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11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위원회가 실시한 국립대병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과 관련해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백선하 교수는 사망진단서에 사망 원인을 '병사'로 기록한 것이 소신에 의한 것이라며 진단서를 수정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백 교수가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자 이를 보다 못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당신 의사 맞아?"라고 강하게 따져 묻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병사'인가, '외인사'인가. 한 사람의 죽음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린다. 여기서 백 교수의 주장이 진실인지 아닌지 따져 묻는 것은 지극히 무의미하다. 고 백남기 농민이 관련 규정을 어기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외상성 뇌출혈을 일으켰다는 것과, 의사라면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아는 마당에 이를 논하는 것 자체가 비이성적이기 때문이다.

의아한 것은 대부분의 현직 의사들과 법의학자들, 그리고 의사의 길을 가려는 수많은 의학도들의 입장과는 다르게 백 교수가 '병사'를 고집하고 있는 이유다. 물론 이를 의사로서의 확신이나 소신, 오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존심이라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마저 백 교수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여전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백 교수의 주장은 일반적 의학 지침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백 교수가 작성한 사망진단서가 과학적·의학적 원칙과 범주에 맞지 않다는 증언과 증거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 탓이다. 무엇보다 사망진단서 작성지침을 발간한 대한의사협회의 판단이야말로 백 교수의 주장이 틀렸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그럼에도 백 교수는 왜 '병사'를 고집하고 있을까. 확실한 이유는 오직 백 교수만이 알고 있을 터다. 그러나 여러가지 정황을 통해 합리적 추론은 충분히 해 볼 수 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에 따라 경찰과 정부가 떠안아야 할 책임의 밀도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 핵심 포인트다.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이 '병사'로 확정될 경우 경찰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는 공권력 남용이라는 국민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경찰을 두둔하기에 급급하고 있는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병사'는 경찰과 정부가 국가폭력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길이다.

그러나 '외인사'라면 상황이 아주 복잡해진다. 진상 규명을 통해 강신명 전 경찰서장과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경찰수뇌부에 대한 법적 책임이 불가피해진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집회와 시위에 대해 강경대응을 일삼아왔던 정부 책임론 역시 비등해지게 된다. 경찰의 과잉 진압을 묵인하고 이를 방조한 박근혜 정부에게 직접적 화살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일각에서 제기되는 '청와대 개입설'마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권퇴진론으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등산 중이었던 백 교수가 뇌출혈 전문가였던 당직 교수의 가망없다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수술을 집도한 점, 이 과정에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정용근 전 혜화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백 교수가 수술을 하도록 지시한 점, 이 사건과 관련있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정용근 전 혜화경찰서장이 모두 청와대 라인이라는 점, 백 교수가 '병사'로 기록한 사망진단서가 경찰의 부검 요구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청와대 개입설'이 제기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물론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확실하게 드러난 사실은 없다. 다만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와 관련해 이성과 상식에 반하는 일들이 검·, 정부와 청와대, 서울대병원 측과 백 교수 쪽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백 교수에게 세간의 의혹이 집중되고 있을 뿐이다.

'병사'냐 '외인사'냐의 논란이 거세지자 서울대병원장은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에는 담당의사의 철학이 들어가 있다며 백 교수의 손을 들어 주었다. 사망진단서가 의사로서의 '철학' '소신'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적 '팩트'의 문제라는 사실을 의사로 잔뼈가 굵은 그들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가 'No'라고 고개를 젓고 있는 사안에 단호히 'Yes'를 외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그들의 말을 믿을지 말지는 어디까지나 각자가 판단한 일이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변명과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백 교수의 행위가 의사로서의 '철학' '소신'으로 둔갑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성과 상식에 기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이는 죽음에 대한 예의이면서 동시에 산 자의 양심에 대한 문제다.

 

 

 

 

세상이 보이는 정치·시사 블로그 ▶▶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 (클릭)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10.12 09:36 신고

    백선하 더럽고 비열하고 파렴치한 인간입니다
    의사로서의 기본 양심도 없는.
    사주한 인간들은 더 나쁜 인간도 아닌것들...

  2.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10.12 17:01 신고

    의사이기 전에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저런 인간에게 생명을 맞긴다는 것 자체가 인간에 대한 모독입니다.

