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전국 각지에서 그와 유사한 폭행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강릉, 인천, 서울 등 각지에서 중고등학생들의 폭력사건이 잇따르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의 행위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끔찍한 폭력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그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뜷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에서 진행 중인 '소년법 폐지' 청원에 25만명 가까이 서명했는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법개정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CCTV 화면을 보면 잔인함과 폭력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공개된 영상은 조폭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잔혹한 장면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가해 학생들은 철골 등으로 후배를 가격하고 피투성이가 돼 있는 사진을 찍어 친구들과 돌려보는 잔혹함을 보이며 사회를 경악시켰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같은 끔찍한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도 가해 학생들이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가해 학생들을 엄벌에 처하라는 대중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정치권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사건건 부딪하기만 했던 여야가 오래간만에 의기투합하는 모양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형량 완화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고, 같은당 이석현 의원 역시 미성년자에 대한 처벌 연령을 낮추고 형량은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형법, 소년법,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등 3개 법안을 발의했다.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도 법개정에 적극적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소년법은 개정할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법개정을 시사했고,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의원·원외의원장 연석회의에서 "미성년자라 해도 집단폭행, 흉기폭행 등 특정 강력범죄에 대해선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며 법개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역시 7일 원내정책회의에서 현행 소년법의 관대함을 지적하며 정기국회에서 법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잇따르고 있는 청소년 강력범죄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이처럼 분명하다. 흉악무도한 범죄를 막기 위해선 처벌규정을 강화해야 하며,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 엄중히 '단죄'해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는 거다. 피해자는 물론이고 그 가족들에게 씻기 힘든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 가해 학생들의 잔혹한 범죄 행위를 떠올려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들이다. 여기에 반성조차 없는 학생들의 태도는 최소한의 관용마저 사라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가해 학생들에게 분노하고 물러터진 소년법의 처벌 규정을 강력하게 바꾼다고 해서 사회문제로 비화된 청소년 범죄가 줄어들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잠시 접어두고 이 사건을 들여다보면 문제의 본질이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청소년 범죄의 폭력성과 잔인성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 그들의 내면을 파괴한 실질적 요인은 무엇인지, 과연 우리 사회는 저들의 범죄 행위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인지 면밀히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세상을 충격 속으로 밀어넣은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나 마찬가지다. 가해 학생들이 후배를 무릎꿇리고 무자비하게 짓밟는 장면은 갑질문화에 신음하는 뒤틀리고 일그러진 사회를 보는 것 같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반성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학생들의 모습에선 사회 지도층의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가 겹쳐진다. 범죄 의도와 수법이 점점 대범해지고 잔인해지는 것 역시 흉폭한 흉악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하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린 학생들이 살인, 상해, 폭력, 성폭행 같은 흉악범죄는 물론이고 부정·부패와 불법·편법 등이 난무하는 혼돈의 사회를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현실은 학생들의 인격적 성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봉쇄한다. 물질만능과 배금주의, 승자독식의 무한경쟁을 지고지순의 미덕인양 강조해온 사회문화를 상기하면 더더욱 그럴 터다. 소년법 개정 움직임에 일견 공감하면서도 강력한 처벌만이 대안인 것처럼 몰아가는 사회의 '공기'가 불편한 것은 그래서다. 가해 학생들을 그렇게 만든 책임이 다름 아닌 이 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양익준'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확실히 각인시킨 <똥파리>는 '폭력'을 노골적으로 앞세우는 영화다. 사실주의 영화 문법에 충실한 이 영화의 대사와 장면 처리는 요즘 '핫'한 말로 진짜 '실화' 같다. 영화는 욕하고, 때리고, 부수며 자신이 받은 상처를 타인에게 그대로 되갚는, 탈출구 없는 군상들의 처철한 삶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폭력의 희생자가 폭력의 가해자로 변모하는 비극을 통해 폭력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을 파괴하고 해체시키는지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보고 자란 상훈(양익준)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용역깡패가 되는 설정은 폭력이 악순환되는 해체된 가정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에서 '폭력'은 세상, 혹은 자아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표출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 극단적 광기의 폭력이 만들어지게 된 원인이 바로 가정폭력이다. 이 불편한 진실은 환경이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환기시켜준다. 특히 자아와 인격이 형성되는 유년기의 경우 가정과 사회의 역할과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터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폭주기관차처럼 달려온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나 다름이 없다. 가해 학생들의 폭력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 범죄의 본질을 외면하거나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다. 황폐하고 살벌한 사회를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기성세대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어른들의 책임은 제처두고 청소년 범죄를 가해 학생들의 탓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건의 본질과 벗어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대안이 될 수 없다. 강력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아이들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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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9.08 09:59 신고

    한발 앞서 들어간 대책이 필요합니다
    눈앞의 것만 해결하면 본질은 해결할수가 없습니다

  2.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9.08 11:04 신고

    험한 세상을 사는 우리아이들....
    모두 어른탓이지요.ㅠ.ㅠ

  3.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9.08 13:41 신고

    자본의 얼굴입니다.
    폭력, 성의 상품화...등등은 자본의 다른 이름입니다

  4. kero 2017.09.08 15:11 신고

    며칠 전 그 얘기 하는 메신저를 봤지만 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 못하는 사람들이 꽤 보이더군요.

    무섭고 그 뒤를 보는 건 쉽지 않고...

  5. 닥스 2017.10.12 10:19 신고

    처벌만이 능하지 않다 피해자될바에 가해자가 되는게 낫다는 논리같은데 음 초등학생 벽돌사건은 기억나시는지. 처벌강화후 그기간동안 참회할수 있는여건을 만드는게 순서임 처벌안하면 무조건 강자되라는것밖에 소년법존재가 있는자자식들이 빠져나갈려고 만든것임 있는자들1%와 서민80%이상비교했을때 범죄는 1%가 더많음 구속안시켜서 죄가 없는걸로 인식할뿐. 생각은 다틀리니.

  6. 김정아 2017.10.19 01:52 신고

    능사가 아니라는 말로 포장하지 마세요
    초등학생이 동급생 눈에 화살을 쏴 실명시키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사회적 규범 규칙이 존재하고 있다는걸 알려줘야 합니다
    이런일에 관용은 필요없습니자 본보기가 필요하다

ⓒ 오마이뉴스


자유한국당이 담뱃값 인하를 추진한다.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담뱃세 인하법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라 한다. 기가 차다. '병주고 약준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한국당의 역주행에 누리꾼들은 뿔이 나도 단단히 났다. 그런데 이상하다. 담뱃값 인하는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 나날이 얇아져가는 지갑 사정을 감안하면 쌍수를 들고 반겨야 할 민생법안이 아닌가. 칭찬받아 마땅할 담뱃세 인하법안은 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일까. 이 희한한 광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당의 지난 행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간은 지난 2014년 9월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올린다, 만다 '설'이 무성했던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위해 내세운 명분은 기특하게도(?) 국민 건강이었다. 담뱃값이 오르면 그에 비례해 흡연율이 떨어진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은 야당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부족한 세수 확보를 위한 꼼수 증세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정부는 담뱃값 인상이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차원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시간을 조금 더 되돌려 보자.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현 한국당)은 참여정부가 담뱃값을 500원 인상하려고 하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담배가격 인상은 저소득층의 소득 역진성을 심화시키고, 밀수와 사재기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하며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소주와 담배는 서민이 애용하는 것이 아닌가. 세금을 올리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나라당 역시 "정부의 담뱃값 인상 시도는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담뱃값 인상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주기도 했다.

