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어요!"


양치기 소년의 외침에 마을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헐레벌떡 산 위로 뛰어 올라 갔다. 그러나 양치기 소년의 말과는 달리 늑대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을로 내려갔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뒤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비명소리에 다시 한번 산 위로 올라가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늑대는 없었다. 그렇게 몇차례 이같은 일이 되풀이 되었다. 사람들은 산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는 사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조금씩 의구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양치기 소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챘다. 그래서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마을 사람들은 산에 올라가지 않았고 양들은 늑대에게 모두 잡아먹히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과 늑대'의 일부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이 야기시키는 비극에 촛점을 맞추며 독자들에게 거짓말의 위악에 대해 환기시켜주고 있다. 


이 우화에는 양치기 소년, 마을 사람들, 늑대와 양이 등장한다. 이들 중 늑대와 양은 스토리 전개를 위해 가미시킨 첨가물에 불과하다. 이 둘은 우화 속에서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부분 요소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늑대는 곰이나 사자 등으로, 양은 염소나 오리 등으로 치환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양치기 소년과 마을 사람들은 이야기 전개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요소다. 그러므로 이 우화를 이끌어 가는 실질적 두 요소는 '양치기 소년'과 '늑대'가 아니라 '양치기 소년' '마을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이 우화의 서사구조를 이끄는 양대 축인  '양치기 소년'과 '마을 사람들'을 한번 살펴보자. 필자는 오늘 이 두 인물들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를 살펴 보려 한다. 


이 우화의 핵심인물은 당연히 '양치기 소년'이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그의 거짓말은 이 우화의 성립을 가능케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다.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능동적이고 주체적이며 입체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계획(거짓말)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적극적인 인물이고 목적(재미)에 집착한 나머지 해서는 안되는 짓을 되풀이 하는 영악한 인물이다. 


'양치기 소년'과 대척점에 놓여있는 '마을 사람들'은 그에 반해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며 평면적이다. 그들은 '양치기 소년'의 행동이 있을 때에만 반응한다. 또한 '양치기 소년'의 거듭된 거짓말에도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려고 하는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만약 '마을 사람들'이 사태의 본질을 직시했더라면 '양치기 소년'을 대체할 사람을 찾아보거나 적어도 그를 감시할 누군가를 곁에 두었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마을 사람들'의 소중한 양떼가 모두 늑대의 밥이 되는 비극을 맞게 된다. 아마도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성의 지배를 받는 한 개인과 집단의 사물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이 우화를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에 대입해 보자. '정치인(양치기 소년)'은 권력(재미)을 얻기 위해 '유권자(마을 사람들)'를 불러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서슴없이 '늑대'라는 '상품(정책, 공약)'을 가공해 낸다. '유권자(마을 사람들)'를 불러들이기 위한 미끼인 '늑대'는 때와 장소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형되고 변주되는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늑대가 나타났다"는 외침과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습니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겠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습니다", "군 복무를 단축하겠습니다", "상설특검제를 실시하겠습니다" 등등은 결국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에 다름 아니다. 


'양치기 소년과 늑대'의 우화와 마찬가지로 현실정치에서도 유권자는 여전히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며 비주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늑대가 나타났다"는 정치인들의 상습적인 거짓말에 속고, 또 속고, 그리고 다시 또 속는다. 썩어빠진 현실정치를 개탄하고 비난하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며 구경꾼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이쯤되면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양치기 소년)'이 문제인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실체를 인지하고도 아무런 후속조치와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는 '유권자(마을 사람들)'가 더 문제인 것인가?


이 질문의 답과 상관없이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치인이 스스로의 자정능력으로 현실정치를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같은 사실은 결국 유권자들이 그들의 권리보다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 준다. 우리나라 현실 정치의 비극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다시 우화로 돌아가 보자. 거듭되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과 마을 사람들의 안일한 대처는 결국 소중한 양 떼를 잃게 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러나 어쩌면 비극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 만약 그 이후에도 거짓말을 되풀이 하던 양치기 소년이 여전히 양 떼를 돌보고 있다면?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악몽이 따로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양치기 소년과 늑대'의 우화는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 필자는 우리의 현실은 우화 속 세상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우리나라의 현실 정치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우리는 고민해야만 한다. 


여러분의 소중한 양 떼를 지키기 위해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을 가슴에 품고 고민하고 행동하는 '마을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질문에 올바른 답을 찾는 것이 비극으로 끝난 우화 속 세상과 그렇게 되어서는 안되는 현실 속 세상을 가르는 경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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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05.23 08:18 신고

    적절한 비유입니다
    우리는 양치기 소녀에 놀아 나고 있습니다

  2.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05.23 15:41 신고

    그 나라 정치 수준은 시민 정치 수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입니다.

  3. Favicon of https://sophist.entinfo.net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5.05.24 18:07 신고

    언덕님같은 분들이 좀 더 많아지면 국민들도 서서히 바뀔 것이라 믿어봅니다.

  4. BlogIcon 길동 2015.05.26 10:29

    제가 기억하는 양치기 소년의 우화는 실제 늑대가 나타나서 소년은 늑대가 진짜로 나타났다 외치지만 사람들은 콧방귀도 안뀌고, 늑대의 아가리에 반쯤 물린 소년의 탄식입니다.
    그 마을이 양을 치며 근근히 살아갔는지 모르겠고, 사람 맛을 본 늑대떼가 양떼를 휘저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거짓말하는 소년의 온당한 최후를 보며 암 그래야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허언벽이 있는 소년을 방치한 마을사람들이 잘못을 생각하게 힘듭니다. 뛰어놀 나이의 아이에게 장난감이나 책 대신, 양을 몰 지팡이를 쥐어주고 일을 시켰으니, 그럴 수 밖에요. 더우기 마을복지가 잘되어있다라면 소년이 거짓말을 하게된 원인을 탐구하고 비극은 피할 서 있었을 겁니다.
    다만 이런 생각은 해봅니다.
    한번쯤 거짓말로 폐가망신당하고, 그 거짓말로 양을 싸그리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예의 우화처럼 세상이 사필귀정하지 않으니, 권력의 입맛대로 지배하기 위해 도리어 권선징악을 얘기하게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마치 625로 뿌리깊은 빨갱이 알러지가 생겼으니, 이를 대표할 사건 하나 발굴해서 후세에 살아있는 교훈을 만들었으면 좋겠군요. 개인적으로 MB를 시범삼고, 스트롱맨의 영양분께 적용햤으면 합니다만...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검찰이 불구속 수사를 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결국 예상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검찰에 대해 부당한 수사압력을 행사했을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황교안 법무부장관 뿐만 아니라 검찰의 언론플레이에 현혹된 나머지 검찰의 뿌리깊은 본성을 잠시 잊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물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구속수사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던 검찰과 이를 저지하려는 법무부간의 신병처리에 대한 입장차이가 불구속 수사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검찰과 법무부의 속내와 내막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확실한 것은 단 하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대선개입 사건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적용하는 선에서 일단락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농후해졌다는 사실뿐이다. 원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고, 빈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하물며 국정원 게이트는 현직 대통령과 현 정권의 정통성에 본질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엄청난 사안이 아니던가? 박근혜 대통령이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임명한 이유가 이로 인해 명확해졌다. 




<전 정권의 현 정권의 명줄을 쥐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출처:구글 이미지 검색>


원세훈 전 국정원장 수사의 핵심은 두말할 것 없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그가 국가정보원법을 위반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문제는 공직선거법 위반의 여부이다. 이 문제가 법리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냐에 따라서 이 사건은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천양지차'라는 고사성어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이 의미하는 것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막판 붉어진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의혹과  '십알단 사건'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루어야 했다. 또한 대선 이후에도 전자개표기의 오류 논란, 투표수와 개표수의 차이, 두 후보 간의 변함없는 지지율 차이 등 몇가지 석연치 않은 의문들로 인해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비록 대선에서는 승리했지만 정통성에서 이미 흠집이 나 있는 상태였다. 아직까지도 국민들의 상당수는 이런 이유들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국정원의 선거개입의혹과 '십알단'에 의한 불법선거운동은 있어서는 안되는 법치를 뒤흔드는 국기문란사건이었다. 그런데 영 개운치 않았던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사건이 결국 사단을 일으키고 말았다.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의혹과 십알단의 불법선거운동 당시 박근혜 후보는 원색적으로 민주당을 비난하며 정치공작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민주당의 정치공작이 아닌 조직적인 불법 선거개입으로 판명되었다. 



