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뉴스 화면 캡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사건의 진상규명을 가로막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정부 인사들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방해 사건 재판에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과 윤학배 전 차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에서 이들은 세월호 특조위 설립과 활동 등을 방해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특조위 활동에 관한 보고를 받았을 뿐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이 특조위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도록 해수부의 적극 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실장은 관련 혐의에 대해 거듭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씁쓸하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아직까지 '미완'으로 남아있는 이유가 이 장면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탓이다. 

특조위는 박근혜 정부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한국당)의 비협조로 시작부터 난항을 겪어야 했다. 특조위에 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대한 것.

정부·여당은 초기대응에 실패한 해양수산부와 해경은 물론 청와대와 국정원, 나아가 대통령까지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특조위에 수사권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조위는 세월호 책임론으로부터 벗어나야 했던 정부·여당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 결국 특조위는 정부·여당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요건인 수사권과 기소권 없이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특조위의 여정은 이후 가시밭길이었다. 특조위는 정부로부터 충분한 조직과 예산 등을 지원받지 못했다. 해수부나 수사기관의 자료 협조 역시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던 사실도 드러났다. 2017년 말 해수부 자체 조사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그 내막의 일부가 밝혀진 것이다. 

특조위가 정부·여당으로부터 받은 수모(?)는 이뿐만이 아니다. 특조위는 활동 과정에서 '세금도둑'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써야 했다.

2015년 1월 김재원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특조위를 "세금도둑"이라 칭한데 이어, 4월에는 "탐욕의 결정체"로 폄훼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간다"라며 특조위 기간 연장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같은해 9월 정진석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조위는 하는 일 없이 수조원 예산만 펑펑 낭비한 조직"이라고 매도하기도 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앞에 두고서 그들은 연신 '돈 타령'이었다. 언제까지 세월호에 갖혀있을 거냐고, 이제 그만 하고 미래를 얘기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절망과 비탄에 빠져있는 유족과 시민의 고통보다 정치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가 더 우선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보여준 모습이 대개 이랬다.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외려 특조위 활동를 방해하고, 사건 관계자를 비호하면서 참사의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듯한 모습이었다.

국정조사 때도, 청문회 때도 그랬다. 사건의 진상규명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세월호의 흔적을 하루라도 빨리 지우려는 듯이 그들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세월호를 부정하고 또 부정했다. 깊은 심연 속에 잠자고 있던 세월호가 세상밖으로 나온 것도 결국 정권이 바뀌고 나서였다.

 

ⓒ 고발뉴스

박근혜 정부 인사들에게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망언이 자주 튀어나오는 것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을 터다. 16일 하루 종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이제 징글징글해요"(정진석 한국당 의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는 망언 역시 그런 맥락에서 보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80명이나 구했으면 대단한 것"(사건 당시 해경 간부), "세월호는 좋은 공부의 기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국가안보실은 재난 대처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김장수 전 청와대 안보실장), "돈이 많이 든다, 인양하지 않은 것도 방법"(김진태 한국당 의원), "세월호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다"(박승춘 전 보훈처장)" 등 박근혜 정부 인사들의 세월호 망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밀어내는 박근혜 정부 인사들에게서 일본 극우정치인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은 어쩌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 배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과거의 침략행위에 대해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잘못을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 극우정치인들의 망언이 끊이질 않는 것도 이같은 인식에서 비롯된다.

박근혜 정부 인사들의 세월호에 대한 행태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는 대신 사건의 실체를 외면하고 부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5년이 되도록 아직도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실질적인 이유일 터다. 언제나 그렇듯 거짓과 부정은 불편한 진실을 회피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수단이다.

세월호 참사 5주기였던 이날 정치권은 일제히 희생자와 유족을 애도하고 위로했다.

"세월호 참사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유가족을 악의적으로 폄훼했던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아직 세월호에 대해 완전한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다"(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진실규명을 위해 국민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 "진상규명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야말로 안전사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유가족 여러분과 생존하신 분들의 삶을 꼼꼼히 챙겨 필요한 부분을 돕겠다"(황교안 한국당 대표)

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등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반면 한국당은 진상규명에 대한 언급 없이 희생자와 유족을 애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들은 희생자와 유족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5주기. 세월호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제 그만 감성팔이를 멈추라는 사람도 있다.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잊으려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각자가 판단할 일일 터다. 그러나 적어도 시민의 생명과 존엄 앞에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은 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예의에 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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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4.17 17:45 신고

    더 징글징글 한 것은 이렇게 해도
    지지해주는 30% 이상의 유권자가 있다는 것이죠.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9.04.18 09:25 신고

    인간들이 아닙니다..