담뱃값 500원 인상을 기를 쓰고 반대하던 이 정당은 그러나 자신들이 집권하자 태도를 돌변한다. 저소득층의 각계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민의 애용품인 담뱃값을 무려 2000원이나 인상하는 화끈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담뱃값 인상을 둘러싼 각계의 반발과 우려, 서민증세라는 비판은 '국민 건강증진'이라는 시의적절한 명분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과거 자신들이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며 내세웠던 논리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선의로 감쪽 같이 포장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담뱃값은 2015년 새해를 기점으로 2000원이 인상됐다.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것은 정부여당의 주장대로 흡연율이 낮아지고 그로 인해 국민 건강이 증진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짱 도루묵'이다. 담뱃값이 오른 첫 두 달간 담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정부 주장이 맞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담뱃값 인상과 연초 금연효과가 겹치면서 나타난 착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담뱃값 인상 후 첫 두 달을 제외하면 담배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지난 1월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담배판매량은 전년 대비 9.3%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10월 국감에서 공개한 2015년과 2005년의 담배값 인상 효과를 비교분석한 자료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0원 인상된 2016년의 담배 판매량 증가율이 500원 인상된 2006년(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판매량은 흡연률 및 금연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그런데 살펴본 것처럼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담배 판매량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과 연초 금연효과로 반짝 감소했지만 결국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담뱃값 인상이 흡연 억제 효과로 이어진다는 정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담뱃값 인상으로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는 정부 계획이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 오마이뉴스


지난 6월21일 한국납세자연맹은 아주 의미심장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과 2016년의 담배 판매량은 정부 예측에 미달한 반면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세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납세자연맹의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세수의 증가가 당초 정부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는 사실이다. 당초 정부는 담배값 인상으로 약 2조7천800억 수준의 세수 증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담배 세수는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약 6조9천905억원)에 비해 각각 3조5천276억원, 5조3천856억원 증가해 10조5천181억원, 12조3천76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담뱃값 인상으로 증진된 것이 국민 건강이 아니라 세수라는 것을 여실히 입증한다.


기실 담뱃값 인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부가 내세운 근거의 조악함은 이미 인상 계획이 알려질 무렵부터 야당 및 조세전문가, 학자,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신랄하게 비판받는 바 있다. 심지어 새누리당(현 한국당)에서 주최한 담뱃값 인상 찬반토론회에서조차 건강증진을 내세운 정부의 담뱃값 인상의 근거가 논리적으로 말이 맞지 않는다는 쓴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 건강증진을 앞세워 담뱃값 인상을 결국 강행시켰다.

문제는 담뱃값 인상이 서민증세라는 점이다. (이는 과거 한나라당이 참여정부의 담뱃값 인상을 반대하며 내세웠던 논리다.)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흡연율이 높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담뱃값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소득 역진성은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재벌 기득권에게 유리하도록 법인세, 재산세, 소득세 등의 직접세는 놔두고 서민가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담뱃세, 부가가치세 등의 간접세를 올리는 방식으로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고 있었던 셈이다. 담뱃값 인상을 두고 국민 건강을 앞세운 서민들의 '주머니 털기'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세상은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무려 2000원이나 인상시켰던 한국당이 담뱃값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려는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 고맙고 뻔뻔하게도 한국당은 이번에는 서민경제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라는 구실을 내세웠다. 흥미로운 건 한국당의 담뱃값 인하 방침에 대한 대중의 반응들이다. 칭찬보다는 비난 일색이다. 아마 학습효과 때문일 터다. 한국당의 표리부동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탓이다. 같은 사안이라도 여당이냐 야당이냐에 따라, 선거철이냐 아니냐에 따라 입장이 수시로 바뀌니 불신의 골이 그만큼 깊을 수밖에 없다.

담뱃값을 원래대로 되돌리려는 한국당의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어쨌든 확실한 것은 한국당이 야당이 될 때마다 그들 내부에서 모종의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이 사실이 대단히 중요하다.) 담뱃값 인하, 유류세 인하 등 서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 대책, 공직기준의 강화, 당내 인적 청산 등은 한국당이 여당이었다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다. 악담처럼 들리겠지만 여당일 때의 한국당은 정치정당이라기 보다는 이익집단의 모습을 보여온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니 부디 오래도록 야당으로 남으시라. 어쩌면 이 역설에 한국당의 미래가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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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7.26 17:46 신고

    참 가지가지합니다.
    저네들이 해놓고 저네들이 고치자고..?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완전 똘아이들입니다. 유권자들 선거 때 되면 이런 똘아이들에게 또 표 줄건진...

  2.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7.27 08:22 신고

    제일 치사한게 줬다 뺐는건데 이건 거꾸로 된 경우지만
    더 치사한 속이 뻔히 내다보이는 졸렬한 수작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상 최악의 물난리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섰다가 이를 비판하는 국민을 '레밍'에 빗대 공분을 사고 있는 김학철 충남도의원(충주1)이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과 정치권을 비판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이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지자체장,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싸잡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 글 역시 부적절한 내용으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레밍 논란의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김 의원이 다시 한 번 편향된 인식과 언론관을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실제 김 의원이 올린 글은 논란이 될 만한 내용들이 상당하다. 김 의원은 해당 글에서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열렸다. 수해로 물난리가 났는데 해외연수 나갔다고 소명절차도 거치지 않고 단 3일 만에 제명시킨다고 발표를 해버렸다. 이 나라는 법치주의 국가 아니다"라며 신속하게 제명을 결정한 한국당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어 "추경안 통과 해달라고 아우성치던 민주당 의원들 예산안 통과하던 날 자리 안지키고 다 어디가셨답니까"라며 민주당을 강하게 힐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지역구도 아니고 소관 상임위도 아닌 도의원들 다 제명했으면 같은 잣대로 사상 최악의 수해에도 휴가 복귀해서 현장에도 안나가본 지금 대통령이라 불려지는 분, 수해복구가 아직 진행 중인 데도 외국 나가신 국회의원들, 휴가 일정 맞춰서 외유 나가신 높은 분들, 최악의 가뭄 상황인데도 공무로 외유 나가셨다 돌아오신 각 단체장들 다 탄핵하고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억울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논란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 보도 행태에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JTBC 손석희가 선동한 터무니없는 '에어포켓'이니 '다이빙벨'이니 하는 보도에 우리 국민들이 냉정한 태도만 보였더라도 삼성중공업 등이 출동시킨 플로팅도크로 세월호가 수장되기 전에 건져 올렸을 것"이라며 "그런 선동보도로 차갑고 암흑같은 바다에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치케 한 장본인은 국민적 영웅이 돼있다"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김 의원은 "미치지 않고서야 어느 선출직 의원이 국민을 들쥐, 설치류라고 말하겠나. 아는 게 병이고 만화의 근원이 입이라고 제가 장거리 비행 끝에 쏟아지는 외유 비난에 부지불식간 비몽사몽간에 헛소리를 했다"면서 "레밍이란 말에 분노하셨고 상처받으셨다면 레밍이 되지 마십시오"라며 끝없이 지탄을 받는 가운데에서도 외려 국민을 계몽하는 '멘탈갑'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구구절절한 해명과 일장 훈계(?)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싸늘하다 못해 차갑다. 쏟아지는 비난을 상쇄시키기 위해 정치권과 언론을 도매급으로 엮어 비판하는 김 의원의 행태에 치졸하고 구차하다는 비난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발언이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고백하면서도 또 다시 국민을 향해  "레밍이 되지 말라"고 들먹이는 것은 사과와 해명의 진정성을 김 의원 스스로 갉아먹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시국에 억울함을 호소한답시고 정치권과 언론을 향해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나아가 국민에게 상황에 맞지 않는 계몽질까지 하고 있는 셈이니 김 의원의 행태는 '매를 번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만큼 무모하기 짝이 없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김 의원을 향해 "정무각감이 없다"고 꼬집은 이유가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 오마이뉴스


