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뒤면 광복절이다. 숫자에 매몰될 필요는 없겠지만 이번 광복절은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한 지 70주년이 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래서일까. 정부가 '광복 70주년 국민사기 진작방안'으로 오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모양이다. 정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로 국민사기가 떨어졌다고 보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소비 진작을 장려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야 어찌되었든 정부가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행사들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봐줄만 하다. 그러나 정부의 행보와 달리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광복 70주년'의 특별함과 역사적 의미의 이면에는 국가로부터 천대받고 홀대받고 있는 선열들의 비참한 삶이 놓여 있다. 





3.1절과 광복절. 이 날들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조국의 현실을 비통해하며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뜨거운 애국심과 불타는 민족혼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날이다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위정자들의 잘못으로 인해 한때 일제에게 나라를 잃어버린 가슴아픈 시절을 겪어야만 했다. 치욕스런 일제치하 36, 나라 잃은 설움과 혼란 속에서 모두들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주저않아 있을 때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가족조차 포기하면서 오로지 조국의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독립유공자들이 바로 그 분들이다

 

나라의 광복을 위해 싸우다가 순국한 선열들의 유족 및 애국운동가들로 구성된 광복회의 자료를 보면 1910년 한일합방을 전후로 해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약 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중 독립운동을 하다 목숨을 잃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는 약 1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학계에서 추정하고 있는 1910년 무렵의 총인구수가 약 1742만 명 정도라고 하니, 전체인국의 약 1/6이 독립운동에 참여한 셈이다. 선열들의 애국정신과 민족정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질 수 밖에 없는 숫자다


그런데 목숨까지 바쳐가며 지키려고 했던 조국으로부터 자신들과 유족들이 받는 처우를 생각하면 이분들은 어쩌면 독립운동을 했던 것을 가슴을 치며 애통해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희생이 밑바탕이 되어 조국이 해방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후손들은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과 대우조차 받지 못하며 가난하고 궁핍한 삶을 살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국가로부터 독립운동에 대한 정당한 보훈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 기막힌 현실을 그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참으로 난감한 지경이다.




 

국가보훈처는 일제로부터 자유독립을 위하여 공헌한 사회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하여 국가가 응분의 예우를 함으로써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하여 민족정기를 선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그러나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되었다는 이 법률이 오히려 그들의 삶을 더욱 궁핍하고 참담하게 만들고 있다

 

관련 기사 ▶ 기초생활 독립유공자 후손, 보상 택하면 수급비 받는다  클릭

 

우선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과 독립유공자 보상을 동시에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독립유공자들이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살아가는 참담한 현실 속에 기초생활수급 지원금이 독립유공자 보상금 보다 많은 경우에는 오히려 경제적 손해를 보게 되는 기형적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 또한 이 경우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제공되는 의료급여 및 임대급여도 받을 수 없게 되어 있어서 어려움은 배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어처구니없게도 독립유공자로서 국가의 보훈을 받는 것이 오히려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불합리한 보훈규정은 또 있다. 관련 규정에 의하면 독립유공자 후손의 유족 가운데 오직 1명만 보상금을 지원받게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1945년 해방 이후 독립유공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와 아들 딸에게만 보상금이 주어지게 되어 있다. 이럴 경우 유족 1인을 제외하면 나머지 유족들은 아무런 정부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며 지원금은 2대까지만 지급된다이 밖에도 정부는 독립유공자 자녀나 손자 손녀들에게 공무원 채용시험에 가산점을 주는 등의 취업지원이나 초...대학까지 학비를 지원하는 교육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손자 손녀들 역시 이미 대부분 고령자여서 교육비 지원 대상이 아니며 취업지원 대상자도 35세 이하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이와 같이 실질적 혜택이 거의 없는 비현실적인 정부지원으로 말미암아 독립유공자들과 그 후손들은 더욱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고 장준하 선생을 모두들 기억할 것이다. 그 역시 독립운동가였다. 그는 자신의 젊음 대부분을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몸바쳤고, 해방 이후에는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민족투사였다. 그의 장남 호권씨가 몇년 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은 비극적인 가족사는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평생을 집을 가져본 적도 없고 늙으신 노모와 함께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20만원의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은 국가로부터 받는 월 60만원의 연금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고 장준하 선생의 유족들도 예외없이 국가의 보호로부터 멀찌감치 비켜나 있었다. 