  3.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BlogIcon 청결원 2019.04.18 15:31 신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9.04.18 23:40 신고

    페이스북에 일갈을 했어요.
    정말 사람과 짐승의 차이를 보여주는 이런 명확함,
    저들이 인간인가요? 짐승만도 못한 악마들입니다

6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가 이제 불과 하루 남았다오늘(17) 여야의 극적인 합의가 없다면 '세월호 특별법'의 회기내 처리는 무산된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는 어제 4자 회담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한 담판을 시도했지만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 세월호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 및 보상문제, 피해지역에 대한 지방교부세 특별지원과 공공요금 감면, 정부의 세월호 추모 사업비용 지원 및 4·16 재단 지원 등 25개의 비 쟁점 항목에서는 여야간의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조사위원회(조사위)'수사권'을 부여하느냐의 여부에 있었다

 

새누리당은 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한 전례가 없고 형사사법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상설특검이나 특임검사를 도입해서 조사위와 협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조사위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지휘를 받아야 하고 강제수사를 할 때에는 판사의 영장발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사권 부여가형사사법체계를 무너뜨리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의 수사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리한 공방의 이면에는 어떤 정치적 속내가 있는 것일까





수사권은 수사기관이 범죄의 혐의 유무를 밝히기 위해  범죄사실과 증거를 찾고 수집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을 말한다. 수사기관은 법적으로 부여받은 수사권에 따라 범인을 체포하거나 구속할 수 있고, 고소·고발 사건을 조사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권은 수사기관이 범죄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적 요건이다. 수사권이 없다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수사주체에게 수사권이 없는 사건의 진실규명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우리는 수사권이 없는 진실규명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원회) 활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문사위원회는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0년 10월 17일에 출범해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6월 30일까지 활동한,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의문사 규명을 위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기구였다. 당시 의문사위원회에는 별도의 수사권이 부여되지 않았다. 조사대상에 대한 출석요구, 출석요구 거부자에 대한 동행명령, 진술청취, 자료제출 요구, 실지조사 등의 권한만이 의문사위원회에게 부여돼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참고인이나 특정 기관이 동행명령, 자료제출, 실지조사 등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해도 과태료 1,000만원만 내면 그뿐이라는 데에 있었다. 수사권이 없다보니 의문사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관련기관이 작정하고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달리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당시 참고인이었던 전직 대통령들과 의문사 사건의 실제 담당 검사들은 의문사위원회의 이같은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철저히 이용했다. 그들은 의문사위원회의 출석요구와 동행명령을 거부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자행한 국가폭력의 중심에 있던 국정원, 기무사, 경찰 등의 국가기관에 대해서 수사권이 없는 의문사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전무하다는 데에 있었다. 해당기관의 증거제출 거부, 증거조작 및 은폐, 허위진술 등에도 의문사위원회의 권한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세월호 특별법'에 조사위의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는 의문사위원회의 전례로 볼 때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입장은 '불가()'에서 도무지 움직일 줄 모른다. 수사권 부여가 대한민국의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 저들이 내세우는 일관된 주장이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의문사위원회의 경우를 면밀히 드려다 보면 새누리당이 수사권 부여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가 실상은 다른 곳에 있음을 의심케 한다. 왜 그럴까? 무능과 태만으로 사건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해양수산부와 해경, 사건발생 이후 몇시간이 지나도록 사태파악조차 못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청와대의 지휘체계 문제, 사건 당일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의 사건 대응의 적절성 여부 등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해경, 국정원 등의 정부기관은 물론 청와대와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까지 강도높은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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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반환점을 돈 국정조사에서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첫날부터 특위위원들의 팽목항 방문 불참을 시작으로 대단히 불성실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그들은 월드컵 일정을 핑계대고 7·30 재보선을 문제삼으며 기관보고까지 늦추려 했던 사람들이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새누리당의 행동은 이처럼 한결 같다. 딴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 눈에 선한 사람들에게 수사권을 가진 조사위의 성역없는 수사는 절대로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새누리당에게는 청와대,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에게로 향하는 세월호 책임론의 화살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할 특명도 있다. 이같은 상황은 새누리당의 수사권 부여 반대 입장이 결국 세월호 참사의 불똥이 청와대로 튀는 것을 방지해 보겠다는 출구전략의 일환임을 말해준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14일 부터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국회와 광화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세월호 대책위는 "국정조사로는 진상규명도, 안전한 사회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심지어 희생자와 가족을 모욕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비웃음도 보았다. 국민과 가족이 참여하는 특별법을 꼭 만들어야 한다"며 특별법의 조속한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조사위에 수사권은 물론 기소권까지 부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발의한 특별법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안은 위에서 살펴본 의문사위원회의 한계가 고스란히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료제출도 거부가 가능하고 동행명령을 위반해도 과태료만 내면 그뿐이다.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또한 유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안 역시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수사권을 활용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 하더라도 책임자 처벌을 위한 기소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력에 예속되어 있는 검찰이 공정하게 기소권을 행사할 것이라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물론 유가족 대책위 측은 조사위에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검찰에 대한 불신때문이며 이를 끝까지 고집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건의 원인 및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강구'의 3단계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타결을 유가족과 국민에게 약속하고 있으면서도 속으로는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통과 지연의 책임이 새누리당에 있는 것처럼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다.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버리고 진정성을 갖고 조속히 세월호 특별법 입법에 응해줄 것을 촉구한다"는 새누리당 대변인의 주장은 이를 명징하게 뒷받침하는 방증이다. 두말할 것 없이 '세월호 특별법'의 여야 합의가 불발된 결정적인 이유는 조사위에 대한 '수사권'의 인정 여부다. 과연 이를 누가 반대하고 있는가. 아전인수에 있어서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새누리당이 이번에도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조사위에 수사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상설특검과 특임검사 도입을 통해 진실 규명이 완전하게 이루어질 가능성 역시 그다지 높지 않다. 특검을 통해 국민적 의혹이 해소된 경우보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조사위에서 '수사권'을 가지고 공정하고 면밀하게 이번 사건을 조사해 나가야만 한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제 국회의 회기종료까지는 채 하루도 남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의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세월호 특별법'을 즉각적으로 수용해야만 한다. 이는 300여명의 승객들과 꽃다운 아이들을 허망하게 떠나보낸 못난 어른들이 저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속죄이며 참회다. '세월호 특별법' 회기 내 처리를 강력히 촉구한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7 10:26 신고

