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꼭 1년 전 이맘때를 아프게 기억합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열화와 같은 성원에 놀라고 감동했지만, 그 기대를 담아내지 못하고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죄스러운 마음에 숨을 수도 없었습니다. 다당제를 뿌리내리고자 피땀 흘려 만든 정당이 송두리째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에 당 대표로 다시 나섰고, 실로 힘든 통합과정을 넘어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습니다. 다시 백척간두에 섰습니다. 7년 전 가을, 저 안철수에게서 희망을 찾고 싶어하셨던 그 서울시민의 열망에도 답하지 못했던 기억 또한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죄송스러운 마음까지 되새기고,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바꾸자, 서울! 혁신경영 안철수"란 슬로건을 내세우며 자신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안 의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서울시장 선거는 3파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3자 대결 구도는 조순 전 서울시장(민주당)·정원식 전 국무총리(민주자유당)·박찬종 변호사(무소속)가 경쟁했던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23년 만이다.

안 위원장의 등판은 바른미래당의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합당 이후 한달이 넘도록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위기 반전이 무엇보다 시급한 입장이다. 이에 당내 최대 주주인 안 위원장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비등해지고 있던 참이었다. 당내 지분을 양분하고 있는 유승민 대표의 불출마 의지가 확고한 이상 안 위원장이 당의 요구를 거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선거 레이스에 뛰어든 안 위원장의 승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세 가지 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 첫째, 집권여당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어져 있는 여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여전히 70%에 가깝다. 이는 역대 정권을 통틀어 집권 1년 차 기준 최고 수준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또한 5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전략인 '정권심판론'이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현 시장의 안정적 지지율도 부담스럽다. 결선투표의 변수가  남아있지만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박 시장이 유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 위원장은 박 시장과의 양자대결은 물론 3자 대결에서도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스 코리아가 <중앙선데이>의 의뢰로 지난달 7일 서울 거주 성인 8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시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한국당 후보로 가정한 3자 대결에서 53.9%를 기록해 18.6%에 그친 안 위원장을 압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자 대결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박 시장(58.4%)이 안 위원장(30.5%)보다 2배 가까이 더 높게 나타났다. 심지어 안 위원장은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는 박영선·우상호 의원과의 양자대결과 황 전 총리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서도 열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이 여론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3%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위원장이 뛰어넘어야 할 두 번째 벽은 야권의 분열이다. 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로는 현재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유력시되고 있다. 오는 10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지사가 레이스에 뛰어들게 될 경우 서울시장 선거는 3자 구도로 치뤄지게 된다. 문제는 이같은 구도에서라면 안 위원장의 승리 가능성이 지극히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더라도 이는 명확해진다.

가장 최근에 치뤄진 전국선거였던 지난 대선 당시의 서울지역 득표율을 살펴보자. 당시 1위는 41.08%를 기록한 문 대통령이었고, 그 뒤를 안 위원장(22.72%)과 홍준표 한국당 대표(20.78%)가 이었다. 당시보다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더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3자 구도로 갈 경우 여권이 승리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따라서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선거 연대를 통해 1대1 구도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 오마이뉴스


그러나 문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공히 '선거연대는 없다'고 완강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안 위원장은 출마 선언 이후 기자들에게 "여권연대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없습니다. 우리 바른미래당은 기득권 양당과 싸워서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든 정당입니다. 기득권 양당은 우리가 경쟁하고 싸우고 이겨야 할 대상입니다"라며 연대를 강하게 부정했다.

이는 한국당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여러 차례 야권 연대 가능성을 일축해온 홍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홍 대표는 "정리 대상인 정당과 연대해 서울시장 선거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총선을 준비하려면 좌도 우도 아닌 정당으로 전 국민이 선택할 수 있게 정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연대설'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주장이다.

물론 현재와 같은 기조가 선거 끝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선거 막판 판세가 불리하다고 여겨질 경우 기존의 입장이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4·27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등 정치판을 뒤흔들 변수가 산재한 이상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어쨌든 현재까지는 양당 모두 선거연대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가정이 굳어질 경우 안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은 지극히 요원해진다. 그가 직면한 두번째 딜레마다.

안 위원장을 가로막고 있는 마지막 벽은 다름 아닌 '안철수' 자신이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 보자. 7년 전인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위원장은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명숙 전 총리,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압도하며 사회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안 위원장을 향한 기대와 관심은 기성 정치에 대한 지독한 냉소와 불신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정치혁신을 갈망하는 국민의 갈증과 염원이 안 위원장에게 투영돼 나타난 것이다.

