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신의 영역으로 끌어 올리려는 사람들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는 사회다. 죽은 독재자를 기념하기 위해 국민혈세를 '펑펑' 쓰고 있으면서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데 사용되는 세금은 아깝다고 말하는 사회다. 도저히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이 극명한 대비의 한가운데에 박 대통령이 있다.

 

특조위 활동 기한 연장에 세금이 많이 들어간다는 박 대통령의 인식은 특조위를 '세금 도둑'에 비유했던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진상규명을 세금 문제와 연계시키는 치졸하고 무책임한 대통령. 세월호에는 세금보다 중요한 사회공동체적 가치들이 녹아있다는 것을 그는 모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리고 이 나라는 세월호 참사 이전이나 이후나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대한민국이 여전히 불안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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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4.28 07:44 신고

    아이들 위해 150억원들어간 것도 많다는 박근혜,
    독재자 찬양과 기념을 위해 1800억원 이상이 들어간 것은 당연하게 여기는 박근혜.
    그에게 민주국가 지도자 품격과 자격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4.28 08:11 신고

    세월호 특조위 기한 연장은 필수적입니다
    6월 30일 과연 무슨일이 일어날지...
    연장을 막는다면 정말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는것을 스스로 자인하는꼴입니다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4.28 08:25 신고

    정말 짜증나는 나라입니다. 나라도 아닙니다. 이런 나라에 산다는 게 부끄러워집니다.

  4. 둘다 또라이입니다ㅎㅎㅎ

  5. Favicon of http://bmking2015.tistory.com BlogIcon 뉴론♥ 2016.04.28 12:43 신고

    시간이 지나도 세월호는 안 잊혀지네요.

  6.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4.28 19:11 신고

    공존, 그리고 역설의 상황이 진행되는 현재의 상황이군요.
    처절하게 무너져야 합니다. 지금의 청와대와 그 권력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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