    지금 자기몸도 추스리지도 못한 세월호유가족과 생존자 아이들의 단식과 도보행진으로 ...눈물이 눈앞을 가리고 가슴이 져리는데....
    지 식구살리겠다고.. 수사권 못내놓는다고 저러고 있는 새누리당...정말..이거 ...가만 나둬야합니까?
    에휴....땅이꺼지는 한숨만..나옵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7 11:48 신고

      한동안 아이들 생각하면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그 분들이야 오죽하시겠습니까.
      이런 것들에서 조차 정치싸움을 하고 있으니 참 가관이 따로 없지요.
      저렇게 하고서도 대통령이랍시고, 웃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침이라도 뱉고 싶은 심정입니다.
      부정선거로 당선되더니, 하는 꼬라지를 보면 정말
      DNA는 역시 못 속이나 봅니다.

2011년 1월 21일 청해부대 소속 'UDT/SEAL'팀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원들을 구조해 내기 위한 2차 기습작전에 돌입했다. 작전명은 '아덴만 여명 작전'. 마치 영화의 제목을 연상시키는 이 비장하고 멋들어지는 작전명에 화답하듯 선원들은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하는 한편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이 선원 21명 전원을 구조해 낸 쾌거가 수 만리 떨어진 조국으로 빠르게 전달되었다. 청와대도 분주해졌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은 "제가 직접 지시했습니다"라는 멘트가 섞인 대국민담화문을 작전이 끝난지 30여분 만에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갑작스러운 이명박의 등장은 적잖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목숨을 걸고 선원을 구조해낸 당사자들인 청해부대의 'UDT/SEAL'팀의 혁혁한 전과에 이명박이 재빠르게 숟가락을 얹은 모양새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실패했던 1차 작전 때는 작전지시를 하지 않았던 이명박이 성공한 2차 작전에는 득달같이 자신이 지시했다고 담화문까지 발표하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었다. 


더욱 가관은 이후의 사건 전개 과정에서 드러났다. 석해균 선장이 5~6발의 총상을 입었고, 그 중 한발이 UDT 대원의 총알로 밝혀진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군은 석해균 선장의 총상은 해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온 터였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입장도 덩달아 곤란해졌다. 진압과정에서의 선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작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호의적이었던 언론도 진압과정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EU 해군은 "인질의 안전을 무시한 작전"이라며 "이같은 유형의 작전을 따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완벽한 작전이었다며 자화자찬에 날새는 줄 몰랐던 청와대와 이명박의 입장이 돌연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당시 진중권은 이와 관련해 이명박과 노무현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치인의 유형에는 "작전 초기엔 '모든 것을 군에 맡겼다', 작전 성공(?) 후엔 '내가 명령을 내렸다'"'이명박형' "작전 전엔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 작전 후엔 '난 한 일이 없다'" '노무현형'이 있다며 이명박의 행태를 꼬집었다.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로서 국가적 비상상황시에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물론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의 보편적 상식은 '이명박형'과 같은 정치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아덴만 여명 작전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명박형'의 지도자는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자신의 공적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번개같이 나타난다. 필자라면 이런 정치 지도자는 단언코 'No Thanks'다. 





청와대의 김기춘 비서실장은 어제(10일) 세월호 참사의 컨트롤타워 논란과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재난의 최종 지휘본부는 안행부(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이 되는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물러난 김장수 전 안보실장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 한 것으로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시한번 보여주는 방증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노고가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쯤되면 이명박의 '숟가락 얹기'는 애교로 봐줄만 하다. '달인' 김병만이 울고갈 정도의 '무책임의 달인'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청와대,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책임한 정권의 민낯을 보고 있다.  

