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언덕은 주말과 휴일에 과거에 다음 블로그에 썼던 글들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철 지난 정치 시사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도 됩니다만, 그 당시의 정치 시사뉴스와 정세를 통해 과거를 더듬어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해 보는 것도 상당히 유의미한 일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도 벌써 3년차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여러분들은 집권 3년차에 이른 박근혜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살만하십니까? 시쳇말로 살림살이는 좀 나아지셨습니까?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질문에 자연스럽게 장탄식을 내뱉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온갖 화려한 미사여구와 함께 호기롭게 출발한 박근혜 정부지만 지난 3년의 시간은 참담함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취임사를 통해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의 다짐과 약속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바람부는언덕은 이미 3년 전에 박근혜 정부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습니다. 자고로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이라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정국을 혼란과 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박근혜 정부가 공식적으로 들어서기 하루 전인 지난 2013 2 24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벌써 두 달이 흘렀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까지 주어진 그 두 달은 사실 당선인 개인에게나 차기 정부에게나 무척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역할이 강조되었던 것입니다. 인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청와대 조직을 개편하고 이와 함께 내각 및 청와대 인선을 준비하며, 대선공약 등을 토대로 국정과제와 목표를 구체화시키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지난 두 달 동안 보여준 모습들은 실망스럽기만 했습니다이것은 박근혜 당선인의 지지율이 44%를 기록하는 것에서 나타나듯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닌 국민들의 일반적인 평가이기도 합니다

 

물론 상대적이긴 합니다만 이것은 역대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해봐도 현저하게 낮은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의 지지율은 적어도 70%대를 기록했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당선인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떨어지더니 취임을 앞두고(18~21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급기야 44%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변인 조차 모른다는베일에 쌓인 인사선임과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지지율은 새 정부에 대한 새로움과 기대감 속에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의 경우는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선인의 이같은 낮은 지지율은 '밀봉인사에 따른 인사실패' '국민소통 부족', '공약 수정 및 실천 미흡'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그러나 지난 두달 동안 보여준 모습은 확실히 국민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것은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국민과 소통하기보다는 고집스러울 정도의 '나홀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사문제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민여론은
'철통보안' '기밀' 속에 진행되고 있는 소위 '밀봉인사'에 대한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해왔습니다. 그러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선인이 지명한 인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각종 의혹과 잡음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는 비밀스런 인사스타일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아직까지 청와대 비서관을 인선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수석 비서관의 인선 만이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청와대 비서관을 인선한 뒤에도 그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는다는 방심을 세웠습니다. "행정부처의 경우 1~2급 인사를 언론에 공개 브리핑하지 않는 게 관례이고, 청와대 비서관은 그 숫자가 너무 많아 인선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08 2 22 39명의 청와대 비서관 명단을 확정 발표한 전례가 있습니다. 발표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는 설명은 사실과 다릅니다. 청와대 비서관 명단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는 국민들은 이제 없을 것입니다. 지명된 인사들에 대한 비판을 피해 보겠다는 심산인 것입니다. 비판과 쓴소리를 싫어하고 멀리하는 정부가 국민과 소통할 리는 만무합니다. 이것이 필자가 박근혜 정부를 우려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국민 뜻 무시하는 독선과 오만의 리더쉽

 

박근혜 당선인은 얼마 전 내각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여파로 철저한 자체 검증의 과정을 거쳐 발표했습니다만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비난과 질타가 아주 매섭습니다. 결국 자체검증이란 것은 그들의 세상에서 펼쳐지는, 그들만을 위한 그들의 검증인 셈이고 이는 보통사람들의 기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의혹 백화점'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공직에 합당하지 않는 인사들입니다만,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를 세상에 드러내 보이려는 듯 보란 듯이 공식석상에 대동하기까지 합니다




 

김병관 후보자는 야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내에서 조차 국방부장관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지적하는 사람입니다언론과 국민들이 낙마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관 후보자로 손꼽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를 합참과 한미연합사 방문에 함께 대동한 박근혜 당선인의 의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요국민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당선인의 '독선과 아집'이 필자가 박근혜 정부를 우려하는 두번째 이유입니다. 

