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본래 '그럴 리가 없겠지' 하고 안심하고 있다가 낭패를 본다는 뜻이지만, '설마' 했던 일이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경우에도 종종 사용된다. 이 표현은 불확실한 가정의 수사이자 부정의 수사다. 불확실하고 부정적인 상황이 현실에서 자주 목격된다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불행이자 비극이다.

'설마'했던 일이 자주 목격되는 곳 중의 하나는, 대단히 안타깝게도, 현실 정치다. 
특히 푹푹 찌는 한 여름 폭염만큼이나 국민들을 숨막히게 만들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옛말이 허언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설마'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겠어. 시민들의 낙관은 국정원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지난 대선에 개입함으로써 보기좋게 허물어졌다. 국정원 사건의 최대 수혜자였던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국가기관의 불법대선개입에 대해 굳게 입을 닫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던 대통령의 다짐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지킬 약속만 한다며 대통령이 자신있게 내걸었던 대선공약들도 '설마'와 함께 먼지처럼 사라져 갔다.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대통령은 당선증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기초노령연금공약을 파기시키며 수많은 국민들의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대통령이 호기롭게 내세웠던 각종 공약들이 속속들이 뜯겨져 나갔다. '설마' 이렇게까지 하겠나, 했던 사람들의 기대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무너졌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세월호 참사 역시 '설마'가 현실로 나타난 참극이었다. 초대형 유람선이 그리 맥없이 침몰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설마' 했던 일은 실제로 일어났고, 곳곳에서 지뢰처럼 터져 나왔다.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한 국가시스템의 부재, 정부의 무능과 태만, 승객을 버리는 승무원의 반인륜적 행태,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대통령과 정부, 정치권의 무책임한 모습들에 이르기까지,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이 사회의 비루한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은 이전과는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했다. 눈물도 흘렸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대통령의 다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이전보다 '설마' 했던 일들은 더욱 비일비재해졌다.

세월호 참사의 판박이였던 '메르스 사태'로 온 국민이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 했는가 하면, 국정원은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다시 한번 국민의 치를 떨게 만들었다. 역사책에나 등장하는 줄로만 알았던 '환관', '내시', '십상시'라는 표현이 현실 정치에 등장하는가 하면, 대통령은 시대를 거꾸로 돌리는 퇴행적인 국정교과서 체제를 부활시켰다. 

시민의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는 '복면금지법'이 추진되었고, 정부는 피해 당사자와는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일본 정부와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었다. 남북 경협의 상징이자 남북 관계 최후의 보루였던 개성공단이 폐쇄됐고,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시키는 사드 배치가 졸속적으로 결정됐다.

어디 이뿐인가. 음주운전 사실을 숨긴 채 지난 23년간 승승장구해 온 인사가 경찰청장에 임명되는가 하면, 대통령의 최측근인 우병우 민정수석은 현직에서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야당과 시민사회, 보수언론과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요구 목소리가 빗발치지만 대통령과 우 수석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우 수석의 비위를 수사해야 할 특별수사팀장으로는 그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인사가 내정됐다. 벌써부터 공정성은 물건너 갔다는 말이 유령처럼 떠 돈다.



ⓒ 오마이뉴스


모두가 '설마' 했던 일들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처럼 '설마' 했던 일들이 거리낌없이 일어난다. 그러나 사회공동체의 보편적 상식과 도덕률에 미루어 본다면 저것들은 어느 것 하나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들이다. 그것도 현실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나라를 세계가 부러워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설마가 사람 잡는' 헬조선의 현실에서 이는 어림도 없는 소리다. 그는 대한민국을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는 주된 이유가 '설마' 했던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참담한 현실 탓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이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도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설마' 했던 일들이 아찔한 현실이 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옛말은 하나 틀리지 않았다. 대통령과 이 정부를 보면, 확실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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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8.25 08:48 신고

    양심이라는것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양심이 뭔지 모르거나..

  2.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6.08.25 09:23 신고

    이런데도 30%는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으니
    이보다 더 황당한 나라가 어디 있을까요.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8.25 12:33 신고

    사람 볼 줄 모르는 순진함으로 이웃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칩니다. 밀양이 그렇고 성주나 김천이 그렇습니다.
    새누리당 이명박지지해 4대강 사업을 비롯해 179조의 손해를 끼치고 박근혜 지지해 사드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이제 유권자들 짝사랑 멈춰야 합니다.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6.08.25 14:44 신고

