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미래통합당이 당의 핵심 비전을 담은 정강·정책 초안에 '성폭력 없는 사회'를 포함시켰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인터넷 매체 <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통합당 관계자가 "정강·정책 초안에 성인지 관점에서의 양성 평등과 '성폭력 없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강하게 집어 넣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아무리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족속들이라지만 이런 모습을 보고있자면 정말이지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논란에 편승해 이참에 '성나라당'으로 각인돼 있는 당의 이미지를 털어내 보겠다는 심신일 것이다.

그런데 통합당의 이같은 약삭빠른 대처가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성범죄를 비롯해 성추문 이력이 워낙 화려하다 보니 도무지 믿음이 안 가는 데다, 외려 통합당의 추잡스런 과거들이 재조명되면서 누리꾼들의 조롱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합당의 성 관련 추문은 일일히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로 부지기수다.

최연희 전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정형근 전 의원의 이른바 '묵주사건', 정우택 의원의 '관찰사 관기 발언', 강용석 전 의원의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김형태 전 의원의 '제수 성폭행 의혹', 김무성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논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골프장 캐디 성추행 사건', 심학봉 전 의원의 '성폭행 논란', 홍준표 대표의 '강간 모의 논란', 이완영 전 의원의 '여기자 성폭력 논란, 최교일 의원의 '스트립바 출입 논란', 여성당원 연찬회 '엉당이 춤 논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성 관련 비위 사례를 한국당 소속 지자체장이나 당 실무자로 확대할 경우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괜시리 저 당의 별칭이 '성나라당', '색누리당'으로 불리는 것이 아닌 것이다.

박 시장 성추행 의혹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젠더 논란의 본질은 남성 권력과 계급에 의한 성적 억압과 착취에 있다. 위계와 서열 문화 속에 도사리고 있는 남성의 사회적 약자(여성)에 대한 폭력과 공격이 핵심인 것이다.

통합당은 지난 수십년 동안 권력을 독점하다시피하면서 권위주의와 남성우월주의, 조악한 여성 인식과 젠더 감수성을 키워오는데 크게 일조했던 정당이다. 그런 그들이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될 기미를 보이자 '성폭력 없는 사회'를 부르짖고 있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는 임기응변식 처방과 대처가 만연하다는 사실에 있다. 특히 한국당은 그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평상시엔 보편적 복지를 사회주의 좌파정책이라 맹공을 펴면서 선거철만 되면 각종 복지공약을 공수표처럼 남발한다. 지난 수십년 동안 무능과 무대책으로 일관해왔으면서 정부 정책이 나올 때마다 밑도 끝도 없이 비판하며 민심을 흔들어 놓는다.

무조건적으로 반대와 몽니를 부리며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는가 하면, 시도 때도 없이 국회를 보이콧하고 경제·외교 등 국정 전반에 걸쳐 묻지마 반대를 고수하며 정부가 실책과 실수를 하기만을 목을 빼고 기다리는 자들이 바로 저들이다. 

멀쩡하던 대한민국 경제를 환란 위기로 몰아넣고,철지난 냉전체제를 고수하며 국가 안보를 파탄낸 장본인들이 정부의 경제정책과 외교안보를 비난하고 헐뜯기에 혈안이 돼있다. 총풍사건, 차떼기 사건, 국정원 사건,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국기를 문란케하고 헌정질서를 유린시켰으면서 되레 정부·여당의 멱살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 대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더니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통합당이 당의 핵심 비전을 담은 정강·정책 초안에 '성폭력 없는 사회'를 포함시켰다고 한다. 이 상황이 웃픈 이유는 이 억지스런 코미디의 결말이 이미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성폭력 없는 사회'를 부르짖기 전에 통합당은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길 바란다. 갖은 성폭력과 성추문에 노출돼있는 이들이 '성폭력 없는 사회'를 부르짖는다면 돌아오는 건 냉소와 조롱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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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920685.tistory.com BlogIcon 실화소니 2020.07.18 13:49 신고

    주말날씨 너무 좋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좋은 글 잘보고 공감하고 갑니다 ~~

  2.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팡이원 2020.07.19 07:16 신고

    좋은 주말 잘 보내시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 오마이뉴스


"믿을 사람이 없네, 정말. 당신도 뭐 있는거 아냐?". 안희정 충남지사에 호감을 갖고 있던 아내가 아침에 불쑥 건넨 말이다. 아내는 가끔씩 내게 안 지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보여주며 "참 마음이 맑은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하고는 했다. 그런 아내에게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은 아주 큰 충격으로 다가온 듯 했다. 아내는 들릴 듯 말 듯 알 수 없는 말을 되뇌이며 연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설마". 안 지사 관련 기사를 전했을 때 아내가 처음 보인 반응이다. 기자 역시 같은 심경이었다. 설마, 그럴 리가. 가짜뉴스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안희정'인데. 아닐거야. 뭔가 잘못됐겠지. 그러나 사건과 관련해 후속기사가 줄을 잇고, 피해 당사자인 김모씨가 5일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해 인터뷰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말의 기대는 속절없이 무너져갔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일련의 흐름들이 기계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번 논란으로 야기될 정치적 '파장' 말이다.