 

3.1절과 광복절이 되면 독립운동의 참뜻을 기리고 순국선열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의 마음으로 전국각지에서 추모식과 기념행사가 열린다.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이후 몇 번의 기념행사를 통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난의 가시밭길을 헤쳐오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설 수 있었습니다. 순국선열과 독립유공자,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그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높이 기리고는 했다

 

그러나 저들이 처한 현실은 대통령이 직접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상황과는 180도 다르다. 국가가 저들의 삶을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입으로는 존경과 감사와 애도를 표하고 있지만, 행동으로는 핍박하고 구박하며 비루한 삶을 살도록 방치하고 있다. 비단 독립유공자들 뿐만이 아니라 6.25참전 유공자들에 대한 처우도 형편없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생존해 있는 약 17만명의 6.25 참전 유공자 중 49%가 병마와 싸우고 있고 87%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국가지원은 고작 12만원과 참전 명예수당 10~60%의 의료비 감면이 전부인 실정이다. 어떤 댓가를 바라고 독립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전쟁에 참전한 것도 아니지만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결과가 고작 이 모양 이 꼴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던 안중근 의사도 살아계셨으면 아마도 독립유공자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가야 했을 지도 모른다이런 현실에서 필자는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만약 국가가 위급한 상황에 처한게 된다면 국가를 위해 나가 싸워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가르쳐야 할 당위를 도저히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라면 독립유공자 및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처우를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고 헌신한 이들을 핍박하고 구박하는 나라에게서 무슨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정부가 순국선열과 독립유공자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먼저 이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부터  현실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하지 않고 말로만 떠들어 대는 존경이니, 감사니, 애도니 따위의 미사여구는 이분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 뿐더러 가뜩이나 생활고에 힘들어하고 있는 이분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일일 뿐이다


"역사는 자기 성찰의 거울이자희망의 미래를 여는 열쇠입니다"


이는 놀랍게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3.1절 기념사를 통해 일본 정부를 비판하며 했던 말이다. 일본을 향해 비수처럼 날아드는 저 멋들어진 수사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비루한 삶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 지독한 이율배반을 그녀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굳이 안중근 의사의 명언을 거론치 않더라도 역사를 잊은 민족, 역사를 왜곡하는 민족, 역사를 부정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은 유구한 역사가 증명하는 명징한 진리다.  


일주일 후면 '광복 70주년'이다. 우리는 '자기 성찰의 거울이자 희망의 미래를 여는 열쇠인'인 역사를 소중히 간직하려 노력하고 있을까. 필자는 이 질문을 이 나라 정부와 여러분께 되묻고 싶다. 다시 한번 이땅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희생하신 순국선열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깊은 감사와 애도를 표한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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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8.07 08:10 신고

    힘이 나는글입니다
    저도 유공자 유족인데 지금 받는 혜택이라고는
    고궁,박물관 무료 관람정도입니다 ㅡ.ㅡ;
    실질적인 혜택이 없습니다

    그런데 광복 70주년이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8.07 09:35 신고

      아, 그러셨군요.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

      이 나라는 정말 모든 것이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단죄되었어야 할 친일파들이 오히려 기득권 세력으로
      그대로 편입되었으니, 위와 같은 이율배반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나라의 정의가 땅에 떨어진 것도 그와 무관치 않습니다.
      정말이지 한번 혁명이 일어나야 할 듯 합니다. 그러지 않고선...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08.07 11:01 신고

    그렇잖아도 아침에 뉴스타파가 광복 70주년 특잡을 보고 속이 부글부글 끓던 중입니다.
    대한민국은 아직 식민지시대레서 행방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친일 잔재청산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3.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8.07 12:39 신고

    국림묘지에 친일부역자(친일파는 중립적인 표현)들이 누워 있습니다.
    군사반란에 가담한 자들도 누워있습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한번씩 김구 선생이 국립묘지에 안장 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친일부역자와 군사반란자들과 같은 곳에 누워 있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4.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08.07 15:56 신고

    박정희와 뉴라이트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의 아버님처럼 자료가 없어서 오르지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의 아버님도 6.25참전으로 무공훈장을 받았지만 유공자로 오르기까지 자료가 없어 고생했지요.
    헌데 이런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자료가 없으면 유공자로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난 주 강원도의 모 대학 디자인학부가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독일 나치의 거수경례를 하는 사진을 만들어 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학교 디자인학부 학생회장 및 임원진이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하고자 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사과를 했지만 그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다.