김 의원은 국민이 왜 공분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김 의원의 연이은 헛발질을 도무지 이해할 방법이 없다. 국민의 분노는 레밍 발언 자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사상 최악의 수해를 입고 있는 도민의 고통을 뒤로 한 채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부터가 부적절했다. 연수일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는 해명 역시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 도민이 크나큰 시름에 빠져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해외연수는 어떤 사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나온 레밍 논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겪이 됐다. 김 의원은 레밍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지난 22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당시 발언이 언론에 대한 비유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해명은 KBS 청주방송총국의 녹취록 공개로 거짓으로 판명이 났다. 녹취록에는 김 의원이 "그 무슨 세월호부터 그렇고 이상한 우리 국민들이 이상한 이런 저런 그, 제가 봤을 이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레밍"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는 언론을 빗댄 것이라는 김 의원의 해명과는 상충되는 내용이다.


해당 발언이 기사화될 줄 몰랐다는 해명 역시 사실과는 달랐다. 녹취록에는 "방금 말씀해주셨던 내용이 어떤 취지고 어떤 입장이다, 이런 거 잘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기자의 설명에 대해 "안 내주는 게 더 좋고요"라 대꾸하는 김 의원의 발언이 녹음돼 있다. 김 의원은 인터뷰를 할 당시까지도 자신들을 비난하는 국민 정서를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거짓 해명을 한 것이다.

사과와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것은 살펴본 것처럼 김 의원이 이번 논란의 본질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인식은 사상 최악의 수해로 신음하고 있는 국민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에게 맞춰져 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김 의원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질타하는 국민을 설치류에 빗대고, 거짓 해명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다른 사람을 걸고 넘어지며 책임을 회피하는 근본적인 이유일 터다.

일년 전 국민은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는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망언에 혀를 내둘러야 했다. 당시 국민이 공분했던 것은 나 전 기획관의 망언이 은연 중에 표출된 특권층의 끔찍한 자기 고백임을 간파했기 때문이었다. 나 전 기획관의 망언은 우리 사회 특권층의 인식 속에 뿌리 깊게 배어 있는 전근대적인 봉건성을 환기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김 의원이 촉발시킨 이번 논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을 굳이 소환하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레밍 발언 속에는 국민의 주체성과 자존감을 폄하하는 김 의원의 자의식이 오롯이 녹아있다는 사실을. 주체적 의사결정의 과정 없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는 99%를 향한 조롱과 멸시가 그 속에 묻어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는 또 안다. 나 전 기획관의 '개·돼지' 발언이 아니더라도, 김 의원의 '레밍' 발언이 없었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저와 같은 왜곡된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진 정·재계 인사, 관료·법조인·학자 등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그렇기 때문에라도 분노하고 또 분노해야 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불합리와 불공정, 몰상식을 부추기는 부당함에 맞서야 한다. 국민을 ''개·돼지'로, '레밍'으로 여기는 그들의 세상을 깨트리려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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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7.25 09:10 신고

    이젠 별별것들이 다 설쳗는군요
    날이 덥긴 더운 모양입니다
    염라대왕도 더워서 휴가를 갔나 봐요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7.25 09:18 신고

    이런 자를 뽑은 선거구민도 답답합니다.
    유권자를 레밍취급하는 자를 어떻게 대표로 뽑을 수가 있겠습니까?

  3.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7.25 09:33 신고

    정말 더위먹었나 봅니다.ㅠ.ㅠ

  4.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7.25 22:15 신고

    "혼자서 죽을 순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대로 되도록 많은 이들을 끌어내어 본질을 호도하려는 아주 파렴치한입니다

    욕도 아까운 말종입니다~

오마이뉴스

'갑질 공화국'.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가진자'의 횡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표현이다. 지난 2015년 1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마켓링크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갑질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것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4~16일, 응답률 1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설문조사 결과는 '대한민국은 갑질 공화국이다'라는 표현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확증시켜준다. 갑질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된다. 오랜 기간 쌓여온 특권의식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당한 폭력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갑질은 특권의식에 사로잡인 우월감의 발로이자 봉건적 사고의 잔재다.

지난주 자신의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폭언을 일삼아왔던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갑질이 커다란 화제가 됐다. 논란은 운전기사의 인격을 모독하는 이 회장의 욕설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며 파장이 커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이 회장의 갑질을 성토하는 시민들의 비난이 봇물터지듯 쏟아졌다. 이 회장은 결국 기사가 난 지 하루 만인 14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회장의 갑질은 경비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MPK그룹 정우현 회장, 운전기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 라면이 설익었다며 기내 난동을 부린 포스코에너지 상무, 주차문제로 호텔 지배인과 실랑이를 벌이다 지갑으로 뺨을 때린 강태수 프라임베이커리 회장, '땅콩 회항' 사건으로 온 국민을 분노케 만든 조현아 대한항공 부회장 등과 별 차이가 차이가 없다.

그러나 비슷한 것은 단지 저들의 갑질만이 아니다. 가진자의 갑질에 대응하는 우리 사회의 반응 역시 대동소이하다.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분노는 어쩌면 을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응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덧없고 무력하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마음껏 쏟아냈다 한들, 그래서 가진자의 고개를 잠시 숙이게 만든들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바탕 분노가 휩쓸고 간 자리.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제자리다. 갑의 횡포와 그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반복 재생되고 있을 뿐이다. 분노만으로 갑의 횡포가 사라질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열번이고 백번이고 분노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 갑질의 질긴 생명력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달리 이 나라가 갑질 공화국이라 불려지지 것이 아닐 터다. 우리는 갑질이 거세할 수 없는 개인의 욕망이 빚어낸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에서는 한가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갑인지 을인지를 묻는 질문에 85%가 을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을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또 있다. 을이라고 대답한 사람들 중 41%가 자신 역시 '갑의 횡포를 부린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갑을의 위치가 뒤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자신을 을이라고 규정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사회적·계급적 위치에 따라 갑으로 변모한다는 이 조사결과는 대단히 의미심장하다. 우리 사회의 갑질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대한민국이 갑질 공화국으로 불리게 된 본질적인 이유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분하는 기득권층의 '슈퍼 갑질'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갑의 횡포는 먹이사슬처럼 위에서 아래로 흘러간다. 갑질에 분노하던 이들 역시 사회적 약자를 향해 똑같은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갑질이 사회공동체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는 사회악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토해내고 격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분노보다 중요한 건 현실에 대한 명철한 진단과 해석, 그리고 그를 통해 건설적인 대안을 찾아나가는 일이다.

