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대구 달서(을)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출마소식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김용판 전 청장은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면서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것이 밝혀지며 야권과 시민사회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해 사법부는 면죄부를 부여했다. 1심과 2, 그리고 대법원까지 판결은 대동소이했다. 사법부는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의혹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결과를 은폐축소한 혐의로 기소되었던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당신이 국정원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온갖 행태들과, 이 사건의 수사 및 재판 과정을 유심히 지켜봐 왔다면 무언가 상당히 잘못되어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 그런지 시간을 돌려 당시 상황을 잠시 복기해 보자.



ⓒ 오마이뉴스

 

지난 대선에서 국가기관인 국정원은 조직적으로 선거에 불법개입했다. 그들은 야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글들을 인터넷에 무더기로 게시하며 여론을 호도했고 조작해 나갔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당시 박근혜 후보는 대선에 불법개입한 국정원을 적극적으로 옹호했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라고 경찰에 압력을 행사했다. 이에 경찰은 사건을 은폐축소했고, 사건담당자에게 외압을 행사했으며 관련 증거자료를 삭제하기까지 했다.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용판 전 청장은 바로 이 과정에 깊숙히 개입해 있는 인물이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당연히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들은 국정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갖은 산고 끝에 문을 연 국정조사는 새누리당의 온갖 방해공작 속에 아무런 성과없이 끝이 나고야 말았다. 당시 국정조사에 임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걸핏하면 정회와 퇴장을 반복하며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다. 심지어 국정원의 댓글을 장려해야 한다며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을 두둔하는가 하면, 더워서 못하겠다며 나자빠지기까지 했다. 국정조사로 드러난 것은 진실이 아니라 국정조사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그들의 일념 하나였다.

국정원 사건과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신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아주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국정원 사건의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수사팀장, 박형철 수사부팀장은 좌천되거나 옷을 벗어야 했다. 반면 이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되어 있던 관련자들은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고 오히려 승진하거나 영전을 했다.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분투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징계와 좌천, 파면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신상필벌이다.



ⓒ 국민뉴스


이 모든 것들이 가리키는 것은 결국 하나다. 권력에 복종하거나 충성하는 자들은 어김없이 상을 받고, 권력에 반기를 들거나 비리를 추적하는 자들은 예외없이 벌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이 확립한 이 괴상한 신상필벌의 원칙이야말로 국정원 사건을 가장 쉽게 이해하기 위한 핵심 코드다. 이 코드 하나면 난해하기만 했던 국정원 사건의 퍼즐이 기가 막히게 맞춰진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신상필벌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처럼 상반된 형태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이 코드가 비단 국정원 사건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자방 비리와 성완종 리스트 등 굵직굵직한 사건에서부터 최근 검찰의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오르며 내쫓길 위기에 처해있는 임은정 검사에 이르기까지 이 코드는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자 풍조다.

권력이 관료에게 노골적으로 복종과 충성을 요구하고, 그들은 기꺼이 이에 동참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양심과 사회의 정의는 철저하게 민심과 유리되고, 그 결과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불신이 증폭된다. 정부와 국회, 사법부와 검찰, 경찰 등의 국가기관에 대한 극에 달한 국민불신은 결국 신상필벌의 원칙과 기준을 무너뜨린 권력의 천박한 욕망이 초래한 비극이다.


김용판 전 청장이 출마를 하게 된 것과 출마 지역으로 대구 달서() 선거구를 선택한 이면에 지난 대선에서의 맹활약이 놓여있다는 것쯤은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는 일이다이를 반영하듯 그는 출마 선언을 하는 내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드러냈다세간의 손가락질과 비난을 뒤로 한 채 권력에 충성하고 복종한 대가치고는 꽤 나쁘지 않은 상급이다



ⓒ 중앙일보

 

희대의 선거사범이었던 김용판 전 청장의 출마 선언은 우리에게 여러가지를 시사해 준다. 그것은 그의 출마가 권력을 탐하는 인간의 비루함을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살아간다. 만약 당신이 김용판 전 청장처럼 되고 싶다면 그처럼 살아가면 된다그러나 당신이 정의와 양심을 포기하지 않은 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오히려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세상에 무의미한 것이란 없는 법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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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12.04 08:07 신고