당시 안 위원장 돌풍은 서울시장 후보 양보로 절정에 달한다.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양보'는 정치 신인이었던 안 위원장을 일약 대선주자의 반열로 급부상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와 관련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 위원장은 박 시장을 만나기 전부터 불출마를 결심했다. 가족들 반대가 가장 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두가 아는 것처럼 안 위원장은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기성정치를 씹어먹을 듯 거침없이 솟구치던 안 위원장의 주가는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타기 시작한다. 모호하고 뜨뜨미지근한 언행, 국민의 정치혐오에 편승한 양비론적 행보에 실망한 세간의 비판이 잇따랐던 것이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과 탈당, 국민의당 창당과 바른미래당 합당의 과정을 거치면서 안 위원장의 이미지는 원래의 참신함과 신선함이 많이 희석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 결과가 바로 바른미래당의 현재 모습이다. 2016년 총선 당시 호남지역을 석권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가 싶던 안 위원장의 기세는 이후 총선 리베이트 사건과 제보조작 사건 등이 겹치면서 시쳇말로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일각에서는 총선에서의 선전이 호남지역의 '반문정서'를 집중 공략한 선거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총선 이후 호남 민심이 민주당으로 급격하게 돌아선 것에서 드러나듯 '호남홀대론'에 따른 반사이득이었다는 분석이다. 안 위원장이 당안팎의 반발을 무릅쓰고 바른정당과 합당을 시도한 것도 이와 같은 민심의 추이와 깊은 연관이 있다. 탈호남과 보수표심 공략이 맞물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 위원장의 전략적 행보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성과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통합을 하면 '정당 지지율이 20%를 넘길 것'이라 공언하며 전격적으로 합당을 시도했지만 지지율을 한 자리수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바른미래당 창당이 국민의당 분당과 호남민심 이반이라는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고 시도한 정치적 모험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손해도 이만저만한 손해가 아니다.

안 위원장에게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그래서 더욱 중요한 변곡점이 될지도 모른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시키기 위해, 지방선거 이후를 걱정해야 하는 바른미래당의 앞날을 위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정치적 입지를 드높이기 위해서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살펴본 것처럼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국민 여론과 야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3자 구도, 그리고 '간철수'(행동은 안 하고 간만 본다)로 상징되는 기존의 '안철수'를 반드시 넘어뜨려야 한다. 안 위원장은 과연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세 가지 벽을 뛰어넘고 다시 '비상'(飛上)할 수 있을까. 안 위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요동치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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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8.04.06 09:51 신고

    지난번 서울 시장 양보한게 아니고 가족들 반대가 심해
    안 나온거라는데 이번엔 가족들 동의는 받았는지 모르겠네요
    가족들이 동의 안 햇지 싶은데 말입니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8.04.06 15:46 신고

    사람 바못뽑아 그 고생하고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아 놨는데 또 이런 사람 뽑아 어쩌려고요
    안철수는 정치인이 될 자격도 자질도 없습니다 인간적으로 결격투성입니다. 이 수준으로 서울시장은 커녕 주민자치위원장도 못마낍니다.

    • 심판자 2018.11.21 13:51

      당신보다 일만배는 나은 사람입니다 당신은 무슨 낮짝으로 세상을 살아갑니까? 사회에 무엇을 이바지했습니까? 뱁새따위가 황새를 질투하는 격이군요

  3.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18.04.07 01:28 신고

    이렇게 시간이 갈수록 실망감이 커지는 정치인은 처음입니다 ..
    서울시민의 현명한 판단 기대합니다 ..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8.04.08 19:08 신고

    명분, 스토리, 그리고 정치공학적인 부분에서 모두 열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 정말 이분이 정치를 안하고 그냥 자기의 있는 자리에서의 역할만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생각합니다
    한 때 "영혼이 있는 승부"를 읽으면서 존경했었던 분이었는데
    이렇게 망가질 줄은 그 때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바람언덕의 '그때  그 순간' 시간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예정대로라면 그는 오늘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공식화 하게 됩니다. 그가 탈당을 선언하게 되면  안철수 의원은 지난 2014 3 2일 민주당과의 합당 이전으로 돌아갑니다

 

