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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나에게도, 이명박에게도 법은 하나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펀치'를 뒤늦게 보고 있다. '미생이후 간만에 보는 드라마라 흥미있게 시청하고 있는 중이다. '펀치'는 검찰과 정부고위직들의 권력을 향한 음모와 암투배신과 모략을 적나라하게 묘사해서 대중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던 드라마다아마도 대한민국의 정치상황과 절묘하게 오버랩되는 탓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었을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이 장면이 현실인지 픽션인지 분간이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검찰총장을 중심이 되어 검찰은 언제든 사건을 조작할 수 있고언론은 권력에 의해 통제되며진실과 정의는 속수무책으로 무력화되고 만다법과 정의양심과 원칙을 부르짖던 인물들은 하나같이 권력의 협박과 회유에 넘어가고급기야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테고드라마를 현실과 혼동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드라마에 다양한 군상들이 등장하는 것처럼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가치판단이 같을 수는 없는 일이다그러나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과 분리시켜 바라보기는 힘들 것 같다그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믿는다매일 언론과 방송에서 터져나오는 각종 사건들이 그 이유를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제(25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의 폭탄선언으로 정치권은 그야말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 술렁거렸다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논두렁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그런데 그런식으로 (국정원이말을 만들어 언론에 흘린 것"이라며 "국정원의 당시 행태는 빨대(익명 취재원수준이 아니라 공작 수준에 가깝다"라고 주장했다그의 폭로대로라면 당시 국정원이 정치공작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이기에 깊숙이 개입했었다는 의미다.

관련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게시판, SNS를 중심으로 지난 2009년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과정에서 수사내용을 언론에 악의적으로 유포하며 언론플레이를 펼쳤던 국정원의 만행을 규탄하는 의견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억울하게 희생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그리고 이 저열한 공작정치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가에 회오리를 몰고온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이 무슨 까닭으로 이 엄청난 사실을 폭로했는지는 알 수 없다그러나 이마저도 또 다른 공작의 연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그의 과거는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지난 2009년 당시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과정과 피의사실을 실시간으로 유포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망신주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이를 주도한 사람이 바로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이었다노무현 죽이기의 선봉대 역할을 맡았던 검찰의 핵심인물이 바로 그였던 것이다.







아무리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잊혀지지 않는 사건과 장면들은 있게 마련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도착했을 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의 비릿한 웃음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그 표정은 아주 음흉했고 잔인했다노무현 죽이기에 누구보다 앞장 섰던 그가 이제 와서 화살을 국정원으로 돌리려 한들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히 남아있는 저 비열한 웃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가 뭐라던 간에)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이 노무현 대통령 죽이기의 공범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간 검찰의 공작수사에 국정원이 개입하고 있었다는 것이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의 폭로로 사실로 판명이 났다이제 남은 고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표적수사의 배후에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의 이번 폭로로 이명박 배후설의 실체는 더욱 높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과 사자방 게이트의 중심에도 그 이름을 올라 있는 대한민국의 불법과 부정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그의 재임 기간 이 땅의 민주주의와 헌법가치는 유린되었고어마어마한 국민혈세가 허무하게 사라져야만 했다그리고 국민들은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일 줄 알았던 단 하나의 대통령을 잃었다.





드라마 '펀치'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대사 중의 하나는 이렇다.

"법은 나에게도당신에게도 하나다."

나는 저 대사야말로 한 국가를 지탱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대원칙이라고 믿는다정말 그렇다법은 하나여야만 한다나에게도, 당신에게도, 그리고 이명박에게도그는 법정에 서야만 하고그리고 반드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만 한다.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있다면 말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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