<민주당이 제기한 국정원의 선거개입은  결국 의혹이 아닌 사실로 판명되었다. 출처 : 구글 검색>


돌아보면 그 당시 목에 핏대를 세우며 민주당을 성토했던 당시 박근혜 후보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에서 적반하장으로 책임전가를 한 셈이었다. 한마디로 '방구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을 박근혜 후보가 몸소 보여준 것과도 같다. 이렇듯 시작부터 정통성에 금이 간 상태로 문을 연 박근혜 정부,  만약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바로 그 정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현직 대통령이 국가기관인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과 새누리당이 연관된 댓글부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과연 어느 국민이 용납할 수 있을까? 임기 내내 이 문제는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기를 쓰고 나선 것이다. 그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불구속 수사가 의미하는 것


이미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별수사팀은 두 차례에 걸쳐 구속수사입장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추가 법리검토지시로 구속영장청구가 2주가 넘도록 막혀있는 상태다.  어제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시한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소시효가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너무도 명확하다.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할 시한이 지나면서 앞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수사 여부가 가려질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공소시효가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더라도 구속수사의 실효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한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형식적으로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으로는 그에 준하는 효과를 얻는 기막힌 꼼수를 발휘하고 있다. 


구속수사와 불구속수사의 차이 역시 '천양지차'다. 검찰이 구속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구속수사는 국정원 불법대선개입의 위법성을 만천하에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상징성을 갖는다. 즉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고 지난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아가 검찰이 전직 및 현직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않고 수사에 임할 것임을 천명하는 의지의 표출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구속 수사는 이와는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다.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순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국내정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적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수순으로 봐도 무방하다. 검찰이 현 정부의 정통성 시비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여전히 정치검찰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자기고백에 다름 아니다. 물론 불구속 수사를 한다고 해서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구속이냐, 불구속이냐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볼때,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법리검토지시 및 있을 지 모르는 수사지휘권 발동에 눈치만 보며 2주 가량이나 허비한 것은 검찰 역시 그 속내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만약 검찰 수뇌부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면 수사를 담당한 검사의 의지쯤은 언제든 검찰조직의 강력한 힘으로 찍어 누를 수 있다. 이제 공소시효 만료까지는 겨우 11일 남았다. 


■ 국정원 게이트 과연 어떻게 결론날까?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의 국가기관이다. '직속'이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에 주목해 보자. '직속 상관', '직속 기관','직속 후배'등에서 드러나듯 '직속'이라는 의미는 '직접적으로 어딘가에 속해 있다'라는 뜻이다. 이를 국정원에 대입해 보면,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정원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통제와 지시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국정원장은 국정원의 수장으로써 대통령과 언제든 독대를 통해 관련업무를 지시받고 보고한다. 게다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할 때부터 측근으로 부렸던 수족 중의 수족이었다. 국정원이 하는 일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몰랐을 리 없다. 


그리고 현 박근혜 대통령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결과적으로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과 십알단의 불법선거운동의 수혜를 입었다. 절대로 이 사건들과 따로 떨어져 생각할 수 없으며,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저지른 공직선거법 위반혐의가 적용되면 전직 대통령은 물론 현직 대통령이 모두 관련되어 있는 초대형 게이트로 확대될 수 밖에는 없는 사안인 셈이다. 이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재는 게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어야 한다


국민의 바람과 요구는 언제나 한결같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원칙과 상식에 맞는 공정하고 엄격한 수사를 해달라는 것, 그것 하나뿐이다. 그러나 그 하나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검찰은 언제나 정치검찰, 권력의 시녀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가재는 게편이라고 했던가?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선거법위반 혐의 적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며 언론플레이를 해왔다. 그러나 언급한 바와 같이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수사지연은 차치하고서라도 검찰 역시 현재 손 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한 전두환 미납추징금의 경우에서 보듯 검찰이 공언한 것과는 달리 실제로 내놓은 성과물은 아직까지는 전무한 실정이다. 뭔가 다를 것, 이번에는 원칙에 입각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수사는 화려하지만 실속은 전혀 없다는 말이다. 필자는 바로 이 부분에서 검찰의 수사의지에 여전히 의문이 생긴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법은 물론 공직선거법까지 위반했다는 것은 너무도 명확하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번 사안의 핵심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적용'에 있다. 검찰이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으로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마무리하려 한다면 절대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는 검찰개혁을 외치며 뒤에서는 정권과 보조를 맞추며 호박씨를 까고 있는 검찰은 더욱 더 위선적이며 위악적이기 때문이다. 


이 사안은 검찰로서도 추락한 검찰의 명예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가재는 게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어야 한다. 검찰이 그것을 스스로 증명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래야만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 법과 정의에 입각한 공의로운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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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13년 7월 18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박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벌써 5개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그로서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누구보다 눈여겨 보아 왔을 것이다. 대한민국 보수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당선된 박 대통령을 향한 그의 비판은 우리에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윤여준이 누구던가. 보수세력의 제갈량이요, 장자방으로 불리워지며 과거 한나라당의 브레인 역할을 담당하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인사가 아니던가? 그런 그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아파야 한다. 이 직격탄이 폐부를 깊숙이 찌른 것처럼 아프고 또 아파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래야만 한다. 



<윤여준, 그는 합리적인 보수주의자다. 그의 쓴소리를 대통령은 마음에 새겨야 한다. 출처:구글>


그는 지난 대선에서 뜻밖에도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한나라당과 떼놓을래야 떼놓을 수 없는 위치에 있던 보수인사인 그가 자신의 정치적 스탠스와는 대극점에 놓여있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게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당시 그가 문재인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던 TV찬조연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 방송을 통해 자신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그 첫째는 문재인 후보가 민주주의를 더 잘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라 판단했기 때문이며, 둘째는 당시 대선의 중요한 화두였던 국민통합을 더 잘 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한 발언이지만 '합리적 보수주의자'라고 평가받는 윤여준 전 장관이 생각하고 있는 국정지도자의 소임과 역할이 저 두 가지 이유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과거로 역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사회적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어떻게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그는 보았다. 그는 이 두 가지를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지목했고, 그 이후의 결과는 여러분이 모두 알고 있는 바다. 


결과적으로 윤여준 전 장관이 선택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다. 그가 내세운 지도자의 인식기준으로 본다면, 국민들은 민주주의의를 더 잘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 국민통합을 더 잘 할 수 있는 지도자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셈이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약 7개월의 시간이 흐른 현재, 윤여준 전 장관이 지난 대선의 중요한 화두로 제시했던 두 가지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출처:연합뉴스>


먼저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을 살펴보는 것이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스타일이 민주적 절차에 입각해서 이루어진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첫째 박 대통령은 비판과 쓴소리를 싫어하고 독단적이며 권위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인수위 시절부터 나타난 인사파문에 대응하는 방식, 조직문화와 위계질서에 익숙한 육사출신과 법조인을 중용하는 인사스타일,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고분고분한 인사를 선호하는 대통령의 인물 편향성 등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창조성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데 창조를 강조하는 대통령이 만기친람하면 창조성을 죽인다. 청와대 각료가 대통령 입만 쳐다보게 된다. 취임 초기에 그렇게 되면 자동적으로 대통령의 지시를 기다리게 되고 토론문화가 없어진다" (윤여준 전 장관)


만기침람(萬機親覽)은 임금이 나라의 모든 정사를 친히 다스린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각료와 수석에게 성과를 다그치고 질책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윤여준 전 장관도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둘째, 국민의 비판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다. 한 인사파문을 겪으면서도 자신이 지명한 후보자는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는 아집을 보였던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이는 역대 최악이자 최고의 인사파동을 겪는 빌미를 제공할 뿐이었다. 당연히 국민과의 소통은 기대할 수 없고 불통행보로 오히려 전보다 더한 비판에 직면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파문은 박 대통령의 불통인사의 결정판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했고 유례없는 국가적 망신만 초래한 꼴이 되었다. 