바람언덕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을 비판하면서, 이 기이한 조직의 출현을 대단히 어색하고 불편한 조합이라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당시의 통합이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두 당의 이해타산의 결과일 뿐이며, 두 세력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만큼 결국 당내 분열과 갈등으로 좌초될 것이 자명했기 때문입니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결합이 실패했음을 알리는 명징한 선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바람언덕은 오늘 안철수 의원이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처음으로 발을 딛는 순간을 복기해 보려 합니다. 그 장면에 정치인으로서 안철수 의원의 한계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복선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 한국경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기로 했습니다. 대선 이후 미국에 머물며 간간히 자신의 근황을 전하던 안철수 전 교수는 사실 이번 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필자 역시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일단 미국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보궐 선거를 치르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하나는 그동안 안철수 전 교수가 보여왔던 불확실한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보궐선거를 바라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그러나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던 세간의 예상을 깨고 안철수 전 교수는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필자는 안철수 전 교수가 오랜 장고를 끝내고 정치일선에 복귀하는 것을 타박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국민들이 안철수 전 교수를 대한민국의 정치판으로 불러들인 본질적인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오랜 칩거를 끝내고 정치재개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교수가 선택한 곳이 다름아닌 노원병 지역이라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 하필 노원병인가? 왜 다른 곳이 아닌 노원병이란 말인가?'라고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안철수 전 교수를 대한민국의 정치로 이끈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었습니다. 국민들은 기성정치집단과 정치인들에게서 도무지 희망을 찾을 수 없었고, 정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그를 통해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작년 온 나라를 관통하며 대선정국을 폭풍처럼 몰아쳤던 '안철수 현상'의 본질이었습니다. 그렇게 안철수 전 교수는 화려하게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으로 부상했고, 대선과정을 통해 많은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라는 두가지 시대적 화두를 해결할 수 있는 '백마타는 초인'이었으며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필자 역시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해서 상당한 기대와 희망을 걸었던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최대한 안철수 전 교수의 입장을 변호하는 글을 써왔으며, 단일화의 과정이 지지부진해지며 이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을 당시에도 참고 기다리며 그의 진의를 헤아리려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조금씩 무너져 간 것은 그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성정치인들의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치개혁을 외치지만 그가 구상하는 정치개혁의 밑그림이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정작 민주당의 구태와 계파문제를 비판하면서도 대한민국 정치를 망쳐놓은 장본인들인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정치쇄신' '국민의 뜻'을 거듭 주창했지만 그 어떤 것도 현실속에서 그 실체를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모호한 말과 의뭉스러운 태도로 혼란과 혼선을 자초하기 일쑤였습니다. '신기루 정치', '불확실성의 정치'를 보여주었고 이는 그가 비판하던 기성정치인들의 모습에 늘 등장하던 익숙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정치신인이었지만 그의 모습은 정치9단이 떠오를 만큼 대단히 정치적이었습니다



ⓒ 오마이뉴스

 

이번 보궐선거 역시 그는 돌아가는 정치판세를 미국에서 면밀히 재단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민주당이 대선패배의 후유증으로 자중지란을 일삼고 있는 사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적절한 타이밍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를 통해 화려하게 정치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정확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입니다.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독주와 무능하고 무기력한 민주당,  싹이 잘려나간 진보세력 사이에서 대선패배의 후유증에 출구없이 넋놓고 있던 다수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적절한 시기입니다. 안철수 전 교수의 존재와 역할이 필요한 기가막힌 타이밍인 것입니다

 

그런데 정치복귀의 타이밍은 좋았지만 그 선택지가 틀렸습니다. 그는 노원병이 아니라 부산 영도로 가야만 했습니다. 부산 영도에서 새누리당의 정치거물이자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좌장이었으며, 지난 대선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활약했던 김무성 전 의원과 겨루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출마하는 곳이 다름 아닌 노원병 지역입니다. 노원병 지역이 어디입니까? 바로 노회찬 전 의원이 '삼성X파일 공개'에 대한 사법부의 어이없는 판단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곳입니다. 그것도 불과 2주 전에 말입니다

 

