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법학자협회는 1975 4 9일을 '사법사의 암흑의 날'로 정했습니다. 그들이 이날을 기억하는 이유는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에 의해 자행된 '인혁당 사건'을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1974 7 11일 당시 비상보통군법회의 제1심판부는 민청학련 사건과 관련해 구속 기소된 32명에게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들중 도예종, 김용원, 여정남씨 등 8명은 1975 4 9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 지 18시간 만에 형이 집행되었습니다.

'인혁당 사건'은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중앙정보부(현 국정원)가 조작한 대표적인 용공조작 사건입니다. 지난 95 '근대 사법제도 100주년 기념 설문조사'에서 현직 판사 315명이 꼽은 우리나라 사법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재판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정희 유신독재시절은 국가주의자들이 활개를 치던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 국가권력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 대한 통제와 관리가 가능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사법살인이자 국가폭력이었던 '인혁당 사건'은 당시의 시대상을 여실히 드러내 줍니다.

체제의 존속과 안녕을 절대가치로 생각하는 국가주의자들은 국가 폭력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합니다. 시민을 향한 물리적 폭력조차 그들은 국가와 체제에 대한 충성이며 신념으로 인식하는 것이죠.

국가의 존립과 체제의 안녕을 지향해야 할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국가주의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시민의 권리와 늘 충돌할 수밖에 없고 언제든 공공의 적으로 규정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그 시대는 박정희가 곧 '국가'였던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박정희 체제에 대한 반기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충돌이 일어납니다. 국가는 국토와 국민, 정부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공동체적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국가에 대한 이 정의가 국가주의자에게는 통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에게 국가란 공동체적 개념이 아니라 권력자, 권력, 체제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국가를 가장 우월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국가주의의 DNA가 주류 기득권에 의해 계승되고 있는 곳입니다. 민주정부 10년의 잠복기를 제외하면 대한민국은 국가주의의 유산들이 지배한 사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시민사회로부터 '국가걱정원'이라 비난받는 조직 국정원이 국가주의의 첨병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국정원은 정치권력을 위해 정치에 개입하고, 민간인을 사찰하고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고, 심지어 민주주의 체계와 헌법질서까지 유린하면서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국가의 존립과 체제의 안녕을 신봉하는 국가주의자들의 원형 그대로입니다. 박정희를 위해 존재했던 중앙정보부의 현생이 바로 국정원인 것입니다.


지금 정국은 정부여당이 강행하려는 테러방지법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이 법안의 문제는 수백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습니다국정원은 태러방지법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간첩사건을 조작하고, 정치와 선거에 개입했던 조직입니다. 따라서 독소조항이 제거되지 않은 테러방지법은 그들에게 무시무시한 흉기를 쥐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테러방지법을 단순히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 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가주의의 DNA를 탑재한 정부여당과 저널리즘을 망각한 언론이 만들어낸 참상입니다. 대중은 언론이 작정하고 만들어낸 정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그들이 간파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방식으로 국가주의자들은 용공사건을 조작하고 여론을 호도해 왔던 것입니다.


범죄집단들은 언제나 음지를 지향합니다. 노출된 공간이 아닌 폐쇄된 공간에서 은밀하게 범죄행각을 벌이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국정원은 그동안 범죄조직과 대단히 유사한 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이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국정원은 당당하고 떳떳하게 시민들을 감시하고 사찰할 수 있게 됩니다. 집회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더욱 위축되게 되고 국가주의자들의 전횡 역시 기승을 부리게 될 것입니다



ⓒ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우리는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테러방지법 속에 '테러 방지'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치명적인 독수가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 저들의 노림수대로 '테러 방지'에 촛점을 맞추는 순간 우리 자신은 국가로부터의 '테러'에 무방비 상태가 되고 맙니다. 테러방지법으로 국가권력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언제든 무장해제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상당수가 서슬 퍼런 유신철권통치로 민주주의의 싹을 짓밟고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시켰던 독재자를 '반인반신'으로 추앙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유신체제의 후예들이 여전히 원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이며,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국가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것이 우연이 아닌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결사적으로 지연시키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꺼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그들의 분투도 국가주의의 맹폭 앞에서는 지극히 작은 몸짓에 지나지 않습니다.