"인사를 할 때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문제가 있다고 하고 언론도 일제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인사를 그냥 임명하는 것은 국민의 의사는 어찌됐든 내 생각만 하겠다는 태도로 비친다. 윤창중 사건이 났을 때 간접적으로 수석회의 발언을 통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지만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이라면 사건의 경중을 봤을 때 국민 앞에 정중하게 사과해야 했다." (윤여준 전 장관)


셋째, 대화와 타협을 모르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보이고 있다. 본래 정치란 어느 한쪽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고집하거나 관철시켜서는 안된다. 그러나 정부조직법 파행에 대처하는 모습에서 보듯 박 대통령에게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루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같은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는 필연적으로 정국불안을 야기시킬 수 밖에 없고, 이것은 원활한 국정운영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행정부 수반이 정부조직법을 국회에 보내면서 한글자도 못 고친다는 것은 헌법에 있는 3권분립의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박 대통령이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런 말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을 못한 듯 하다" (윤여준 전 장관)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에 정국을 들썩이고 있는 <국정원 게이트>를 대하는 태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헌법질서에 대한 수호의지가 불분명하다.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파괴하고 헌법의 가치를 위배하는 반민주적인 국기문란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엄중히 묻기는 커녕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 게이트>를 물타기하기 위해 국정원에 의해 전격 공개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문에 대한 침묵도 마찬가지다. (김무성 의원의 발언으로 대화록은 대선 전 이미 새누리당에게 유출되어 대선국면에 활용되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 인지하고 있었는지의 여부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때 국가정보원장이 (대화록을) 공개하는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대통령의 동의를 받은 것인지 입장이 있어야 했다. 이 문제는 국가안보에 관한 일이다.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이럴 수는 없다. 국민의 한사람으로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 (윤여준 전 장관)


한 국가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가장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선거다. 다수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실현해 나가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가장 충실한 방법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의 공정성 여부는 한 국가의 민주주의의 작동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그런데 지난 대선은 여러가지 면에서 공정하게 치루어지지 않았다. 방송과 언론의 편파성, 새누리당과 연관된 댓글알바팀 등은 논외로 치더라도,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대선에 불법으로 개입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선의 공정성은 빛을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다.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 체제를 공고히 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라면 <국정원 게이트>를 그저 흘러가는 강물 보듯 바라보고 있으면 안된다. 그러나 <국정원 게이트>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는 (윤여준 전 장관의 인식처럼)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지난 대선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5개월이 지난 시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필자는 의문이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인 <국정원 게이트>에 가려져 있을 뿐이지 지난 대선의 큰 화두였던 '국민통합' 역시 무엇보다 시급한 시대적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대한민국 정치사는 분열과 갈등 반목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지역과 이념에 의해 이전투구 양상으로 전개되어 왔다. 따라서 지역갈등을 극복하고 이념갈등을 치유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결조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통합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하나로 합쳐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통합이란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와 이념을 그 자체로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다시 말하면 다양성의 기반 위에서 사회구성원들 사이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어떤 특정집단의 가치나 이념을 중심으로 합쳐지는 것은 민주주의적 통합의 모습이 아니라 전체주의적 통합을 의미한다.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상호공존을 추구하며 필연적으로 대립과 갈등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대립과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이해시키며 이끌어갈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 대한민국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민주적인 리더십이다. 독단과 독선의 리더십이 아닌 민주적 리더십이야말로 시대흐름에 부합하는 지도자의 덕목 중 으뜸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박 대통령에게서는 민주적 리더십의 면면들이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취임 후 5개월의 시간은 그것을 확인시켜준 사례들의 연속이었다. 그런 면에서 훗날 역사는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을 이렇게 평가할 지도 모른다. 그녀는 21세기의 대한민국이 아닌 20세기의 대한민국에 어울리는 지도자였다고.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의 박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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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광주 광산을 재보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국정원의 대선불법개입을 수사하던 중 경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음을 폭로했던 이 당찬 여인의 정치입문 소식은 필자를 잠시 혼란스럽게 만든다. 의당 그녀가 있어야 할 곳으로 갔다며 가슴은 요동치고 있는데 그 시기와 번지수에 있어선 머리는 연신 갸우뚱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의가 자신의 세상인양 득세하는 시대에 정의의 상징이며 살아있는 양심으로 추앙받고 있는 이 여인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오늘은 그 명과 암에 대해서 살펴볼까 한다. 


1. 明(명)


지난해 여름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경찰 수뇌부의 외압여부를 추궁하는 의원들의 질문에 모두가 기계처럼 '아니요'를 연발하고 있을 때 홀로 '예'를 외친 권은희 과장의 기개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장판교에 떡하니 버티고 서서 수십만의 조조군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던 장비의 기개와 기상이 그날 그녀에게서 느껴졌다. 





권은희 과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광주의 딸'을 운운하고, '종북세력'을 거론하던 새누리당 의원들도 그녀의 정연한 논리와 의연함에 맥없이 고꾸라질 뿐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영혼없이 기계적 멘트를 남발하던 나머지 14명의 증인들이 '경찰1, 경찰2...경찰14'의 이름없는 엑스트라로 전락한 그 시각, 누가 뭐라고 해도 무대의 주인공은 단연 권은희 과장이었다. 청문회 이후 그녀가 정의와 양심의 상징으로 불리우며 주목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난세에는 반드시 영웅이 필요하다. 


불의가 판을 치는 시대, 개인의 양심이   추락하는 시대, 보편적 상식이 무너진 시대, 반칙이 횡횡하고 원칙과 기준이 구박받는 시대라고 해서 정의와 양심, 보편적 상식과 원칙에 대한 갈급함마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소중한 가치들이 거세당한 난세일수록 그것들에 대한 목마름은 더욱 절실해진다. 사람들은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고 싶어 했고, 코를 진동하는 더러운 시궁창 속에서 아련한 꽃내음을 맡고 싶어했다. 그날 사람들은 권은희 과장을 통해서 빛과 향기 그 모두를 보았다. 


대한민국에서 이제 권은희 과장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전국적인 인지도는 여타의 기성 정치인 조차 감히 명암을 내지 못할 지경이다. 그녀의 영웅적 기개와 기상을 기억하고 있는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 것이고, 어떠한 외압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변치않던 올곧은 신념은 그녀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노무현 이후 가장 당당하고 대차며 원칙과 소신으로 똘똘 뭉친 신뢰의 정치인을, 그것도 대중성까지 겸비한 정치인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2. 暗(암)


서두에 밝힌대로 그녀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갔다. 호랑이가 있어야 할 곳은 좁디 좁은 창살 안이 아니라 광활한 숲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녀가 누벼야 할 광활한 숲이 지금 만신창이다. 숲은 파괴되고 곳곳에 덫만 즐비하다. 필자가 우려하는 몇 가지를 열거해 보겠다. 





광주 광산을은 원래 천정배 전 의원이 공천신청을 한 곳이었다.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천정배 전 의원만한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곳에 권은희 과장이 전략공천되었다. 권은희 과장의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은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했다. 이 두 사람은 민주당의 중진들인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며 이번 재보선 출마를 막고 있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결국 권은희 과장의 전략공천과 천정배 전 의원의 사퇴 및 불출마 선언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 헤게모니 싸움이 맞물려 있는 것이다.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권은희 카드를 꺼내듬으로써 두 사람은 바람빠진 당내에 신선한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향후 자신들의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쟁쟁한 당내의 실력자들을 사전에 제거하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정치적 술수에 권은희 과장이 연루되어 있는 것이다. 자칫 대의에 쓰여져야 할 칼이 당리당략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저어되는 이유다. 