터질 것이 터졌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문화예술계, 학계, 종교계 가릴 것 없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이 정치권으로 옮겨붙게 될 것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 바닥이 원래 도덕적으로, 그리고 성적으로 취약하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 아니던가. 실제 국회 사무처 직원과 국회의원 보좌진, 정당 사무처 관계자 등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국회 내 성폭력과 성추행을 질타하는 글들이 우후죽순처럼 올라오고 있다.

가해자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고 있지는 않지만 국회의원과 보좌관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경험과 고충을 털어놓는 내용 일색이다. 급기야 5일에는 국회의원실 소속 비서관이 국회 홈페이지 '소통마당'에 4급 보좌관의 지속적인 성폭력을 폭로하는 글을 실명으로 올리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미투' 운동이 정치권으로 옮겨붙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 조만간 불거질 시한폭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그 포문을 다른 누구도 아닌 안 지사가 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벌집을 쑤신 격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말 그대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왜 아니 그럴까.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던 안 지사가 아닌가. 청렴하고 젠틀한 이미지로 차세대 정치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던 안 지사가 아닌가 말이다. 그랬던 그가 난데 없이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대형 악재에 더불어민주당은 패닉에 빠졌고,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일제히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밤 9시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안 지사를 즉각 출당·제명 조치했다. 사실상 당이 내릴 수 있는 최고수준의 징계조치를 취한 셈이다. 추미애 대표는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한 뉴스보도에 대해 당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지사에 대한 출당·제명 조치는 언론보도가 나온 뒤 불과 2시간여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것만 보더라도 민주당이 이 사안을 얼마나 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민주당은 이번 파문이 문재인 정부와 지방선거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높은 당청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방선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왔던 민주당으로서는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 파문은 예기치 않은 대형 스캔들이다. 당장 충남지사 선거는 물론이고 지방선거 전체의 흐름이 흔들릴 판이다.


오마이뉴스


반면 야권, 그중에서도 한국당은 뜻밖의 호재를 만났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위 등이 연달아 불거지며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한국당에게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은 반격의 기회다. 위계에 의한 성폭행이 아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안 지사 측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안 지사가 부절적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당도 이 부분을 집중 부각시키며 안 지사와 민주당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미투' 운동과 연계해 정부여당의 도덕성을 최대한 걸고 넘어지겠다는 심산이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밤 구두논평을 통해 "안희정 지사의 정의롭고 상식있는 모습이 이미지였고, 가면이었다고 생각하니 슬프기까지 하다"면서 "한때나마 국민들의 기대를 받았던 정치인으로서 더 불쌍해 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모든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국민들께 사죄하는 것이 그나마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 측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도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합의가 없었다면 성폭행이고 합의가 있었다면 부정행위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더 충격적 폭로는 미투운동을 언급하며 또 다시 성폭행 했다니 금수같은 짓"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당의 가장 유력한 지도자까지 충격적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민주당은 역대 최악의 성추행 정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미투운동을 적극 지지한다던 문재인 정권이 왜 이토록 미투운동으로 처참하게 떠내려 가고 있는지 집권세력 전체가 청소하고 성찰할 때"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옳은 지적이다. 장 수석대변인의 말대로, 안 지사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고백하고 피해자와 국민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는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안 지사를 지지했던 지지층과 진보진영이 느끼는 당혹감과 배신감은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다. 백번 양보해서 강압적인 폭력에 의한 성관계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안 지사의 행태가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이다. 모든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그에 상응하는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할 터다.   