  3. 주피터 2016.10.13 01:58

    국가분란을 모도하는 집단들 사이에 백선하 서울대병원 과장님같은 진실을 밝히는 참된 의사분이 계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고 백남기는 병사 또는 빨간우의에 의한 외인사가 맞습니다..^^

    • Aaa 2016.10.16 19:02

      어떻게 사실을 뻔히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 1 2016.11.28 15:58

      찌꺼기 ㅅㄲ

  4. 덕소시민 2016.10.13 12:38

    백선하.. 인간의 탈을 쓴 악마임에 분명하다

  5. 평화 2016.10.13 23:11

    왜?

    부원장과 레지더트는 빠졌을까

  6. 역겹다 2016.10.14 21:09

    오늘 14일 복지부 국감에서 하루 종일 뻔뻔하게 지가 옳았다고 주장하는 ...역겹다

  7. 2016.10.15 08:06

    자식들과 부인 그 가족들은 얼마나 부끄러울까
    평생의 굴레가 될터인데

  8. 2016.10.23 00:10

    공부좀 하쇼 !!!! 빽 선 하

  9. 와초 2016.10.23 00:21

    그 좋은 머리로 자신이 행한 일이 뭔지는잘알것이고 의사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는걸 본인은 분명히 알것이다 당신은 인간으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였고 그것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행위였다 당신의 행위는 역사속에 영원히 살아서 후손들에게 해서는 안될 행동의 본보기로 남을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백남기씨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본인도 그동안 살아왔던 명예로운 길로 가시길 바랍니다

  10. 구름이 2016.10.23 01:03

    백선하교수님..
    얼마전 총상으로 사망하신 경찰분이 가령 중태에 빠져 사경을 헤메시다 합병증으로 사망하여도 병사로 진단을 내리실겁니까?

  11. 윤영범 2016.10.23 01:58

    정말 부끄럽다

  12. 이영진 2016.10.23 08:16

    이런 나라에 태어난게 부끄럽다

  13. 양슈 2016.10.25 19:09

    이제 날이 바뀐단다 백교수
    골방에서 벌벌떨고있어라
    조사하면 다 나온다

  14. 1 2016.11.28 15:55

    뭐 이나라가 이렇지 ㅋㅋㅋㅋ 윗대가리 ㅅㄲ들을 하나하나 척살하지 않는 이상 이 나라는 안변해
    언젠가 내가 돈을 많이 벌어서 우리나라에 사람 목숨보다 돈이 중요한 벌레랑 친구먹는 우리 청와대 ㅄ장애애자씹새끼들이랑
    대기업 개 병신 씹찌끄레기 새끼들 국방부 씹쌔끼들 그리고 백선하 처럼 ㅄ같은 장애우 씹쌔끼들을 하나하나 재미지게 죽일 수 있게 살인청부 회사를 만들어야지 헤헤

ⓒ 오마이뉴스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직접 사인과 사망의 종류를 둘러싼 의혹이 점점 증폭되고 있는 탓이다. 먼저 고인의 주치의였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의 사망진단서 내용은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대단히 이해하기 힘들다.


백 교수는 급성 경막하 출혈로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사망한 고인의 직접 사인을 '심폐정지'로 기재했다. 직접 사인은 말 그대로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일컫는다. 심폐정지는 사망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일 뿐이다. 심폐정지가 직접 사인이면 모든 환자의 사인이 심폐정지라는 명제가 성립된다. 이런 식이라면 박종철의 사인도, 이한열의 사인도 '심폐정지'라는 소리다.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한 것 역시 전혀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다. 고인의 사망의 선행 원인이 급성 경막하 출혈이라는 것은 서울대병원 측이 구성한 특별조사위원회에서도 인정한 부분이다. 특히 특위 위원장이었던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 교수는 "저보고 쓰라고 했다면 외인사로 쓰겠다"고 말해 백 교수가 지침대로 하지 않았음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백 교수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의 오류는 서울대 의대생 102명과 동문 365, 전국의 의대생 809명의 목소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그들은 백 교수의 사망진단서가 자신들이 배웠던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들 역시 백 교수의 사망진단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이뿐만이 아니다. 5일에는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을 발간한 주체인 대한의사협회 마저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에 대해 "심폐정지는 절대로 사망원인이 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의사협회가 발표한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논란 관련 대한의사협회 입장'에 따르면, 의사협회는 백 교수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에서 직접 사인 항목을 '심폐정지'로 기재한 것은 작성지침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심폐정지는 사망하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이것이 절대로 사망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의사협회는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록한 것 역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사망의 종류는 직접적인 사인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선행 사인으로 결정해야 한다" "고인의 경우 선행 사인이 '급성 경막하 출혈'인데 사망의 종류는 '병사'로 기재돼 있어 외상성 요인으로 발생한 급성 경막하 출혈과 병사가 서로 충돌하고 있다" 꼬집었다.