 

세월호 사건은  선박의 도입에서 부터 운항, 사고 이후 대응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최악의 참사였다. 선박의 운항심사와 관련한 인•허가를 담당하고 있던 해경은 청해진해운측으로부터 향응접대를 제공받고 형식적 심사를 통해 규정을 통과시켰고, 인천항만청은 청해진해운의 변조된 선박도입계약서를 확인절차도 없이 허가해 항로에 투입시켰다. 또한 컨테이너 적재량을 검증해야 하는 한국선급은 적재량을 속인 청해진해운의 '적재량 신청서'를 그대로 승인해 참사를 부추겼다. 이처럼 이미 노후할 대로 노후한 선박에 각종 위법과 편법이 동원되었음에도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해당기관은 태만과 비리 등으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해경의 초기대응은 또 어떤가. 진도교통관제센터는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 우왕좌왕하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고, (김기춘 실장의 말대로라면) 재난컨트롤타워이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고가 발생한지 한참이 지나도록 사고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게다가 안행부와 해수부 장관의 의전때문에 구조가 지연되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들을 발견하거나 구조하기가 힘이 듭니까"


이는 사건 당일 오후 중대본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 반응이다. 필자는 이야말로 수백명의 승객들을 죽음으로 밀어넣은 박근혜 정권의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피가 거꾸로 솟는 장면이라 말하고 싶다. 사고 발생 이후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하기까지 9시간이 넘도록 대한민국의 최고통수권자라는 사람이 사태의 경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한지 필자는 모르겠다. 무려 삼백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희생자의 유족들은 평생을 악몽 속에 갖혀 지내야 할 지도 모른다. 땅이 꺼질 듯한 한숨과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 속에서,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아마 매일 매일의 삶이 지옥과도 같을 것이다. 저들에게 이런 절망과 고통을 안겨준 장본인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과연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그러나 책임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에만 급급한 저 지독한 철면피들은 어제도 오늘도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대선 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이명박 정권시절 조차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던 우스개 소리가 허언이 아니었음이 판명되었다. 그렇다, 차라리 남의 밥상에 숟가락 얹기는 기본이고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국민들의 염장깨나 지르던 그 시절이 지금 생각해보면 호시절이었다. 이명박은 수십조원의 국민 혈세를 강바닥에 수장시켰을지언정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들을 차디 찬 바닷물 속에 수장시키지는 않았다. 이명박 역시 무책임하기는 했지만 저들처럼 대놓고 뻔뻔하지는 않았다. 


서두에 언급했던 진중권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침몰 할 땐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침몰 후엔 '나는 아무 책임이 없다"로 귀결될 '박근혜형'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권력이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당연히 '이명박형'을 넘어선 최악 중의 최악이다. 따라서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의 실상들을 똑똑히 기억해서 후대에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길만이 이런 후안무치한 자들이 다시 집권하는 비극을 막을 수 있고,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insamansa.tistory.com BlogIcon 소금인형2 2014.07.11 11:33 신고

    오 ^^ 티스토리 블로그로 옮기신 거 이제야 알았네요.

    앞으로 자주 들르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2:17 신고

      반갑습니다.
      다음에서 이리로 넘어온지 약 한달 반 됐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라 방문자수가 몇토막이 났는지 모르겠네요.
      ^^;
      네, 저도 찾아뵙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1 12:40 신고

    상처난 심장에 칼로 푹 쑤셔넣는 그런 고통입니다.
    뻔뻔스런 얼굴과 대답..표정.. 담아내고 싶지않은 사람들이지만.. 똑똑히 기억해야겠지요..
    여전히.. 몸도 추스리기 힘든..세월호의 피해당사자가 직접 나서 가슴울리며 진실을 규명을 외치고 있는데.. 그들를 제대로 대변할 그 누구도 없다는 것도...우린. 뼈저리게...기억해야겠지요ㅠ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2:43 신고

      결국 남겨진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리 허망하게 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줄 책임이..

  3. 사야아즈나블 2014.07.11 12:49

    아 !! 게시판에 저의 글 삭제 할려고 했더니 님의 답글 땜에.. 지울께요 바람부는 언덕님 답변도 정리해 주시길요.. 후원 계좌번호 알려 주시구요 그럼 수고 하세요..ㅎㅎ 아래 님의 글 잘 봤습니다 블로그 댓글은 처음이라 글 쓰는 게 좀 복잡 하네요.. 현제도 넘 글이 논리적이고 훌륭합니다 넘 부담 갖지 마시길요.. 님 같은 분이 계셔서 희망이 보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1 13:44 신고

      사실은 다음 아고라 답글에서 말씀드렸듯이
      다음달 경부터 후원자를 찾아볼 생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간단한 베너 광고와 후원을 요하게 된 취지와 배경,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글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샤야아즈나블님의 뜻밖의 제안에 조금 당황했어요, 사실.
      조금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누군가의 후원을 받게 된다는 것, 그것은
      이전과는 다른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니까요.

      샤야아즈나블님께서 후원해주신다고 해도
      이전보다 더 좋은 글, 만족할만한 글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번주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중에는 매일 글을 쓰고,
      주말은 재충전을 할 생각입니다만, 어쩌면 그 계획도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겁니다. 이해하시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제 실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무척 기대도 되면서, 또 그 첫 시작을
      샤야아즈나블님께서 열어주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본격적으로 후원은 다음달부터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만
      보여주신 관심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최고의 글을 쓸 자신은 없습니다만,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나가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4. 2014.07.11 14:30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2 00:23 신고

      댓글을 지금 봤습니다.
      넘 과분하게 보내신 것 아닌가 합니다.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바람으로는 월 만원씩 한 300분만 정기적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제가 지금 하는 일을 반으로 줄이고 글 쓰는 일에 매진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는 참입니다. 지금으로선 꿈같은 일이지만, 또 모르지요. 그렇게 될 수도...^^;