    대구 달서을이 두 경찰이 공천권을 놓고 한판 벌이는군요
    누가 되어도 관심없습니다만 ( 야권의 힘이 너무 약합니다)
    김용판은 아닌것 같네요
    차라리 현직이 나을지도.. ㅡ.ㅡ;;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04 10:27 신고

      공수래님이 대구사셔서 이런 말씀 드리는 것 죄송하기는 한데,
      대구 분들 좀 정신차리셔야 합니다. 대구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2. BlogIcon 강지호 2015.12.04 08:22

    큰일이다. 김용판이 출마를 한다? 처음 듣는 얘기지만 그가 나오게 된다면 박근혜를 위해... 아니 정확히는 자기 자신만의 욕망을 위해 무슨 짓이든 벌이려고 할 것인데. 문제는 국민들이 과연 그를 안 뽑으려고 마음을 먹느냐는 건데. 지금까지 계속 새누리당원들이 잘 당선 되었으니 불안감은 더욱 너질 수 밖에 없군요. 아니 그건 그렇고 어째서 왜 새누리당이 잘 뽑히는 건지... 새정치가 못하고 있는 건 맞지만 그것 만이 다 이유는 아닐 거 같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지금 전 불안감을 온 몸에서 퍼트릭ㅎ 있습니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04 10:29 신고

      대구 경북과 부산 경남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들의 지역패권주의가 이 나라를 망치고 있어요.
      망국적 지역주의가 혁파되어야 이 나라가 삽니다.

  3.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5.12.04 09:35 신고

    대구경북 한 마디로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되었네요.
    대구경북은 어떤 사람이 나와도 당선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일인데,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언제쯤 이 사람들이 옳바를 생각을 가지고 사람을 선택할지...
    참으로 안타까운 대구경북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04 10:30 신고

      그러게요. 오죽하면 견공이 나와도 당선되다고 하겠습니까.
      점점 박정희 교도가 되어가는 그 곳이 바뀌어야 이 나라가 달라집니다.
      계속 부딛혀 봐야지요. 언젠가는 깨질 것이니...

  4.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12.04 11:03 신고

    박그네와 새누리당은 그에게 공천을 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여차하면 불어 버릴 수도.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05 03:55 신고

      그렇죠. 폭탄이죠, 폭탄...
      이렇게 된 것 한 몸으로 가자는 겁니다.

  5.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5.12.04 13:31 신고

    특히..경남이 바뀌어야합니다.
    작대기만 꽂아도 된다는 곳이니....ㅠ.ㅠ

  6. Favicon of https://junpresident.tistory.com BlogIcon 민주청년 2015.12.04 13:43 신고

    정말 한 숨 나옵니다. 보수가 어서 품격을 갖추어야 할텐데..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05 03:56 신고

      보수의 품격을 외치기에는
      이 나라의 보수는 완전히 붕괴되어 버렸어요.
      지금 보수를 참징하는 자들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죠, 수구...

  7.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5.12.05 08:00 신고

    뉴스를 보면서 저 한심스러움에
    소름이 끼치기까지 했습니다
    저 두꺼운 낮짝, 저 교만함에 대해
    대구가 저 사람을 선택한다면...

    정치의 절망시대입니다

  8. Favicon of https://eproo.tistory.com BlogIcon 불루이글 2015.12.06 19:20 신고

    저는 마산 사람입니다.
    경남은 그래도 야당이 30%에 가까운 지지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율대로 한다면 야당 의석도 3/1 이상 나올수 있는 비율 이지요
    지역주의를 해소 하기 위해 필요한것이 바로 권역별 비례대표제 인데 지금 새누리당은 이것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기반이 무너지면 정책형 환경에서는 무조건 불리 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 이지요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비례대표제가 반드시 더 강화 되어야만 합니다.

  9. Favicon of https://waitingforthatday.tistory.com BlogIcon BetweenTheLines 2015.12.07 13:12 신고

    대구출마.. 비겁한 행위죠

6•4 지방선거가 끝난 어제(5일) 아주 주목할만한 법원 판결이 있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 김하영의 선거개입의혹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결과를 은폐•축소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항소심에서 법원이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의 선고에 이보다 더 적절한 시점이 있을까. 재판부의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쯤되면 이번 판결이 있었던 지난 5일이 금요일이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아쉬울 지경이다. 