권은희 과장이 출마하게 될 재보선 지역도 생각해 봐야 한다. 광주 광산을은 새정연의 심장이자 텃밭과도 같은 곳이다. 광주 출신의 권은희 과장에게는 무척 낯익고 반가운 곳이기는 하나 '권은희'라는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과 파괴력에 미루어 본다면 아무래도 참신성이 떨어진다. (김한길•안철수 다운)너무나도 안전한 선택으로 그 감흥이 현저히 반감되는 한편, 있는지 없는지 도무지 존재감이라고는 없는 새정연의 현 상태가 고스란히 반영된 듯 밍밍하기 그지없다. 적어도 '권은희'라는 최강의 패를 꺼냈다면 새누리당의 아성인 서울 동작을 정도는 되어야 했다. 이는 소 잡는데 쓰여야 할 칼이 닭 잡는데 쓰이는 격이다. 


권은희 과장의 출마는 한편으로 지난 대선에 불법 개입한 국정원 사건을 자연스레 다시 수면 위로 떠올리게 하는, 새정연과 권은희 과장 자신에게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국정원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그녀가 보여준 빛나는 모습들은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에 의해 끊임없이 물어 뜯겨져 나갈 것이고, 새정연 역시 '대선불복 프레임'의 올무에 사로잡혀 또 다시 (한심하기 그지없게도) 산 입에 거미줄을 쳐야할 지도 모른다. 


또한 권은희 과장이 원내진입에 성공하면 새정연 내의 계파 갈등에 휩씨여 예의 기개와 결기를 잃어버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권은희 과장이 보면서 '희망을 느꼈다'던 안철수 새정연 공동대표의 모습이 바로 자신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필자 역시 한때 '안철수'를 통해서 새정치에 대한 희망과 미래를 꿈꿨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무섭게 기성 정치인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했다.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에 안철수 대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사실과 그녀가 안철수 대표에게 호의적이라는 사실은, 정치인 권은희의 향후 행보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작은 표식일 지도 모른다.


3. 결론


그러나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권은희 과장이 국회에 진출하게 되면 그녀를 공천한 새정연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정치판에도 한바탕 회오리가 일어날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를 부추겨온 저급한 몰상식적 행태들과 '권은희'로 상징되는 보편적 상식과의 한판 대결이 볼만하게 펼쳐질 것이다. 특히 지난 청문회에서 그녀에게 '광주의 딸',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는 무지몽매한 망언들을 마구 배설하던 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마주 보게될 장면은 생각만해도 '유쾌, 상쾌, 통쾌'하기만 하다. 





필자는 권은희 과장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불과 몇 일전 그녀 앞으로 한 편의 편지를 썼다. 


관련글 권은희 과장님, 잘 지내시지요☜ (클릭)


 '권은희 과장님 잘 지내시지요?'로 시작되는 그 편지를 그녀가 읽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사직을 결심하고 있었을) 그녀에게 보내는 작은 헌사였는 지도 모르겠다. 그 글의 말미에 필자는 이렇게 적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고. 


필자는 권은희 과장이 이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을 정치판으로 불러낸 주체가 새정연의 누가 아닌 먼 발치에서 당신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이름 모를 민초들이라는 사실을 부디 잊지 말기를 바란다. 그럴수만 있다면 필자의 우려는 한낯 기우로 판가름날 것이고 '권은희'는 '광주의 딸'이 아닌 '국민의 딸' 나아가 '국민의 정치인'이 될 것이다. 권은희 과장의 정치 행보에 건승을 기원한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1. Favicon of https://greenhrp.tistory.com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7.10 10:28 신고

    마치 태풍처럼 몰아치고 있는 혼탁한 공천... 그속에서 제 빛을 내지 못할까...우려가 ..너무 많이 됩니다.
    결심한 마음 변치말고.. 한걸음 잘 내딛기를 기원해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7.10 10:58 신고

      네,
      앞으로의 행보 기대 반 우려 반이지만,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며 지켜봐야 겠지요.

      ^^

  2. 알거 없고 2014.07.11 05:37

    나라가 거꾸로 돌아가니까 개나 소나 다 설치네... 그안에 계시면 그게 안보여요... 밖에 나와야 보이지... 하긴 쓸만한 정치인이 하나도 없으니 개나 소나 다 설치는 거겠지요...

  3. ㅇㅇ 2014.07.11 05:43

    큰 일을 해야할 인재가 새정연 지도부의 당권 장악을 위한 도구로 쓰였다는게 한심합니다.
    그리고 국정원 문제에 대해서 외면했던 안철수란 사람이 권과장이 다시 목소리를 낼때
    그걸 용납할까요? 전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같은당 김광진 의원에 대해 경고를 보낸것만 봐도
    알수 있죠. 안철수는 뭔가 불똥이 튈까봐 나서지 못하는 사람에요. 아까운 사람 하나가
    그저 그런 정치인 한명으로 데뷔하는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정말 안타깝네요.

  4. ㅌㅌㅌ 2014.07.11 09:10

    사람 마음속을 어떻게 아나????
    양심선언해서 갈데가 정치하는거 밖에 없나.
    정치하면 뻔한데.. 부르는 놈이나, 부르면 가는 년이나....

  5. 뭐야 2014.07.11 10:05

    경찰공무원으로 크게 쓰여야 인물이 정치판 당권 장악의 도구로 쓰일까봐 우려스럽네요.
    부디 당신의 정의가 정치판에서 희석되지 않기 바라고 당신을 응원 합니다

  6. 누구냐 2014.07.11 12:10

    막장드라마 작가 임성한 닮았다.

  7. 정치시러 2014.07.11 14:53

    그만 됐구요...새정치는 아마추어처럼 정치 그따구로 하지맙시다..
    정치인들 덩말 할말 잃게 만드네..

  8. 맑은 정치 2014.07.11 15:28

    좋은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초심을 간직하시길 기원합니다

  9. 익명 2014.07.11 16:20

    비밀댓글입니다

  10. 나나 2014.07.11 16:52

    이분은 아니든데 민주당은 아무나 좋데 한나라같으면 욕하고 생 지럴일텐데

  11. eok56 2014.07.11 17:20

    이글 쓴분은 누구신지요?
    균형감각을 갖어으면 합니다.
    요즘 씨례기 같은 인간들이 가끔 나타나지요.
    돌발적이고 계획적이고 쇼킹한 발언을하여 자기가 무슨 정의의 표상인양
    포장하여 정치권으로 들어오는 씨례기들이 있지요.
    밑바닥부터 차근히 정치경험도 쌓고 실력과 품성을 갖추어 스스로 인정받을려 노력해야지 지역 감정과 인기영합
    술책으로 어찌한번 해볼려는 행태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합니다.

    • dada 2014.07.11 18:07

      그런 균형감각으로 위자리에 앉은 작자들이 지역감정 발언을 그런 자리에서 서슴없이 내뱉었습니다.

      현재 아무리 똑똑하고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정치 경험을 쌓아온
      자들은 님께서 말하는 실력은 갖추었는지는 몰라도 품성은 90%이상이 거지 개발싸개만도 못한 작자들이구요.

      차라리 실력이 있든 없든 도덕적으로 품성이 좋은 사람이 정치하는것이 더 나아보입니다.

  12. 소가 웃지요 2014.07.11 18:01

    나뭇토막하나만 꽂아놔도 당선 된다는 광주에 출 마 한 다 고 라 고 라 ??

    • dada 2014.07.11 18:09

      죽은 사람, 범죄자 조차 당선되는 어느 지역보다는 낫죠.

  13. 익명 2014.07.11 19:16

    비밀댓글입니다

  14. 이게뭡니까 2014.07.11 19:19

    역시나,,,국개의원공천권하고,,폭로건하고,맞바꾸었구나,,,일개경찰과장이,하루아침에국개의원이된다고???하루아침에신분상승을한다는데,,,그런유혹에안넘갈인간있나,,,,민주당도,,너무나 한심하고,추태,공작정치의진면목을보여주네여,,,,정의라는말로위장해서,국민들혼덩시키지말고,,,국개의원출마시키려면,,서울에서출마시켜서,국민들뜻을물어보시오,,,전라도에나가믄,,,,그게뭐요,,,그게그대듥이말하는새정치인가요???

