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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푸른 눈의 외국인, 세월호를 말하다 일년 전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는 온 나라를 충격과 함께 큰 슬픔에 잠기게 만들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양 뉴스 속보를 챙기고 SNS를 확인하면서 기적이 일어나 주기를 염원하고 또 염원했습니다. 그러나 무심하게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배 안에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에 따라 선 내에 머물렀던 승객들 중 살아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무려 295명의 희생자들과 9명의 실종자들을 남긴 세월호 참사가 더욱 끔찍했던 것은 침몰의 과정이 고스란히 안방으로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TV 화면을 통해 배 안에 갖힌 사람들의 생명이 꺼져가는 광경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눈 앞에서 펼쳐진, 공포영화보다 더 공포스러운 현실은 사람들의 말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압도.. 더보기
돈 없으면 굶어? 다음엔 죽으라 할텐가? 어제(6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서울 충암고등학교에서 벌어진 급식비 파문이었습니다. 이날 충암고의 김모 교감은 점심시간에 식당 앞에서 학생들의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의 식당 출입을 막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단순히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의 출입만 막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망신까지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모 교감은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급식은 먹되 급식비를 내고 먹으라고 체크해서 알려준 것이다. 담임선생님을 통해 미리 통보하기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김모 교감의 해명은 현장에 있던 아이들의 목소리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아이들은 김.. 더보기
교황이 우리사회에 던진 숙연한 메시지 살다보면 얼굴이 화들짝거리는 부끄러운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부끄러움은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자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잘못을 했다거나,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거나, 망신을 당했다거나 등등 개인의 행동이나 사고가 사회의 도덕률이나 보편적 가치 등과 충돌할 때 느끼게 되는 자연스런 감정인 것이죠. 그러나 부끄러움이 꼭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자각을 통해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 부끄러움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어제 필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으로부터 날아온, 한 사람의 질문에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필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프란치스코 교황이었습니다. 교황은 지난 9일 오전 교황청 클레멘스 8세홀에서 교황청을 정기방문 .. 더보기
김장훈 고발한 자유청년연합, 어떤 곳인가 봤더니 최근 가수 김장훈씨가 영화 를 불법으로 다운로드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그는 이 사실이 불법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매니저의 계정으로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의 유료결재시스템을 통해 파일을 내려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그는 말했다. 김장훈씨는 불법 다운로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SNS에 "를 다운로드 받았는데, 생뚱맞게 자막이 아랍어"라며 아랍어 자막이 캡쳐된 장면을 올렸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다. 네티즌들이 불법 다운로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김장훈씨는 해명과 함께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네이버에 들어가봐도 Qdown, Qfile 등 국내최대공유사이트라고 올라와 있어서...(중략)...불법이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 더보기
태완이 법, 공소시효 폐지의 빗장을 열까? 영화 '살인의 추억', '그놈 목소리', '아이들', '내가 살인범이다', '몽타주', '공범'의 공통점은 뭘까. 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단번에 알아차렸을 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들은 모두 동일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소시효가 곧 만료되는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범인과 피해자 가족간의 치열한 사투가 긴박하게 펼쳐지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들은 모두 미제사건으로 남겨진 채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범과 그 뒤를 쫒는 형사, 그리고 그 곁에서 망연자실해 하는 피해자 가족 사이의 숨막히는 혈전의 승자는 언제나 악마같은 살인범의 몫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은 피해자의 입장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분노하고 경악하고, 때로 아파하고 절망하며 깊은 슬픔에 잠긴다. 보.. 더보기
그들은 왜 맥도날드로 몰려갔을까?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이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그들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앞에서 '맥도날드 규탄대회'를 열고 맥도날드가 아르바이트생들만 고용해 최저임금만 주는 형태로 노동착취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알바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맥도날드는 관리직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비정규직으로 채용된다"며 "장기간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어도 계약기간이 최대 1년으로 정해져 있어 관리자들의 눈치밥을 먹으면서 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알바노조 회원들은 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신촌에 있는 한 맥도널드 매장으로 자리를 옮겨 아르바이트생 부당해고와 근로자 부당 처우 등 맥도날드의 불법행위를 규탄하는 점거시위를 벌였습니다. 글로벌 대기업 맥도날드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왜 알바노조 .. 더보기
일베의 전성시대가 의미하고 있는 것 어제(27일)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SNS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믿기지 않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많은 사람들을 충격 속으로 몰아 넣았다. '친구 먹었다'는 제목의 글 속에는 자신이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손가락 모양과 함께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의미인 오뎅을 들고 있는 사진이 게제되어 있었다. '오뎅'은 일베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빗대어 사용하는 용어로 이 사진은 '바다에서 수장된 친구 살을 먹은 물고기가 오뎅이 됐고, 그 오뎅을 자기가 먹었다는 뜻'이라는 설명과 함께 인터넷에 빠르게 확산됐다. 그동안 사회구성원의 보편적 상식과 인륜에 반하는 내용의 글들을 아무렇지 않게 게시하며 여론의 따가운 질책과 비난을 받아왔던 일베가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순간이다. 이.. 더보기
김부선의 노란리본, 코끝이 찡해 옵니다. 겨울이 깊어만 갑니다. 아직 잠이 덜 깬 탓인지 이른 아침 공기가 매섭게만 느껴집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 났습니다. 이제 돌을 갓 지난 셋째 은우가 병원에 가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정기검진이 있는 날입니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몸과 마음이 분주해 집니다. 간단히 씻고 재빨리 옷을 챙겨 입고 아직 곤히 잠들어 있는 막내 녀석의 얼굴을 무심히 바라 봅니다.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처럼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형상이 또 있을까요. 순간 시간이 멈추고 세상도 따라 멈추고 오직 아이와 저 이렇게 둘만의 고요하고 평안한 천국 세상이 열립니다. 지극히 갸녀린 몸으로 세상에 나온지 벌써 일년하고도 삼개월, 그동안 별탈없이 자라준.. 더보기
유적지 위에 레고랜드? 어떻게 이런 일이? LEGO(레고)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없는 집이 없는 블럭 완구의 대명사다. 가격은 비싸지만 다른 블럭제품들이 따라올 수 없는 다양한 레고브릭과 미니피겨 등으로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 셋을 키우는 필자의 집에도 동물원 세트와 지인에게 받은 몇 통의 피어브릭이 있다. 레고의 장점은 비단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용 맞춤 완구라는 데에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이런 저런 모형을 만들다 보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이에 푹 빠져들게 된다. 생각하는 데로 어떤 모형이든지 만들 수 있으니 아이들의 창의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놀이교재로 이만한 게 없다. 수 십년이 넘도록 레고가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레고는 단순히 완구제품만을 생산하는 .. 더보기
미생, 우리의 삶은 여전히 미생이다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숱한 화제를 남긴 드라마 '미생'이 지난 토요일 20국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예상한대로 계약직 사원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 둔 오차장의 부탁을 받은 선차장과 동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끝내 장그래를 선택하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장그래가 보여주었던 뛰어난 업무능력과 실적으로도 촘촘하게 얽혀 있는 조직 시스템의 그물망을 빠져나가기엔 역부족이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들의 세상에는 계약직 사원 장그래가 끼어들 자리가 애시당초 없었다. 장그래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만, 그들이 정해놓은 시간까지만 필요했던 부속품이자 소모품이었다. 무엇을 바랬던 것일까. 이 가슴 시린 판타지를 통해 나는 무엇을 보길 원했던 걸까. 드라마는 끝났지만 여운은 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