의사협회는 선행 사인이 급성 경막하 출혈이 명백한 만큼 사망의 종류가 병사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사망진단서 논란이 부각될 당시부터 지적된 부분으로 백 교수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의 오류를 명징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이처럼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와 관련된 논란은 애초 논란이 될 여지조차 없었던 것이었다. 백 교수가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의 원칙에 따라 직접 사인과 사망의 종류를 기재했더라면 지금처럼 논란과 혼선이 초래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백 교수는 작성 지침과 어긋난 사망진단서를 작성했고, 이 사망진단서가 검·경의 부검영장을 신청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유족들과 시민사회의 의혹이 집중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 오마이뉴스


백 교수는 왜 의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작성 지침대로 사망진단서를 작성하지 않았을까. 위원 전원이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임에도 특위가 사망진단서를 수정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의학전문가 대부분이 오류를 지적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백 교수는 왜 사망진단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검찰은 과거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는 '상해치사'라고 주장하더니 왜 이번에는 태도를 바꿔 '병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일까. 백 교수의 지시에 따라 고인의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던 레지던트는 왜 돌연 잠적한 것일까. 그는 왜 자신의 모바일메신저 계정 프로필에 "숟가락이 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건 불가능해요. 대신 진실만을 깨달으려 하세요"라는 영화 매트릭스의
장면을 게시해 놓았을까.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의문스러운 것은 다름 아닌 정부다. 국가공권력에 의한 타살이 명확한데도 대통령은 고인의 죽음에 일체의 언급이 없다. 피의자인 경찰은 사과와 책임 인정은 커녕 잘못된 사망진단서를 가지고 부검에만 매달린다. 집권여당은 또 어떤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고인과 유족을 모욕하는 막말도 등장했다. 목불인견이 따로 없다.

정부는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각종 시국 현안마다 그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도무지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오히려 사건의 진상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공권력'으로 겁박하고 위협했을 뿐이다. 고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역시 그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정부는 이번에도 책임 대신 공권력에 기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공권력이 오히려 시민을 향해 칼을 겨눈다. 박근혜 정권의 정체성을 이보다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경우가 또 있을까.

수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만들고 있는 비상식적인 사망진단서와 부검 논란의 이면에는 이처럼 현 집권세력의 비민주성과 폭력성이 녹아있다.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국민의 시신마저 공권력을 동원해 탈취하려는 집권세력의 행태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을 떠올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확실한 것은 집권세력이 부검에 집착하면 할수록 국민적 의혹이 점점 짙어간다는 사실이다.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은 설명이 따로 필요없을 만큼 명백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부검'이 아니라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검'이다.



  바람 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10.06 09:02 신고

    레지던트가 양심 선언 하면 됩니다
    외압을 밝혀야 합니다

  2.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6.10.06 11:28 신고

    맞는 말씀입니다.

  3. Favicon of https://tg8288.tistory.com BlogIcon 대구깔끔히 2016.10.06 15:48 신고

    정말 세상이 왜이렇게 돌아가는지...
    죽은사람만 억울하네요

  4.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10.06 16:15 신고

    양심실종 의사...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민낯입니다.
    정치인인지 의사인지 구별이 안 됩니다.

사회의 성숙과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등의 국가기관들이 정의와 공의에 대한 확고한 원칙과 기준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기관들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국가시스템을 운용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들이 국가기관을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탓이다.

그런 면에서 공정성은 국가기관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이라 할 수 있다. 공정성이 무너지면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 불신이 팽배해질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 국가시스템 역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 불신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각종 지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듯이 국회, 정부기관, 사법부, 검찰, 경찰 등을 막론하고 국가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점점 바닥을 향하고 있다. 이는 국가기관이 공정성을 스스로 부정해 온 결과다. 그런데 이제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집단마저 이 대열에 합류하려는 모양이
.



