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권성동 무너뜨린 정두언의 카운터 펀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성완종 리스트'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성완종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차례나 특별사면을 받은 것에 대한 여야의 책임공방이 뜨겁. 특히 참여정부 말인 지난 2007 12 31 실시된 성완종 회장의 2 특별사면이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가 성완종 회장의 특별사면을 주도했다며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이번 논란은 마치 지난 2012 대선 당시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NLL 논란' 연상시킨다돌이켜 보면 새누리당이 제기한 'NLL 논란' 한편의 거짓말 성토장이나 다름이 없었다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했다고 주장했던 당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정치공세는 날조된 거짓말로 판명이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열한 정치공작의 승자는 불순한 목적으로 끈질기게 정치공세를 이어갔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였다. 그럼에도 당시 거짓의 향연에 출연했던 정치인들 잘못을 시인하거나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직까지 한사람도 없다.


우리는 논란에 불을 붙이고 기름을 부었던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과 서상기 의원이 각각 " 대통령의 NLL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 " 말이 조금이라도 과장됐다면 사퇴하겠다" 비장한 결기를 내보였던 장면을 똑똑히 기억한다. 그러나 저들은 자신의 거짓이 만찬하에 공개되자 "땅따먹기 발언은 착각이었다", "단어상 착오가 있었다" 면책특권의 보호막 안으로 꽁무니를 빼기에 급급했다. 저들의 찌질함과 치졸함에 비하면 '남아일언 중천금' 대장부의 미덕으로 여기던 선조들의 기개와 위상은 얼마나 멋스러운 것인지 모르겠다.





성완종 회장의 특별사면 논란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새누리당의 권성동 의원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혈세낭비 사업이자 권력비리 사업이었던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곤란한 상황에 빠진 'MB 지킴이' 자처한 장본인이다. 성완종 회장의 특별사면 논란은 정문헌 의원과 서상기 의원에서 권성동 의원으로 바톤터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제외하면 'NLL 논란' 크게 다를 없다. 난데없이 불거진 이번 논란이 'NLL 논란' 데자뷰인지 살펴 보자.

권성동 의원의 주장에는 무엇보다 '팩트' 자체가 없다. 언론을 통해 열변을 토해내는 엄청난 수고를 하고 있지만 그의 주장에는 어떠한 '팩트' 구비되어 있지 않다. 대선 이전인 2007 12 12~13 무렵 청와대에서 법무부로 내려간 사면 명단에 성완종 회장의 이름이 있었다며 그가 내세우고 있는 근거는 '당시 사면 업무에 종사하던 실무자로부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확보했다' 것과 '관련자료가 법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장 뿐이다. 그는 참여정부 책임론을 자신있게 거론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중요한 '팩트' 내놓지 못하고 .

그는 해당 실무자의 이름도 밝히지 않고, 관련자료 역시 법무부에 '있다' 아닌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설을 내세우고 있다. 자신 조차도 확인하지 못한 가설이 그가 내세우는 유일한 무기다. 그는  허무맹랑한 가설로 참여정부가 2007 성완종 회장을 특별사면시켰고, 여기에 검은 커넥션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팩트' 없는 주장은 상대의 '증거요구' 무력해지기 마련이다. 이를 간파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증거' 요구하자 권성동 의원은 '증거' 제시하는 대신 교묘하게 방향전환을 택한다. 동문서답하듯 "결정적 증거가 있다"는 허세와 함께, '국정조사' 요구와 자신있으면 "법적 절차를 밟으라" 오히려 호기 부리고 있는 것이다.





정문헌 의원과 서상기 의원이 그랬던 것처럼 권선동 의원에게도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를 위해 전선을 흐트려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있다. 여당 실세들에게 뿌려진 불법정치자금 논란으로 재보선을 앞둔 새누리당이 위기에 휩싸이고, 자칫 불법대선자금 논란으로 불똥이 옮겨 붙을 가능성마저 보이자 권선동 의원이 돌격대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어차피 국정조사든 법적 절차든 국면을 이전투구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것이 목적인 이상 아무려면 어떠한가. 여기에 '면책특권'은 권성동 의원의 허세를 가능케하는 버팀목이.

권성동 의원에게 중요한 것은 '팩트' 아니다. 우리는 '팩트' 없어도 엄청난 전리품을 챙겨온 새누리당의 지난 이력들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NLL 논란'이야말로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물론 새누리당과 권선동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 몰고온 엄청난 대위기를 참여정부를 통해 극복하려는 전략은 이번에도 대단히 영민해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대응하면 할수록 정치공방은 더욱 거세질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전은 새누리당과 권성동 의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회심의 결계(結界) 다름이 없었다. 적어도 '정두언'이라는 변수가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정두언 의원은 지난 21 정성껏 차려놓는 밥상에 코를 빠뜨리는 발언으로 새누리당과 권성동 의원을 경악시켰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권성동 의원의 결계를 일거에 허물어 버렸다. 그는 "권력을 잡은 인수위가 사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오히려 비상식적인 상황"이라며 "당시 핵심인사가 회장의 사면과 공천까지 특별히 챙겼다" 주장했다. 엄청난 대반전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권성동 의원의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정두언 의원의 심중을 설명할 방법을 도무지 찾지를 못하겠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로 인해 권성동 의원이 몹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권성동 의원은 정두언 의원의 인터뷰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정두언 의원이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나 2007 대선 당시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캠프 선대위 기획본부장과 전략기획 총괄팀장을 역임했고, 대선 이후엔 이명박 당선자의 보좌역을 맡는 MB 최측근으로 맹활약했던 인사였던 반면 권성동 의원은 2007 인수위 시절 상임자문위원을 맡고 있었을 뿐이다. 대선을 즈음하여 MB 모든 것을 챙기고 관여했던 최측근과 인수위 상임자문위원을 지냈을 뿐인 사람 누구의 말을 더 신뢰할 수 있는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문제다.  그가 대유행시킨 유행어처럼  사람은 ''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아군의 반격으로 권성동 의원이 쳐놓은 결계가 급속도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권성동 의원과는 차원이 다른 '급'을 지니고 있었던 정두언 의원의 카운터 펀치로 말미암아 판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권성동 의원에게는 딱히 반격의 수단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가 다시 국면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누구처럼 목숨을 걸든지, 그것이 아니라면 면책특권 밖으로 나오든지 따위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듯 싶다. 그렇지 않다면 모를까, 정두언 의원과 '급'이 다른 권성동 의원의 말을 믿을 사람을 별로 없어 보인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의 말을 신뢰할 국민들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바람부는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