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를 통해 총리인준이 가결된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가 어제(17일)부터 본격적인 공식업무에 들어갔다. 그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각종 의혹들과 언론사
인사 개입 및 보도 개입 등이 드러나며 역대 최악의 부도덕한 국무총리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인사였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한민국의 제43대 국무총리가 되며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기어이
올라갔다. 이쯤되면 부도덕함과 개인 부정 비리 등이 고위공직의 등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총리 취임식을 갖으며 장문의 취임사를 남겼다. 취임사의 내용만 놓고 보자면 흠잡을 데가 없다. 문장은 유려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그의 의지는 홀연히 빛이 난다. 그러나 내용을 벗어나기만 하면 그의 취임사는 어딘가 모르게 이질감만 잔뜩
묻어난다. 이 출중한 취임사가 다름 아닌 '이완구'의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민과 함께 일해 나가는 국무총리가 되겠다는 그의 다짐은 공직자의 태도로서 아름답고 훌륭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가히 공직자의 표본으로 삼을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민의 뜻은 그가 국무총리가 되면 안된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그런데 그는 총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국민의 뜻을 완벽하게 거슬렀음에도 이제는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말한다. 시쳇말로 소가 웃고 개가 웃을
일이다.
그는
천연덕스럽게도 "국민을 이기는 장사(壯士)는 없다고
믿는다"고 말을 이어갔다. 궤변도 이만한 궤변이 또 없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는 천하장사다. 도저히 자격이 없다는 국민의 뜻을 완전히 무시하고
국무총리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니 그보다 더한 장사가 어디에 있을까. 그가 말하는 국민은 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지
알 수가 없다.
흐트러진
공직기강을 거론하는 대목에서는 차라리 인간에 대한 연민마저 느껴진다. '의혹자판기', '비리종합선물세트'라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아온 그가 공직기강의 확립을 말하고, 신상필벌의 원칙을 거론하고, 장•차관과 기관장의 솔선수범을 강조한다. '후안무치'라는 고사가 저절로 떠오르는 순간이다.
역대
가장 부도덕하고 불공정했던 정부라고 평가받는 이명박 정부조차 늘 대외적으로는
'공정사회'를 천명했었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이완구 신임 총리가 언급하고 있는 공직기강의 확립과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같은 선언적 수사의 공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듯 하다.
저 빛나는 수사들도 누구의 입을 통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와 품격이 이처럼 천양지차로 갈린다.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라는 몹쓸 장면을 세상 인심이 곱게 봐줄 리가 없다.
SNS와 인터넷 포탈사이트를 중심으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비난은 마치 쓰나미를 연상케 한다. 취임사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그가 자신을 향해 쏟아지고 있는 이와 같은 비난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자고로
우리민족은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을 맞아 덕담과 격려를 주고 받으며 활기차게 새해를 시작하고는 했다. 이같은 풍경은 정치권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대통령들은 국민들을 향해 새해맞이 덕담의 메시지를 남기는가 하면, 국회의원들은 귀향하는 국민들의
안전한 귀향길을 기원하며 직접 역으로, 터미널로 나가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올해 설날은 이와는 정반대의 모습이 연출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논문표절,
황제특강, 삼청교육대 파견 근무, 언론사 인사
개입 및 외압 논란'으로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던 이완구 후보자를 총리로 인준함으로써 명절을 앞둔 국민들에게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 더욱 가관인 것은 솔선수범의 '솔'자도 꺼낼 수 없는 무자격 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창조경제와 국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말문이 막힌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그리고 이완구 신임 총리는 민족의
명절 설날을 앞두고 국민들을 향해 덕담과 격려 대신 크나큰 낙담과 실망을 안겨 주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으로부터
전해진 설 선물이 다름 아닌 '비리종합선물세트' 이완구 신임총리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저들의 국민모독이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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