그러나 한국당이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정부여당에 대한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삼을 자격이 있는지는 따져 볼 일이다. 최연희 전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정형근 전 의원의 이른바 '묵주사건', 강용석 전 의원의 '불륜 스캔들', 김형태 전 의원의 '제수 성추행 의혹', 김무성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논란', 정몽준 전 의원의 '방송국 여기자 성추행 의혹',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방미 중 인턴 성추행 사건',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골프장 캐디 성추행 사건', 심학봉 전 의원의 '성폭행 논란', 홍준표 대표의 '돼지 흥분제 논란' 등등. 당장 인터넷에 한국당 관련 성추문 사례를 검색해 보면 그들의 낯뜨거운 과거가 너무나도 손쉽게, 그리고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인물과 분야 가릴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는 '미투'는 우리 사회에 성폭력 문화가 얼마나 은밀하고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안 지사의 성폭행 의혹 파문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이번 파문은 권력적 갑을관계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구조적 문제이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문제가 아니다. 진영논리로 물타기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뜨겁게 분출되고 있는 '미투' 운동의 본질을 직시하고 사회문화적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고민해야 할 시점일 터다. 


그러나 역시 '염불보다 잿밥'이다. 한국당은 이번 파문을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집권세력의 문제로 단정지으며 정치공세의 기회로 삼고 있는 모양새다. 안 지사 성폭행 의혹 파문을 계기로 정치권의 '미투' 폭로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경우, 한국당이 그 후폭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일반론에 가깝다. 성폭력 문제가 남성중심의 권력적 사회구조에 기인한 일그러진 젠더의식의 산물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이는 명확해진다. 


더욱이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한국당이 도덕적 우위를 거론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경험으로 입증이 된 문제다. 안 지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와는 별개로, 한국당의 정치 공세가 볼썽사나운 이유다. 한때 '성누리당'으로 불리울 만큼 숱한 성추문에 휩싸여왔던 정당이 한국당이라는 건 삼척동자가 다 아는 일이 아닌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한국당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역대 최악의 성추행 정당", "집권세력 전체가 청소하고 성찰할 때"라고 매도할 입장이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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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3.06 09:34 신고

    정말 어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심한 배신감을 느끼네요..
    자한당은 할말없는 집단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3.06 13:42 신고

    성문제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후진국입니다.
    성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가 그렇게 성을 숨기고 남존여비의 전통적 가치를 가르치는 가정교육 성을 충동질 해 돈벌으를 하겠다는 사회...가 모두 공범자들입니다.

  3. 익명 2018.03.06 16:29

    비밀댓글입니다

    • 2018.03.07 06:22

      비밀댓글입니다

    • 2018.03.07 23:15

      비밀댓글입니다

  4. Favicon of https://datafile.tistory.com BlogIcon 신기한별 2018.03.06 20:45 신고

    안희정 도지사 그렇게 안봤는데... ㄷㄷㄷ;;;;

    역시 사람 은 겉모습으로만 보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되네요..

  5.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8.03.07 06:14 신고

    멋진분인데...실망이 너무컵니다ㅜ.ㅜ

  6. 보리 2018.03.11 09:38

    홍발정과 장제원을 가진당,과거 새누리당이 누굴 단죄하는가. 악지들 너들을 국민이 곧 심판할것이다.

ⓒ 오마이뉴스


21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자유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이 과거 여성 비하 글로 논란을 빚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파면을 촉구하며 실력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은 정백현 여성가족부 장관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한 차례 정회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급기야 이후 속개된 회의에 불참했다.

여가위원들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여성을 성적도구로 대놓고 비하한 '여성 혐오의  대명사' 탁 행정관이 여론의 질타와 여성 의원들의 수차례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가 주요행사를 챙기고 있고 청와대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각성하고 탁현민 행정관을 즉각 파면하라"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여성 인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낸 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의 집단행동을 존중한다. 대한민국 남성(모든 남성이 그런 것은 아니다)의 저급한 여성 인권 의식과 젠더 감수성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낸 탁 행정관의 인식은, 비록 그것이 과거의 일이었다고 해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탁 행정관을 향해 여성계는 물론이고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반 시민들의 비판과 비난이 쏟아졌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을 것이다.

아무리 과거의 잘못이라 변명하고 옹호한다 해도, 탁 행정관의 글이 우리 사회의 불편한 현주소와 맞닿아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탁 행정관 논란은 남성우월주의가 지배하는 '마초공화국'의 구조적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그런 이유로 여성에 대한, 여전히 권위적이고 우월적이며 가부장적인 폭력에 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온당해 보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당연하고 시의적절한 문제 제기가 시민들의 공감을 받질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두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먼저 정치적 의도의 문제다. 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이 집단 행동에 앞서 자당 소속 의원들의 비뚤어진 여성 인식과 성도덕을 바로잡고자 노력해왔더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었을지 모른다. 한국당이야말로 그동안 소속 의원들의 성 관련 추문이 끊이질 않던, 그들 표현대로라면 '여성 혐오의 대명사' 격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성추문 사건으로 인해 세간으로부터 '성누리당', '성나라당'이라는 비아냥과 조롱을 받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장 인터넷 검색창에 '새누리당 성추문'을 검색하면 민망하고 낯뜨거운 관련 자료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다.