국가주의의 습격에 맞서려면 결국 시민들이 분연히 일어나야 합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가 어떻게 확장되고 강화되어 왔는지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 길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시민의 목을 겨눌 테러방지법을 거부할 권리가 시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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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6.02.27 11:11 신고

    귀향을 보고 왔습니다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 제발 보고 좀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도 못 느끼거나 안 본다면 일본군과 똑같은 놈들입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02.27 13:03 신고

    지금 정청래의원을 발언을 듣고 있습니다. 새누리는 자신이 놓은 덧에 결려 있습니다. 자기네들이 만든 필리버스터 덫에 걸려 울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6.02.27 13:20 신고

    나라가 시민에게 충성하는 나라가 진짜 민주공화국입니다.
    박근혜는 절대 생각할 수 없습니다.

  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6.02.28 04:59 신고

    헌법 제1조 1항....
    필요한 때이군요.

    잘 보고가요

  5. Favicon of https://sophistjin.tistory.com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6.02.28 11:07 신고

    어떻게 교육을 받으면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알면서도 저런 독재적인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라고밖에 생각이 안드는데
    그럼 정말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까?
    혹시 그런 나쁜 사람들에게 표를 주는 우리가 나쁜 사람들은 아닐지 생각 또 생각이 듭니다.

  6. Favicon of http://bmking2015.tistory.com BlogIcon 뉴론♥ 2016.02.29 07:15 신고

    그래도 대한민국에는 필요한 부분인거 같다고 전 생각하네요

  7.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6.02.29 09:42 신고

    어리석은 국민이 뭘 깨달을까요?
    잘 보고 갑니다. ^^

바람부는언덕은 주말과 휴일에 과거에 다음 블로그에 썼던 글들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철 지난 정치 시사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도 됩니다만, 그 당시의 정치 시사뉴스와 정세를 통해 과거를 더듬어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해 보는 것도 상당히 유의미한 일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도 벌써 3년차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여러분들은 집권 3년차에 이른 박근혜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살만하십니까? 시쳇말로 살림살이는 좀 나아지셨습니까?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질문에 자연스럽게 장탄식을 내뱉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온갖 화려한 미사여구와 함께 호기롭게 출발한 박근혜 정부지만 지난 3년의 시간은 참담함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취임사를 통해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의 다짐과 약속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바람부는언덕은 이미 3년 전에 박근혜 정부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습니다. 자고로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이라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정국을 혼란과 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박근혜 정부가 공식적으로 들어서기 하루 전인 지난 2013 2 24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벌써 두 달이 흘렀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까지 주어진 그 두 달은 사실 당선인 개인에게나 차기 정부에게나 무척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역할이 강조되었던 것입니다. 인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청와대 조직을 개편하고 이와 함께 내각 및 청와대 인선을 준비하며, 대선공약 등을 토대로 국정과제와 목표를 구체화시키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지난 두 달 동안 보여준 모습들은 실망스럽기만 했습니다이것은 박근혜 당선인의 지지율이 44%를 기록하는 것에서 나타나듯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닌 국민들의 일반적인 평가이기도 합니다

 