      원래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제가 사야아즈나블님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후원금도 과분한 것이지만 제게 말할 수 없는 용기와 힘을 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야아즈나블님의 마음,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힘 내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격려와 관심 감사드립니다. 꾸벅~~~

  5. 사야아즈나블 2014.07.12 12:31

    네, 많은 분들이 정기후원으로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과찬의 말씀입니다.. 님께서 힘이 나신다고 하니,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네요 고맙습니다
    우연히 본 바람부는언덕님의 짧은 글에서 고민이 깊구나 생각 했어요
    마음 놓고 글 쓸 수 있게 바람부는언덕 님을 알고 계신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네요.. 현실적인.. 가정경제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네요
    작은 정성이라도..... 양심있고 성실하고 능력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네요
    그럼 수고 하세요
    아, 벌써 점심이네...ㅋ 점심 맛난걸로 드세요.. 그럼 이만.

1.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 그들을 위로했고 눈물도 흘렸다. UAE 순방 길에 앞서 특별히 대국민 담화문도 발표했다. 해경을 해체하는 것은 물론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공직사회를 혁신하며,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의 후속조치에도 신경을 썼다. 이 정도면 대통령과 정부로서 할만한 조치는 다 한 것이다. 언제까지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 속에 머무를 수는 없다. 이제 이쯤해서 슬픔은 가슴에 묻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자. 


2. 국가와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했다. 애타는 유가족들의 절규와 고통을 철저히 외면했다. 정작 만나달라고 애원할 때는 관심조차 없더니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이 극에 달하자 청와대에서 형식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대통령은 원인 규명도 없고, 인적쇄신도 없는 셀프 개혁을 영혼없이 낭독하더니 느닷없이 UAE행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참사의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서도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묻는 희한한 상황극이 또 다시 연출됐다. 이제 그만 잊자고? 아니! 이번에는 절대로 잊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 





첫번째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과 태도이고 두번째는 현재의 민심이 박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우리 사회를 향해 외치는 소리다. 물론 박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겠고, 이와는 반대로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태도인가에 대한 답은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서로 다른 견해와 사상이 충돌하고 갈등하며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궁극적으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태도이자 가치다. 


언급한대로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직후 UAE로 향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여전히 가시질 않고 있고, 실종자 수색 등 사태 수습이 제대로 마무리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의 해외 순방은 아무리 '원전 세일즈'의 목적이 있다고 해도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성토하는 국민여론과 정서에 역행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국민 담화문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케 만드는 내용 일색이라 더더욱 그랬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재발방지대책 중 가장 먼저 강구되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고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있다. 그 다음이 책임소재에 따른 책임자 처벌, 그리고 그 다음이 근본적인 시스템의 개혁, 마지막이 시스템을 운용할 사람에 대한 인적 쇄신이다. 그런데 담화문이 담고 있는 진상규명에 대한 내용이 아주 모호하기 그지없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책임 소재에 따른 엄중한 신상필벌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당연히 사고를 유발시킨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가 없다. 첫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옷이 어디로 향할 지 가늠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얼렁뚱땅 급조된 재발방지대책은 또 다른 참사를 이끌어 낼 뿐이다. 





인적 쇄신 역시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따라서 시스템의 개혁과 혁신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것은 이를 운용하는 사람을 쇄신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이번 참사를 키운 원인 중의 하나는 전문성을 우선시해야 하는 자리에 코드인사와 낙하산 인사를 통해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관료이기주의를 양산한 것에 있었다 . 그런데 관피아의 폐단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척결의지를 밝히면서도 최근 단행된 인사 역시 낙하산과 보은인사로 점철되어 있다. 어불성설이 따로 없다. 앞 뒤 말이 전혀 맞지 않는 박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과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대국민 담화문 속에 담긴 내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따라서 많은 국민들이 서두에 언급한 두번째 마음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 대통령과 이 정부에게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구체적인 의지도 능력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이유를, 수많는 승객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모른다. 수많은 국민들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른다. 또한 이들이 '절대로 잊지 않겠다'며 노란리본을 달고 분노하는 이유를 여전히 모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 모든 것들을 유발시킨 근본적인 원인이 다름아닌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처럼 황당하고 기가 막힌 코미디가 또 어디 있을까.