강준만은 교수는 <이른바 '갑질 공화국'의 '이카로스의 역설'>이라는 기고문에서 대한민국이 갑질 공화국이 된 이유를 압축성장의 부작용(황금만능주의 등), 효율을 기하려는 1극 중심주의가 낳은 서열주의, 낙수효과 중심의 정책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위계화, 수출지향적 경제정책으로 말미암은 기업사회 구축, 부정부패와 출세주의, 법치의 실종, 연고주의·정실주의·패거리주의 등 7가지로 꼽았다.

6.25의 참상을 겪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그는 주장한다. 강준만 교수는 학생들이 '갑질 교육'에 노출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같은 잘못된 관행이 우리사회의 갑질 문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카로스 역설(Icaros Paradox)을 예로 들며, 태양을 향해 날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는 채 관성과 타성에 따라 계속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나는 갑질의 가해자일 수 없다'는 예외 의식에 대한 성찰이다. 곧 갑질은 특정 권력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의 방식에 내재된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야 갑질을 일회용 분노로 소비하고 넘어가는, 그래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는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다."

강준만 교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갑질은 특정 부류의 계층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는 삶의 방식이자, 구조적인 문제라고. 누구든 갑질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그는 무엇보다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을 강조하고 있다. 갑질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기 성찰을 통해 현실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삐뚫어진 '갑을 문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갑과 을 사이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개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법과 제도를 정비해 왜곡된 갑을관계를 바로잡고, 치열한 경쟁과 서열화를 조장하는 교육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고,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들이 병행될 때에라야 비로소 '갑질'이 만연한 부끄러운 시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갑의 횡포에 대한 일회적인 분노보다 현실에 대한 성찰이, 잘못된 환경을 바꾸려는 변화에의 의지가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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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7.17 08:48 신고

    이 xx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더군요
    녹취록 2편 다 들었는데..참 기도 안 찹디다
    이런 인간들은 절대 반성 안 합니다

  2. Favicon of http://hyunjai.net BlogIcon 분 도 2017.07.17 16:30 신고

    녹취록을 들어봤는데 너무 하더군요

  3.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7.18 05:57 신고

    세상이 많이 바뀌었는데....
    갑질...큰일나지요.
    안타깝습니다. 에고...ㅠ.ㅠ

  4.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7.18 14:20 신고

    말이 안 나오네요. 땅콩회항에서부터 이언주.... 그리고...
    서민들, 보통사람을 똑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습니다.

  영화 분노의 역류(Backdraft, 1991년) 중 한 장면

ⓒ 분노의역류


<분노의 역류>를 처음 본 건 고등학교 때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전율은 아직도 기억 속에 뚜렷하게 남아있다. 장면 장면이 강렬했고, 내러티브는 살아있었다.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감동있는 스토리, 스펙타클한 CG에 이르기까지 나무랄 데가 없는 '웰메이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압권이었던 건 영화의 원 제목인 'Backdraft' 현상을 기가 막히게 재연했다는 거다.

세상을 집어삼킬 듯 거침없이 폭발하는 화염 속을 뚫고 생명을 구하는 '커트 러셀'의 모습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다. 목숨이 위태로운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그의 모습은 존경과 경외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화염 속을 걸어가는 소방관을 형상화한 포스터가 아직까지 뇌리 속에 남아있는 이유다.

"누군가는 막아야 하고 현장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말이 나오고 다들 현장에 들어가기를 회피한다. 하지만 구조대원이기에 내 의무를 다할 때가 됐구나 하고 화학복을 입으면서도 막내 소방관에게는 '넌 여기 남아있으라'고 지시했다. 아무래도 여기서 잘못돼면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막내가 죽어도 같이 죽자면서 화학복을 입을 때 가슴으로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12년 구미 불산 누출사고 당시 진화작업에 나섰던 소방공무원의 후기 중 일부다. 소방공무원들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건 <분노의 역류>를 보고 난 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였다. 그 무렵 화재진압에 나섰던 소방공무원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고, 이를 기화로 그들의 열악한 복무 환경과 처우 등이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됐다. 

소방공무원의 실상은 씁쓸함을 넘어 충격 그 자체였다.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영웅'이자 '의인'인 그들은 정작 현실에서는 그에 걸맞는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화재진압을 위한 필수장비인 소방장갑을 소방공무원들이 직접 구매해야 하는가 하면, 활동화가 떨어져도 예산 부족 때문에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낡은 구조 사다리를 걱정해야 했으며 심지어 폐차되야 할 노후한 소방차를 타고 현장에 출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관련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땀과 얼룩으로 범벅이 된 채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그들의 모습에 분노가 '역류'한 것이다. 각계각층으로부터 소방공무원들의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하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체제를 손봐야 한다는 요구도 분출됐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여건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는 현행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입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면서 기존의 소방방재청을 해체했고, 국가안전처 산하의 중앙소방본부로 강등시켜버렸다. 소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안 역시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대부분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그 사이 4만 소방공무원들은 여전히 생사를 넘나드는 현장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중이다.


ⓒ 오마이뉴스


소방 공무원들은 현재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국가직 소방 공무원은 중앙소방학교에서 경력경쟁채용시험(경채)를 통해 선발되고, 지방직 소방 공무원은 공개경쟁채용시험(공채)를 거쳐 선발된다. 이 중 경채와 공채의 비율은 1%대 99%다. 문제는 경채와 공채 사이의 극명한 괴리다. 중앙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국가직과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는 지방직의 처우는 봉급에서부터 장비, 복지는 물론이고 승진기간이나 비율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방공무원 역시 양극화의 화살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소방공무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조치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주목을 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에서 국민안전처의 폐지 방침을 정하고, 그 산하에 있던 소방본부를 '소방청'으로 분리·독립시키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응급 상황시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조직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위상이 격상됨에 따라 소방청은 앞으로 인사와 예산 등에서 독립적인 권한을 갖게 될 전망이다. 부족한 인력과 장비 등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공무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처우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소방공무원들을 위한 장비지원과 인력확충 등의 처우개선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소방공무원 법정인원 확충, 국가 공무원 전환, 소방관 의료제도 마련 등의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그동안 소방공무원은 시민들에게 늘 존경과 신망의 대상으로 손꼽혀왔다. 33개 직업군 중 신뢰도 1위, 공무원 중 신뢰도 1위,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 1위 등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소방공무원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정작 소방공무원의 직업 만족도는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기막힌 아이러니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소방관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는 문 대통령과 소방공무원과의 간담회 자리 뒤편에 선명하게 찍혀있던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이 애절해 보이는 건 이 땅의 소방공무원들이 남모르게 흘렸을 눈물과 삶의 무게가 그 속에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일 터다. 더 이상의 아이러니는 없어야 한다. 그들의 고충과 애환에 귀를 기울여야 함은 물론 법과 제도를 정비해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위험천만한 험지에서 시민의 생명과 사회의 안전을 책임져온 그들은, 그에 합당한 처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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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6.08 08:36 신고

