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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웃찾사 LTE 뉴스 외압논란? 5공보다 못한 정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의 정치풍자 코너인 'LTE 뉴스'가 외압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일 방송된 내용을 9일 재방송하는 과정에서 'LTE 뉴스'만 편집된 채 방송된 것이 외압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외압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지난 3일 방송에서 강성범과 김일희가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파문이 생길 때마다 외국순방길에 나선 상황을 빗대어, "교육문화수석 인사문제가 터졌을 때 대통령께서는", "캐나다 순방 중!", "윤창중 전 대변인이 사고를 쳤을 때에도 대통령께서는", "미국 순방 중!",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논란이 됐을 때에도 대통령께서는", "아시아 순방 중!"이라고 대화를 주고 받는 장면이 문제를 일으켰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방송이 나가자 <SBS 노조>는 13일 "조만간 편성위원회를 열어 'LTE 뉴스' 삭제와 관련해 회사에 공식적인 해명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담당 피디의 외압의혹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소식은 현 시국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만약 외압의혹이 사실이라면 비판과 쓴소리를 결코 용납치 못하는 박근혜 정부의 광폭한 쇼비니즘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것이고, 외압의혹이 사실이 아니라 해도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극단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는 외압의혹의 사실유무에 상관없이 이와같은 논란이 유발되었다는 것 자체가 박근혜 정부의 시대적 퇴보와 퇴행을 의미하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정치시사 풍자개그의 지평을 열었던 KBS2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 5공시절에 방송되었으니 박근혜 정부에서 그 시절보다 못한 권위주의적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권위주의로의 회귀는 민주주의 및 시민의 권리와 첨예하게 충돌하며 우리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최근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톡에 대한 사찰파문에 이어 네이버 밴드에 대해서도 수사당국이 특정인의 대화상대 정보와 대화내용까지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들어 공권력이 시민의 사생활을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명백한 퇴보를 의미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자행되었던 민간인 사찰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시민들에 대한 사찰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박 대통령의 민주주의 및 시민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과거 유신시절의 그 즈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대통령의 권한을 사적인 권력으로 인식하고 시민을 단순히 통치의 대상으로 규정하던 관치시대의 빗나간 경험이,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몰이해와 결합해 이처럼 극단적인 행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과거 획일적 권위주의가 활개치던 20세기라면 모를까 21세기의 시대흐름과는 어울리지도 전혀 부합하지도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운영에 잡음과 논란이 끊이질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웃찾사> 'LTE 뉴스' 외압논란을 보며 5공시절에 큰 인기를 누렸던 개그프로그램이 떠오르는건 현 시국에 대한 통렬함이 만들어낸 연상반응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에 대한 비판을 권위에 대한 도전이나 위협쯤으로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이와는 정반대의 인식을 보여주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강연 자리에서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라며 탈권위에 대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한 사람은 자신에 대한 모욕이 도를 넘었다며 공권력을 동원해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주권자인 시민의 권리가 우선이라며 기쁜 마음으로 욕을 듣겠다 한다.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에 대한 이 두사람의 인식의 차이는 1970년 대와 2014년의 시대적 상황만큼이나 그 간극이 크고 깊다. 결국 그 간극의 차이가 2014년 이 땅의 민주주의와 시민권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치하고 있는 2014년의 대한민국과 박정희 대통령이 통치했던 그 시절은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과 외피만 다를 뿐 그 내용과 본질은 기막히게 닮아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와 정치권력의 오남용이 박정희-박근혜 두 대통령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에 비례해서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는 갈수록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 긴 시간동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씁쓸한 결과다. 


박정희의 유신독재가 끝나고 1987년 형식적인 민주화를 거쳐 실질적인 민주정부가 들어서기까지는 무려 20여 년의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박근혜 정부에 의해 과거로 되돌아 가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아무리 이명박 정권의 전사전사(事)가 있다고는 하나 이 급속한 환경변화는 솔직히 너무나 당혹스럽다. 그러나 더욱 난감한 것은 앞으로다. 현 시국에 대한 분명한 각성과 침윤당한 권리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이 없다면 이 땅의 민주주의를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점점 본색을 드러내는 박근혜 정부의 민낯들이 이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표시이자 징후들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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