얼마 전 작고한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작가인 스테판 에셀은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치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라고 말하며 공적인 분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두에 언급한 첫번째와 두번째의 인식과 태도 중 여러분은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이 한가지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적인 분노는 부당하고 부정한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나아가 시민의 권익을 지켜내기 위한 정당한 정치행위라는 사실을.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21 08:27 신고

    89. 쾅!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5.21 09:54 신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여긴 비가 많이 오네요.
      사람들의 마음도, 특히 유가족들의 마음도 그렇겠지요.
      언제쯤이면 이 비가 그칠까요, 언제쯤이면,,

어제(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처음으로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수백명의 승객들이 목숨을 잃은 국가적 대참사 앞에 여야는 이례적으로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는 이전에 있었던 참사들, 이를테면 'KAL기 폭파사건', '성수대교 붕괴', '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경주리조트 붕괴' 등의 사건들과 비교해 볼 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럽고 죄송스럽지만) 지금껏 보지 못했던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전파된 사건이다. 이전의 사건들이 이미 일어난 결과에 대한 인지의 문제였다면, 이번 세월호 참사는 사고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죽느냐, 사느냐의 사투가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끔찍한 재난영화들과 괴기스럽고 엽기적인 호러물들이 이보다 더 공포스러울 수 있을까.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실은 박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해경, 승무원 등에게 승객들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데에 있었다. 눈 앞에서 승객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창문 틈으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를 보고도 이들이 현장에서 한 일이 거의 없다. 선내 진입은 애초부터 꿈도 꾸지 않았고, 그저 멀뚱하니 배가 침몰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이렇게 무섭고 괴기스러우며 절망적인 장면을 일찌기 보질 못했다. 간절히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선내에 머물러 있던 승객들, 아직 꽃피지도 못한 우리의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 갔다.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을 향해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현 의원은 묻는다. 강 장관은 "그 당시 상황을..."이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저 말줄임표가 담고 있는 의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 당시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없었다는 건지, 그 당시 상황이 구조가 용이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업무파악도 안된 터라 잘 모르겠다는 건지 당췌 모르겠다. 재차 "동의하느냐"고 묻는 김현 의원에게 그는 "그렇게 단답식으로 말씀하시면..."이라고 말하며 여전히 말을 아낀다. 이제야 감이 잡힌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정부에게, 박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발언은 삼가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를 방기한 정부가 이 정권의 안위는 끔찍히도 챙기고 있다. 이런 자세로 세월호 사건에 임했더라면 승객들을 그리 허망하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의원들도 강 장관의 무책임한 태도와 답변이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서청원 의원은 갑자기 "잘못했다고 얘기해라. 네가 다 죄인이다. 뭐 그렇게 변명이 많냐"라며 고성을 질렀고, 이재오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저렇게 질문하면 '무조건 우리가 잘못해서 사람을 못 구했다. 죽을 죄인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장관의 태도 아닌가. 실종자가 남아 있고 이렇게 됐으면 '우리가 잘못해서, 책임자가 잘못해서 죽을 죄를 졌다'고, 이렇게 답변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친절하게도 답변의 요령까지 알려주고 있다. 


여야가 모두 합심해서 정부를 성토하는 것은 매우 보기드문 장면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정부여당은 한 몸으로 움직이는 결사체들이 아닌가. 그러나 새누리당이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이 기묘한 상황에 당황해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성토하고 있는 정부 책임의 최종기착지는 안전행정부이지 박근혜 대통령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청원과 이재오, 이 둘은 여론의 파고에 누구보다 민감한 산잔수전 다 겪은 정치의 달인들이다.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책임을 질 누군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6•4 지방선거가 코 앞이다. 무책임한 정부여당의 모습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이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것을 저들이 모를리 없다. 이 황당하고 해괴한 여당의 '분노 코스프레'는 이런 내막을 알고 본다면 참으로 민망하기 그지없다. 수백명의 승객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마당에 이런 상황에서도 저들은 정치적 계산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막말을 섞은 분노가 향해야 할 곳은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임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어야 한다. 그녀는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통수권자로서 할 수 있는, 그리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책무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료들은 자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 말은 절대로 책임지지 못할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의 책임이란 물질적, 도의적 책임을 모두 망라하는 개념이다.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 할 수 없었던 것은 해경 및 관련기관이 이후에 벌어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자금, 인력, 기기 등의 인적· 물적 책임과 함께 추후 구조작업 중에 벌어질 수도 있는 각종 사건 사고 등에 대한 법리적 책임 등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이 책임을 과연 누가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야만 한다. 박 대통령이 직무유기를 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최고통수권자로서 의사결정권자로서 이 부분에 대해 관료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질 않았다. 이렇게 되면 관료들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새삼 조명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주목해 보자.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분명하게 말한다. 추후 생길 지도 모르는 법적인 문제, 비용문제 등에 개의치 말고 지금 필요한 것은 다 동원해서 기름유출 확산을 반드시 막으라고. 이렇게 대통령의 명확한 언질이 있으면 관료는 그제서야 (책임소재가 분명해 졌으므로) 움직일 수 있는 명문을 얻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은 바로 이 부분에 놓여 있다.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은 회피한 채 수하의 관료들을 나무라며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이는 그녀가 대통령의 소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아주 무책임하거나 둘 중 하나다. 따라서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고 묻는 김현 의원의 저 질문은 아주 유효하다.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비통에 잠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함께 울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특히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어린 학생들인 탓에 자식을 둔 부모들의 동병상련 속에 슬픔이 가시질 않는 것 같습니다. 


이는 인지상정이며 당연한 일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늘 한결 같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부모들은 그 자식을 평생 가슴에 묻어두고 한을 삵이며 하루하루를 살아낼 뿐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근근히 버티며 살아내는 것이랍니다. 이런 삶은 과연 어떤 삶일까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가슴을 후벼 파는 고통과 애절함, 답답함과 막막함 속에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기가 힘들 겁니다. 자신의 분신이며 모든 것이었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 딸들이 한 순간에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멀쩡이 살아있는 생명들을, 충분히 구할 수 있던 생명들을 정부와 관련기관들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허망하게 보내버린 것입니다. 