    분노의 역류 영화를 다사 봐야겠습니다
    소방관들은 특히 트라우마에 어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 보다
    시달린다 합니다
    이런 부분도 좀 더 보다듬어야 되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6.08 20:37 신고

    문재인대통령의 박수를 받는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반대급부가 돌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3.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6.09 05:28 신고

    소방관의 처우개선을 바래봅니다.
    꼭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맘...^^

ⓒ 오마이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5.18 기념사. 문장 문장마다 박수치지 않을 수 없었고 끝났을 땐 벌떡 일어나 박수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부행사에서 자주 접하는 의례적인 기념사가 아니라 시대정신과 철학 그리고 의지와 당부 말씀까지 생생하게 담긴 역사적 연설입니다. 5.18을 기념하는 기념사인데 기념사 자체가 길이 기념할만 했습니다. 일독을 강추합니다!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십시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말 그대로였다.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는 역사적 연설이라 하기에 충분할 만큼 감동적이었다. "오늘 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5.18묘역에 서니 감회가 매우 깊습니다"로 시작하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진정성과 결연함이 깊이 묻어있었다. 문장 하나 하나, 단어 하나 하나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감정이 복받친 듯 연신 눈가를 훔쳤다.

그럴 만도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위상이 한없이 추락했던 5.18 기념식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만 기념식에 참석했을 뿐, 다음해부터는 모습을 내비치지 않았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가 오롯이 새겨진 '임을 위한 행진곡' 역시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5.18에 대한 도를 넘는 왜곡과 폄훼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의구심까지 받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확연히 달랐다. 취임 이후 9일 만에 열린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5.18정신과 광주 정신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참된 모습이라고 웅변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5.18민주화운동의 진상과 책임을 밝혀내고,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담을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과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헌신한 열사 4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는가 하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종식되길 바란다면 5.18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시민들과 함께 힘껏 제창했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광주정신이 촛불정신으로 승화된 것처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위에서 국민이 주인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시작부터가 남달랐던 기념식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일반 시민들과 함께 '민주의 문'을 지나 기념식장으로 입장했다. 이전 대통령들이 경호상의 문제로 차량을 이용해 기념식장으로 들어갔었던 데 반해 문 대통령은 등장부터 격식을 허무는 파격을 선보였다. 생후 3일 만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의 추도사를 듣던 도중 문 대통령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모세의 기적'이 연출됐다. 참배를 마치고 민주묘지를 빠져나가던 문 대통령을 태운 차량과 경호 차량들이 119구급차의 긴박한 사이렌 소리에 가던 길을 멈추고 우측으로 비켜 선 것이다. 기념식에 참석했다 쓰러진 시민을 태운 119구급차는 그 덕분에 신속하게 민주묘지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권위주의 정권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장면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열린 경호의 진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뒤 광주에서 가진 점심 장소까지도 미리 꼼꼼하게 챙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문 대통령 측은 광주민주화운동 피해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을 수소문했고 그 중 한 곳에서 점심식사를 가졌다. 이 역시 시사하는 바가 남다른 장면 중의 하나다. 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이 소소한 장면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 오마이뉴스


그러나 이날 기념식을 더욱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만든 장면은 따로 있었다. 김소형씨의 추도사 이후 문 대통령이 보여준 행동이 바로 그러했다. 추도사 도중 눈물을 훔치던 문 대통령은 추도사가 끝나고 퇴장하는 김씨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 주었다. 이 장면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며 더욱 화제가 됐다.

이 장면을 보고 있자니 몇 해 전 국회에서 벌어졌던 풍경을 떠오른다. 2014년 10월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을 때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국회 본청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세월호 유족들의 애타는 외침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근거리에서 "살려달라"과 외치던 유족들의 호소를 외면한 채 오직 앞만 보고 나아갔다. 경찰 통제선과 국회 의경들에 가로막혀 있던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만이 안타깝게 허공을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한 사람의 인격과 품성은 그 사람의 행동과 말 속에 오롯이 녹아있다. 언제나 공감 능력의 부재를 지적 받아온 박 대통령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비근한 예다. 유족들에게 박 전 대통령은 서릿발처럼 차갑고 매정한 지도자였다. 압도적 참사에 망연자실해 있던 유족들 앞에서 그는 언제나 무표정했고 초연했다.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처럼, 마치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인 것처럼 그는 유족들을 대했다.

문 대통령이 돋보이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들은 그가 따뜻한 감성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아는 지도자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는 시민들과 거리낌없이 만나고 사진을 찍는다. 아이들에게도 경어체를 쓰는가 하면,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서슴없이 경호선을 넘는다. 시민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울며, 상처를 끌어안고 위로해 준다. 마치 오래도록 알고 지낸 이웃같은, 친근함과 따뜻함이 그에게서 느껴진다. 시민들이 지도자에게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경제 정책들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 지, 시대적 과제인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검찰개혁·재벌개혁·사회적 양극화·비정규직 문제·청년실업 등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우리가 타인의 아픔과 슬픔, 고통과 상처에 대해 공감 능력을 가진 지도자를 만나게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2012년 당시 문재인 후보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대권에 도전했다. 우리 사회를 관통해 왔던 이념, 사상, 권력, 성공, 출신, 계층, 성별, 학력, 지역보다 사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의미에서였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은 사람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부터 출발한다. 약자를 배려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이제 열흘, 사람사는 세상에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괜찮은 대통령을 갖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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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5.19 10:55 신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 사람이 사람대접받는 나라...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습니다.

  2.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5.19 11:07 신고

    진정으로 국민에게 다가서는 모습이라...
    정말 훈훈했습니다.^^

  3.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5.20 08:52 신고

    저는 여태 기념식 보며 울컥하고 눈물 나긴 처음이었습니다

ⓒ 오마이뉴스


지난 16일은 세월호 3주기였다. 이날 안산·목포신항·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추모식이 거행됐다. 대선후보들 역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런데 이날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후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홍 후보는 "세월호 갖고 3년 해먹었으면 됐지,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면서 "세월호 사건은 정치권에서 얼마나 많이 울궈먹었냐. 세월호 참사 터졌을 때 분향소에서 한 달 이상 추모했다. 더 이상 정치인들이 거기 얼쩡거리면서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안했으면 한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추모식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황 대행은 '기억식'에 참석하는 대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다짐대회에 참석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불참했다. 3년이 되도록 세월호 참사에 대한 그들의 인식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씁쓸하고 씁쓸하다. 

