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미스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마침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5년 2월 8일 당 대표에 오른지 1년 만이다. 그는 당원들에게 남긴 편지를 통해 당 대표 시절이 영광이면서 동시에 고통이었다고 술회했다. 당원들에게 보내는 고별사로서는 시의적절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사실 영광보다는 고통의 연속이었다는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영광은 찰나였고, 고통은 모질만큼 길고 질겼기 때문이다.
그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당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계파 갈등과 내홍으로 당은 분열을 거듭했고, 그럴수록 민심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야성을 상실한 무색무취의 정당이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급기야 '새누리
2중대'라는 굴욕적인 오명까지 뒤집어 써야 했다. 모든 책임의 화살은 당 대표에게 집중됐다. 당안팎으로 문재인 흔들기가 거세졌고 사퇴요구가 빗발쳤다.
아마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문재인 대표가 달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심지는 곧지만 강단이 없어 보이고, 사람은 좋지만 결단력에 늘
물음표가 찍히던 문재인 대표의 진가는 그 때부터 발휘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속수무책인 상황,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는 그 순간에 그는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마음껏 드러내 보이며 당을 위기에서 건져 냈다.
마치 이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 SBS 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창업주였던 안철수 의원과 김한길 의원의 탈당, 호남 비주류 의원들의 연쇄 탈당,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인 박지원 의원의 탈당,
동교동계와의 결별, 야권 분열에 요동치는 호남 민심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치 상황
속에서도 그는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갔다. 난파 위기의 폭풍 속에서 오히려 그는 거센 바람을
위기 탈출의 동력으로 삼았다.
당명 교체, 기록적인 10만명의 온라인 입당,
감동과 사연이 있는 인재의 영입, 좌고우면하지 않고 지켜낸 혁신과 원칙,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완성, 그리고 대표직 사퇴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문재인
대표의 역량이 집약되어 나타난 성과들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로 인해 총선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야권의 총선 전망은 절망 그 자체였다. 새누리당 내에서 180석 나아가 200석까지 가능하다는
도발적인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야권의 분열,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새정치민주연합, 그리고 호남지역에 조성된 반문재인 정서를 감안하면 희망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웠다.
그런데 두 달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볼 것도, 기대할 것도 전혀 없어 보이던 4월 총선 판세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이다. 야권 전체에 패배주의가 팽배해 있던
두 달 전을 돌이켜 보면 이는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 중심에 문재인 대표가
있음은 물론이다. 야권 분열을 막지 못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겠으나, 연이은 승부수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낸 공로는 평가받아 마땅하다.
ⓒ 민중의소리
문재인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한 다음날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두 달 넘게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씨를 병문안 했다. 정치인의 시선은 언제나 국민의 삶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대표 사퇴 이후의 첫 행선지가 대단히 의미심장했다.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국민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변화가
언제나 좋은 결말을 이끌어 내는 것은 아니다. 때로
변화는 상황을 더 안좋게 만들거나 파국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두 달 동안 더불어민주당에는 거센 폭풍이 몰아 닥쳤다. 모두가 당이 깨지거나 풍지박산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졌고, 야권에는 작지만 희망이 생겼다.
지난 두 달 동안 야권에 거세게 휘몰아친 장면 장면을 지켜보면서 몇가지 확신이 들었다. 시련은 회피의 대상이 아닌 극복의 대상이라는 것을. 시련을 통해 더 성장하고
성숙해져 간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 기적같은 변화를 이끌어 낸 문재인 대표에게 새 시대를 열어나갈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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