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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상호 기자의 해고를 축하합니다

오늘 글의 제목이 뜬금없습니다. 해고를 당한 사람에게 축하를 하다니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해고를 당해 무척 상심이 클 사람에게 할 말은 도저히 아니지요. 그런데 이 사람은 자신이 해고당한 사실을 알리며 오히려 이를 축하해 달라고 합니다. 도대체 이 사람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인가요? 해고를 당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이성을 상실한 것일까요? 자신의 해고를 축하해 달라고 말하는 이 사람, 어쩌면 정말 정신이 조금 이상해졌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일까요? 과연 이 사람은?



<출처, 뉴시스>


MBC 이상호 기자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MBC 종업원이 아닌 국민의 기자가 되겠다. 함께 축하해 주실래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미 작년 12월 21일 트위터에 자신의 해고 방침이 정해졌다는 사실을 전하며 조만간 MBC로 부터 해고를 당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 그 내용 그대로 MBC는 '명예 실추와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유로 이날 이상호 기자를 해고했습니다. 


MBC가 이상호 기자를 해고한 표면적인 이유는 말씀드린대로 '명예 실추와 품위유지 위반'입니다. 도대체 이상호 기자가 어떤 행동을 했길래 공영방송이자 친근한 국민방송인 MBC의 명예를 실추하고 품위를 저해한 것일까요?


대선 전날 이상호 기자는 엄청난 사실을 트윗을 통해 폭로했습니다. MBC가 고 북한 김정일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비밀리에 접촉하고 이 내용을 보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습니다. 그러나 정작 김정남과의 인터뷰를 추진했던 MBC는 이상호 기자의 이같은 폭로에 대해 "이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유언비어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비선취재팀을 동원해 북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의 인터뷰를 완료했고, 보도국 기자들이 이 기사가 보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불침번을 서고 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린 MBC C&I 직원 이상호 씨의 글은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자사 뉴스를 통해 '악의적인'이라는 자극적인 멘트까지 섞어가며 이상호 기자의 폭로를 정면 반반하는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MBC 화면 캡쳐, 지난 해 18일 뉴스데스크의 방송 내용>


MBC는 이와 함께 "이씨의 글은 독자들에게 MBC가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이 같은 취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나 나열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며 이상호 기자의 트윗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어라? 인터뷰 한 것 맞잖아?


그런데 MBC가 김정남을 인터뷰했다는 이상호 기자의 폭로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접 김정남을 인터뷰했던 것으로 알려진 MBC의 허무호 특파원이 '김정남을 인터뷰한 것이 맞다'라는 것을 확인해 준 것입니다. 허기자는 지난 4일 이상호 기자가 운영하는 '고(GO)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3일 전부터 말레이시아에 머물며 결국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호 기자의 트윗내용이 MBC의 표현대로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라는 것이 입증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관련해서 더 황당한 것은 허 기자가 김정남을 인터뷰는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국정원의 입장이었습니다. 


"허 기자가 우연히 호텔에서 만났다, 부딪쳤다"는 것이 당시 국정원의 해명이었습니다. 호텔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고 김정일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우연히 만나 부딪힐 확률, 게다가 인터뷰까지 성사시킬 확률은 도대체 얼마쯤 될까요? 로또 당첨 확률쯤 될까요? 국정원의 해명은 시쳇말로 소가 웃을 일입니다. 


이상호 기자의 폭로에 대해 MBC는 '악의적인 유언비어'라고 부인했지만 결과적으로 드러난 것은 MBC야말로 '악의적인 거짓말'을 한 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작금의 대한민국은

입바른 소리를 하면, 불의에 저항을 하면, 진실을 이야기 하면,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 하면, 정의를 실천하려고 하면 불이익을 당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MBC는 이전부터 눈엣 가시같은 존재였던 이상호 기자를 해고하고 말았습니다. 


'명예실추와 품위 유지 위반'이라면 이 사람만 하겠습니까?


이상호 기자가 MBC로 부터 해고를 당하기 전날, 얄궃게도 신뢰도 1위의 방송사였던 MBC를 만신창이로 만든 김재철 사장은 영등포경찰서로부터 배임 혐의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받았습니다. 



<미디어스 기사 캡쳐>


김재철의 배임혐의가 무혐의?


MBC 김재철 사장에게 제기된 비리의혹은 도저히 공영방송국의 사장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MBC노조는 작년 3월 2010년 취임 이후 2년 동안 법인카드로 7억 여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이유로 김재철 사장을 고발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전국의 특급호텔 투숙비로 무려 1억 5천여만원을 사용했고, 진주목걸이.명품가방.고급화장품 등의 사치품을 구입했으며, 국내외 면세점을 통해 2천 5백여만원을 물품구입비로 결재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피부관리에 200만원을 결재하기도 했고 2011년 1월에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병원비 240만원을 법인카드로 대납해주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면 법인카드가 아니라 개인카드라 불리워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회사공금을 개인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한 정황 및 증거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김재철 사장의 배임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 같은 결정은 경찰의 단독 수사가 아닌 서울 남부지검의 지휘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져 이후 검찰조사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 김재철 사장은 이 밖에도 무용가인 정 모씨와 함께 충북 오송의 아파트 3채를 구입한 뒤,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한 채를 자신의 명의로 계약해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MBC노조로부터 추가 고발당했습니다. 또한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서는 정씨에게 7년 동안 무려 20억원 가량의 공연을 몰아준 것이 드러나 특혜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혀 걱정할 것 없습니다. 경찰과 검찰이 앞에서, 그 분이 뒤에서 든든히 버팀목이 되어줄 테니까요)


이래서 세간에 줄을 잘서야 한다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줄을 잘 서야 출세길도 훤히 열리고, 부정비리를 저질러도 법망을 교묘히 피해갈 수 있으며, 혹 재수없게 구속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형량구형을 받을 수 있고 이마저도 안된다면 특사로 언제든지 풀려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볼 때 김재철 사장은 정말 줄 하나는 끝내주는 줄을 잡은 것 같습니다. 


줄을 잘못 잡은 이상호 기자는 앞날은?


이에 반해 이상호 기자는 줄을 잘못 잡아도 제대로 잘 못 잡았습니다. 이제 출세를 기대하기는 힘들어졌고,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험한 꼴을 당하는 것도 다반사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뭐가 그리 좋은지 자신의 해고를 축하해달라고 하고, 앞으로도 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알리고 싸우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말 이 사람,  큰일날 사람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살 지, 남들처럼 적당히 타협하면서, 시류에 편승하면서, 불의에 눈감으면서, 법을 어겨가면서 그저 편하게 살 지, 뭐 좋은게 있다고, 뭐 얻을게 있다고, 뭐 바랄게 있다고, 뭐 달라질게 있다고 김재철 사장의 밑이 아닌 국민의 밑에서 일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건지, 국민이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닌데, 이 사람 정말이지 못말리는 사람입니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고 하는데, 산 사람의 바램을 못 들어 주겠습니까?

이상호 기자, 당신의 해고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해고당하는 것이 시련과 좌절이 아니라 도약이며 희망이 될 수 있음을 국민에게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국민은 당신, 지독하게 무모하고 미련하며 우직한  이상호 기자를 MBC의 기자가 아닌 국민의 기자로 임명합니다. 끝까지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감추어진 진실을 알리고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글을 써 주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이제부터 국민의 기자입니다.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