    설마가 사람 잡는 법이지요.ㅠ.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조치로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정부가 운행 재개의 조건으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우려 해소를 내세웠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공단의 폐쇄를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정부가 남북 경협과 평화 협력의 보루였던 개성공단의 전면중단을 선언함으로써 남북 관계는 대결과 대립의 냉전시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단도직입적으로 정부의 이번 조치는 실효성이 전혀 없는 대단히 성급하고 무모한 결정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정부가 앞뒤 안가리고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홍영표 통일부 장관은 어제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개성공단의 전면중단을 선언한다고 밝혔다이어 "기존의 대응 방식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계획을 꺾을 수 없다"며 이번 조치의 의미를 부여했다

 


ⓒ 아시아경제


홍용표 장관의 단호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세운 공단 중단의 당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첫째 개성공단의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된다는 주장의 근거가 전혀 없다아무런 근거도 없이 개성공단의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 비용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주장은 찌라시 언론의 보도 행태이지 일국의 정부가 입에 담을 소리가 아니다이는 주류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햇볕정책으로 북한에 유입된 자금이 북한의 군비로 사용되었다는 것과 같은 엄청난 비약이며 왜곡이다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실제 대북 송금이 가장 많았던 이명박 정부야말로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일등공신이다.


둘째 우리 기업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 공단을 전면 중단했다는 정부의 주장은 언어도단이며 자가당착일 뿐이다이번 조치로 정작 피해를 더 입게 되는 것은 북한보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이기 때문이다물론 공단의 운행 중단으로 9000만 달러 가량의 임금을 못받게 되면 북한도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그러나 우리 기업이 받을 피해는 그보다 몇 배는 더 크다. 1차적으로 연간 5억달러 규모의 제품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2차적으로도 입주 업체와 협력업체의 손실액이 월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번 정부의 결정이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조치라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그들은 지난 2013년 핵실험 이후 남북 당국이 재가동을 위해 합의했던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 1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는 정부의 약속을 환기시켰다그리고 이 약속을 뒤집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을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이해당사자들인 기업측의 반발만 보더라도 정부의 주장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 연합뉴스


셋째 정부의 이번 조치로 우리측이 얻게 될 실효가 거의 없다북한은 박근혜 정부 초기였던 지난 2013 3월 한미군사훈련에 반발하면서 개성공단 운행을 중단시킨 바 있다당시 정부는 운행 중단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며 조속한 운행을 촉구했었다북한이 자의적으로 공단의 운행을 중단시켰다는 것은 공단 폐쇄가 대북 제제의 실효적 수단이 될 수 없다는 방증이나 다름없다게다가 당시 정부도 인정했듯이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의 상징이자 동시에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곳이다정부의 이번 조치는 남북을 이어주는 마지막 연결고리가 끊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방안이 다각도로 논의되고 있는 중이다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성급하게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이 조치가 사실상 거의 유일한 대북 제재 수단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북핵문제에 있어 늘 국제사회의 들러리만 서 왔던 기존의 모습대로 저들의 눈치를 보는 일만 남은 셈이다


살펴본 대로 이번 조치가 대북 제재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더 막심하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이로 인해 남북간의 대결과 대립이 불가피해졌다는 것도 명확해 졌다. 남북관계의 파탄과 첨예한 대결구도는 보수정권이 원하는 변치않는 상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 두 달 후면 총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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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02.11 08:17 신고

    선거를 앞두고 최소한의 남북 관계를 경색,대치 국면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입니다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이미 학습 효과로 더 이상 속지 않을것입니다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02.11 10:01

    매일 중단 되었다 다시 시작하고
    어짜피 통일은 현실로써 안되는거죠 .

  3. Favicon of https://ptjey.com BlogIcon 비키니짐(VKNY GYM) 2016.02.11 17:59 신고

    이런거 보면 왜 한숨부터 나오죠??? ㅋ

  4.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6.02.11 21:43 신고

    이 정부가 망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조치네요.
    서글픕니다.
    국민이 어리석고 바보칠푼이죠.
    누굴 탓할까요?

  5.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02.11 23:38 신고

    재 블로그글에도 비유로 글을 올렸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굉장히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행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도 착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착각이 대한민국을 스트레스와 절망으로 이끈다는 사실입니다.

    막장을 넘어서서 똥장을 보이는 이 정부, 영원토록 역사에 똥칠을 한 정부로 남을 것입니다!!

  6. BlogIcon 주민준 2016.02.14 06:03

    조목조목 사이다 같은 글이군요!

    어제 밤샘토론에서 신인정치꾼 이준석씨는
    정부조치를 옹호하더군요!
    따발총속도로 톤올려가며!
    참~ 국가적손실보단 권력자비위가 중요하다는걸 그친구에게 배웠어요!
    한대 때려주고 싶던데 혹시 연락처 아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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