'기억식'에 불참한 그들의 무심함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슬픔을 마주하는 그들의 대응 방식을 말하려는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가족을 잃은 아픔은 억지로 누른다고 해서, 애쓴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잊는다는 건 끊어질 듯 울고, 가슴을 내리치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짓고, 아파하는 모진 여정이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고 세월의 상념들이 겹겹이 덧칠된 이후에야 비로소 슬픔은 기억 저편으로 떠밀려 가게 된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생략돼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극단적 슬픔이 치유되기 위한 전제조건인 '진실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정부여당은 세월호 참사를 정치쟁점화시키는가 하면, 이념과 진영 문제로 본질을 왜곡시키기에 급급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전매특허나 다름 없는 '갈라치기' 전략을 세월호에도 그대로 적용시켰다.

보수단체를 동원해 세월호 집회 참가자들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하기도 했고,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는 유가족들을 향해 막말과 망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별법 제정을 무력화시키려 하는가 하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기도 했다. 국가적 슬픔에 대응하는 그들의 방식이 대개 이러했다.


ⓒ 오마이뉴스


"실제 도봉순처럼 힘이 셌다면 세월호를 들어 올리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왜 세월호 이야기를 꺼려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는 전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예요. 그런 것을 떠나서 꽃 같은 아이들이 당한 일이잖아요."

그러나 노랫말처럼 추억은, 혹은 기억은 저마다 다르게 적히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는 이제 그만했으면 하는 지겨운 일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애도해야 하고 기억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배우 박보영씨에게 세월호는 그랬다. 얼마 전 종영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열연을 펼쳤던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정치적이기 때문에 세월호를 그만 울궈먹어야 한다는 누군가와 달리 박보영씨는 세월호 이야기는 전혀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정치적인 문제인가, 아닌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각 자체가 본질적으로 판이하게 다른 탓이다. 홍 후보와 달리 박보영씨는 이 문제를 인도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세월호가 정치 이전에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박보영씨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인터넷에서 봤는데 세월호를 잊을 수 없는 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월호에 대해 아직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많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그 일에 당연히 우리가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정곡이다.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이 박보영씨의 이 표현 속에 오롯이 담겨있다. 세월호는 좌우의 문제도, 진보·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사회공동체가 같이 슬퍼하고 아파하면서, 애도하고 치유해야 하는 사람의 문제이며 공존의 문제다. 책임과 역할을 잊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떠올리면서 참사의 상처가 잘 아물도록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환기시키고 있는 박보영씨의 지적이 뼈아픈 것은 그래서다. 인류보편적 가치와 맞닿아있는, 너무나도 당연해 보이는 그의 인식에서 역설적으로 국가의 부재가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지겨운 이야기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유가족들의 고통이 완전히 가실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정치적인 문제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있다. 사람 생긴 모양이 다 다르듯 생각도 이렇듯 다 제각각이다.

이 장면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누가 옳은가'가 아닌 '누구와 함께 하고 싶은가'이다. 설령 과정의 오류가 있다고 할지라도, 타인의 슬픔을 공유하고 교감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사람에게는 다른 종과 구별되는 '격'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나는 그 곳에서 단 하루가 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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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4.19 16:06 신고

    함께 한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늘 안타깝기만 한...세월호.....ㅠ.ㅠ

  2.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4.19 16:31 신고

    세월호를 두고 막말하는 인간은 인간이 아닙니다.
    자기 새끼가 비명에 가도 그런 말 하겠습니까? 구역질 나는 악마들입니다.

  3.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7.04.19 23:13 신고

    그저 숨죽이고 미수습자들이 어서 나오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그들이 다 나온 다음에 비판을 하든, 뭘 하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보영이 이런 생각을 밝혔다니, 넘 마음이 예쁜 사람이네요~

  4. Favicon of http://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4.20 06:47 신고

    주위에 의외로 더 이상 세월호 언급하지 말자.
    많이도 우려먹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것도 부모들입니다.
    갈길이 험합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습니다.

  5.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4.20 08:24 신고

    저도 침모 당시 인간이 참 무력하다는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과학이 발달하고 우주로 나가는 시대 바다속을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히어로 영화처럼 힘쎈 히어로가 나타낫으면 하는 생각을 했던적이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바닷속 심연 깊숙히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지난달 3월23일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고가 발생한지 무려 1073일이나 지난 뒤다.

이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던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가 모습을 드러내자 너나 할 것 없이 오열했다. 비단 그들만 눈물을 흘린 것은 아니다. 곳곳이 상처 투성이인, 상할 대로 상한 세월호의 모습에 하늘도 울고 사람도 울었다. 아침부터 하늘은 희뿌연 빗줄기를 허공에 떨구었고,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눈가 역시 이내 뜨거워졌다. 


"우리 은화가 저렇게 지저분한 데에 있었구나. 은화 불쌍해서 어떻하지, 추워서 어떻하지, 하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어요."

선체 인양과정을 지켜본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는 가슴 먹먹한 심경을 저렇게 표현했다. 아마도 사고 이후 겪어야 했던 숱한 좌절과 절망,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쓰라림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을 터다. 한켠에서는 이제는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가슴이 뜨겁게 요동쳤을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들의 마음은 다시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에도 여전히 세월호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탓이다.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발견된 유골이 돼지뼈로 밝혀지며 다시 한번 가족들을 상심시킨데 이어, 세월호 절단 문제를 놓고 정부와 유가족들 사이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온전히 보존되야 할 세월호 선체가 훼손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다. 


내막은 이렇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일 선미 좌현 차량 출입문(좌현 램프)을 절단하고 입구를 막고 있던 굴착기와 승용차를 부두로 하역시켰다. 세월호를 육상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특수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를 진입시킬 통로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게 해수부의 해명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꼽히는 과다 선적과 고박 부실 등을 확인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선체조사위가 지난달 28일 "세월호의 조타실, 기계실, 기관실, 화물창 등 4곳은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만큼 훼손하지 말아 달라"라는 공문을 해수부에 보낸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해수부는 이 공문을 무시한 채 화물칸 선미 좌현 램프에서 굴착기와 승용차를 끌어내렸다. 사고 원인 파악에 중요한 단서가 될 세월호 선체의 일부를 선체조사위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훼손하고 화물까지 옮겨버린 것이다. 사건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해수부가 어긴 셈이다.

문제는 해수부의 비상식적 행태가 단지 이번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8월에 이미 선체 절단을 통한 선체 정비방식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사회적 논란을 유발시킨 바 있다. 당시 이 결정은 유가족은 물론이고 세월호 특조위와 일체의 협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바로 얼마 전까지 세월호에 구멍을 뚫는 문제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논란을 키운 것 역시 해수부다.