알다시피 노원병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습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노회찬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후보로 출마해 57%의 득표율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18대 총선에서도 노회찬 후보는 비록 낙선하기는 했지만 40%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역주민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은 바 있습니다. 그만큼 노회찬 전 의원의 애착과 지역주민들의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지지가 교차하는 곳이 바로 노원병 지역인 것입니다. 정의당 당 차원에서도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며,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당의 후보로 노동운동가 출신이며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씨의 출마가 유력시 되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지역구에 안철수 전 교수가 정의당 및 노회찬 전 의원과 아무런 사전 교감도 없이 덜컥 출마 선언을 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노회찬 전 의원에게 전화로 예의를 갖추었다고 송호창 의원은 전하고 있으나, 정의당의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의원직 상실에 대한 위로의 말만 오갔을 뿐, 출마와 관련된 어떠한 이야기도 없었다고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과연 안철수 전 교수의 이와 같은 출마 결정과정이 정치 도의에 맞는 일인지 필자는 의문입니다



ⓒ 채널 A

 

지난 대선 안철수 전 교수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리한 야권후보단일화의 과정을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봐왔던 필자는 대선의 패배원인에 대한 여러 원인들 가운데 후보단일화가 너무 늦게 이루어졌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단일화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양측이 보여주었던 모습은 기성정치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단일화의 감동과 시너지 효과가 크게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보궐선거 출마 역시 이와 비슷합니다. 출마선언의 과정이 전혀 아름답지 못합니다. 출마의 시기는 아주 적절하나, 그 과정과 출마지역이 매끄럽지 못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안철수 전 교수가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아름답지 못한 승리가 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만에 하나 낙선하기라도 한다면 정치적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게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따라서 안철수 전 교수는 노원병이 아닌 부산 영도로 가야만 했습니다. 그 곳에서 당당하게 살아돌아와 자신이 가고자 하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정치개혁의 그림들을 국민들에게 떳떳하게 제시해야만 했습니다. 만에 하나 낙선한다고 하더라도 그에게는 아름다운 패배가 될 것이요, 어찌보면 정치인생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이 남게 됩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련하게 부산 출마를 고집해 세번이나 낙선했지만, 결국 그 진심을 훗날 보상받게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안철수 전 교수는 안전한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전한 길도 정치도의상 올바르지도 않는 길입니다. 명분도 미약하고, 정치개혁과 혁신을 주창했던 정치인 안철수의 이미지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 되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의 선택을 장고 끝에 악수라고 평하는 이유입니다

 

기성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 지난 대선에 안철수 전 교수를 호출했습니다. 잘못된 정치관행을 바로 잡아달라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달라고 그에게 S.O.S를 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호출된 안철수 전 교수가 보여준 모습들은 신선하지 못했습니다. 그 자신이 낡은 정치 안에 함몰돼어 버린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정치혁신과 개혁을 위해 국민들이 불러낸 안철수 전 교수가 기성정치권의 모습을 보이는 순간 그의 존재의미는 사라지고 맙니다. 안철수 전 교수는 이 점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MBC 뉴스

 

안철수 의원의 본 모습과 정체성은 지난 보궐선거를 통해 이미 구체화되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전인 지난 대선 과정에서 드러났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치공학에 능숙한 정치인에 불과한 안철수 의원이 중도개혁가의 포장되어 정치개혁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부터가 우리 정치의 비극이라면 비극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과 그 속에서 함께 했던 2년 여의 시간이 그에게 무엇을 남겼는 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사적으로 본다면 퇴보이자 역행이 분명합니다. 지난 2년 동안 민주주의와 헌법가치는 퇴색되고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유산들이 부활했습니다. 그동안 그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는 국정권 사건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민중총궐기 때도 시민과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이 거리와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며민주주의와 헌법가치의 회복을 외치고 있을 때 그는 단 한 차례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그 뜨거운 절규와 탄식을 듣질 않았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할 때라야 비로소 시민들이 요구하는 새정치의 본질과 마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내세우는 새정치가 신기루에 불과한 이유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으로 야권의 정치지형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총선을 코 앞에 둔 시점에 야권이 분열을 하게 된 것입니다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가만히 앉아서도 코를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대 여당과 맞서기 위해 통합해야 할 시점에 야권은 분열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를 들이댄다 한들 그의 탈당에 명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그가 있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바람언덕은 그가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에 필요한 것은 정치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정치 개혁가이지, 정치공학에 능통한 우파 정치인이 아닙니다. 우파 정치인은 널리고 널려 있습니다. 이는 공급과잉일 뿐입니다. 이왕 돌아가기로 결심했다면 안철수 의원이 부디 정치를 시작하기 이전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랍니다그것이 이 나라 정치를 위해 가장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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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5.12.13 07:35 신고

    이 사람은 대국민 사기를 친 겁니다.
    본래 하던 직없에나 충실했으면 좋았을 텐데... 욕심이 목구멍까지 채 가지고....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3 13:18 신고

      결국 탈당...
      정권교체를 위한 세력을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전 이 사람의 뜬구름잡는 말들이 참 듣기 거북합니다.
      머리가 모자란 것도 아니고...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cto_hwangga BlogIcon morgin 2015.12.13 09:35

    본인도 그렇고 정치혐오에 빠진 국민들도 그렇고
    모두가 '한탕주의'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는 그러한 한탕주의의 신기루일 뿐이고...

