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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언덕의 그때 그 순간

정치 시계를 3년 전으로 돌려봤더니

바람언덕의 그때 그 순간 시간입니다. 어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를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희대의 선거사범이었던 김용판이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한민국 총선에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나라 정치의 저급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관련글 김용판의 총선 출마가 의미하는 것 (클릭)


 지난 대선은 온갖 불법과 부정이 난무했던 부정선거였습니다.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것은 지구가 둥근 것만큼이나 명징합니다. 이미 대선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국정원은 정치 깊숙이 개입하고 있었고, 새누리당은 '십알단'이라는 댓글부대를 조직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해 나갔습니다. '과정의 문제는 곧 결과의 문제'입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작동원리입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는 이 과정에 숱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다수의 국가기관과 집권여당이 개입해 대의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짓밟은 것입니다

 

바람언덕은 오늘 지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불거진 '십알단 사건'을 재조명해 보려 합니다. 돌이켜보면 민주주의와 헌법을 유린한 '십알단 사건'은 지난 대선의 총체적 부정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당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드러난 부정을 어떻게 은폐하고 기만했는지를 복기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됩니다. 민의를 송두리째 짓밟는 천인공노할 부정선거가 다시는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당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 오마이뉴스

 

대선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선거판은 점점 혼탁해져만 가고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사건만 보더라도 '국정원 직원의 문재인 후보 비방 댓글 의혹', '박근혜 후보의 신천지 연관 의혹', 그리고 어제 KBS에서 방송한 중앙선관위에 의해 적발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위한 불법 선거운동 의혹' 등이 연일 방송과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것입니다일단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제기된 의혹들이 '자신들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발뺌을 하고 있습니다. 오리려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이 흑색선전과 네거티브로 대선정국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다며 역공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드러난 정황상 이는 설득력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다 선관위에 적발된 오프스텔에서는 박근혜 후보 명의의 임명장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박 후보 캠프의 'SNS 미디어 본부장'이라고 적혀있는 윤모씨의 명함과 새누리당의 소셜네트웍크서비스 전략을 담은 문서 등도 함께 발견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이 의혹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주장처럼 당과는 무관한 일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이 인정한 것처럼 윤모씨는 새누리당 국민소통본부 국민편익위원회 산하의 에스엔에스 단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자입니다. 그렇다면 "당과는 무관한 일이고, 돈을 들여 사무실을 마련해 주거나 활동을 지원한 사실이 없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해명을 하면 할수록 더 궁색하고 초라할 뿐입니다



ⓒ 아이엠피터

 

이쯤되면 선거철마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던 새누리당의 조직적인 불법선거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 2011년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도 강릉의 한 팬션에서 전화홍보원 20명을 고용해 불법선거운동을 벌였던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와 한나라당은 사건이 터지자 마자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오리발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파문이 커지자 당차원에서 유감을 표시하며 체면을 구겨야 했습니다검찰에 의해 "디도스의 배후를 밝히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단정 지어진 2011년 서울시장 선거도 있습니다. 검찰은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사건을 당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의 단독 번행으로  결론지었고, 이 사건은 결국 배후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한 채 '신의 영역'으로 남겨져야 했습니다


어디 이뿐이겠습니까이승만의 자유당 시절에 자행된 3.15 부정선거 이후로 대한민국의 선거는 관권, 금권에 의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부정선거가 자행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차떼기, 총풍, 북풍, 돈봉투 살포, 향응접대 등의 고전적인 수법에서부터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선관위에 등록되지 않은 사무실에서 SNS를 이용한 상대후보 비방 글 게시 등 그 방법도 점점 지능화되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적반하장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이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는 그녀의 발언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선거를 지저분하게 치르는 세력이 어떻게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고, 흑색선전과 네거티브가 반복되면서 정치불신만 키워오지 않았는가. 과정이 지저분하면 결과도 보나마나"

"어떻게든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낡은 생각은 없어져야 한다"

"지금 국민은 문재인 후보가 혹여라도 정권을 잡으면 댓글달기도 무서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게 민주당이 외치는 새 정치인가"



ⓒ 쿨럭의 리뷰홀릭

 

박근혜 후보의 발언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마도 뻔뻔함을 겨루는 세계대회가 있다면  이 정도면 능히 대적할 자가 없을 듯 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이 결국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라는 것을 오직 새누리당과 박 후보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국민 알기를 아주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이겠지요

 

제가 보는 대선판세는 확실히 기울어졌습니다. 모두가 우려하고 있는 그 부분, 바로 그 부분만 조심하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지난 역사를 통해 되풀이되어 왔던 악몽을 떠올리게 합니다.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또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후보의 발언 중에 우리가 왜 끝까지 부정선거를 감시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정권만 잡으면 된다..."

"어떻게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민들의 소중한 권리행사, 그 중요한 의미를 훼손시키는 어떠한 부정행위도 이번 대선정국에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 연합뉴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부정선거로 정권을 획득했습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정권획득이 아닌 탈취이자 찬탈입니다. 국가기관을 동원한 여론조작, 국가기밀을 유출시켜 조작한 NLL 논란, 그리고 십알단에 이르기까지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를 위해 기획된 한 편의 잘 짜여진 연극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연극에 대의 민주주의와 헌법이 유린되고, 국민이 철저하게 기만당한 것입니다

 

옛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된다' 했습니다. 소 도둑이 되기 전에 그 버릇을 완전히 고쳐놓아야만 합니다. 바늘 도둑의 못된 버릇을 방치하게 되면, 소 도둑이 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나라까지 훔치는 도적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은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희대의 사건이었습니다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잉태하듯이, 부정선거를 저지른 자들은 또 다시 부정선거를 저지르게 되어 있습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바로 잡아야 합니다. 저들의 못된 관행을 고쳐야 합니다. 이제 곧 총선이 다가옵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철저하게 감시해야 합니다. 국민의 참정권은 누구로부터도 침탈당해서는 안되는 소중한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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