지난 3년을 하루하루 피말리며 살아왔을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에게는 이런 모습 하나하나가 또 다른 고통이고 아픔이며 좌절이다. 선체 조사에 앞서 해수부가 유가족 및 선체조사위와 긴밀한 협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세월호의 선체 인양이 참사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 오마이뉴스


그동안 국가와 이 사회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비상식적이며 비인도적인 행태를 끊임 없이 보여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진상규명에 앞장서야 할 정부와 여당은 외려 사건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그 와중에 일부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은 유가족들의 가슴을 후벼파는 망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어디 이뿐인가. 세월호를 단순 교통사고에 비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베나 극우보수단체 등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반사회적 행동을 표출하기도 했다. 세월호의 '세'자만 들어도 지겨우니 이제 그만 하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은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잊으려는 사람들 사이의 극명한 괴리와 차이가 확인된 시간이었다. 참사를 둘러싼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있었고, 그것이 세월호가 지난 3년 동안 어둠 뿐인 차가운 바닷속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던 이유 중의 하나다.


많은 국민들이 아직까지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소중한 생명들이 속절 없이 스러져가는 끔찍한 장면에 국민들은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정말 끔찍한 것은 따로 있었는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표출된 우리 사회의 광기야야말로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 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국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명징한 선언이자 정의일 것이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가의 책임과 역할에 심각한 의문을 표시해 왔다. 국가의 부재를 뼈저리게 체감한 국민들이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침몰하던 그날 이후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상황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국가의 부재로 국민의 소중한 생명이 사그라지는 잔인한 봄이 이 땅에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래서 세월호는 여전히 묻는다. 국가란 무엇인가. 정부는 이 질문에 답을 해야만 한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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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4.04 07:16 신고

    황교안이 목포 내려가 유가족과 미습자가 가족 갈라치기를 시도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통이 터졌습니다. 해수부는 진실을 밝히려고 하기보다는 숨기려고 합니다.
    진실을 밝혀 아이들을 죽임에 이르게하는 이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aenooree.tistory.com BlogIcon 耽讀 2017.04.04 07:16 신고

    황교안이 목포 내려가 유가족과 미습자가 가족 갈라치기를 시도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분통이 터졌습니다. 해수부는 진실을 밝히려고 하기보다는 숨기려고 합니다.
    진실을 밝혀 아이들을 죽임에 이르게하는 이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3.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4.04 10:09 신고

    세월호 좌현에 1M 크기의 찢어진곳이 나왔습니다
    왜 그런지 철저히 밝혀 내야 합니다

  4.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7.04.04 19:12 신고

    감추고 덮고 숨긴 자들.... 살인 공모자들...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한 생명이라도 지키지 못한다면 국가가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5.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04.05 02:53 신고

    무슨 일이든....명확.ㅠ.ㅠ한 진상규명이 최선인데...
    왜 이렇게 덮고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네요ㅠ.ㅠ

ⓒ 오마이뉴스


"우리 죽으면 우리 죽은 뒤, 나 죽은 뒤에는 말해줄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싶은 생각에 내가 이제 나이가 이만치나 먹고 제일 무서운 것은 일본 사람들이 사람 죽이는 거, 제일 그걸 내가 떨었거든. 언제나 하도 여러 번 봤기 때문에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끌려가서도 봤지만도 사람 죽이는 걸 너무 많이 봤고 그렇기 때문에 젊어서는 사실 무서워서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어)" - 고 김학순 할머니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 중

1991년 8월14일 국내 거주자 중 최초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공개 증언했던 고 김학순 할머니는 몇년이 지난 1997년 7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했던 끔찍한 참상을 생생히 증언했다. 김 할머니는 너무나 무서워서 젊었을 땐 도저히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 인터뷰는 당시 폐질환을 앓고 있던 김 할머니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였다. 그로부터 5개월 뒤인 1997년 12월, 김 할머니는 한 많은 세상을 뒤로 한 채 우리 곁을 떠났다.


김 할머니가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세상에 공개한지 25년이 지난 2015년 12월28일 한일 양국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합의했다. 박근혜 정부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과 직접 사과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직접 배상이 아닌 10억엔의 치유금(일본 측 주장 거출금)을 받는 조건으로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매듭지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제안한 민간 기금 지원을 단호히 거절하며 진심어린 사죄와 정당한 배상을 요구했던 김 할머니의 생전 뜻과는 정반대되는 합의였다.

지난 28일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가 이루어진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 사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치유·화해 재단이 출범하고 일본 정부로부터 치유금 10억엔이 출연됐다. 그러나 이 표면적인 것 이외에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수요집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합의를 무색하게 만드는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애시당초 '12·28 합의'가 위안부 피해자들과의 협의 없이 진행된 것부터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직접적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배제된 합의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피해자들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해온 터였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일정상회담도 없다는 박 대통령의 주장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뒤집고 작년 11월2일 아베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었고, 그로부터 불과 한 달여 만인 12월28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합의에 이른다.

국민 정서와 위안부 피해자의 입장이 배제된 졸속 협상 타결에 비난이 폭주하는 것은 당연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즉각 "피해자들과 국민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이라는 비난 성명을 발표했고, 다수 국민 역시 정부가 합의를 무효화하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각계각층의 날선 비난에도 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외교부가 지난 10월 25일 발간한 '2016년 외교백서'는 '12·28 합의'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여과없이 드러내보인다. 외교부는 '12·28 합의'가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는 동안 이 문제를 풀어 그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피해자들의 요구와 바람이 가능한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협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졸속·굴욕 협상에 대한 국민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 오마이뉴스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일본대사관 건너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올해의 마지막 정기수요집회가 열렸다. 이날의 집회는 다른 날보다 더 엄숙하고 무거운 가운데 열렸다. 올해 운명을 달리하신 할머니 7명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함께 진행된 탓이었다. 그로부터 하루 뒤인 29일 '12·28 합의'를 이끌어낸 당사자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24년간의 난제를 과거 어느 때보다 진일보한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 이질적인 장면 속에 '12·28 합의'가 갖는 한계와 본질적 문제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수요집회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윤 장관은 문제의 본질을 에둘러 비켜가기에 급급하고 있는 모습이다. 


윤 장관은 이날 "지금 반대하는 할머니들도 있지만 4분의 3 정도는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살아 생전에 이런 조치를 취해준 걸 고마워하는 분들도 더 많이 계시다는 걸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게는 국민의 2/3가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은 안중에도 없다. 아찔한 것은 또 있다. 윤 장관의 발언에는 그동안 정부가 합의에 우호적인 피해자와 그렇지 않은 피해자 사이를 분열시기며 합의의 성과를 포장해온 사실이 빠져 있다. 박근혜 정부의 전매특허인 '갈라치기' 전략이 재연된 상황이라면 윤 장관의 발언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독하는 기만행위나 다름 없다.