물론 상대적이긴 합니다만 이것은 역대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해봐도 현저하게 낮은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의 지지율은 적어도 70%대를 기록했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당선인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떨어지더니 취임을 앞두고(18~21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급기야 44%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변인 조차 모른다는베일에 쌓인 인사선임과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지지율은 새 정부에 대한 새로움과 기대감 속에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의 경우는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선인의 이같은 낮은 지지율은 '밀봉인사에 따른 인사실패' '국민소통 부족', '공약 수정 및 실천 미흡'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그러나 지난 두달 동안 보여준 모습은 확실히 국민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것은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국민과 소통하기보다는 고집스러울 정도의 '나홀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사문제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민여론은
'철통보안' '기밀' 속에 진행되고 있는 소위 '밀봉인사'에 대한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해왔습니다. 그러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선인이 지명한 인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각종 의혹과 잡음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는 비밀스런 인사스타일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아직까지 청와대 비서관을 인선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수석 비서관의 인선 만이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청와대 비서관을 인선한 뒤에도 그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는다는 방심을 세웠습니다. "행정부처의 경우 1~2급 인사를 언론에 공개 브리핑하지 않는 게 관례이고, 청와대 비서관은 그 숫자가 너무 많아 인선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08 2 22 39명의 청와대 비서관 명단을 확정 발표한 전례가 있습니다. 발표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는 설명은 사실과 다릅니다. 청와대 비서관 명단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는 국민들은 이제 없을 것입니다. 지명된 인사들에 대한 비판을 피해 보겠다는 심산인 것입니다. 비판과 쓴소리를 싫어하고 멀리하는 정부가 국민과 소통할 리는 만무합니다. 이것이 필자가 박근혜 정부를 우려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국민 뜻 무시하는 독선과 오만의 리더쉽

 

박근혜 당선인은 얼마 전 내각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여파로 철저한 자체 검증의 과정을 거쳐 발표했습니다만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비난과 질타가 아주 매섭습니다. 결국 자체검증이란 것은 그들의 세상에서 펼쳐지는, 그들만을 위한 그들의 검증인 셈이고 이는 보통사람들의 기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의혹 백화점'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공직에 합당하지 않는 인사들입니다만,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를 세상에 드러내 보이려는 듯 보란 듯이 공식석상에 대동하기까지 합니다




 

김병관 후보자는 야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내에서 조차 국방부장관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지적하는 사람입니다언론과 국민들이 낙마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관 후보자로 손꼽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를 합참과 한미연합사 방문에 함께 대동한 박근혜 당선인의 의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요국민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당선인의 '독선과 아집'이 필자가 박근혜 정부를 우려하는 두번째 이유입니다. 

 

 인의 장막에 둘러싸인 당선인

 

지금까지 박근혜 당선인은 각료 18, 청와대 참모진 12명 등 모두 30명의 인선을 단행했습니다. 당선인이 인선한 인물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그들이 실무형 인사들이라는 데 있습니다. 인수위원회의 인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실무형 인사들을 주로 배치하다보니 당선인의 지근거리에서 '쓴소리'를 할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에도 '쓴소리'를 하는 인사들을 멀리 했습니다


일례로 한때 최측근으로 분류되었던 유승민 의원은 자신이 쓴소리를 잘해서 박근혜 당선인과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밝힌 바 있고, 김무성 전 의원은 비록 지난 대선때 다시 중용되기는 했지만 2007년 대선 이후 역시 박근혜 당선인의 귀에 거슬리는 발언으로 관계가 소원해졌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의 날카로운 눈빛을 '레이져 광선'이라고 부르며, 쓴소리를 섣불리 했다가는 눈밖에 난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박근혜 당선인 주변에 직언이나 고언을 할 인사들이 없다는 것은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흐를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필자가 지난 대선과정 내내 말씀드렸던 '인의 장막'이 박근혜 당선인의 눈과 귀와 마음을 더욱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당선인 스스로에게 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주위에 둘러쳐 있는 두꺼운 '인의 장막'이 필자가 박근혜 정부를 우려하는 그 세번 째 이유입니다

 