    혁명이 아닌 이상 개혁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단 한 명의 메시아가 해낼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닐 겁니다.
    인내가 필요하고 오래 축적된 역량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 일을 정치 경험도 없고 철학과 비전이 없는
    일개 CEO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정치 판타지에 불과한 것 아니었을까요?

    안철수가 탈당을 하면서 새정연이 과다출혈을 겪는다고 해도
    그로 인해서 다시 새누리당 전성시대가 온다고 해도(지금도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역량이 거기까지인 거죠.
    와신상담 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바닥을 치지 못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안철수 같은 인물에게 기대어 연명해야 할 만큼 무능력했던 건지도...

    너무 쉬운 길을 찾다 보니 야합을 하게 되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다 보니 매번
    어정쩡한 선택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못 받았던 건 아니었을까요?
    차라리 이번 총선에서 지더라도 화끈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죽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철희 같은 분은 분열하면 개헌선도 내주고 결국 개헌까지 이르게 될 거라고 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몸 사리다가 지금까지 오게 된 거 아니었을까요?
    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애초부터 불가능했을 화합에 목을 매다 오늘에 이르게 된 건 아닌지...

    바람언덕님 글 읽고 이런저런 생각하다 보니 말이 길어졌습니다.
    두서 없이 적은 거니 너무 신경쓰진 마시고 ㅎㅎ
    편안한 일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안철수 의원이 꼭 탈당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ㅎㅎ
    그가 제 2의 정동영이 되기를 바라며...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3 13:19 신고

      탈당했네요, 결국...
      어차피 지나가야 할 소나기입니다.
      이 참에 새정연 내부에 있는 쭉정이들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선명 야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문재인이 아니라 그 할아버지라도
      어림 없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3.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12.13 16:01 신고

    함량미달인 경영자에 불과합니다.
    JTBC의 후원 아래 많이 부풀려진 것에 불과합니다.
    냉정하게 보면 안철수는 최악의 수를 두었습니다.
    그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과 손잡는 것 말고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49 신고

      네, 제가 보기에도 그는 끝입니다.
      두고 보십시요. 문국현보다 더한 냉소와 조롱을 받을 것입니다.

  4. Favicon of https://junpresident.tistory.com BlogIcon 민주청년 2015.12.13 16:34 신고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저도 이렇게 긴 글을 일목요연하게 쓰고 싶네요^^

  5. Favicon of https://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5.12.14 08:27 신고

    성공기업가. 천재라 칭송받는 이들은 정치를 하면 안 됩니다. 천동설을 숭배하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가 거기 해당되는 사람이죠. 그리고 너무 부풀려진 인물입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50 신고

      네, 착시현상에 거품입니다.
      그 거품이 꺼지니 그 본 그릇이 나오는가 봅니다.

  6.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5.12.14 09:24 신고

    예전 문 모씨가 생각나는군요.
    안철수도 이제 그 길로 떠나는 것 같습니다.
    잘 가시기 바랍니다. ^^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51 신고

      정치를 할 그릇이 애초에 안되었습니다.
      그의 변한 얼굴은 정치가 앗아간 그의 마음일지도 모르겟습니다.

  7.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12.14 09:35 신고

    바램은 다음 총선에서 보수표를 좀 가져 갔으면 합니다
    그래서 야권 분할이 아닌 여권 표를 잠식하는....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52 신고

      ㅎㅎ,
      그렇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요. ㅎㅎ
      안철수는 철저히 민주당에 맞춤전략이라서요.
      새누리가 안철수로 인해 타격받을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안철수가 욕을 먹는 겁니다.