<단순 헤프닝? NO, 이는 역사교육의 부재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출처:구글이미지>


필자는 역사과목을 참 좋아했다. 학력고사 시대를 보냈던 필자에게 역사과목은 국·영·수를 제외하면 가장 큰 점수인 25점을 얻을 수 있는(거의 틀리지 않았으므로) 영양만점의 효자과목이었다. 필자에게는 고대사와 중세사 및 근·현대사를 통해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복기하고 그 시대의 인물들과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흥미로울 수 없었다. 마치 한 편의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교과서를 통째로 외우고 다녔던 그때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어 역사적 사건들과 그 사건들의 배경 및 관련 인물들에 대한 웬만한 정보들은 아직도 기억 속에 뚜렷이 자리잡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필자가 역사를 좋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역사과목이 (정확히는 기억할 수 없지만) 하루에 한시간 정도의 수업이 매일 진행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역사과목에 대한 단상을 끄집어 내는 것은 글의 서두에 언급했던 '욱일승천기 논란'이 역사교육의 부재로 인한 예고된 논란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키기 위함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으니 당연히 학생들이 역사적 사건과 배경에 대해 모를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급기야 이와 같은 논란이 발생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모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에 무지하기 때문에,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면 차라리 저 학생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교육환경과 정부를 먼저 탓해야 하는 것이 맞다. 


■ 영국의 스시회사 로고까지 바꾼 영국 유학생


역사적 사건과 배경에 대한 무지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는 외국의 사례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불과 얼마 전 영국에 유학중인 한국유학생으로 인해 스시(초밥) 회사가 사용한 욱일승천기 로고가 바뀐 일화가 소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영국 스시도시락 라이징선, 회사로고를 교체준비 중이다. 출처:조선일보>


이 학생은 영국의 한 편의점에서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사용한 도시락을 발견하고, 이 회사에 '당신 회사가 쓰고 있는 로고는 일본이 2차세계대전 당시 쓴 깃발로 유럽의 나치기와 똑같은 전쟁범죄를 상징하고 있다. 아래 첨부한 자료를 읽어보고 이름과 심볼을 바꾸어 달라'는 메일을 보냈다. 회사는 곧 답장을 보내왔고 이 답장에는 '우리 로고에 그런 문화적 배경이 있는지 몰랐다. 첨부한 글을 읽으며 아주 끔찍했다. 우리의 무지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빠른 시일 내로 로고를 바꾸겠다. 이런 사실을 알려줘서 고맙고, 사과한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회사 CEO의 답장을 보면 역사적 지식과 배경이 없는 상태에서 '욱일승천기'를 자사제품의 로고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같은 일은 언제든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 정찬성 UFC 웰터급 챔피언 생피에르에게 사과를 받아내다


UFC에서 '코리안 좀비'라는 닉네임으로 맹활약 중인 정찬성 선수는 UFC 웰터급 챔피언인 생피에르(캐나다)에게 결국 사과를 받아냈다. 평소 생피에르는 일장기를 상징하는 빨간 원에 한자로 '필승'이라고 쓰인 머리띠와' 욱일승천기'를 상징한 도복을 즐겨입는데 이를 정찬성이 거듭 지적했던 것이다. 정찬성은 '당신의 욱일승천기 도북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 아시아인들에게 그 깃발은 전범의 상징이나 하켄트로이츠(나치 깃발)와 동일하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진심어린 사과를 한 번도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아무런 보상없이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러 서양인들은 전범과 비극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로 디자인된 도복을 기꺼이 입는다. 참 어이없다'란 메시지를 트의터에 남겼다. 정찬성의 쓴소리에 생피에르와 해당 도복을 제작한 하야부사는   사과를 하게 된다. 특히 하야부사는 '우리는 세계 곳곳 모든 고객들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한다. 문제의 도복을 판매하지 않고, 앞으로도 제품 제작을 할 때 신중하게 고려하겠다. 이번 일로 상처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앞서 소개한 영국 스시회사와 마찬가지로 재발방지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생피에르와 하야부사 역시 역사적 사실과 배경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다. 모르니까 사용하는 것이고, 모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물론 일본 극우세력들과 같이 이를 알고도 사용하는 경우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은 거꾸로 가고 있다