  15. BlogIcon 난난 2014.09.18 03:09

    범죄자는 새정연에 더많던데 ㅋㅋ 아아 데모꾼은 밤죄자다 아니지라잉

권은희 과장님 잘 계시지요?

오늘 아침 바삐 출근 준비를 하다가 문뜩 과장님이 생각이 났습니다. 신기한 일이지요? 한번도 만나뵌 적이 없는 분의 모습이 떠오르는 아침이라니요. 보통 정신없이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 터라 이런 일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집을 나서 일터로 차를 몰고가는 삽십여분의 시간 동안 내내 과장님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우연일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저의 생각을 과장님에게로 끌고 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창밖으로 펼쳐진 잡목숲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생각해 봅니다. 왜지?, 왜 이런거지?. 그리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요즈음 사람이 그리웠다는 것을

 





뜬금없지요? 제가 생각해봐도 생뚱맞습니다. 사람으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사람이 그립다니요. 마치 모래사장 앞에서 모래가 없다고 하는 것과 같네요. 하지만 주변에 아무리 사람이 많다고 해도 참다운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벌써 일년이 다 되어 가네요. 뜨거웠던 지난해 여름 국정원의 불법선거개입의혹을 밝히기 위한 국회의 국정조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과장님의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용기와 정의감에 감동하고 이에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더 놀란 것은 과장님의 한결같은 원칙과 소신 그리고 변치않은 태도였습니다. 문제의 오피스텔 앞을 지키고 있을 때도, 정치개입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는 경찰의 황당한 수사결과발표에 경찰수뇌부의 외압이 있었음을 폭로했을 때도,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동료경찰들 모두가 권력에 굴복하며 관련사실을 부인했을 때도, 전보조치와 승진누락은 물론 이후 정치권과 경찰내부의 압력이 있었을 때도 과장님은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그러실 수 있는지 그저 놀랍고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사실 과장님이 보여준 불의에 맞서는 패기와 용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 개인적 양심과 사회적 정의에 대한 소신이 보석처럼 빛날 수 있었던 건 바로 희소성 때문입니다. 정치권력에 복종하고 사람에 충성하는 자들, 보편적 상식과 원칙, 개인의 양심과 사회정의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차고 넘치기 때문에 과장님의 행동이 고귀하게 여겨지는 것이지요. 그런면에서 국정원 사건의 주범들과 이를 은폐•조작하고 외압을 행사한 경찰 수뇌부, 국정조사를 누더기로 만든 정치인들, 국정조사의 증인으로 참석해 영혼없는 멘트를 기계처럼 되뇌이던 과장님의 동료들,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덮기 위해 한 몸으로 움직이고 있는 검찰과 사법부 등은 과장님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고 있는 조연들인 셈입니다

 





며칠 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창장에 대한 항소심이 있었습니다. 사법부는 역시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아마 최종심에서도 사법부의 판단은 동일할 겁니다. 이제는 정치적 사안에 사법부가 정치적 판결을 내리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하나의 현상으로 굳어진 느낌입니다.

 

씁쓸하더군요. 모래를 씹으면 이런 느낌이 날까요. 모르겠습니다.  끝모를 회의와 함께 깊은 상실감과 자괴감이 밀려왔습니다.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정말 난감합니다. 그런데 그때도 과장님 생각이 났어요. 많이 힘드시겠구나,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마도 제가 느끼는 감정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크기와 깊이의 상념에 빠지셨을 겁니다. 당사자시니까 더더욱 그러셨을거예요. 무엇보다도 무력감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습니다. 과장님이 믿어 왔고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가치들을 정치권력과 이에 동조한 무리들이 마음껏 조롱한 것이니까요. 무력감과 상실감은 인간 안에 내재되어 있는 많은 것들을 빼앗아가 버립니다. 그중에서는 신념도 있지요. 제가 과장님의 원칙과 소신같은 변치않는 신념에 탄복했다고 했지만, 사실 무력감이야말로 변치않을 것만 같을 신념조차 단번에 무너뜨리는 몹쓸 녀석이거든요. 그래서 걱정했던 겁니다, 혹시 그러실까봐. 그런데 과장님께 이 글을 써내려가면서 제가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드네요. 지금껏 과장님이 보여주셨던 모습들이 제게 말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제 걱정이 한낯 기우에 불과하다고

 





권은희 과장님 참 고맙습니다. 불의의 시대, 진실이 천대받고 정의가 구박받는 시대, 원칙과 상식이 무너진 시대, 개인의 양심이 권력 앞에 굴복하는 시대, 반칙과 편법이 득세하는 시대에, 이같은 사회의 부조리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과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인간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를 과장님이 몸소 보여주셨다고 봅니다. 물론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그러나 과장님의 올곧은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해지고 보다 정의로워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입니다, 반드시

 

오늘 문뜩 권은희 과장님 생각이 나서 이렇게 두서없이 글을 씁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제가 오히려 더 단단해 지는 느낌입니다권은희 과장님,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과장님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습니다건강 유의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지난 대선의 승패를 좌우했던 몇 가지 사건들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 사건과 이를 둘러싼 경찰과 정부여당, 당시 박근혜 후보의 절묘한 콤비플레이가 손꼽힌다.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과 그 일당들은 조직적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에 깊숙히 개입해 왔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이들은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어 버렸다. 마치 하와가 사악한 뱀의 유혹에 이끌려 먹어서는 안되는 선악과를 따먹은 것처럼. 


'좌익효수'라는 섬뜩한 닉네임을 가진 국정원 직원 김하영이 이 사건의 얼굴마담이었다면 이명박 정권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대상을 제압해야 할 '적'으로 규정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 희대의 선거부정사건을 주도한 행동대장이었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국정원의 범죄를 비호해주는 조력자였고, 정부여당은 외부로 노출된 아군을 위해 경찰에 외압을 행사하는 돌격대였다. 그리고 제갈량이 빙의한 듯 박근혜 후보는 신통하게도 경찰의 중간수사결과발표의 내용을 꽤뚫고 있었고, 경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댓글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문재인 후보를 무섭게 몰아부쳤다. 


어느 것 하나만 삐끗해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절묘하게 맞아 돌아갔다. 국정원, 정부여당, 경찰, 그리고 박근혜 후보까지 이 각본있는 막장드라마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주·조연 배우들이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지난 2012년 10월 8일 제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NL 포기 발언' 역시 지난 대선의 승패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 장면 중의 하나다. 당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정치쟁점화 시켰다. 남북분단이라는 비극적 현실과 전직 대통령, 그것도 수구보수세력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토포기라는 선정적 이슈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게는 꽃놀이 패에 다름 없었다. 그러나 'NLL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국토를 포기하는 발언을 과연 했는가(그는 물론 하지 않았다)에 있지 않았다. 실체적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의혹 그 자체이고 이 의혹을 선거일까지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대로 이 꽃놀이 패의 승자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현 박근혜 대통령이다. 


지난 대선의 승패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 사건이었던 이 두가지는 국정원이 직접적으로 관여되어있다는 것과 이 사안들과 관련하여 현재까지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국정원 대선개입의 실체를 밝히려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좌천과 진급누락 등의 벌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해할 수 없는 상벌의 기준이다.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그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의 운명이 뒤바뀐 셈이다. 통상 인간의 도덕률이나 보편적 상식에서라면 권선징악의 구도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명징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이같이 명료한 권선징악의 상벌이 구현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리고 이같은 난망한 현실을 재차 확인사살시키는 일이 또 일어났다. 


검찰은 어제(9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내용을 누설하거나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정문헌 의원에 대해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하고 나머지 9명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약식기소'란 검찰이 피의자에 대해 징역형이나 금고형보다 벌금형이 적당하다고 생각될 때 선택하는 기소방법이다. 쉽게 말해 검찰에게 피의자에 대한 처벌 의지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검찰이 정문헌 의원을 약식기소한 이유가 그의 의원직을 유지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검찰의 '약식기소'의 변으로 내세운 '어쩌구 저쩌구'는 정말이지 구질하기 이를 데 없다. 김무성 의원과 나머지 여덟명의 무명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의 변을 듣고 있자면 이들이 지키고자 하는 신념 따위가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실소만 터져 나온다. 