  8. Favicon of https://eproo.tistory.com BlogIcon 불루이글 2015.12.14 23:49 신고

    안철수와 퇴물들의 탈당은 야당분열이 아니라 공천컷으로 볼 필요가 있는것 같습니다.
    공천 불만으로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들이나 진배 없는 무리들로 숫자가 조금더 많다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을 것 같고요
    그런 인물들이 다시 살아 나도록 지역민들이 만들어 버린다면 그 또한 어쩔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전적으로 호남 인들의 수준 높은 선택을 믿어 볼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코 호남인들은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 됩니다.

    •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12.15 11:53 신고

      네, 그렇게 되도록 문재인 대표와 당이 더 노력해야겠지요.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당을 세워야 합니다.
      그 전에 우선해야 할 것은 비주류와의 빠이 빠이죠...

거취 문제를 두고 장고를 해왔던 안철수 의원이 탈당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3 (탈당)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와 극적으로 타협할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로써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은 피할 수 없게 되었고, 정치권에도 커다란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발' 정치 빅뱅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그 자신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안철수 의원의 탈당, 그 이후에 대해 예측해 보겠다.



ⓒ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그에게는 신당 창당과 천정배 의원이 준비 준인 '국민회의'와 힘을 합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이 둘 중 후자는 이미 창당을 선언하고 세를 모으고 있는 천정배 의원과의 연대를 전제로 한다. 이럴 경우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국민회의' 내에서 다시 당권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과의 통합을 통해 학습효과를 맛본 그가 또 다시 이같은 과정을 반복할 이유는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비주류들과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게 되면 그와 뜻을 같이하는 당내 비주류와 호남을 지역구로 한 의원들의 탈당 러쉬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에 따르면 최소 20명에서 최대 30명에 이르는 현역 의원들이 순차적으로 탈당할 것이라 한다. 이렇게 되면 바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안철수 의원의 향후 선택지가 불분명한 가운데 이 숫자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원내교섭단체를 이룬다면 당장 원내 3당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챙길 수 있다는 실익도 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하고 신당 창당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정치 지형은 2년 전과 매우 유사한 상황으로 흘러가게 된다. '안철수 신당'의 창당 준비가 한창이던 그때와 흡사한 정치 구도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안철수 의원에게는 최대 30명에 가까운 현역 의원이 함께 한다는 점이다. 2013년 당시에는 안철수 의원을 포함한 몇 명의 현역 의원들과 외부인사만으로 창당을 준비해야 했다면, 이제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만한 의원들과 함께 조직과 세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는 실로 어마어마한 차이다.  
2013년 당시 조직도 형체도 없던 '안철수 신당'은 단지 입소문만으로도 60년 전통의 민주당 지지율을 가뿐히 뛰어 넘었었다. 그런데 이제 조직과 체계, 그리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현역 의원들까지 대거 거느리게 됐으니 눈치밥 2년 만에 일궈낸 눈부신 성과다. 안철수 의원 본인의 말처럼 조직도 세력도 없던 그가 조직과 세력을 갖게 됐으니 '신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은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을 뒤흔들 실로 어마어마한 사건이 될 지도 모를 일이었다. 만약 이것이 2년 전이었다면 말이다.



ⓒ KBS 뉴스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 지지율의 훌쩍 뛰어넘었던 당시와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의 극명한 괴리가 있다는 뜻이다. 당시가 안철수 의원 개인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최대치에 이른 시점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시 안철수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당체제에 실망한 유권자의 정치불신과 혐오를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삼는 전략을 구사했다. 양비론을 내세워 여야의 중간지대에 안전하게 자신의 베이스캠프를 차린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혐오에 편승한 그의 전략은 이내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사안마다 애매한 정치적 입장을 보이는 그에게 유권자의 실망이 잇따른 것이다. 그는 양비론을 고수했고, 기존 정치세력을 구태로 규정했다. 구태는 낡은 것, 그래서 청산해야 할 것을 의미한다. 낡은 것을 청산하겠다는 구호가 유권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려면, 낡은 것을 대체할 새 것이 기존의 것과 비교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얼마나 좋은지를 반드시 제시해야만 한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은 아직까지도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가 없다. 실체가 없는 구호는 공허하며, 행동이 없는 비판은 무책임하다.