 자신을 버리지 못하면 박근혜는 반드시 실패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기간 동안 국민대통합을 부르짖었습니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이 하나되는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국민대통합이란 화두 자체가 21세기 민주주의 대한민국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입니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이 하나되는 세상'이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요? 장담컨대 이런 세상은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독재국가나 전체주의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민주주의 사회란 다양한 의견들이 서로 충돌하고 갈등하기도 하며 소통하는 사회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통합이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정치적 이념이나 신념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서로 공정하게 경쟁하며 국민의 지지를 구해야 합니다. 통합이란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통합이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소통하는 것이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며 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통과 관용을 통해 서로 다른 두 가치 사이를 조정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통합의 정신입니다. 어떻습니까? 박근혜 당선인에게 소통과 관용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필자는 솔직히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큽니다. 그러나 이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내일이면 박근혜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와 국민에게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진영논리를 떠나서 그렇게 되어야만 국가와 국민들이 불행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존의 박근혜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근혜를 버려야 박근혜가 삽니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버려야 산다는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반드시 실패할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다시 2015년 현재로 돌아오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3년 차, 정치면 정치경제면 경제사회면 사회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가계부채 1,100비정규직 600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고용률과 청년실업률복지 축소전세대란파탄난 남북관계 등 일일히 기록하기가 힘들 정도로 박근혜 정부의 사회 경제지표는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모두가 우려했던 대로 권위주의에 기반한 국정운영으로 민주주의는 크게 후퇴했고공안정국의 부활로 시민권과 인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그런가 하면 정치권과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이를 반영하듯 세계 유수의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환경과 인권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고최근에는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선진국 중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모두가 3년 전에 예상했던 모습 그대로 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순명료합니다. 첫째, 박근혜 정부는 비판과 쓴소리를 극도로 싫어합니다. 둘째,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권위주의 정부입니다. 권력자의 독선적 리더십은 민주주의와 시민권을 위협하는 흉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박근혜가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라는 뜻입니다. 셋째, 정부관료와 보좌진, 참모 가릴 것없이 박근혜에게 직언을 할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은 권력자의 독단과 독선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길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구중궁궐에 갇혀 민심을 외면하는 정부가 실패하는 것은 필연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요지부동입니다. '올바른'(?) 국정운영을 위한 각계각층의 비판과 경고를 무시하고 여전히 일방통행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2년이 아찔한 이유입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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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5.10.24 08:45 신고

    며칠전 청와대 회동 뒷 이야기를 들어 보면
    참 저런 사람이 국정을 책임진다는 사실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이야기를 하시니 윤창중이 또 생각나는군요 ㅎㅎ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0.24 11:16 신고

      윤창중의 엉덩이...
      어떻게 고르는 자들마다 저런 자들인지..
      그런데 아직까지 사과한번 없어요.
      뻔뻔 대마왕....

  2. Favicon of http://bmking2015.tistory.com BlogIcon 뉴론♥ 2015.10.24 09:12 신고

    실패는 해도 임기는 다 채울거라요 ㅎㅎ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10.24 13:05 신고

    박그네만 실패하면 되는데 문제는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통탄할입니다. 다음 선거는 제대로 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4. Favicon of https://samkl.tistory.com BlogIcon 글쓰고픈샘 2015.10.25 15:56 신고

    남아있는 2과 다음선거가 걱정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4 2 13일 역사교과서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는 지시사항을 교육부에 전달한 사실이 공개되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직접 국정화를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며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언론에 공개된 문서 앞에서 그들의 해명은 초라하고 치졸하기 그지 없다. 바보들에게나 통할법한 말장난을 청와대가 하고 있으니 이 정부의 수준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역사교과서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주문한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당시 한창 논란을 빚던 교학사 교과서의 역사왜곡 논란과  연계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박 대통령이 일본제국주의와 이승만·박정희 독재시절을 미화하고 있는 뉴라이트 계열과 역사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교학사 교과서는 바로 그  뉴라이트가 주축이 되어 기술되었다는 것도 모두가 아는 바다. 따라서 뉴라이트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교학사 교과서가 역사왜곡과 책 한권을 다시 쓸 정도의 허술한 내용으로 일선 학교에서 채택되지 않자, 박 대통령이 교육부에 역사교과서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의도는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2014 7월 신임 교육부장관으로 내정함으로써 더욱 구체화된다. 당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는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1%에도 못미치자, 누구보다 이 사실을 비통해하며 현행 교과서 검인정 체제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교과서 국정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교육부장관으로 대표적인 친박인사이자 교학사 파동 당시 국정교과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내정한 것은 이런 치밀한 계산 하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의 바람대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과 일선 교사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교과서를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 대통령이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기를 수 있고,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한국사> 교과서 개발을 지시했다"며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저의를 숨기지 않았다.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세력들이 내세우는 국정화의 표면적 이유가 바로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인용한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녹아있다. '올바른 국가관' '균형잡힌 역사인식'의 함양, 이것이야 말로 저들이 기를 쓰고 매달리고 있는 교과서 국정화의 목표인 것이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말하는 '올바른 국가관' '균형잡힌 역사인식'이의 실체는 대체 무엇일까? 과연 말 뜻 그대로 올바르며 균형잡힌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 중앙경찰학교가 신임 경찰관들의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경찰윤리>는 박 대통령이 말하는 '올바른 국가관' '균형잡힌 역사의식'의 참뜻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진선미 의원은 신임 경찰관들의 필수교재인 중앙경찰학교의 <경찰윤리> 가운데 '경찰사' 부분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런데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완전히 왜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의 과오들은 누락시키며,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참담한 수준이다.

