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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납량특집보다 오싹한, 그 이름 MB

ⓒ 오마이뉴스


대한민국이 이명박 정부가 남긴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무분별하게 자행된 각종 국책 사업의 여파가 곳곳에서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오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빈곤한 철학과 졸속 행정, 섣부른 탐욕과 비루한 욕망이 부른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14 '에너지 부문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로 만신창이가 된 에너지 공기업을 개혁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들었다가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이 그 대상이다.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현재 6개 본부 시스템이 4개로 줄어든다. 인력 역시 오는 2020년까지 10% 가량을 감원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역시 발전연료의 해외개발사업을 중단할 예정이며, 진행 중인 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다른 공기업들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박근혜 정부가 에너지 공기업에 칼을 꺼내 든 이유는 재무건전성의 악화가 첫 손에 꼽힌다.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7~2015년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비율의 변화는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2007년 부채비율이 64%에 불과했지만 2015년 말에는 453%까지 급등했고, 광물자원공사는 같은 기간 103%에서 무려 6905%까지 치솟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사업 중단 및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과 함께 이들 공기업의 자회사 중 일부를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한국전력이 독점해 오던 전력 소매 판매 시장을 순차적으로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민간 자본을 유치해 에너지 공기업의 취약한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정부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자산 매각에 따른 손실액은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될 수밖에 없다. 또한 에너지 공기업의 주식상장과 민간 개방으로 인한 민영화 논란과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각종 특혜 시비, 해외 자산의 헐값 매각 등으로 인한 각종 논란과 국론분열 역시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의 거액 로비 의혹에서 촉발된 법조게이트의 불똥이 롯데로 옮겨 붙은 롯데그룹 비자금 파문 역시 이명박 정부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인허가와 관련해 롯데그룹에 각종 특혜를 내준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2차례에 걸친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롯데그룹에 대한 특혜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갖은 논란 끝에 허가가 난 제2롯데월드부터 시작해서 서울 서초대로 인근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 부산 롯데월드부지 변경 의혹, 맥주사업 진출 특혜 의혹, 면세점 사업 독과점 승인 특혜 의혹 등 숱한 논란과 특혜 시비가 있었다. 롯데그룹에 따라붙는 '이명박 정부의 최대 수혜기업'이라는 꼬리표는 그로부터 기인한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의 비자금은 이명박 정부 시절 각종 특혜 시비에 휘말렸던 롯데그룹과 당시 정관계 인사들 사이의 로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비지니스 프랜들리 정책을 앞세워 대기업에게 온갖 편의를 봐주었던 이명박 정부, 글로벌 경제 위기를 내세워 노동자의 피땀어린 희생을 요구하던 재계의 위선과 기만이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셈이다.


ⓒ 오마이뉴스



이명박 정부의 어두운 그림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4대강의 신음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녹조가 창궐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큰이끼벌레며 각종 유해 물질이 떠다니는 4대강의 참상이 <오마이뉴스>, <JTBC 뉴스룸>, <뉴스타파>, <한겨레> 등의 언론을 통해 계속 보도되고 있다. (물론 지상파 방송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다)

이 끔찍한 장면들은 이제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을 강행한 결과다. 이명박 정부는 사업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종북좌파'라 매도하면서까지 기를 쓰고 이 사업에 매달렸다. 그러나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시작은 화려했다. 사업의 당위도 그럴 듯 했다. 홍수 예방, 용수 확보, 수질 개선, 일자리 창출, 하천 생태계 복원 등 온갖 미사여구와 감언이설이 사업을 위해 동원되었다. 그러나 그것들 중 어느 것도 정부의 말처럼 이루어진 것은 없었다. 홍수는 여전하고 가뭄도 그대로다. 수질은 엉망이 됐고, 수십만개의 일자리는 고작 수천개(4대 보험 가입 기준)로 쪼그라 들었다. 복원하겠다던 하천 생태계에는 해마다 녹조와 괴생물체가 출현하고 있다.

4대강에 들어가는 국민혈세를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미 투입된 비용만 22조원(정부 발표)에 달하고 매년 수천억원의 유지관리 비용이 추가로 투입되야 한다. 어디 이뿐인가. 4대강 사업으로 파생된 10조원에 달하는 수자원공사의 부채 해결을 위해 물값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작년 수자원공사는 매 2년마다 물값을 5%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려다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기도 했다.

4대강 사업은 수십조원의 국민혈세가 투입된 국책사업답게 각종 의혹과 비리도 난무하고 있다. 실체 규명에 실패한 담합비리 의혹부터 시작해서 정·관계와 얽혀있는 로비 의혹은 4대강 사업의 또 다른 치부로 기록된다. 그 결과 4대강 사업은 각종 의혹과 비리를 양산한, 천문학적인 혈세 낭비 사업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비리 의혹은 이것이 다가 아니다. 대한민국 군대를 비리의 온상으로 만들어 버린 방산비리, 각종 친인척 비리와 측근 비리 등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얽혀있는 굵직굵직한 의혹들도 부지기수다. 괜히 이명박 정부 5년을 '비리공화국'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4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이름은 여전히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오르내린다. 그리고 그의 이름이 불려질 때마다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이 한꺼풀씩 드러나고 있다. 사회공동체의 정의와 보편적 상식이 뿌리 채 흔들린다는 점에서 이 모습은 납량특집보다 더 서늘하고 오싹하다. 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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