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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퇴

그들은 왜 유승민을 찍어내야만 했을까? 유 원내대표에게는 새누리당과는 분명하게 차별되는 개혁적 보수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다. 그에게 투영되어 있던 개혁적 보수의 색채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지난 4월 8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그의 연설은 야당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우리나라 보수가 나아가야 할 명연설이었다"는 찬사를 받을 만큼 혁신적이었다. 그날 유 원내대표는 정치와 경제를 바라보는 철학과 소신을 마음껏 드러내보였다. 특히 "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심각한 양극화로 인한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라며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 더보기
유승민 사퇴와 새누리당의 끔찍한 자기부정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퇴했다. 유 원내대표는 어제(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총회 뜻을 받아들여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히며 '유승민 파문'의 종지부를 스스로 찍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배신자로 낙인찍힌 지 13일 만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이후 2주간 끌어온 유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은 청와대와 여권 모두에게 지독한 상처만 남긴 채 끝이 나게 됐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던 날 새누리당은 하나였고, 아주 끈끈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 내에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만은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다. 쫓아내려는 자들과 지키려는 자들 사이에 불꽃튀는 공방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새누리당은 지독한 내분에 횝.. 더보기
국회법 개정안 폐기, 대통령은 행복한가? 정국이 또 다시 얼어붙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가 무산된 반면,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방안은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어제(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국회법 개정안은 의결 정족수 미달로 재의 처리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정국을 뜨겁게 만들었던 국회법 개정안은 19대 국회가 종료되는 내년 5월 말 자동 폐기된다. 그러나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저녁 9시에 속개된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 겸임 의원 5명까지 총동원하며 61개 법안을 단독으로 일괄 상정해 처리해 버렸다. 이에 야당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7월 임시국회 일정이 불투명해지는 등 정국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 더보기
막나가는 김태호 최고위원, 그의 변신은 유죄 어제(2일)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초상집이나 다름이 없었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 사이에 한바탕 격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최고위원들 간의 반말과 고성이 이어졌고 급기야 욕설까지 등장했다. 수많은 기자들이 보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고위원들 사이의 갈등은 진풍경에 가까웠다. 언론은 이날의 진풍경을 여과없이 기사화했고, 최악의 막장극을 연출한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검색어 순위 1~2위를 오르내리는 달갑지 않은 유명세에 시달려야만 했다. 막장극의 포문은 최근 '유승민 저격수'로 떠오르고 있는 김태호 최고위원에 의해 시작됐다. 회의 내내 그의 눈은 매의 눈처럼 이글거렸고, 그의 목소리는 전투에 임하는 장수처럼 거칠었다. 발언 순서가 되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더보기
대통령의 거부권과 새누리당의 조폭문화 지난 주 세간의 이목은 온통 청와대를 향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를 요구하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메르스 사태로 바닥을 치고 있는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정국 주도권을 찾아올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유연한 정치력을 박 대통령에게 기대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수준의 감정까지 드러내며 정계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특히 새누리당과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쏟아낸 분노는 새누리당을 발칵 뒤집어 놓을만큼 직설적이었으며 거칠었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반응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은 매우 흥미롭기 그지 없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