이 책에는 '5.16쿠데타' '5.16군사혁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혁명은 민중이 주체가 되어 권력체제가 바뀐다는 점에서 군이 주체가 된 쿠데타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박정희가 군을 동원해 정권을 장악한 '5.16쿠데타'는 민중들의 참여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절대로 혁명이 될 수 없다. '5.16쿠데타'가 혁명이라면 '12.12쿠데타' 역시 혁명이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5.16'이나 '12.12'가 쿠데타라는 것은 지구가 둥들다는 것만큼이나 명확하다. 올해 5월 말 편집을 끝낸 따끈따끈한 이 교재가 박근혜 정부 들어 신임 경찰관들의 필수교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과연 우연으로 볼 수 있을까?

이 책의 역사왜곡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 교재는 현재 법률이나 위원회등에서 공식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부마민중항쟁' '부마사태'로 표기했고, 1987 6월 민중항쟁 시기를 '경찰의 대표적 수난기'로 묘사했으며, 여순사건을 '여수순천 폭동'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대표적인 경찰 폭력사건이었던 '국민보도연맹 집단 학살사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민청학력사건', '문영수 의문사 사건' 등은 아예 누락시켜 버렸다.

이처럼 신임 경찰관들을 위한 교재의 내용들 중 상당 부분이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교재는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한편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시절 국가폭력을 자행했던 경찰의 책임과 과오에 대해서는 사실을 축소 누락시키고 있다. 객관적 사실과 역사적 진실을 왜곡시키면서까지 경찰을 위한 교재로 완전하게 탈바꿈된 것이다. 이런 교재를 통해 자신들의 위상과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라 믿는 저들의 인식이 참으로 처량하기 그지없다.





이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 말하는 '올바른 국가관' '균형잡힌 역사인식'의 실체다. 자신들의 입맛대로, 자신들의 원하는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뜻이고, 가치중립의 개념인 역사에 정치권력이 개입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절대왕정이었던 조선시대에서조차 왕의 사초 열람을 엄격히 금했다. 이는 절대권력이 역사에 개입하려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제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었다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조선시대 왕조차 하지 않았던 역사개입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신을 왕, 그 이상의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태도이자 '파쇼'적 발상이다. 불과 몇 십년전 누군가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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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9.15 07:11 신고

    걸레는 빨아도 걸레입니다.
    새누리당은 아무리 빨강색칠해도 친일과 유신의 후예 광주학살의 으혜를 입은 후예입니다.
    역사교과서 버꾼다고 진실까지 바뀌는 건 아니지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9.15 10:59 신고

      그렇죠 걸레는 빨아도 걸레죠.
      그 걸레를 냄새나는 걸레는 버려야 하는데요.
      사람들이 미련을 못버리고 자꾸 속아 주네요..
      순진한 건지 미련한 건지, 멍청한 건지...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5.09.15 08:09 신고

    영화 7기사단 처럼 와신 상담...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9.15 11:00 신고

      네...
      그러나 잘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실을 다져야 되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성찰해야 합니다.
      무너진 진보정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 그것이 가장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일을 도모하고 싶네요...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9.15 12:15 신고

    박그네는 단 하나를 위해 대통령이 된 듯 합니다. 아버지가 국부로 추앙 받는 것을 말입니다.