동안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해 왔다고 강조해왔다.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러나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 문제였다. 겉으로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과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베 총리는 '12·28 합의'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위안부 강제연행에 증거가 없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고, 일본 정부는 10억엔을 지급했으니 소녀상을 이전하라고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숨기고 있던 발톱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행태 역시 일본 정부의 그것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12·28 합의'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라는 정부의 입장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정부는 '12·28 합의' 이후 위안부 피해자 사이를 분열시키는 이간책으로 여론을 호도해 나갔다. 위안부 기록물의 유니스코 등재사업 예산을 삭감했는가 하면, 위안부 백서 발간도 없던 일로 해버렸다. 이 모습 그 어디에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1991년 8월14일 김 할머니는 지금껏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엄청난 비밀을 세상에 공개했다. 과거 자신들이 자행했던 극악무도한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사죄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파렴치한 행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아마도 김 할머니는 일본제국주의의 천인공노할 만행과 야만의 실체를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사죄와 실질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내가, 어쨌든 끝나기 전에는 내가 안 죽는다. 110살까지도 살란다. 120살까지도 살란다. 지금 그러고 악을 쓰고 있잖아. 그냥 내 직접 내 눈으로, 내 귀로 (사과를) 들어야 하겠다고" - 고 김학순 할머니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 중


안타깝게도 김 할머니의 간절한 염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기 전에는 절대로 눈을 감지 않겠다던 바람 역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공개한지 25년, 우리 곁을 떠난지 2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여전히 그 자리다. 아니 오히려 돌이킬 수 없이 후퇴했는지도 모른다. 정부의 '12·28 합의'로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국가는 김 할머니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로부터 백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국가는 여전히 김 할머니의 한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상처의 치유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외려 일본 정부에게 면죄부를 주고,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있다. 이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김 할머니에게 국가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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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12.30 15:50 신고

    나쁜 새끼들... 이놈들 때문에 대한민국이 불행합니다.
    역사처청 반드시 해 억울한 분들 한을 풀어줘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ophistjin.tistory.com BlogIcon 소피스트 지니 2016.12.30 16:51 신고

    이 명백한 사안이 이토록 지지부진 하는 것에 대해 크나큰 실망감을 느낍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네요.
    연말인데 푹 쉬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람언덕님~
    내년에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길 함께 기다려봐요~~

  3.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12.31 00:27 신고

    저도 관련 글을 제 블로그에 전에 썼는데요,
    이 문제의 해결없이 한일 관계의 우호관계? 그건 영원히 없을 것이고,
    친일 청산의 부분도 없을 것입니다.

    언제나 바른 정론으로 시대의 목소리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2017년도 승승장구하시길 바랄께요~^^

ⓒ 오마이뉴스


문화예술계에 대한 블랙리스트 파문이 일파만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정권이 자행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진상을 정조준하면서다. 지난 26일 특검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집무실, 문체부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항간에 떠돌던 블랙리스트 문건을 확보했다. 또한 특검팀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주도했다는 관련자 진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무수석은 조윤선 현  장관이다.


애초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언론에 포착된 것은 지난 10월 경이었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블랙리스트에는 세월호 시국선언 754명,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 선언 6517명,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지 선언 1608명 등 문화예술계 9473명의 이름이 망라돼 있었다. 이와 관련 유진룡 전 문체부장관은 최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블랙리스트 작성의 배후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방송에서 유 전 장관은 퇴임하기 한 달 전쯤 블랙리스트의 내용을 확인했고, 그 무렵 김 전 실장이 자신에게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에 지원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김소영 전 비서관이 A4 용지에 수백명의 문화예술인 이름을 적어 조현재 전 문체부 1차관에게 전달하면서 "가서 유진룡 장관에게 전달하고 이걸 문체부에서 적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를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폭로했다. 또한 조 전 차관이 김 전 비서관에게 블랙리스트의 출처를 묻자 "정무수석실에서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는 사실도 함께 폭로했다. 유 전 장관의 진술대로라면 블랙리스트가 김 전 비서실장의 지시로 정무수석실에서 작성됐다는 뜻이다. 이는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는 28일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을 보도했다. 특검팀이 블랙리스트의 작성 배후로 최순실씨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검팀이 관련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며,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고 박 대통령의 지시로 블랙리스트 작업이 진행됐다는 것이 그 얼개다. 정치·사회·경제 등을 막론하고 안끼는 곳이 없는 '최순실'의 이름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등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특검 조사와 언론보도, 유 전 장관과 문체부 관계자 등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최씨가 자신이 진행하는 문화 관련 사업의 예산 확보와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블랙리스트 작성을 계획했고, 김 전 실장이 정권비판적인 인사들을 문건에 대거 포함시킨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여기에 김 전 실장의 지시를 받은 정무수석실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대통령 역시 블랙리스트의 존재와 의미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의 헌법 위반 사례와 탄핵 사유가 또 늘었다는 얘기다.


유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이 등장한 2013년 8월 이후 청와대의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전했다. 정부 비판적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과 제재의 중심에 김 전 실장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 김 전 실장이 부임한 이후 영화 <변호인>을 제작한 CJ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지고,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및 세월호 관련 시국선언, 야당 인사 지지 선언을 한 문화예술계 인사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등 시민권이 크게 후퇴한 시점도 바로 그 즈음이다. 유신시대를 관통하며 민주주의와 시민권을 말살한 구시대의 인물이 대한민국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얘기해 줄 것이다. 아빠는 블랙리스트였다고. 그때 아이가 그게 뭐냐고 물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어른이 된 세상에서는" - 작곡가 김형석

"영광입니다, 각하. 일개 요리사를 이런 데 올려주시고" - 요리연구가 박찬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중에 내 이름이 없으면 어떻하나,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명단을 살펴보았다. 참 다행이다" - 시인 안도현

"이거 참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나도 넣어라, 이놈들아" - 가수 이승환


천인공노할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확인한 문화예술인들의 반응들이다. 정권에 의해 검열과 제재를 당하고,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자유마저 박탈당하는 엄중함 속에서도 저들은 위트와 반어로 현 상황을 역설적으로 꼬집고 있다. 그들의 '시크함'이 돋보이는 것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있는 권력의 횡포가 그만큼 천박하고 졸렬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권력을 칼처럼 휘둘렀던 무지막지한 정권과 그들이 표적이 되었던 문화예술인들 사이의 간극이 이처럼 넗고 깊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분명한 사실 하나는 지금이 '불의'의 시대라는 점이다. 불의의 시대에는 그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바로 '의인'이다. 기득권의 탐욕, 권력에 부역하는 공모자들의 거짓과 부정에 맞서기 위해서는 '나는 블랙리스트다'라는 아우성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와야 한다. 그것이 추악하고 추잡한 권력의 '생얼'을 깨뜨리기 위한 불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도한 권력에 맞서는 문화예술계의 당당한 커밍아웃이 반가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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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oolytubbies.tistory.com BlogIcon 둘리토비 2016.12.29 21:45 신고

    제 이름도 꼭 들어갔으면 했는데....^^
    앞으로 블로그나 혹, 제가 책을 낼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블랙리스트에 들어갈 방법을 모색해야겠어요^^

    참, 저도 관련된 내용으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거든요. 꼭 읽어주세요~

  2.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6.12.30 08:50 신고

    기승전 최순실이네요
    참 뻔뻔하고 더러운 정권입니다
    이거 뭐 유신 독재세대도 아니고

  3. Favicon of http://lara.tistory.com BlogIcon 4월의라라 2017.01.04 00:49 신고

    정말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는 해외사는 친구,
    회사 나가기도 동네 슈퍼 가기도 창피하다고 하네요. ㅜ
    이런 모든 일들이 블랙리스트들의 손에서 예술로 거듭나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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