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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소중한 자산들

동이 트려면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  같은 시간에 잠에서 깬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로 내게 일어난 작은 변화다. 이 시간은 나에게 있어 가장 즐거운 시간이면서 동시에 가장 괴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모두가 곤한 잠에 빠져 있을 새벽, 오늘 이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게 될까? 기대와 걱정이 빠르게 교차한다. 그 순간 불현듯 한 사람의 얼굴이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그의 이름은 노무현. 그가 세상을 떠난지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한국 정치사에게 그만큼 수구보수언론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으로부터 공격과 조롱, 멸시를 한 몸에 받았던 정치인이 또 있을까애초에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었던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았다임기 내내 딴지 걸기, 흠집 내기는 기본이었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까지 해가며 현직 대통령을 깔아 뭉개기 일쑤였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으로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라면 자신을 욕해도 무방하다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본다. 만약 똑같은 일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났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우리 사회를 둘러싼 공기가 참여정부 당시와 많이 달라졌다. 현실은 냉정하고 가혹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을 욕하려면, 공권력으로부터 응징을 당하거나,  최소 몇 십만원의 벌금과 지리한 재판 과정을 감내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다. 노무현 정부, 아니 그 이전 김대중 정부로부터 계승되고 발전된 민주주의의 가치들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처참하게 짓밟히고 무너져 내렸다. 이 모습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탈권위, 국민과의 소통국민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 지역의 균형발전, 지역주의 타파, 공직자의 기강 확립, 반칙과 부정·비리·부패에 대한 척결 의지를 강조한 것인지 그 이유를 새삼 깨닫게 된다. 참여정부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과 얼마나 차별화된 민주 정권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저 명언은 앞으로 두고 두고 인구에 회자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면서까지 이명박 정부가 지우려고 했던 노무현의 가치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요즈음이 아닌가 싶다. ', 공기, 태양, 자연, 가족건강, 평화, 자유, 인권, 민주주의...'. 모두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것들이다. 그러나 너무나 가까이 있기에 그 소중함이 잊혀질 때가 있는 것들이기도 하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3년은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들이 지니는 의미와 본질을 성찰하게 해 준다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업적이다. 소중한 것들은 그것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라야 비로소 가치가 빛나는 법이다. 

 

노무현 재단(www.knowhow.co.kr)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3주년을 맞아 지난 2012 521  팟캐스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고인의 마지막 육성을 공개했다여기에는 2009 4 22일과 5 19일 회의에서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은 큰 산맥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된 산이야"

 

고립무원의 심정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한 그의 육성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는 이 나라 민주주의의 참담함 속에서 슬픔이 배가 된다. 마땅히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과 인간으로서의 노무현은 구별되어 평가되야 한다노무현 대통령의 실책과 과오에 대해서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비판되고 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노무현의 실패에 대한 비난과 비판을 두려워해서도 안된다. 이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실패와 한계를 극복해야 진정한 노무현의 정신이 다시 되살아 날 수 있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그가 떠나기 전 남긴 말처럼정치인 노무현은 큰 산맥이 없이 홀로 서 있는 돌출된 산이었을 지도 모르겠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인간 노무현이 생각하던 민주주의의 가치와 소중한 정신들은 땅에서 땅으로, 강에서 강으로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그가 우리들에게 남긴가장 소중한 자산일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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