  4.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9.16 03:48 신고

    어차피 정권이 바뀌면 변할 것입니다.
    지금 박근혜는 자기 무덤을 파고 있는 것입니다.

  5. BlogIcon 강지호 2015.09.24 08:06

    박대통령 박 대통령 역시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모든 탈을 쓴 거 였군요. 지난 모습과 현재 모습을 보면 어색하면서 동시에 믿기지 않단 표현이 저절로 나오네요.
    그런데 박 대통령을 생각하면 대통령이란 무엇인가에 생각이 나는 군요. 대통령도 결국 사람인데 그들은 대통령자릴 뭐라고 생각하기에 대통령이 되려고 애쓰는 것일까요? 자기 자신의 실체를 가리면서 까지 말이죠. 대통령이란 게 뭐기에...

  6. 하하 2015.10.03 06:39

    5.16은 쿠테타가 아니고 혁명이지,,, 왜냐구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이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정통성이 생기는거다.
    제주4.3이나 광주 5.18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반란분자들의 폭동으로 불러야 하고, 4.19는 전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의거나 혁명이라 부른다. 대통령도 국민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정통성 있는것처럼, 5.16을 그당시 국민들이 지지하고 더구나 박정희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기 하기 까지 했다. 5.16을 쿠테타라고 부르는건, 그당시 국민들의 지지를 모욕하는 발언이다. 대한민국 헌법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쿠테타가 아니고 혁명이지, 5.18보고 민주화 운동이라 부르는게 웃긴거다. 무기고 털고 경찰 쏘아 죽이는게 먼 민주화운동이고, 그걸 또 4.19보다 더 크게 행새해요, 죽은걸로 치면 제주4.3이 더 많이 죽었어, 정치논리로 국민의 지지를 받은 혁명을 쿠테타로 부르는건
    그당시 국민들을 모욕하는 행위다

원래 불법정치자금이라는 것은 준 사람은 있어도 받은 사람은 없게 마련이다. 통상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든 아니든 일단 받은 쪽에서는 부인하고 본다. 이럴 경우 검찰은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사람의 진술에 맞춰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법부 역시 이 부분에 촛점을 맞춰 법리판단을 내린다.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날짜와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적혀있는 장부가 존재하고, 돈을 직접 전달한 사람이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경우와 불법정치자금을 건넨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 어느 쪽이 범죄 사실을 입증하고 법리판단을 내리기 쉬운지는 초등학생 정도의 학습능력만 있어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까지 돈을 건넨 사실을 자백한 경우엔 무혐의 처리를 내리고 돈을 건넨 사람조차 불법정치자금을 준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경우는 혐의를 인정해 유죄 판결을 내린다면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걸까?





대법원이 어제 한명숙 전 총리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 8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한명숙 전 총리는 국회의원 직을 상실하게 됐고, 법정구속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한번 표적을 정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제거하기로 악명높은 검찰이 결국 한명숙이라는 정치거물을 쓰러뜨리고야 말았다. 성완종 사건에서 보듯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선 무디다 못해 녹이 슬대로 슨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었던 검찰이 야당에 대해서만큼은 독기 서린 검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훗날 표적 수사의 대명사로 기록될 이번 사건은 검찰이 지난 2009 12월 당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로부터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한명숙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검찰은 소환에 불응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체포영장 발부와 총리 공관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며 비난을 자초했다.

야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여론이 검찰을 비난했던 이유는 당시 한명숙 전 총리가 6개월 뒤에 있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의 유력한 시장후보로 거론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서울시장 선거를 코 앞에 두고 표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검찰의 수사는 잔인할만큼 집요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검찰의 기소 이후 서울시장 선거 직전까지 무려 13차례에 걸쳐 공판을 받아야 했고, 그때마다 검찰은 관련 내용을 언론에 흘리며 그녀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그 결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전 총리는 0.7%의 차이로 아깝게 낙선하고 만다. 초박빙의 선거 결과는 검찰의 표적수사가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 엄청난 변수로 작용했다는 것을 가늠하게 한다. 당시 검찰이 얼마나 무모하고 무리하게 한명숙 전 총리를 기소했는가는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판결문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재판부는 1~3심 모두 검찰이 제시한 공소장이 사회적 통념에 부합하지 않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고 적시했다. 재판부의 판결문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검찰의 공소장이 말도 안될만큼 부실하고 억지스럽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검찰이 피고인 곽영욱의 허위자백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강압수사를 벌였을 가능성마저 제기하며 검찰을 굴욕적인 상황으로 몰고갔다.