불의를 행사하는 사람에게 복종하고 충성하는 자들의 신념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그 가치의 크기와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이보다는 차라리 파트라슈의 그것이 훨씬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계량화하기 쉬워 보인다. 안타깝게도 견공의 행실을 사람의 그것과 비교해야만 하는 현실이 마침내 도래했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또 없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본 글에 거론된 파트랴슈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말이지만 말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6•4 지방선거가 끝난 어제(5일) 아주 주목할만한 법원 판결이 있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 김하영의 선거개입의혹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결과를 은폐•축소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항소심에서 법원이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의 선고에 이보다 더 적절한 시점이 있을까. 재판부의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쯤되면 이번 판결이 있었던 지난 5일이 금요일이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아쉬울 지경이다. 



본 글에서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 논하고 싶지는 않다. 필자는 이미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지난 대선의 불법부정에 대해서 수 십편의 글을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판결과 관련해서는 지난 1심 판결 직후에 포스팅했던 아래의 글을 참고하면 될 듯 하다.


관련글 내부고발자 권은희, 그녀가 위험하다 ☜ (클릭)


1심과 2심은 재판부와 선고일만 다를뿐 '국정원을 포함한 국가기관들은 지난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절대명제 안에서 완벽히 동일하다. 아마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한 상고심에서도 이같은 상황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이변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먼저 시민들의 입장에서 이 사안을 살펴보겠다. 공직선거법•경찰공무원법 위반혐의와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재판중인 이 사안은 혹자에게는 아무 관심도 없는 지루하고 따분한 정치공방일 뿐일지도 모른다. 지난 대선 이후 이미 1년 6개월이나 지난 시점이지 않은가. 따라서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수사가 일반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 문제와 관련해 시민사회와 종교단체, 대학교수 및 대학교, 심지어 어린 중고등학생들까지 시국선언에 동참했고, 대규모 촛불시위를 통해 사건의 진상과 책임자 처벌,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구심점이 되어야 할 야당은 자중지란과 만성적 무기력증에 빠져있은지 오래이고, 시민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몰랐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민주주의의 실체를 체험이 아닌 글로 배워온 세대들에게는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구체적 행동이 필요한 시점에 이들은 자신들이 이해한 대로 글과 말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시민혁명은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선언들이 실제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 지난 대선의 불법과 부정들을 확실히 단죄하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혹자들은 언론과 방송의 역할 부재를 그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4•19와 6•29를 이끌어낸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볼 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그보다는 1987년  민주항쟁 이후로 민주주의의 실체적 의미에 대한 시민들의 몰이해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시민들은 국가권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과 이것이 자신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국정원과 다수의 국가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며 민주주의를 기만하고 헌법질서를 유린했다는 사실과 개인적 삶 사이의 연관성과 구체적 접접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접접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분노하지 않는다. 희대의 선거부정사건에도, 경찰수사의 은폐와 조작에도, 정부여당의 수사방해에도, 사법부의 어처구니없는 판결에도 도무지 화를 내지 않는다. 


정치권력은 시민들의 이런 속성을 뼈속까지 꽤뚫고 있다. 그들은 언제나 임계점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것들을 거둬들여 왔다. 갖은 불법과 부정으로 언제나 여론의 질타와 비난에 시달리면서도 아직까지 건재한 것은 저들이 '밀당의 법칙'에 정통한 전문가 집단이기 때문이다. 지역주의는 저들에게 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공급해 주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이념과 지역갈등이라는 첨가제를 적절히 가미해가며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식이다. 간혹 중대한 사태에 직면하게 되면 검찰과 경찰은 물론이고 심지어 사법부까지 동원하면 되고, 그래도 안되겠다 싶으면 '꼬리짜르기'로 적당히 넘어가면 된다. 여론조작을 통해 대의민주주의체제의 근간을 흔들겠다며 현대판 '역모사건'을 진두지휘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구속된 이유는 허탈하게도 '대선개입'이 아닌 건설업자에게 청탁의 댓가로 받은 '금품수수'였다. 그리고 김용판 전 청장은 1심과 2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이와 같은 수순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국면타개책이다. 



가만히 사태의 추이를 들여다만 봐도, 관련사실의 인과관계와 여러 정황들을 합리적으로 의심만 해봐도 훤히 알 수 있는 정치권력의 불법과 부정을 용인하는 사람들에게 정의와 양심과 원칙과 상식 등의 당위를 설명하는 것은 정말이지 피곤하고 또 피곤한 일이다. 정치권력의 불법과 부정을 용납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겁하다거나 이기적이라거나 따위로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와 이를 꽤뚫어보고 있는 정치권력 사이의 오래된 싸움에 대해 말하고자 함이다. 


이 싸움은 절대적으로 정치권력에 유리한 싸움이다. 저들은 모든 것을 가졌고 이쪽은 가지지 못했다면 싸움의 유불리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서두에서 언급한 이변이 일어날 수 없는 두가지 측면이 공존하는 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이를 증명하듯 정치권력은 김용판의 무죄를 통해 사람들을 마음껏 기만하며 조롱한다. 김용판의 무죄를 보고 사람들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비웃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조롱당하고 있는 것은 이 판결을 비웃고 있는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섬뜩하게도 이들은 모르고 있다. 지금 웃고 있는 자들은 저들이지 당신이 아니다. 이것이 현실이다. 


현실의 벽에 다다르게 되면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고 돌아 선다. 백이면 백 이 길을 선택한다. 세상을 통해 우리는 이렇게 배워왔고, 이런 선택을 순리라며 합리화시켜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 멀리는 전태일과 이한열이, 가깝게는 권은희 과장이 국가권력의 불의와 부정에 맞서 저항해 왔다. 물론 부정과 불의에 대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이는 각자가 선택할 개인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국가권력의 거악에 맞서 정의와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를 개인의 삶과 접목시키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국가권력의 부정과 불의에 대해 당당히 제목소리를 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 많아졌으면 좋겠다.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하나는 삶과 유리되어 있는 민주주의의 실체를 체험하고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한 대의적 측면에서, 다른 하나는 김용판의 무죄 판결에서 보듯 국가권력의 이유있는 조롱과 기만으로부터 개인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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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늙은도령 2014.06.06 14:04

    티스토리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4.06.07 00:29 신고

      도령님, 바람부는언덕입니다.
      티스토리로 이전하실 생각이시라면 현재 다음블로그 아이디로는 개설이 안됩니다.
      먼저 다음계정으로 다른 아이디를 하나 만드세요.
      그런 다음 티스토리에 그 아이디로 회원가입을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티스토리에 가입을 하시려면 초대장을 받아야 됩니다초대장은 구글 검색이나 티스토리 웹사이트에 가시면 초대장을 나눠주는 불로거가 있을 겁니다.
      거기에 초대장이 필요하다고 신청하시고, 도령님의 메일 주소를 남기시면 그쪽에서 초대장을 보내줄 거예요.
      그럼 그 초대장을 클릭해서 승인신청이 난 후에 가입됩니다.
      자...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저도 다음에서 티스토리로 옮기기까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현재 사용하고 계신 다음블로그 아이디로는 티스토리로 가입하려면 현재 블로그를 폐쇄해야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음 블로그에 저장되어있던 모든 데이터가 없어지지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 아이디를 만들고 기존 다음블로그는 놔둔 채 새로 티스토리로 이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몇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먼저,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기존의 다음블로그에서 쌓아두었던 인지도, 황금펜촉마크, 랭킹, 도령님의 경우 우수블로그 엠블로그까지 포기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요. 저도 티스토리로 옮기고 나니 방문자 수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다시 하신다고 보면 됩니다. 많이 아쉽지요.

      또 티스토리는 다음블로그에 비해 좀 어렵습니다. 저도 아직까지 버먹대고 있습니다. 지금 사이트 정도 만드는데 한달 걸렸습니다. 웹 검색을 통해서 공부 많이 하셔야 할 겁니다. 다음과 달리 스트립트 코드를 좀 아셔야 그래도 직관적으로 도령님이 원하시는 사이트가 만들어 질 거예요.