 

 인의 장막에 둘러싸인 당선인

 

지금까지 박근혜 당선인은 각료 18, 청와대 참모진 12명 등 모두 30명의 인선을 단행했습니다. 당선인이 인선한 인물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그들이 실무형 인사들이라는 데 있습니다. 인수위원회의 인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실무형 인사들을 주로 배치하다보니 당선인의 지근거리에서 '쓴소리'를 할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에도 '쓴소리'를 하는 인사들을 멀리 했습니다


일례로 한때 최측근으로 분류되었던 유승민 의원은 자신이 쓴소리를 잘해서 박근혜 당선인과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밝힌 바 있고, 김무성 전 의원은 비록 지난 대선때 다시 중용되기는 했지만 2007년 대선 이후 역시 박근혜 당선인의 귀에 거슬리는 발언으로 관계가 소원해졌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의 날카로운 눈빛을 '레이져 광선'이라고 부르며, 쓴소리를 섣불리 했다가는 눈밖에 난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박근혜 당선인 주변에 직언이나 고언을 할 인사들이 없다는 것은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흐를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필자가 지난 대선과정 내내 말씀드렸던 '인의 장막'이 박근혜 당선인의 눈과 귀와 마음을 더욱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당선인 스스로에게 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의 주위에 둘러쳐 있는 두꺼운 '인의 장막'이 필자가 박근혜 정부를 우려하는 그 세번 째 이유입니다

 

 자신을 버리지 못하면 박근혜는 반드시 실패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기간 동안 국민대통합을 부르짖었습니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이 하나되는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국민대통합이란 화두 자체가 21세기 민주주의 대한민국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입니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이 하나되는 세상'이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요? 장담컨대 이런 세상은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독재국가나 전체주의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민주주의 사회란 다양한 의견들이 서로 충돌하고 갈등하기도 하며 소통하는 사회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통합이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정치적 이념이나 신념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서로 공정하게 경쟁하며 국민의 지지를 구해야 합니다. 통합이란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통합이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소통하는 것이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며 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통과 관용을 통해 서로 다른 두 가치 사이를 조정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통합의 정신입니다. 어떻습니까? 박근혜 당선인에게 소통과 관용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필자는 솔직히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큽니다. 그러나 이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내일이면 박근혜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와 국민에게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진영논리를 떠나서 그렇게 되어야만 국가와 국민들이 불행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존의 박근혜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근혜를 버려야 박근혜가 삽니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버려야 산다는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반드시 실패할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다시 2015년 현재로 돌아오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3년 차, 정치면 정치경제면 경제사회면 사회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가계부채 1,100비정규직 600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고용률과 청년실업률복지 축소전세대란파탄난 남북관계 등 일일히 기록하기가 힘들 정도로 박근혜 정부의 사회 경제지표는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모두가 우려했던 대로 권위주의에 기반한 국정운영으로 민주주의는 크게 후퇴했고공안정국의 부활로 시민권과 인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그런가 하면 정치권과 사회지도층의 부정·부패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이를 반영하듯 세계 유수의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환경과 인권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고최근에는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선진국 중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모두가 3년 전에 예상했던 모습 그대로 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순명료합니다. 첫째, 박근혜 정부는 비판과 쓴소리를 극도로 싫어합니다. 둘째,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권위주의 정부입니다. 권력자의 독선적 리더십은 민주주의와 시민권을 위협하는 흉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박근혜가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라는 뜻입니다. 셋째, 정부관료와 보좌진, 참모 가릴 것없이 박근혜에게 직언을 할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은 권력자의 독단과 독선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길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구중궁궐에 갇혀 민심을 외면하는 정부가 실패하는 것은 필연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요지부동입니다. '올바른'(?) 국정운영을 위한 각계각층의 비판과 경고를 무시하고 여전히 일방통행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2년이 아찔한 이유입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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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5.10.24 08:45 신고

    며칠전 청와대 회동 뒷 이야기를 들어 보면
    참 저런 사람이 국정을 책임진다는 사실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이야기를 하시니 윤창중이 또 생각나는군요 ㅎㅎ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0.24 11:16 신고

      윤창중의 엉덩이...
      어떻게 고르는 자들마다 저런 자들인지..
      그런데 아직까지 사과한번 없어요.
      뻔뻔 대마왕....

