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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언덕의 天-地-人

작은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작은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연주가 시작 되기 전 각각의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음을 조율하기 시작합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룻, 오보에 등등 아마 제가 모르는 수많은 악기들이 제각기 자신의 소리들을 내며 조율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뒤 침묵이 흐른 뒤에 지휘자가 등장합니다. 그리곤 곧 준비된 음악들이 연주되기 시작합니다. 시작된 연주는 때론 폭풍처럼 강렬하게, 때론 여름 밤의 열기처럼 뜨겁게, 때론 물 흐르듯 조용하게 변주되어 마음 속으로 파고 듭니다





그러데 수많은 악기들이 연주자에 의해 고유의 소리를 내고 있을 때, 소리보다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첫째는 개개의 소리들을 하나로 만들어 조화롭게 만들어 주는 지휘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연주자들은 악보를 보는 틈틈히 지휘자의 몸짓을 통해 자신들의 내어야 할 소리들의 강약을 조절하고, 높음과 낮음을 분별하며, 시작하고 끝을 냅니다.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의 세기로, 어떤 감정으로 몰입해야 하는지, 연주자들의 시선은 연주 내내 지휘자의 손끝을 떠나지 않습니다. 만약 그들이 지휘자의 지휘에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감정으로 연주를 했다면 그 연주는 불협화음이 되었거나, 설사 연주를 무난하게 했다 하더라도 감동을 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두번 째는 연주자들 사이의 팀웍, 곧 신뢰입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 그들은 두 시간의 그 날 공연을 위해서 몇 달 간에 걸쳐서 손발을 맞추고, 서로의 호흡을 느끼며 신뢰를 쌓아 나갔을 것입니다. 때론 각 파트에 대한 해석에서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인간적인 갈등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궁극의 목표를 위해 타협하고, 배려하고, 격려하며 조화를 이루어 마침내 한자리에 섰습니다


아무리 개개인이 자기 악기를 잘 다룬다고 해도, 서로 호흡을 맞추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연주에 귀를 열어두지 않으면 그 연주는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삶도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독불장군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면, 그래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면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조화를 이룰 수 있고 삶은 고유의 빛을 내뿜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연주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입니다. 그들은 그 날의 연주를 위해서 집에서, 혹은 학교에서 자신이 맡은 파트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가며, 연습에 연습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약속이자, 연주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책임이면서 동시에 의무입니다.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 이 곳도 같은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의 몸은 다 제각기 역할이 있습니다. 눈은 보아야 하고, 귀는 들어야 하며, 입은 먹어야 합니다. 또 위는 음식을 소화시켜야 하며, 심장은 깨끗한 피를 몸의 구석구석으로 보내야만 합니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각각의 요소요소들이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역할에 충실할 때 우리 몸은 건강하게 반응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잠시 머물고 있는 세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조화가 필요합니다. 어울림이 중요합니다. 


그 날 작은 음악회에서 작은 세상을 만났습니다. 그 곳에서 각기 다른 것들이 한데 어울려 제각기 품은 고유한 향기를 품어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작은 음악회에는 향기가 있었고 세상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이 곳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서로의 목소리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돌보며, 아름답게 서로 어울려 조화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원합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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