      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다음 블로그에 비할바 못되지요. 여러가지 유저가 원하는 방식대로 사이트를 만들 수도 있고, 다음보다 훨씬 블로거에게 친화적인 공간입니다. 음, 장기적으로 보면 옮기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물론, 그만큼 잃는 것도 있겠지만요.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항상 건강 유ㅗ의하시면서 글 쓰시길 바랍니다. 그럼 또 뵙지요...

지난 대선에 자행되었던 국가기관의 대선불법개입사건에 중요한 공범이었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무죄선고는 다들 인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입김에 무릎을 꿇고 대한민국의 사법정의를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친 추태와 다름없는 일이었다. 지난 대선의 불법부정선거의 최대 수혜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이를 주도했던 국정원, 국방부, 국가보훈처, 경찰, 검찰에 이어 공정과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사법부까지 결국 이 희대의 국기문란사건에 동참한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가기관들과 사람들이 이 사건에 연루된, 혹은 연루되려는 것일까?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온갖 방해공작과 사건수사의 진행과정을 당신이 유심히 지켜봐 왔다면 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만약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시스템이 작동하는 민주주의국가였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가시스템은 정치와 자본권력에 철저히 종속되어 그 부속품으로 전락한 지 오래이고, 그로 인해 국가시스템의 불법과 부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향해 오히려 무자비한 권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면 상황은 대번에 역전되고 만다. 유린된 헌법가치를 복원시키고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자는 시민들의 외침은 어느새 국가시스템에 의해 민주주의 체제를 어지럽히고 헌법질서를 위협하는 불순세력으로 교묘히 편집된다. 열 사람이 작당하여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일처럼 간단한 일은 없는 것이다.  





지난 주 있었던 김용판에 대한 무죄선고로 인해 개인적 양심과 사회적 정의를 지키기 위해 14대 1의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벌여왔던 권은희 수사과장이 더욱 곤경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경찰 수뇌부는 권은희 과장에 대해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고, 새누리당에서는 그녀가 경찰제복을 벗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사법부마저 거들고 있는 마당에 이 참에 아주 본 때를 보여 줄 심산인 듯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기관들이 총동원된 대선불법부정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표적이 되어 왔고, 여지없이 찍혀 나갔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그랬고, 윤석열 수사팀장 및 수사팀이 그랬으며, 이번엔 권은희 과장의 차례가 되었을 뿐이다. 권은희 과장 그 다음에는 누구의 차례가 될까?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정권을 획득한 세력은 체제유지를 위해 반드시 시민들의 기본권, 그 중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에 가차없는 메스를 들이 댄다. 공고한 일상의 평화를 깨뜨리는 공포와 불안은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정치권력이 시민 통치를 위해 사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이자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정치권력과 국가시스템의 불법과 부정, 위악과 위선을 고발하고 이를 문제삼는 힘없는 시민들이 그 다음 타켓이 될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필자에게는 여러 지인들이 있다. 대부분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이다. 그들 중 대학교수가 된 선배가 하나 있는데 그는 대학시절 내내 세상의 부조리와 자본주의의 모순에 저항하며 시위란 시위는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열혈청년이었다. 그랬던 그가 필자의 요즘 행보를 지켜보다 걱정하며 한마디 한다. 


'너 그러다가 잡혀간다'


그 선배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필자는 '과거의 그'와 '현재의 그' 사이의 괴리가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과거의 그'였다면 누구보다 먼저 이 말도 안되는 부정선거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앞장 섰을 터였다. 그러나 '현재의 그'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이 사건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어디 이것이 필자의 선배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 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하며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구조적 모순들에 울분을 토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방법적 고민들로 젊음을 불살랐던 필자의 지인들도 이 사건에 침묵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는 이 사건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하나씩 있는 듯 보였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필자는 전혀 궁금하지 않다. 다만 '사람들은 왜 분노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필자를 참으로 당혹스럽게 만든다. 이 질문 속에는 필자가 이미 알고 있고, 알기를 원하는 수많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자조섞인 체념과 원망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소중한 권리가 무참히 짓밟힌 선거부정사건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겁니까?'라고 묻고 있는 필자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래서 그 자체로 씻을 수 없는 모멸감과 자괴감을 안겨 준다. 필자가 지금까지 믿고 있고, 믿어 왔던 가치들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무의미한 것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권은희 과장, 그녀만큼은 꼭 지켜주고 싶다. 그녀는 국가기관이 개입한 불법대선개입사건의 수사과정을 지켜보며 모멸감과 자괴감에 빠져있을 필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잃어서는 안되는 공동체적 가치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일깨워 준 몇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부당한 권력을 이기는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속에서, 훗날 박물관에서 보게 될 지 모르는 개인의 양심과 사회의 정의에 혹 목말라 있다면 권은희 과장을 지키는 일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 그녀는 충분히 당신이 그렇게 할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부당하고 불의한 권력에 맞서며 무섭고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이 가녀린 여인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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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모 연예인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상황극을 펼쳐 적잖은 국민들을 당황케 만든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음주운전 파문이 커지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게 쏠려있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의 언어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 버리고 만다. 말을 한 자신도 놀라고, 이 말을 들은 다수 시민들 마저 기절초풍하게 만든 저 표현은 이후 논리파괴형 수사의 전설이 되었고 수많은 아류작들을 양산해 내었다. "때린 것은 맞지만 폭행은 아니다", "물건을 훔치긴 했지만 도둑질한 것은 아니다", "속인 것은 맞지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등의 표현들은 이제 우리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논리파괴형 어록들이다. 





그러나 이 황당한 상황극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체화시킨 부류는 아마도 정치를 생업으로 삼고있는 일단의 부류들이라 사료된다. 물론 모든 정치인들이 이와 같은 논리파괴형 수사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정 정당, 특정 부류에게서 유난히 그 표본이 많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과정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실소유 문제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문제의 광운대 강연 동영상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자신이 BBK를 설립했다는 증언이 분명히 나온다. 그러나 결국 이 논란은 "주어가 없다"는 희대의 망언과 함께 "BBK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실소유주는 아니다"는 궤변을 남기며 일단락되고 말았다. 


이와 같은 사례를 찾는 일은 모래사장에서 조개껍데기를 찾는 일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오피스텔 임차비용을 지불한 것은 맞지만 새누리당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박근혜 후보가 임명장을 수여한 것은 맞지만 후보와는 무관한 일이다", "댓글작업을 한 것은 맞지만 선거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철도민영화는 아니다",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을 허용할 계획이지만, 의료민영화와는 관계가 없다", "국정원 직원이 정치에 관여한 것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 등과 같이 특정 정당, 특정 부류들에게서 상습적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다.





사실 사례를 찾기 위해 구태여 기억을 거슬러 올라갈 필요 조차 없다. 상식과 논리를 비웃는 망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틀 전(3일) 황교안 법무부 정관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의혹과 관련해 "수사과정에서 불미스런 점이 있었던 것은 유감이지만, 이 사건이 간첩조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교안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살펴본 논리파괴형 어법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이 과정에서 어떤 위법행위가 있었는 지는 이미 언론과 방송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상태다. 황교안 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수사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점(조작)이 있었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뜻이다. 간첩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증거물인 출입국 문서가 위조되었다는 것은 결국 애시당초 국정원에게 간첩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당위가 존재했음을 시사해 준다. 그러나 황교안 장관에게 이같은 사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황교안 장관 역시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간첩혐의 입증을 위한 문서조작의 위법성 보다 간첩이 존재해야 하는 당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검찰조직과 이를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장관에게 법보다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황교안 장관에게는 법보다 우선하는 다른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일국의 법무부장관 입에서 저따위 망언이 서스럼없이 튀어나올 수는 없다. 