  2. Favicon of http://bmking2015.tistory.com BlogIcon 뉴론♥ 2015.10.24 09:12 신고

    실패는 해도 임기는 다 채울거라요 ㅎㅎ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10.24 13:05 신고

    박그네만 실패하면 되는데 문제는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통탄할입니다. 다음 선거는 제대로 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4. Favicon of https://samkl.tistory.com BlogIcon 글쓰고픈샘 2015.10.25 15:56 신고

    남아있는 2과 다음선거가 걱정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와대와 검찰의 찰떡공조 속에 유야무야 묻혀버리는가 싶던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 의혹이 김무성 대표의 수첩 메모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김무성 대표의 수첩 메모는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의 내용을 무색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검찰과 대통령의 주장과는 다르게 비선실세들은 일개 행정관까지 국정에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무성 대표의 수첩 메모 속 주요 인물인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현재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의 공개를 둘러싸고 한치의 물러섬 없이 치열하게 대치 중이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서 막나가는 집안을 상징하는 대명사인 '콩가루'가 언급되기 시작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인 35%까지 곤두박질 쳤다. 이쯤되면 가히 총체적 난국이라 칭할만 하다.

역대 정부를 돌이켜 보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이같은 국정 혼란과 난맥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장관들의 이름보다 비서관과 행정관의 이름이 더욱 유명세를 타는 상황은 아무리 기억을 곱씹어 봐도 처음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깊은 사죄를 해야만 한다.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측근들의 국정개입을 원천봉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심각한 직무유기이자 방기다.





그동안 정치권과 언론, 학계와 종교계,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문제와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비판하며 개선을 요구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화합에 반하는 인식과 철학을 지난 윤창중을 인수위 대변인과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했을 때부터 드러난 인사 문제와 독단적 국정운영은, 최근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로 이어지는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으로 이어지며 전혀 고쳐지지 않고 있다.

끊임없이 되풀이 되었던 무수한 인사사고와 그로부터 기이했던 심각한 국정난맥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왜 달라지지 않는 것일까.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 지지 여부에 상관없이 이 땅을 살고 있는 모든 국민들이 품고 있는 한결같은 의문 중의 하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박근혜 대통령이 달라지지 않는 것은 그녀 스스로 달라질 필요를 전혀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필요에 의해 움직인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중요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필요는 인간의 행위를 유발시키는 가장 결정적인 동기이자 변수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에도 지금처럼 사과에 인색하고 변화에 무심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선자금 차떼기로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로 내 몰리던 시절,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국민 앞에 바짝 엎드리던 비대위 시절, 대선을 코 앞에 두고 과거사 문제와 역사인식 논란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던 무렵에는 거듭 사과와 함께 변화와 개혁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이런 모습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를 해야 할 시점임에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우거나 회의 석상에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언급하는 방식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이는 사과와 해명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으로, 최고통수권자이자 최종인사권자로서의 책임보다는 특권과 권리만 누리겠다는 제왕적 발상에서 기인하는 문제다.