SBS 뉴스는 어제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고 있는 '욱일승천기'를 꼬집으며 근·현대사 축소 문제와 역사교육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꼭지를 방송했다. 위에 사례를 들었던 외국회사의 경우와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해당 방송의 인터뷰 내용을 옮겨보겠다. 


<이는 역사 교육의 부재가 빚어낸 참상이다. 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어처구니 없고 놀라울 따름이다. 세상에나, 이완용이 일제에 맞서 싸우고 우리나라를 일제로부터 해방시켜준 사람이란다. 삼일운동을 삼점일운동(어느 높으신 분을 닮아가는건가?) 이라고 읽는다.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는 없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사실 따로 있다. 한국 학생들의 인터뷰 내용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해 주어도 그게 무슨 문제가 되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있다. 외국회사의 경우 역사에 대한 자신들의 무지를 인정하고 즉각 사과하며 수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의 학생들은 이들과는 다르다. 역사적 배경을 가르쳐 주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태도는 씁쓸하다 못해 충격적이다. 이들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기성세대들은 과연 도대체 우리나라의 역사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필자는 약 두달 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재입법한 것을 비판하는 글을 포스팅한 바 있다. 


☞ 뉴라이트의 역습, 역사가 뒤바뀌고 있다 ☜ (클릭)


또 지난 3.1절에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재산도 버리고, 가족도 버리고, 심지어 목숨까지 버렸지만 해방이후 기득권세력으로 편입된 친일파들에 의해 다시 핍박받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비참한 삶을 다룬 글을 포스팅하기도 했다. 


☞ 자식들아 절대로 나라위해 목숨걸지 말아라 ☜ (클릭)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선조들의 애국애족의 숭고한 마음을 깊이 새길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할 정부는 정작 역사과목, 그중에서도 근·현대사 과정을 대폭 축소하고 있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일본제국주의에 맞섰던 독립운동가들과 그들의 후손들은 비루한 삶을 전전하며 정당한 보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몇십년 후엔 김구와 안중근은 정말 테러리스트로 인식될지도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다. 우리가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래서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먹고살기 바빠 죽겠는데 역사는 무슨?', '국·영·수 하기도 벅찬 판에 역사는 무슨?'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 못해 절망적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고 있는 우리가 일본극우세력들이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왜곡 움직임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분노하고 규탄할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역사 교육이 왜 이렇게 망가져버렸는 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아도 그 이유를 다들 알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가다간 몇 십년이 지나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이 땅에서 사라지고 나면 모 극우인사의 망언처럼 '김구선생'이나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답하는 학생들이 생기지 말란 법도 없을 듯 하다. 강원도 모 대학의 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제작했다는 '욱일승천기'를 배경으로 한 나치인사퍼포먼스 사진, 어린 학생들이 '이완용'을 우리나라를 해방시킨 사람으로 답하는 모습 속에 그 전조가 보이는 것 아니겠는가?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현재도 없다 


역사왜곡과 수정을 주도하고 있는 특정세력들의 움직임에 손놓고 있는 정부와  논란이 붉어질 때에만 간헐적으로 뜨거워지고 이내 식어버리는 국민여론과 역사와 민족의 정체성 확립에 별다른 대책이 없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아마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바쳤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지하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안중근 의사는 말했다. 안중근 의사의 저 말은 그러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중근 의사가 말했던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소중한 우리의 역사를 잊고 있는가? 아니면 지키고 있는가? 이 질문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다시 되돌아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1. BlogIcon 파란하늘을 봐 2014.12.12 14:08

    일제시대에 우리나라의 선각자들은 학생들의 교육에 힘썼읍니다. 그것만이 희망이라고 생각 했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정부는 오히려 우리 아이들을 망치는 교육을 하고있는것 같습니다. 공부 해야하는 목적부터 일깨워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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