본 글에서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 논하고 싶지는 않다. 필자는 이미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지난 대선의 불법부정에 대해서 수 십편의 글을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판결과 관련해서는 지난 1심 판결 직후에 포스팅했던 아래의 글을 참고하면 될 듯 하다.


관련글 내부고발자 권은희, 그녀가 위험하다 ☜ (클릭)


1심과 2심은 재판부와 선고일만 다를뿐 '국정원을 포함한 국가기관들은 지난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절대명제 안에서 완벽히 동일하다. 아마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한 상고심에서도 이같은 상황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이변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먼저 시민들의 입장에서 이 사안을 살펴보겠다. 공직선거법•경찰공무원법 위반혐의와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재판중인 이 사안은 혹자에게는 아무 관심도 없는 지루하고 따분한 정치공방일 뿐일지도 모른다. 지난 대선 이후 이미 1년 6개월이나 지난 시점이지 않은가. 따라서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수사가 일반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 문제와 관련해 시민사회와 종교단체, 대학교수 및 대학교, 심지어 어린 중고등학생들까지 시국선언에 동참했고, 대규모 촛불시위를 통해 사건의 진상과 책임자 처벌,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구심점이 되어야 할 야당은 자중지란과 만성적 무기력증에 빠져있은지 오래이고, 시민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몰랐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민주주의의 실체를 체험이 아닌 글로 배워온 세대들에게는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구체적 행동이 필요한 시점에 이들은 자신들이 이해한 대로 글과 말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시민혁명은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선언들이 실제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 지난 대선의 불법과 부정들을 확실히 단죄하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혹자들은 언론과 방송의 역할 부재를 그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4•19와 6•29를 이끌어낸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볼 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그보다는 1987년  민주항쟁 이후로 민주주의의 실체적 의미에 대한 시민들의 몰이해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시민들은 국가권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과 이것이 자신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국정원과 다수의 국가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며 민주주의를 기만하고 헌법질서를 유린했다는 사실과 개인적 삶 사이의 연관성과 구체적 접접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접접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분노하지 않는다. 희대의 선거부정사건에도, 경찰수사의 은폐와 조작에도, 정부여당의 수사방해에도, 사법부의 어처구니없는 판결에도 도무지 화를 내지 않는다. 


정치권력은 시민들의 이런 속성을 뼈속까지 꽤뚫고 있다. 그들은 언제나 임계점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것들을 거둬들여 왔다. 갖은 불법과 부정으로 언제나 여론의 질타와 비난에 시달리면서도 아직까지 건재한 것은 저들이 '밀당의 법칙'에 정통한 전문가 집단이기 때문이다. 지역주의는 저들에게 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공급해 주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이념과 지역갈등이라는 첨가제를 적절히 가미해가며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식이다. 간혹 중대한 사태에 직면하게 되면 검찰과 경찰은 물론이고 심지어 사법부까지 동원하면 되고, 그래도 안되겠다 싶으면 '꼬리짜르기'로 적당히 넘어가면 된다. 여론조작을 통해 대의민주주의체제의 근간을 흔들겠다며 현대판 '역모사건'을 진두지휘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구속된 이유는 허탈하게도 '대선개입'이 아닌 건설업자에게 청탁의 댓가로 받은 '금품수수'였다. 그리고 김용판 전 청장은 1심과 2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이와 같은 수순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국면타개책이다. 



가만히 사태의 추이를 들여다만 봐도, 관련사실의 인과관계와 여러 정황들을 합리적으로 의심만 해봐도 훤히 알 수 있는 정치권력의 불법과 부정을 용인하는 사람들에게 정의와 양심과 원칙과 상식 등의 당위를 설명하는 것은 정말이지 피곤하고 또 피곤한 일이다. 정치권력의 불법과 부정을 용납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겁하다거나 이기적이라거나 따위로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와 이를 꽤뚫어보고 있는 정치권력 사이의 오래된 싸움에 대해 말하고자 함이다. 