ⓒ 오마이뉴스


서울대병원 측이 구성한 특별위원회가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와 관련해 '병사'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소식이다. 특위 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수는 3일 오후 5 30분 브리핑을 통해 "담당 교수(주치의)가 일반적으로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음을 확인했지만 주치의로서 헌신적 진료를 시행했고 임상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사망진단서 작성은 의료기관이 작성하는 것이 아니고 의사 개인이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담당의사에게 어떠한 외압이나 강요는 없었고 오로지 자신의 의학적 판단에 따랐으며 사망진단서는 담당교수의 지시에 따라 담당 전공의가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자신이라면 '외인사'로 쓸 것"이라고 밝히며 "어떤 경우라고 할지라도 선행 원인이 급성 경막하출혈이면, 그것이 자살이든 타살이든 무관하게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진단서 지침에 나와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해 주치의의 사망진단서가 일반적인 경우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백남기 농민이 왜 사망했냐고 한 마디로 얘기하면 머리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도 주치의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의 내용을 수정할 수는 없다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의 주장은 '술을 마시긴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논리파괴형 수사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서울대병원 특위의 얼토당토 않는 주장에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이유다.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이율배반의 언어는 대개 책임을 전가하거나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 위원장의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된다. 그는 주치의의 사망진단서가 진단서 지침과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사망진단서 작성은 결국 의사 개인이 하는 것이라며 그 책임을 주치의에게 슬그머니 전가시켜 버렸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서울대 의대생 102명과 동문 365, 전국 각지의 의대생 809명이 서울대병원이 작성한 사망진단서가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수많은 후배들이 의사로서의 양심과 윤리를 걸고 사망진단서의 부당함을 비판하고 있음에도 그는 타협가의 논리로 상황을 비켜가려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겁하고 졸렬하다.



ⓒ 오마이뉴스


비겁하기는 고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이 작성한 사망진단서가 진단서 지침에 위배된다는 이 위원장의 주장에 반박하며 "급성 격막하출혈 후 최선의 진료를 받은 뒤에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면 외인사로 표현할 것인데 환자분께서 최선의 진료를 받지 않고 사망에 이르러 병사로 기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백남기 환자의 가족들은 고인이 평소 말씀하신 유지를 받들어 여러 합병증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료받길 원하지 않았다" "사망 6일쯤 전부터 급성신부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고칼륨혈증이 이어졌고 고칼륨혈증에 따른 심폐정지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이라며 환자의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유족들에게 오히려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유족들은 백 교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유족들은 애초 고 백남기 농민이 병원에 실려올 당시 서울대병원 측이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수술을 받는 이후에도 백 교수가 "현재는 장기가 건강해서 제한 없이 약물을 쓸 수있지만 약 가지수가 늘어나면 향후 다발적 장기 부전이 와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애초부터 백 교수와 서울대 병원 측이 고 백남기 농민의 상태에 대해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고, 이후 진료에 따른 부작용을 예상했던 만큼 '병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위협) 소속 의사들도 유족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인위협 소속 이보라 교수는 "초반에 외상으로 인해 의식이 소실되었고 이 상태에서 계속 약물투여를 한다면 급성 신부전이 올 것은 전문가라면 누구든 예상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병사라고 한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고, 김경일 교수 역시 "왜 희망도 없는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했는지, 수술하고 치료를 하면서 왜 이렇게 길게 끌고 왔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서울대 병원 측과 주치의였던 백 교수의 주장과는 달리 수많은 의학전문가들은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을 '병사'로 기록하고 있는 사망진단서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이는 사망진단서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사망진단서 논란 때문에 구성된 특위와 주치의였던 백 교수는 전문가는 물론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의해 쓰러져 사경을 해매다 사망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사고 당시의 영상이 담긴 CCTV는 물론이고 서울대병원의 진료기록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서도 이는 명백히 드러난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측은 고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직접적 원인이 '심폐기능정지'에 의한 '병사'라는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정치적 외압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주치의로서 이날 브리핑에 참석했던 백 교수 역시 진단서에는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대병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자랑하는 의료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의 내용과 관련해 서울대병원 측의 주장에 전혀 수긍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거스르며 의료행위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망진단서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그들의 '양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바람 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


  1.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6.10.04 06:49 신고

    이게 논란이 되고 있다는 현실 자체가
    너무 놀랍고 어이없습니다.
    어쩌면 현 대통령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고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2.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16.10.04 09:37 신고

    일을 키우는데 선수입니다
    제 무덤 제가 파고 있는 꼴입니다
    '온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는..
    프락치입니다

  3.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6.10.04 10:32 신고

    기가 막힙니다.
    양심을 포기한 사람들... 저런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에게 배우는 학생들이 불쌍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