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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배우 박보영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 ⓒ 오마이뉴스 지난 16일은 세월호 3주기였다. 이날 안산·목포신항·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추모식이 거행됐다. 대선후보들 역시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런데 이날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후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홍 후보는 "세월호 갖고 3년 해먹었으면 됐지,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면서 "세월호 사건은 정치권에서 얼마나 많이 울궈먹었냐. 세월호 참사 터졌을 때 분향소에서 한 달 이상 추모했다. 더 이상 정치인들이 거기 얼쩡거리면서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안했으면 한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추모식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황 대행은 '기억식'에 참석하는 대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추석 차례상 ⓒ 뉴시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사람들이 어디론가 분주히 발걸음을 옮긴다. 가족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각박하고 고단한 세상살이다.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이날은 다르다. 비록 살림살이가 넉넉치 않아도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면 세상살이의 고충과 애환도 잠시 덜어낼 수 있을 터다. 가족이란 본디 그런 것 아닌가. 가는 길이 더디고 몸이 고단하다 할지라도 삼삼오오 둘러 앉아 굶주린 정을 나누다 보면 세상의 근심과 시름이 눈 녹듯 사라질 터. 추석은 제각기 뿔뿔히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원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그날 아침. SNS로 한 장의 사진을 건네 받았다. '슬픈 추석 차례상'이라는 제목과 함께 덩그라니 놓여진 사진 한 장. 광화문 광장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안에 차려.. 더보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이 정부에게는, 확실히,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마음이 없는 모양이다. 활동시한을 제멋대로 해석해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강제 종료시키더니, 29일에는 세월호를 인양한 뒤 객실 부분을 잘라내는 '객실 직립방식'으로 실종자를 찾겠다며 유족들의 가슴에 또 다시 대못을 박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방법이 실종자를 수색하는 수색자들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렇게 되면 실종자 수습은 물론이고 세월호가 침몰한 구조적인 원인을 밝혀내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당위와 집념 하나로 갖은 수모와 고통을 감내해 온 유족들이 정부 방침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이유다. 참사의 원인을 규명해야 할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럼에.. 더보기
세월호와 노란 리본, 그리고 산 자들의 도리 ⓒ 오마이뉴스 2015년 여름도 더웠다. 홍대에서 지인을 만나기로 한 그날,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탓에 주변을 서성거렸다. 그러던 중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 켠에 서 있던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노란 티셔츠를 입고 있던 그는 한 손에는 피켓을, 다른 한 손에는 노란 리본을 들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동안 그 남자를 지켜 보았다. 그날 홍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대부분이 그의 앞을 무심히 스쳐 지나갔다. 간혹 그에게 다가가 노란 리본을 건네 받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비할 바가 못되었다. 이 장면을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자니 괜시리 서글퍼졌다. 그에게 다가가 짦은 눈인사를 주고받고는 노란 리본 다섯개를 건네 받았다. 그날 받은 리본들을 자동차 열쇠고리와 컴퓨터 가방, .. 더보기
내가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유 어느새 4월 12일이다. 세간의 이목은 온통 하루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쏠려 있다. 여야 정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유권자의 표를 하나라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 입을 따라 대중의 시선도 함께 움직인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총선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그래서일까. TV를 틀어도 신문을 펼쳐 봐도, 포털사이트를 훑어보고 SNS를 들여다 봐도 온통 선거와 관련된 이야기 뿐이다. 이해할 수 있다. 총선은 앞으로 4년 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일꾼을 뽑은 중요한 국가 행사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총선 관련 뉴스를 대량 송출하는 언론과 그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는 대중들의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당연한 풍경이 불편하고 야.. 더보기
▶세월호 500일◀ 지난 여름 홍대입구에서 있었던 일 지난 여름 뜨거웠던 어느 날 홍대입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너무나 평온한 일상이 그 곳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날은 무더웠고 아주 습했으며 아스팔트 위로 뜨거운 복사열이 피어 올라 땀이 비오듯 흘러 내렸다. 순간 바쁘게 오가는 군중들 속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한 사람의 얼굴이 눈에 들어 왔다. 한 손에는 피켓을, 다른 손에는 노란 리본을 쥔 이 남자의 표정은 어두웠고, 무거워 보였다. 나는 그가 그곳에 서 있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세상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고.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그 곳에 있다고. 그는 사람들을 향해 무언의 절규를 외치고 있었다. 그의 눈을 보는 순간 갑자기 코 끝이 찡해.. 더보기
푸른 눈의 외국인, 세월호를 말하다 일년 전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는 온 나라를 충격과 함께 큰 슬픔에 잠기게 만들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양 뉴스 속보를 챙기고 SNS를 확인하면서 기적이 일어나 주기를 염원하고 또 염원했습니다. 그러나 무심하게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배 안에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에 따라 선 내에 머물렀던 승객들 중 살아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무려 295명의 희생자들과 9명의 실종자들을 남긴 세월호 참사가 더욱 끔찍했던 것은 침몰의 과정이 고스란히 안방으로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TV 화면을 통해 배 안에 갖힌 사람들의 생명이 꺼져가는 광경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눈 앞에서 펼쳐진, 공포영화보다 더 공포스러운 현실은 사람들의 말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압도.. 더보기
정부는 세월호 인양보도를 왜 부인했을까? 어제(1일)는 만우절이었습니다. 만우절은 거짓말을 해도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는, 일년 중 유일한 날입니다. 공식적인 국가 공휴일은 아닙니다만 세계 여러나라에서 이 날을 기념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해서는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자칫 사안에 따라 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우절에 119나 112로 장난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많아 경찰 관계자들이 큰 골머리를 썩기도 했습니다. 만우절에 자주 벌어졌던 이 해프닝은 이후 장난전화에 대한 처벌기준이 강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인지 만우절 허위신고가 크게 줄었다는 소식입니다. 경찰의 지속적인 홍보와 처벌기준 강화가 크게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고, 단순한 호기심과 장난에서 비롯된 허위신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