그는 아직까지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양비론에 입각해 기성 정치를 낡은 것으로 돌려 세우고, 이전보다 더한 정치 분열과 불신, 혐오를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국정원 사건을 여야의 혼탁선거로 인식하고, 교학사 교과서 논란을 해묵은 진영논리라고 일단락시킨 것이야말로 안철수 의원의 정치 철학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정치 개혁과 혁신을 부르짖고, 새정치의 당위를 외쳐 왔던 그에게서 갈수록 기성 정치인의 풍모가 우러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SBS 뉴스


새 것의 효용가치는 '새로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얼마나 좋은가'에 달려 있다. 안철수 의원이 내세운 '새정치'에는 새로움도, 실체도, 좋은 점도 없다. 그가 도대체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에게 보여줄 무엇이 남아있기는 한 건지도 모르겠다. '새정치'를 표방했던 그가 기성 정치인의 모습을 답습하는 순간 정치인 안철수의 생명력은 끝났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과 신당 창당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새정치'를 전면에 내세웠던 안철수 의원의 전략은 이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가 기성  정치인보다 더 빠르게 그들과 동화되어 버린 탓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헌정치'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정당이 있다. 평소 그 정당과 대립각을 세운 적도 없으니 그들이 안철수 의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그 정당은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스탠스와도 매우 흡사하다. 더구나 안철수 의원이 30명에 달하는 ''까지 달고 들어간다면 최고의원 자리는 따논 당상이고, 만에 하나 박심을 얻기라도 한다면 차기 대권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러가지를 고려해 볼 때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선택지는 신당 창당이 아닌 새누리당행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 정치를 위해서도. 안철수 의원이 부디 새누리당에서 자신의 정치적 능력과 비전을 마음껏 펼치길 바란다. 



 바람부는 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


  1. Favicon of https://doitnow61.tistory.com BlogIcon 늙은도령 2015.12.12 14:32 신고

    안철수, 꼭 떠나거라~~~~~~
    이제 더 이상의 분열은 일으키지 말고....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cto_hwangga BlogIcon morgin 2015.12.12 15:09

    그는 우유 같은 정치인인 것 같아요. 쉽게 상하지요.
    신선함이 유일한 무기였는데 이젠 쉬어도 팍 쉬었다 싶을만큼
    기성 정치인들이 십수 년 동안 보여줄 식상한 행보를 요 몇 년 새에 다 보여준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표로서는 차라리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털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 자리를 더 유능하고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 대신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안철수 의원은 당에 있어봐야 두고 두고 골치만 썩힐 인물인 것 같습니다.

  3. Favicon of https://junpresident.tistory.com BlogIcon 민주청년 2015.12.12 15:19 신고

    혁신을 위해 물갈이 해버리고 정의당과 합쳤으면 좋겠습니다.. 제2열우당 만들고 보기 좋게 성공하는 거지요

  4. Favicon of https://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5.12.12 19:24 신고

    분당에 새누리의 총선 180~200석,
    그리고 개헌, 이렇게 되진 않겠죠?
    정말 어떻게될지 노심초사합니다ㅠ

  5. ........... 2015.12.13 16:05

    열린우리당이 정권잡았을때 새누리놈들좀 밟아 놨으면 이지경까지 안왔을 긴데....
    김영삼이 하나회를 척결하고, 전두한 노태우를 잡아 넣었듯이.... 김대중대톨령깨서 화합을 중시하고
    노무현대통령깨서 한나라당의 대북송금특검을 받고, 삼성비자금문제 터졌을때도 윤리를 중시하고
    대연정을 제안하고.... 이렇게 사람대접을 해 주니까 이모양 이꼴이 난거 아니냐고....
    정권초기 차때기나 비자금 터졌을때 확실히 밟아 놨어야, 정권 뺏기면 좃되는거 알고 조심이나하지..
    아니면 2008년 총선때 이명박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면, 박근혜가 대통령이되지 못했을 수도....
    난 진짜 지금 이상황이 너무 싫다.....

  6.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5.12.14 09:25 신고

    예정된 수순입니다
    다음 최선의 시나리오는 총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해서
    그나마 표를 분산시키는것만은 막아야 합니다
    새눌당에 어부지리를 주어서는 절대 안될일입니다

  7. Favicon of https://eproo.tistory.com BlogIcon 불루이글 2015.12.14 23:21 신고

    안철수를 따르는 인물들 새정연에서 컷오프될 처지에 놓인 각종비리 선물세트들 이니 문대표 로서는 손안대고 코푸는 일이라고 여겨 지네요
    잔치 벌려 환영할 일인것 같습니다.
    새정연은 이제 그자리를 참신한 새물로 갈 일만 남았네요
    새누리는 안철수 땜에 조만간 박 터지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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