이 싸움은 절대적으로 정치권력에 유리한 싸움이다. 저들은 모든 것을 가졌고 이쪽은 가지지 못했다면 싸움의 유불리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서두에서 언급한 이변이 일어날 수 없는 두가지 측면이 공존하는 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이를 증명하듯 정치권력은 김용판의 무죄를 통해 사람들을 마음껏 기만하며 조롱한다. 김용판의 무죄를 보고 사람들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비웃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조롱당하고 있는 것은 이 판결을 비웃고 있는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섬뜩하게도 이들은 모르고 있다. 지금 웃고 있는 자들은 저들이지 당신이 아니다. 이것이 현실이다. 


현실의 벽에 다다르게 되면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고 돌아 선다. 백이면 백 이 길을 선택한다. 세상을 통해 우리는 이렇게 배워왔고, 이런 선택을 순리라며 합리화시켜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 멀리는 전태일과 이한열이, 가깝게는 권은희 과장이 국가권력의 불의와 부정에 맞서 저항해 왔다. 물론 부정과 불의에 대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이는 각자가 선택할 개인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국가권력의 거악에 맞서 정의와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를 개인의 삶과 접목시키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국가권력의 부정과 불의에 대해 당당히 제목소리를 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 많아졌으면 좋겠다.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하나는 삶과 유리되어 있는 민주주의의 실체를 체험하고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한 대의적 측면에서, 다른 하나는 김용판의 무죄 판결에서 보듯 국가권력의 이유있는 조롱과 기만으로부터 개인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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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늙은도령 2014.06.06 14:04

    티스토리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07 00:29 신고

      도령님, 바람부는언덕입니다.
      티스토리로 이전하실 생각이시라면 현재 다음블로그 아이디로는 개설이 안됩니다.
      먼저 다음계정으로 다른 아이디를 하나 만드세요.
      그런 다음 티스토리에 그 아이디로 회원가입을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티스토리에 가입을 하시려면 초대장을 받아야 됩니다초대장은 구글 검색이나 티스토리 웹사이트에 가시면 초대장을 나눠주는 불로거가 있을 겁니다.
      거기에 초대장이 필요하다고 신청하시고, 도령님의 메일 주소를 남기시면 그쪽에서 초대장을 보내줄 거예요.
      그럼 그 초대장을 클릭해서 승인신청이 난 후에 가입됩니다.
      자...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저도 다음에서 티스토리로 옮기기까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현재 사용하고 계신 다음블로그 아이디로는 티스토리로 가입하려면 현재 블로그를 폐쇄해야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음 블로그에 저장되어있던 모든 데이터가 없어지지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 아이디를 만들고 기존 다음블로그는 놔둔 채 새로 티스토리로 이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몇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먼저,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기존의 다음블로그에서 쌓아두었던 인지도, 황금펜촉마크, 랭킹, 도령님의 경우 우수블로그 엠블로그까지 포기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요. 저도 티스토리로 옮기고 나니 방문자 수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다시 하신다고 보면 됩니다. 많이 아쉽지요.

      또 티스토리는 다음블로그에 비해 좀 어렵습니다. 저도 아직까지 버먹대고 있습니다. 지금 사이트 정도 만드는데 한달 걸렸습니다. 웹 검색을 통해서 공부 많이 하셔야 할 겁니다. 다음과 달리 스트립트 코드를 좀 아셔야 그래도 직관적으로 도령님이 원하시는 사이트가 만들어 질 거예요.

      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다음 블로그에 비할바 못되지요. 여러가지 유저가 원하는 방식대로 사이트를 만들 수도 있고, 다음보다 훨씬 블로거에게 친화적인 공간입니다. 음, 장기적으로 보면 옮기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물론, 그만큼 잃는 것도 있겠지만요.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항상 건강 유ㅗ의하시면서 글 쓰시길 바랍니다. 그럼 또 뵙지요...

