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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흉흉하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그때마다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거나 영혼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간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른들이라면 '말세'라는 한탄이 절로 나올법한 시절이다. 그러나 시절의 흉흉함을 직감하고 있는 이들이 어디 그들뿐이랴. 정보의 과잉 시대가 아니던가. 세상의 흉측한 풍경이 어린아이들이라고 다르게 비칠까.
5월17일 서울 강남역 근처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23세
여성이 영문도 모른 채 살해당했다. 5월28일 2호선 구의역에서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세 청년이 진입하는 지하철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6월1일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에서 노동자 4명이 폭발사고로 숨졌다. 6월2일에는 전남 신인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마을 주민 3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 3주 사이에 벌어진 사건·사고들이다.
이 사건·사고들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사회적 약자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점이다. 강남역 희생자와 신안군 성폭행 피해자는 모두 힘없고 약한 여성들이었다. 구의역 사고 희생자는 컵라면 먹을 시간도 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던 비정규직 노동자였으며,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에서 숨진 노동자들 역시 경제적 약자였다. 표본을 조금 더 넓혀 본다 하더라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사건·사고 속에 희생당하는 건 언제나 사회·경제적 약자들이다.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탓하려는 게 아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과 한탄을 늘어놓으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이 나라 정치의 막막한 현실을 말하려는 것 뿐이다. 모든 사건·사고를 막을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이들이 희생당하지 않아도 될 사회를 만들 기회는 여러차례 있었다. 그 소임이 정치에 있음은 물론이다.
법을 만들고
제도를 정비하고, 위법과 탈법을 감시하고,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일 터이다.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자본주의의 태생적 한계라면 그 불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 역할과 책임은 사라지고 특권과 권위만 남은 정치.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소외되고 위험에 노출되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사태, 266명이 사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 그리고 최근에 희생당한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관련 법규에 대한
관리 점검만 제대로 이루어졌어도 그들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숨쉬고 있었을 터다. 정치가 실종되고 부재한 시대.
그들의 희생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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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의원이 20대 국회의 전반기를 책임질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그는 온화하고 합리적인
스타일로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로부터도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손꼽힌다.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은 의장직을 수락하면서
▲3권분립의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국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없다.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중요하고, 미래 사회를 예단하고 준비하는 책무도 막중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국민에게 힘을 주는 국회를 만드는 일이다. 특히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국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모두를 살릴 수는 없어도 희생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어도 최대한 줄일 수는 있다.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과 20대 국회는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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