그 생명들은 칠흑같던 어둠과 추위 속에서 '기다리라'는 무책임한 어른들의 말만 믿고 몇 시간, 몇 십시간을 절망과 공포 속에서 오지도 않을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발만 동동 구르며 지켜보고 있었을 유가족들의 심정은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겁니다. 아이들이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가족들의 얼굴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그 지옥같은 상황쯤은 차라리 견딜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종자 중 어느 누구도, 단 한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왜 살아 돌아올 수 없었는 지 유가족들은 알고 싶어 합니다. 


실낱같던 희망마저 모두 사라져 버린 지금 유가족들은 이 정부와 대통령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알려달라고 애타게 외쳐봅니다. 그러나 정부도, 대통령도 아무도 답을 해 주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오히려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정부와 사회고위층의 릴레이 망언들 뿐이니 기가 막혀서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입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숨을 쉬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나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이며 '관재'입니다. 여기에는 그 어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이나 고위층의 생각은 이와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그들의 인식과 태도는 도덕과 양심은 물론이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인성마저 의심케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80명이나 구했으면 대단한 것" (해경 간부의 발언)

"세월호는 좋은 공부의 기회, 꼭 불행만은 아니다"  (새누리당 송영선 전 의원)

"국가안보실은 재난 대처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세월호 침몰, 좌파 단체 색출해야"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의원)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 (김시곤 KBS 보도국장)


이따위 정신나간 무개념의 막말이 다른 상황도 아닌 '세월호' 참사를 두고 나왔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인간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수준의 발언들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지도층의 입에서 조폭이나 양아치들도 하지 않을 망언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담하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그들에게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기 때문이며, 나아가 그들도 누군가의 아버지요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보도된 박승춘 보훈처장의 세월호 침몰 관련 발언도 고위공직자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무책임했습니다. 그는 지난 2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슨 큰 사건만 나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면 미국은 단결하지만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다." 미국에서 발생한 9·11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경우 9·11 테러가 났을 때 부시 대통령이 사후보고를 받은 뒤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어깨를 두드려 줬는데 이후 대통령 지지도가 56%에서 90%까지 올랐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정부 비판과 비난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승춘 보훈처장의 발언은 앞서 언급했던 망언들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회지도층의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입니다. 거듭되는 망언 속에서 그들이 이번 사건을 '인재'나 '관재'가 아닌 '불가항력'의 재난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더욱이 박승춘 처장의 인식은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사회지도층의 인식이 얼마나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는지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어쩌면 우리는  'IMF 사태'와 같은 국가가 초래한 위기상황,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성 재난, 백화점 붕괴나 기름유출 사건 등의 참사 등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세계가 감탄하는 단결력과 살신성인의 자세를 기억해 내지 못하는 그의 편향된 뇌구조를 탓해야 하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 그는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위기가 아니라 국민의 위기이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했기에 발생한 일이지  9·11 사태와 같은 반정부세력이 일으킨 테러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있나 봅니다. 


그는 보편적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딴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별종임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간 뒤 대통령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이유를 가늠하지 못할리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식을 마치고 나가면서 참석자들을 향해 아주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놀랍게도 박 대통령은 그 시각 웃고 있었습니다. 마치 이명박이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유체이탈의 웃음을 날리던 장면과 매우 흡사합니다. 물론 지지자들을 향해 표정관리를 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공과 사,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쯤은 반드시 분별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이 있었다면 저렇게 행동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참사에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그것과는 대단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리고 박 대통령과 사회고위층의 이와 같은 책임을 망각한 행동과 망언들이야말로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을 유발시키는 가장 큰 동인입니다.


국가와 정부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 박근혜 정부는 그렇게 하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무능과 무책임도 모자라 이제는 희생자들과 유가족은 물론이고,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는 국민들 마저 기만하는 망언과 망동들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불난 집'의 불을 함께 꺼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겪입니다.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참으로 오만한 '나쁜' 정부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국가 권력의 오만과 무책임은 우리에게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와 같은 권력의 오만과 폭주에 맞서 국민들의 권익과 특권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오래된 숙제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우리는 자유당 이승만의 부정과 독재를 막아낸 4.19 혁명, 전두환 신군부의 장기독재 의지를 꺾은 87년의 6월 항쟁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독선과 오만에 찌들어 있는 정치권력은 절대로 스스로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의 각성과 행동만이 이 오만한 정부의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wanderingpoet.tistory.com BlogIcon 너의길을가라 2014.05.11 08:15 신고