그러나 검찰은 오히려 절치부심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곽영욱 전 사장이 안 통하자 이번에는 한신건영을 타겟으로 삼으며 국면을 전환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곽영욱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한만호 전 대표 역시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가 있었음을 토로하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으나 이번에는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한번 정한 표적은 절대로 놓치지 않는 검찰의 집요함이, 아니 더 정확히는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한명숙이라는 정치인을 흠집내기 위해 시작된 검찰의 기획수사가 대법원의 도움으로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번 판결을 두고 말들이 많다. 당연한 일이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무려 6년을 지리하게 끌어 온 검찰의 한명숙 수사가 온당했다고 믿는 바보는 없다. 검찰은 정치권력의 하수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보수우경화된 대법원은 그에 걸맞는 정치적 판결로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검찰이 기획한 정치적 표적 수사에 사법부의 정치적 판결이 더해지면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이며 비합리적인 일들은 이와 같이 어느덧 일상이 된다.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정부 10년을 제외하면 권위주의 정부의 검찰과 사법부는 한결같이 정치권력에 굴종하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특히 군사독재시절이었던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에서는 이들의 전횡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권위주의 정부에서 정적을 제거하고 반대파들을 몰아내며 시민의 기본권을 억압할 때마다 그 곁에는 언제나 검찰과 사법부가 있었다는 것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민주주의와 시민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고, 검찰의 정치공작과 사법부의 정치적 판결이 남발되고 있는 것은 이 정부가 얼마나 권위주의적인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신호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녀가 유신철권통치로 민주주의와 시민권을 말살한 독재자의 딸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박근혜 정부 들어 국정원과 국가기관의 불법대선개입 사건,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표현의 자유 억압과 침해, 검찰의 표적수사와 사법부의 정치적 판결 등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 이유다

한명숙 전 총리는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박정희 시절 두 번의 옥고를 치루어야 했다. 그런 그녀가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한번 수감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 기막힌 아이러니 앞에선 그저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그러나 역사는 반드시 진실만을 기억한다는 것을 상기하자. 정의와 양심이 사라진 불의의 시대, 믿을 것은 오로지 그것 뿐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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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5.08.21 08:51 신고

    코에 걸면 코걸이,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표적수사의 대표적 사례로 남을것 같네요..
    정권이 바뀌어야 됩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8.21 09:24 신고

    이제 법이고 뭐고 없습니다.
    검찰이든 법원이든 오직 권력 밖에 안 보입니다.
    나라가 미쳐 돌아갑니다.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8.21 12:17 신고

    한명숙 수사 100분의 1 열정만 가지고 성완종 리스트 수사했다면 검찰이 이렇게 욕을 먹지 않을 것입니다.
    대법원이 이미 정권 하수인 된 것은 오래 전입니다.

  4.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8.21 16:26 신고

    검찰의 참여정부 죽이기는 끝이 없습니다.
    성골을 건드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신들을 손 보려 했던 정권 출신은 철저히 응징해서 다시는 자신들을 건들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5. Favicon of https://amor32ti.tistory.com BlogIcon amor32ti 2015.08.23 18:36 신고

    한명숙이 왜 무죄죠? 9억 전부에 대해 유죄라고 한 것이 아니라 젤 처음 받은 3억에 대해 13명 전원이 유죄라고 판결 내렸는데 이 분들이 전부 정치적 판결을 내렸다는 겁니까? 3억중 수표 1억이 동생에게 갔다는 증거가 있는데도요?

  6. Favicon of https://sophistjin.tistory.com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5.08.24 22:38 신고

    아.. 정말 씁쓸합니다.
    왜 유죄가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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