지난 대선에 자행되었던 국가기관의 대선불법개입사건에 중요한 공범이었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무죄선고는 다들 인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입김에 무릎을 꿇고 대한민국의 사법정의를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친 추태와 다름없는 일이었다. 지난 대선의 불법부정선거의 최대 수혜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이를 주도했던 국정원, 국방부, 국가보훈처, 경찰, 검찰에 이어 공정과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사법부까지 결국 이 희대의 국기문란사건에 동참한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가기관들과 사람들이 이 사건에 연루된, 혹은 연루되려는 것일까?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온갖 방해공작과 사건수사의 진행과정을 당신이 유심히 지켜봐 왔다면 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만약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시스템이 작동하는 민주주의국가였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가시스템은 정치와 자본권력에 철저히 종속되어 그 부속품으로 전락한 지 오래이고, 그로 인해 국가시스템의 불법과 부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향해 오히려 무자비한 권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면 상황은 대번에 역전되고 만다. 유린된 헌법가치를 복원시키고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자는 시민들의 외침은 어느새 국가시스템에 의해 민주주의 체제를 어지럽히고 헌법질서를 위협하는 불순세력으로 교묘히 편집된다. 열 사람이 작당하여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일처럼 간단한 일은 없는 것이다.  





지난 주 있었던 김용판에 대한 무죄선고로 인해 개인적 양심과 사회적 정의를 지키기 위해 14대 1의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벌여왔던 권은희 수사과장이 더욱 곤경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경찰 수뇌부는 권은희 과장에 대해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고, 새누리당에서는 그녀가 경찰제복을 벗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사법부마저 거들고 있는 마당에 이 참에 아주 본 때를 보여 줄 심산인 듯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기관들이 총동원된 대선불법부정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표적이 되어 왔고, 여지없이 찍혀 나갔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그랬고, 윤석열 수사팀장 및 수사팀이 그랬으며, 이번엔 권은희 과장의 차례가 되었을 뿐이다. 권은희 과장 그 다음에는 누구의 차례가 될까?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정권을 획득한 세력은 체제유지를 위해 반드시 시민들의 기본권, 그 중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에 가차없는 메스를 들이 댄다. 공고한 일상의 평화를 깨뜨리는 공포와 불안은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정치권력이 시민 통치를 위해 사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이자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정치권력과 국가시스템의 불법과 부정, 위악과 위선을 고발하고 이를 문제삼는 힘없는 시민들이 그 다음 타켓이 될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필자에게는 여러 지인들이 있다. 대부분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이다. 그들 중 대학교수가 된 선배가 하나 있는데 그는 대학시절 내내 세상의 부조리와 자본주의의 모순에 저항하며 시위란 시위는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열혈청년이었다. 그랬던 그가 필자의 요즘 행보를 지켜보다 걱정하며 한마디 한다. 


'너 그러다가 잡혀간다'


그 선배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필자는 '과거의 그'와 '현재의 그' 사이의 괴리가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과거의 그'였다면 누구보다 먼저 이 말도 안되는 부정선거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앞장 섰을 터였다. 그러나 '현재의 그'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 사건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어디 이것이 필자의 선배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 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하며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구조적 모순들에 울분을 토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방법적 고민들로 젊음을 불살랐던 필자의 지인들도 이 사건에 침묵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는 이 사건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하나씩 있는 듯 보였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필자는 전혀 궁금하지 않다. 다만 '사람들은 왜 분노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필자를 참으로 당혹스럽게 만든다. 이 질문 속에는 필자가 이미 알고 있고, 알기를 원하는 수많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자조섞인 체념과 원망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소중한 권리가 무참히 짓밟힌 선거부정사건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겁니까?'라고 묻고 있는 필자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래서 그 자체로 씻을 수 없는 모멸감과 자괴감을 안겨 준다. 필자가 지금까지 믿고 있고, 믿어 왔던 가치들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무의미한 것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권은희 과장, 그녀만큼은 꼭 지켜주고 싶다. 그녀는 국가기관이 개입한 불법대선개입사건의 수사과정을 지켜보며 모멸감과 자괴감에 빠져있을 필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잃어서는 안되는 공동체적 가치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일깨워 준 몇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부당한 권력을 이기는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속에서, 훗날 박물관에서 보게 될 지 모르는 개인의 양심과 사회의 정의에 혹 목말라 있다면 권은희 과장을 지키는 일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 그녀는 충분히 당신이 그렇게 할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부당하고 불의한 권력에 맞서며 무섭고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이 가녀린 여인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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