    5. 쾅! ^^* 저녁 맛있게 드셨나요? 홍홍~

옛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잘못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뉘우치기는 커녕 오히려 불같이 역정을 낸다면 어떨까요. 아마 이런 사람과는 두 번 다시 상종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혹 다혈질의 성정을 지닌 사람에게 저렇게 행동했다간 대번에 싸움이 일어나거나 큰 사단이 일어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위의 속담처럼 안면몰수하고 적반하장으로 나온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관계는 깨질 수 밖에 없고 피차 간에 감정의 골은 깊어지게 마련이며, 최악의 경우로 치닫을 수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바로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미 정부는 학생들이 SNS를 통해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댓글을 달 경우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공문을 일선학교에 내려보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정부가 통제에 나선 것입니다. 또한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어제(7일)는 교육당국이 교사들의 추모 집회 참가를 막기 위해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낸 것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온라인 상에서의 정부 비판 여론뿐만 아니라,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조차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해 연말 세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안녕하십니까' 대자보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 당시 정부는 일선학교에 생활지도 공문을 보내 학생들이 '안녕하지 못합니다'라고 화답하는 릴레이 대자보를 붙이지 못하도록 통제했습니다. 학생들이 무슨 까닭으로 이 낡은 소통방식의 대자보에 격하게 공감하고 반응하는지는 이 정부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부의 관심은 오직 하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질책하는 민심의 소리를 차단하는 것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정부의 태도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왜곡하고 무시하는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체제는 다양한 견해와 사상이 서로 갈등하고 충돌하며 소통한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합니다. 갈등과 충돌, 소통의 과정을 통해 민의에 부합되지 않는 견해나 사상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사라지게 됩니다. 정부 당국이 몸서리를 치고 있는 '종북'이라는 것도 사실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도태되고 사라진 과거의 유물일 뿐입니다. 지나가는 사람 백을 잡고 물어 보세요. 3대 세습의 봉건적 통치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을 추종하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는지. 인터넷을 통해서, TV를 통해서 북한의 열악한 실상이 모두 공개되고 있는 마당에 그래도 북한의 체제를 추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 대한민국을 극도로 혐오하는 반체제주의자이거나 간첩 혹은 비현실적 몽상가일 겁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의 무려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종북주의자'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결국 정부를 비판하거나 정부정책의 모순과 오류를 지적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종북주의자'의 낙인을 찍어야 하는 이유가 이 정부에게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그 이유가.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권력은 민의에 따라 이 곳에서 저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승만으로부터 시작해서 박정희의 군부독재와 전두환의 신군부에 이르기까지 민의는 권력에 의해 늘 통제되고 억압되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어딘가로 끌려가서 모진 고초를 겪고 심지어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민주주의 보다 중요한 것이, 헌법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의 기본권 보다 중요한 것이 당시의 권력자들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이 이명박 정부 이후로 얼마나 많이 훼손되었는지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는 권력자들이 다시금 국민을 통치와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과 2항은 현 대한민국의 상황에서는 유명무실한, 죽은 조항에 불과할 뿐입니다. 정부의 SNS 통제를 통한 정부비판 차단과 어제 한겨레가 보도한 교사들의 추모집회 참가 금지 지침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건 발생 이후 초동대처에서 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유가족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가슴에 수차례에 걸쳐 대못을 박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수백명의 승객을 지켜내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유가족과 국민들을 향해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고압적이며 위압적입니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와 같은 현상을 일컬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필자는 이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작금의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현실인식 조차 한가롭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까?'


여러분은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현 상황을 냉정하게 고려해서 답을 내놓는다면 아마도 이렇게 될 겁니다. 


"적어도 헌법에서는."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BlogIcon 대한민국은 법치국가 2014.05.08 09:26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니까 깽판쳐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 동시에 법치주의가 지배하는 법치국가입니다
    법을 지키면서 권리를 주장하면 어떤정부든 국민의 뜻을 막지 않을것입니다
    법대로 헌법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법을 무시하고 정치적선동이나 혹세무민적 방법으로 이득을 보겠다는것은 법치국가의 국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차이는 선진국국민은 선거와 같은 민주적절차로 국민의권리를 행사하지만 후진국국민은 쿠데타 폭동 민란...으로 의사를 표현합니다
    정부에 불만이 있으면 선거로 바꾸면 되는것입니다
    미국의오바마도 공화당의원들에게 쓴소리하지 않았습니까
    "억울하면 선거에서 이겨라 "

    • Favicon of http://blog.naver.com/omrice BlogIcon 무늬만 법치국가 2014.05.16 16:44

      법은 그냥 글자일 뿐. 그게 실제로 지켜져야 헌법이라 할 수 있죠.
      그것을 꼬집은 글이라 보여지고요, riot 폭동은 민주적인 절차가 통용되지 않는 곳에서 정의 수호를 위한 최종수단이죠. 그전까지의 절차가 잘지켜졌느냐가 또 관건이고요.
      일제강점시대때 민주적인 절차로 나라를 찾을 수 없듯이 현 절대권력만능주의에서 민주적 절차로 국민이 정부에 위임시켜준 권한을 되찾기가 힘들죠...

  2. 하모니 2014.05.08 09:53

    말이 추모집회지 정권퇴진 시위지 않습니까?
    추모집회를 정치적 목적으로만 활용하려는 분들이 부끄러워 해야하는 겁니다.
    교사들이 추모하고 싶어도 정권퇴진시위로 변질되니 참여가 어렵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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