여성에 대한 한국당의 아찔한 인식은 비단 성추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른바 '마사지걸' 발언, 강용석 전 의원의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 정우택 원내대표의 '관찰사 관기' 발언 등 여성을 멸시하고 상품화하려는 시도가 그동안 끊이질 않았던 것을 상기하면 한국당의 편협한 여성 인식은 그 뿌리가 아주 깊고 질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오마이뉴스


그러나 (과거 포함) 한국당 내 여성의원들이 자당 내에 만연해 있는 여성 혐오와 비하, 폭력적 여성 인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해 개선과 시정을 요구한 기억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설령 내부적으로 그러한 노력들이 있어왔다 하더라도 한국당이 '여성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했던 것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탁 행정관의 조악한 인권 의식에 파면을 요구하면서도 당장 지난 대선 당시 홍준표 대표의 '설거지 발언'은 물론이고, 심지어 '돼지발정제'논란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그들이 아닌가.

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의 '정당한' 비판이 정치공세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무릇 비판은 동일한 기준과 원칙에서 이뤄져야 한다. 탁 행정관의 과거 인식을 문제 삼으려면 당내의 저급한 여성 인식과 인권 의식 역시 같은 선상에서 다뤄져야 마땅할 터다. 그런 의미에서 동료의원들이 보이고 있는 상식 이하의 여성 인식과 성도덕에는 철저하게 침묵하면서 '여성 혐오'를 운운하는 건 여성에 대한 기만이자 위선이며, 또다른 폭력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이 탁 행정관 논란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두말할 것 없이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남성의, 혹의 여성의 편협한 여성 의식이다(한국당 소속 여가위원 6명 중 5명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공공연한 차별과 불평등, 폭력 문화가 재확인된 것이다.

그런 이유로 탁 행정관의 거취 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은 '진실로' 따로 있다. 이번 논란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르려면 명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여성을 향한 차별적 인식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 여성에 대한 야만적 폭력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멈출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여성을 착취의 대상이자 상품으로 인식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감쪽같이 실종됐다. 대신, 논란은 어느새 탁 행정관의 거취를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 싸움으로 변질돼 버리고 말았다. 정치공방 속에 이번 논란의 핵심인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와 인권 문제는 교묘하게 희석되고 왜곡되고 있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여성 차별과 인권 문제가 한 개인의 거취를 둘러싼 정치공방으로 파편화돼 버리는 한,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방법은 없다.

사회에서, 가정에서 여성들이 받는 차별과 불평등, 성적 착취와 폭력은 우리 사회의 전근대성과 퇴행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할 것이다. 이를 앞서 바로잡아야 할 책임이 '정치권'에 있음은 물론이다. 여성의 인권 보호와 권익 신장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고, 여성을 성적·경제적 착취와 억압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가부장적 남성우월주의 문화를 청산시킬 방법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여성 인권의 문제를 한낱 정치공방으로 '소비'시켜버리는 정략적 행태는 반드시 근절돼야 마땅하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그리고 이번에도 또다시 재연되고 있듯이, 정치공방에 휘말리는 순간 여성 인권 문제의 본질은 순식간에 휘발돼 버리고 마는 탓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번 논란의 본질은 탁 행정관의 거취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된 여성에 대한 야만적 폭력의 역사를 어떻게 '끊어낼 수 있느냐'다. 한국당 소속 여가위원들은 정치공세에 앞세 여성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우선 순위 설정부터 다시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여성 혐오'가 끊이질 않은 이유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당이야말로 이를 여실히 입증하는, 살아있는 '반면교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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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7.08.22 09:50 신고

    홍준표가 사퇴하면 사퇴를 고려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8.22 13:34 신고

    정말 인간 말종드니다.
    저네들에게 일말의 양신이라도 있다면 자기네들이 저지른 쓰레기를 치우는데 미안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보기조차 싫습니다.

  3.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8.22 23:12 신고

    자한당 저들의 외침은 이미 빛 바랬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탁현민 행정관의 더욱 낮은 자기 고백과 물러남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8.23 05:40 신고

    뿌끄럽지도 않나 봅니다.
    에고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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