우리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저 낯부끄러운 망언이 이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가 최근에 관련 증거로 제출한 사실확인서 및 정황설명서의 팩스번호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이는 그 스스로 검찰조직이 여전히 정치권력의 충실한 공복이요, 대선개입과 간첩조작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정원의 든든한 우군임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수 년전 모 연예인의 입에서 시작되어 수많은 아류작들을 만들어 낸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는 대개 두가지다. 모 연예인의 경우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을 면피하기 위한 변명의 와중에 만들어 지는 경우와 황교안 장관의 경우처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는 당연히 정상참작의 여지가 남는다. 명백한 말실수를 가지고 언제까지고 엄격한 도덕율을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사실을 호도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위선과 기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권력의 오만과 야만, 시대정의와 개인적 양심에 대한 비아냥과 조롱을 용인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 이유로 필자는 법의 존엄과 정신을 무시하고 정의와 진실을 우롱하는 자가 대한민국의 법무부장관이라는 사실이 마냥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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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의 제목이 뜬금없습니다. 해고를 당한 사람에게 축하를 하다니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해고를 당해 무척 상심이 클 사람에게 할 말은 도저히 아니지요. 그런데 이 사람은 자신이 해고당한 사실을 알리며 오히려 이를 축하해 달라고 합니다. 도대체 이 사람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인가요? 해고를 당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이성을 상실한 것일까요? 자신의 해고를 축하해 달라고 말하는 이 사람, 어쩌면 정말 정신이 조금 이상해졌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일까요? 과연 이 사람은?



<출처, 뉴시스>


MBC 이상호 기자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MBC 종업원이 아닌 국민의 기자가 되겠다. 함께 축하해 주실래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미 작년 12월 21일 트위터에 자신의 해고 방침이 정해졌다는 사실을 전하며 조만간 MBC로 부터 해고를 당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 그 내용 그대로 MBC는 '명예 실추와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유로 이날 이상호 기자를 해고했습니다. 


MBC가 이상호 기자를 해고한 표면적인 이유는 말씀드린대로 '명예 실추와 품위유지 위반'입니다. 도대체 이상호 기자가 어떤 행동을 했길래 공영방송이자 친근한 국민방송인 MBC의 명예를 실추하고 품위를 저해한 것일까요?


대선 전날 이상호 기자는 엄청난 사실을 트윗을 통해 폭로했습니다. MBC가 고 북한 김정일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비밀리에 접촉하고 이 내용을 보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습니다. 그러나 정작 김정남과의 인터뷰를 추진했던 MBC는 이상호 기자의 이같은 폭로에 대해 "이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유언비어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비선취재팀을 동원해 북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의 인터뷰를 완료했고, 보도국 기자들이 이 기사가 보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불침번을 서고 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린 MBC C&I 직원 이상호 씨의 글은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자사 뉴스를 통해 '악의적인'이라는 자극적인 멘트까지 섞어가며 이상호 기자의 폭로를 정면 반반하는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MBC 화면 캡쳐, 지난 해 18일 뉴스데스크의 방송 내용>


MBC는 이와 함께 "이씨의 글은 독자들에게 MBC가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이 같은 취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나 나열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며 이상호 기자의 트윗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어라? 인터뷰 한 것 맞잖아?


그런데 MBC가 김정남을 인터뷰했다는 이상호 기자의 폭로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접 김정남을 인터뷰했던 것으로 알려진 MBC의 허무호 특파원이 '김정남을 인터뷰한 것이 맞다'라는 것을 확인해 준 것입니다. 허기자는 지난 4일 이상호 기자가 운영하는 '고(GO)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3일 전부터 말레이시아에 머물며 결국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호 기자의 트윗내용이 MBC의 표현대로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라는 것이 입증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관련해서 더 황당한 것은 허 기자가 김정남을 인터뷰는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국정원의 입장이었습니다. 


"허 기자가 우연히 호텔에서 만났다, 부딪쳤다"는 것이 당시 국정원의 해명이었습니다. 호텔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고 김정일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우연히 만나 부딪힐 확률, 게다가 인터뷰까지 성사시킬 확률은 도대체 얼마쯤 될까요? 로또 당첨 확률쯤 될까요? 국정원의 해명은 시쳇말로 소가 웃을 일입니다. 


이상호 기자의 폭로에 대해 MBC는 '악의적인 유언비어'라고 부인했지만 결과적으로 드러난 것은 MBC야말로 '악의적인 거짓말'을 한 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작금의 대한민국은

입바른 소리를 하면, 불의에 저항을 하면, 진실을 이야기 하면,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 하면, 정의를 실천하려고 하면 불이익을 당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MBC는 이전부터 눈엣 가시같은 존재였던 이상호 기자를 해고하고 말았습니다. 


'명예실추와 품위 유지 위반'이라면 이 사람만 하겠습니까?


이상호 기자가 MBC로 부터 해고를 당하기 전날, 얄궃게도 신뢰도 1위의 방송사였던 MBC를 만신창이로 만든 김재철 사장은 영등포경찰서로부터 배임 혐의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받았습니다. 



<미디어스 기사 캡쳐>


김재철의 배임혐의가 무혐의?


MBC 김재철 사장에게 제기된 비리의혹은 도저히 공영방송국의 사장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MBC노조는 작년 3월 2010년 취임 이후 2년 동안 법인카드로 7억 여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이유로 김재철 사장을 고발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전국의 특급호텔 투숙비로 무려 1억 5천여만원을 사용했고, 진주목걸이.명품가방.고급화장품 등의 사치품을 구입했으며, 국내외 면세점을 통해 2천 5백여만원을 물품구입비로 결재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피부관리에 200만원을 결재하기도 했고 2011년 1월에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병원비 240만원을 법인카드로 대납해주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면 법인카드가 아니라 개인카드라 불리워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회사공금을 개인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한 정황 및 증거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김재철 사장의 배임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 같은 결정은 경찰의 단독 수사가 아닌 서울 남부지검의 지휘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져 이후 검찰조사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 김재철 사장은 이 밖에도 무용가인 정 모씨와 함께 충북 오송의 아파트 3채를 구입한 뒤,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한 채를 자신의 명의로 계약해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MBC노조로부터 추가 고발당했습니다. 또한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서는 정씨에게 7년 동안 무려 20억원 가량의 공연을 몰아준 것이 드러나 특혜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혀 걱정할 것 없습니다. 경찰과 검찰이 앞에서, 그 분이 뒤에서 든든히 버팀목이 되어줄 테니까요)


이래서 세간에 줄을 잘서야 한다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줄을 잘 서야 출세길도 훤히 열리고, 부정비리를 저질러도 법망을 교묘히 피해갈 수 있으며, 혹 재수없게 구속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형량구형을 받을 수 있고 이마저도 안된다면 특사로 언제든지 풀려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볼 때 김재철 사장은 정말 줄 하나는 끝내주는 줄을 잡은 것 같습니다. 


줄을 잘못 잡은 이상호 기자는 앞날은?


이에 반해 이상호 기자는 줄을 잘못 잡아도 제대로 잘 못 잡았습니다. 이제 출세를 기대하기는 힘들어졌고,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험한 꼴을 당하는 것도 다반사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뭐가 그리 좋은지 자신의 해고를 축하해달라고 하고, 앞으로도 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알리고 싸우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말 이 사람,  큰일날 사람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살 지, 남들처럼 적당히 타협하면서, 시류에 편승하면서, 불의에 눈감으면서, 법을 어겨가면서 그저 편하게 살 지, 뭐 좋은게 있다고, 뭐 얻을게 있다고, 뭐 바랄게 있다고, 뭐 달라질게 있다고 김재철 사장의 밑이 아닌 국민의 밑에서 일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건지, 국민이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닌데, 이 사람 정말이지 못말리는 사람입니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고 하는데, 산 사람의 바램을 못 들어 주겠습니까?

이상호 기자, 당신의 해고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해고당하는 것이 시련과 좌절이 아니라 도약이며 희망이 될 수 있음을 국민에게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국민은 당신, 지독하게 무모하고 미련하며 우직한  이상호 기자를 MBC의 기자가 아닌 국민의 기자로 임명합니다. 끝까지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감추어진 진실을 알리고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글을 써 주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이제부터 국민의 기자입니다.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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