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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홍준표의 노림수, 적을 분열시켜라

"선동은 문장 줄만으로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당해 있다" - 파울 요제프 괴벨스





요즘 홍준표 경남지사의 행보를 때마다 필자는 나치 독일의 국민계몽선전부 장관이었던 괴벨스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괴벨스는 대중 선전과 선동에 관해서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입지전적인 인물이었습니다그는 탁월한 언변을 바탕으로 나치의 독재와 폭력을 미화하고 나치의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을 도맡았던 인물입니다


그는 대중의 속성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꽤뚫고 있었고 군중심리를 정치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특히 대중들의 증오와 분노를 유발시키는 수법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유대인을 향한 대중의 증오를 끝없이 증폭시켜 마침내 끔찍한 대학살을 정당화시키는 수준에 까지 이르도록 만들었으니 그의 대중 선동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족히 가늠이 됩니다.

괴벨스는 대중들의 증오와 분노를 지지층의 결집과 결속을 도모하는 데 이용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와 같은 방법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정치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일전에 언급한 대로 대중의 증오를 끄집어 내어 적에 맞서고, 견제와 갈등을 통해 적의 힘을 분산시키는 방법은 정치가 존재하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전략입니다. 이는 학교급식 중단으로 연일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 7 경남도청에서 열린 국장 회의에서 "진정한 복지는 어르신들, 독거노인을 돕는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서울 동자동 같은 쪽방촌에는 2~3만원으로 달을 사는 독거노인들이 많은데 이는 지방도시도 마찬가지"라며 "쪽방에서 근근이 생활하는 어르신들, 독거노인 등을 도와주는 진짜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다. 간디학교 같은 귀족형 학교에 무상급식 하는 것은 복지 낭비"라고 말했습니다.

서두에 인용했던 괴벨스의 그대로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마디의 문장만으로 복지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그의 인식이 올바른가 아닌가를 따지는 것은 불필요 할 뿐더러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몇개의 문장만으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그는 노련하고 아주 영민합니다역시 만만히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정치에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홍준표 경남지사의 의중은 손쉽게 파악할 있습니다. 학교급식 중단 논란으로 30~40 학부모들의 집중 타켓이 되자 노인층을 전장으로 끌어 들이겠다는 심산입니다. 세대간 갈등으로 국면전환을 모색하겠다는 그의 발상은 조악하기 그지없는 것이지만 문제는 얄팍한 술수가 지역에서는 극강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지역주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곳에서라면 씨알도 먹힐 '헛소리' 불과할 테지만 지역주민 대부분이 정보에 취약한 노인 세대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바로 부분을 간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복지는 어르신들, 독거노인을 돕는 " 이라는 그의 주장은 "우리가 남이가" 노인용 버전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위선과 기만의 실상을 낱낱히 밝히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 한들 괴벨스의 전언대로 대중은 이미 선동당해 있을 확률이 아주 큽니다. 페이지의 반박 자료들과 증거들 보다 대중은 "무상파티", "재정파탄", "좌파들의 포플리즘", "진정한 복지는 노인들을 돕는 " 같은 자극적인 구호에 쉽게 현혹되기 때문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와 같은 대중의 심리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지역은 지난 십년 동안 변치않는 지역민심을 보여주고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이라면 홍준표 경남지사의 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지난 2004 히틀러의 인간적 측면을 다루며 신나치주의 논쟁에 불을 붙힌 문제작 <몰락(Downfall)>에서 괴벨스는,  패망 직전 노인들과 어린이들이 '국민 돌격대' 이름으로 전쟁터에 끌려 나가 총알받이로 희생되는 것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나치 친위대 소속 빌헬름 몬케 소장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그들을 동정하지 않아. 이것은 그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우리는 국민들에게 강요하지 않았어. 그들이 우리에게 위임했지. 그리고 그들은 지금 댓가를 치르고 있는 거야"





경남도에서 시작한 학교급식 중단이 국민이 지켜보는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데에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독단과 독선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경남지사를 번이나 당선시켜 것은 다름아닌 경남도민들입니다. 특히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에서 홍준표 경남지사와 새누리당이 장악한 도의회의 반민주적인 도정운영을 독똑히 경험했음에도 경남도민들은 홍준표 경남지사와 도의회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었습니다. 정치인의 전횡과 폭거는 절대로 자생적으로 생겨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됩니.

현재 경남도의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들은 도의 일방적 학교급식 중단에 대항하기 위해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포함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독단과 독선적 도정운영을 막으려는 경남도민들의 행동을 지지합니다분명한 것은 유권자의 견제와 감시가 정치인을 강제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언제나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사실입니다2, 3 홍준표가 나오지 않으려면 유권자들의 강력한 경고가 터져 나와야 합니다.


경남도는 지금 대단히 중요한 기로에 있습니다. 시민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경남도민들의 분투가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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