나아가 당의 존폐가 걸려 있고, 총선 승리와 대선 승리라는 절대절명의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 한 절대로 국민에게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한 개인의 빗나간 정치철학과 오만과 독선이 빚어낸 문제이기도 하다. 국민이 부여한 한시적 권력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사유화하고 이를 통치의 수단으로 전용해온 위정자들의 전철을 박근혜 대통령이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변화의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금껏 보아 왔던 국정난맥과 국정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필자가 다른 글에서 언급했듯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엄청난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은 역대 정부를 통틀어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선실세의 국정개입과 관련해 얼마전 논란이 됐던 유진룡 전 문체부장관의 고해성사나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명파동은 약해질 때로 약해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에 불과하다. 이런 것들은 곪아있던 박근혜 정부의 치부와 해이해진 공직기강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가 그나마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존재 덕분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초 인사참사와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란, 대선공약 파기 및 후퇴 논란, 윤창중의 성추행 사건 등 크고 작은 국정난맥에 휩싸이자 '저도의 추억'을 통해 유신헌법을 주도했던 김기춘을 기억속에서 끄집어 냈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은 '신의 한수'에 가까왔다. 김기춘은 정치에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답게 빠르게 국정을 수습해 나갔다. 그 결과 박근혜 정부는 김기춘의 등장 이전과 등장 이후로 나누어야 할만큼 극명하게 갈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각계각층의 사퇴압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를 곁에 두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실질적 버팀목이었던 김기춘 비서실장도 이번 '비선실세 국정개입' 파동의 여파를 끝내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것처럼 당면한 현안을 수습하는 대로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더 이상 정치권과 국민여론을 역행해 가며 그를 유임시킬 명분이 없을 뿐더러 최근의 사태에서 보듯 김기춘 비서실장의 리더십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김기춘 비서실장은 그 시기가 문제일 뿐 사퇴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포스트 김기춘으로 국정장악력을 높이고 땅에 떨어진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위신을 바로 세울 수 있을까. 냉정하게 말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난맥과 혼선은 결국 대통령 자신이 초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달라지지 않는 한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비서실장을 교체하고 특보단을 신설하는 등의 조직개편이 일어난다 한들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듯이 올 해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도권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마지막 해임을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동력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심각하게 누수되고 있는 것이다. 이 누수현상의 중심에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놓여 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드리운 먹구름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김무성 대표의 수첩이 몰고온 당청 간의 힘겨루기는 올 하반기 이후 총선체제가 구축이 되고 나면 무너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를 의식해 사활을 걸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당 장악 시나리오는 '박심'이 총동원된 새누리당 대표경선에서 올드보이 서청원이 참패하며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게다가 친박과 친이의 오래된 앙금은 잠자고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시간은 공천권을 가지고 있는 김무성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다. 달이 차면 기울듯이 결국 친박은 그 세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은 급속도로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명박 정부의 사자방 비리 역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골치덩어리다. 여야의 빅딜로 자원외교에 국한해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지만 사대강 비리와 방산비리에 대한 국민여론에 미루어 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나 다름없다.

세월호 특별법 역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며,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도 첩첩산중이다. 필자가 언급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위기로 몰아넣을 징후들이 곳곳에서 머리를 들이 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박근혜 정부를 위기로 몰아갈 이상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아니, 어쩌면 위기는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신년기자회견과 그 이후의 모습에서 드러나듯 박근혜 대통령이 여전히 안일한 상황인식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이 정부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당사자가 바로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이 명징한 사실을 오직 박근혜 대통령 자신만 모른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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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1.19 07:28 신고

    개판이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것 같습니다.

    • BlogIcon 이문수 2015.06.12 14:56

      아버지가 왜요...

      나라사정 교육사정 그런시절에는 담합과 일방통행도 필요했었지요... 그 성과는 중국이 발전하기전까지 선진국에게 유래없는 업적이란 평가를... 개발도상국들에겐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또 서거땐 온국민들이 침통해 울었습니다... 그 추억이 지금 장년층들이 그의 딸까지 맹목적으로 지지하게 만들 만큼 진심으로 존경하던 대통령이었습니다만... 무슨 근거로 박정희 대통령을 싸잡는지요...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5.01.19 10:35 신고

    레임덕이 일찍 찾아 올것 같네요
    암투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3.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5.01.19 16:02 신고

    상황의 심각성을 본인은 정말 모르고 있는듯해요...
    국민들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는데..말이죠... 우리 어케 살아야할까여..ㅠㅠ

  4.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1.19 18:38 신고

    대통령이 다뤄야 할 사안이 워낙 많아서 대부분은 비서실장이나 수석 선에서 결정되는데 박근혜는 거의 대부분을 위임하는 것 같아요.
    단 한 장으로 된 보고서만 보겠지요.
    끝없는 토론도 하지 않고, 전문가들과 국민들의 얘기도 듣지 않으니 개판의 연속이지요.
    그저 소녀가 대통령 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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