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완구 후보자의 과거 행적에 대한 의혹들이 점점 짙어져 가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차남 병역기피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논문표절 의혹, 전두환 신군부의 국보위 파견근무 이력 뿐만이 아니라, 이완구 후보 자신의 병역혜택 의혹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진선미 의원은 6일 병무청 병적기록표를 확인한 결과
1971년 최초 신체검사에서 이완구 후보자가 '갑종(1급)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행정고시에 합격한 다음인 1975년 7월 재검에서는
'3을종(4급•방위)'을 받았다며 이는 병역특혜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완구
후보자의 해명처럼 중학생 때부터 부주상증후군(평발)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면, 애초 처음 신검할 당시에 보충역 판정을 받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최초 신검 직후에 바로 재검을 신청하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그런데 그는 행정고시 이후 재검을 통해 평발 진단으로 방위판정을 받았습니다. 진선미 의원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입니다.
부동산
투기 의혹 역시 점점 그 실체가 뚜렷해 지고 있습니다. 진선미 의원은 이틀 전인 5일 이완구 후보자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 서울 강남투기지역의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거래하는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방식으로 자산을 불려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반포 아파트,
압구정 현대아파트, 도곡동 타워펠리스' 등
부동산 열풍이 뜨겁게 타오르던 곳에는 어김없이 이완구 후보자의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차익을 낮춰 신고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이완구 후보자가 공개한 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지난 2002년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6억2천만원에 사들여 다음해인 2003년 같은
가격으로 판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매입가격은 12억6천만원, 매매가격은 16억4천만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완구 후보자가 매매차익을 노리고 허위로 매입가격과 매출가격을 낮추어 신고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처럼
국민들이 과거 고워공직자의 임명 과정에서 수두룩하게 보아 왔던 낯익은 장면들이 이완구 후보자에게도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사참사의 지독한 트라우마에 빠져 있던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있게 내놓은
회심의 카드였던 이완구 후보자마저 끊임없는 각종 의혹들로 국민들의 장탄식을 부르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그런데
어제(6일) KBS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는 엄청난 내용을 보도하며 국민들을 충격 속에 빠트렸습니다. KBS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완구 후보자는 지금껏 문제를 일으켰던 그 어떤 공직 후보자보다 그 자격이 의심가는 후보임이 자명합니다.
KBS 뉴스는 어제 이완구 후보자가 후보자 지명을 받은 직후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해 자신에 대한 의혹이 보도되는 것을 막았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해당 언론사 간부들은 관련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녹취록이 함께 공개되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KBS 뉴스에 따르면 이완구 후보자는 청문회를 준비하던 지난달 말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 자리에서 엄청난 내용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습니다. 언론사 간부들과의
친분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 방송되는 것을 막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입니다.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당시 이완구 후보자가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을 향해 관련사실을 무용담처럼 늘어놓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하고, 000한테 '야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임마,
시간없어' 그랬더니,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 가지고 빼고 이러더라고. 내가 보니까 빼더라고."(녹취록,
이완구 후보자)
녹취록은 KBS의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녹취록은 이완구 후보자가 '갑'의 위치에서 언론사 간부들을
마치 자신의 수하 부리듯 다루고 있다는 인상마저 풍기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보도 내용 쯤은 전화 한통만으로도
언제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눈으로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윗사람들하고 다 말은 내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 국장, 걔 안 돼 해 안해? 야, 김부장 걔 안 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 지도 몰라."(녹취록,
이완구 후보자)
언론사의
인사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혹은 하고 있다는)
이완구 후보자의 무지막지한 발언입니다. 이는 자신이 언론사 간부들의 목숨줄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 파워가 있다는 위세이자, (그러니) 알아서 잘 처신하라는
겁박이자 위협입니다. 과거 독재정권들과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만연하던 권력의 전횡이 이완구 후보자를 통해
재확인되는 아찔한 장면입니다.
"좀 흠이 있더라도 덮어주시고, 오늘 이 김치찌개를 계기로 해서 도와주소"(녹취록, 이완구 후보자)
익숙한
풍경입니다. 선거와 청탁을 부탁하는 곳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이완구 후보자가 정치부 기자들에게 도와달라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필요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이미 앞서 기자들을 향해 자신의 정치적 파워와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능력까지 선보인 마당에
'도와주소'라는 읍소는 차라리 협박에 가깝습니다.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부 기자들이 이완구 후보자의 발언의 의미를 모를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완구
후보자에게 제기된 많은 의혹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언론을 바라보는 태도와 인식만으로도 국무총리 후보자로서의 그의 자격은 심각하게 흔들립니다. 그의 인식은 지극히 편향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매우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권력의 힘만으로 언제든 언론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무총리.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미
드러난 의혹들만으로도 이완구 후보자는 그동안 낙마했던 많은 공직후보자가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언론의 독립성마저 침해하는(하려는) 최악의 인식과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대 국무총리 후보자 중 그 누구도 그와 같이 대놓고 언론을 떡주무르던 후보자는 없었습니다. KBS의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는 국무총리로서의 자격이 전혀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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