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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 대통령 사진은 대상 수상의 자격이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신문사진 인간애상' 대상에 선정된 것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사단법인 대한언론인회(회장 김은구) 지난 320 '25 신문사진 인간애상' 대상에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417 전남 진도체육관을 찾아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장면을 담은 연합뉴스 도광환 기자의 '함께하는 슬픔' 선정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결과를 도무지 이해할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SNS에서 이번 대상 수상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을 떠올려 보면 이와 같은 사람들의 거센 비판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애' 사람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순수한', '숭고한', '따뜻한', '지고지순한' 등의 수식어와 어울리는 단어는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품고 있는 사랑의 깊이와 가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성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따라서 '인간애' 인간에 대한 사랑이 어지간해서는 갖다 붙일 없는 '찬사' '헌사' 의미가 있다. 사람들의 공통된 의문은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과연 '인간애' 발견할 있는지의 여부로 모아진다. 그리고 의문은 이내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신문사진 인간애상' 대상을 받을 '자격' 있을까로 나아간다. 사진은 과연 대상을 수상할만한 자격이 충분한 것일까.


"'신문사진 인간애상' 4•19 민주혁명 격동의 현장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역사의 기록을 담았던 60년대 사진기자들의 모임인 한국신문사진동우회(회장 박용윤) 1991년에 제정한 상으로 2007년부터 사단법인 대한언론인회가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시상기금 1억원) 과거 취재 일선에서 활동할 당시 신문사진에 '인간애' 투영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원로기자들이, 후배 사진기자들은 '인간애' 구현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 주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대한언론인회의 홈페이지에는 '신문사진 인간애상' 만들어지게 배경과 취지를 이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설명에 따르면 '신문사진 인간애상' 신문 사진 속에 '인간애' 구현해 내기 위한 언론인들의 노력과 의지의 산물로 결국 사진 속에 '인간애' 얼마나 담아냈느냐가 수상의 관건이 된다. 그런데 '신문사진 인간애상' 배경과 취지를 읽어 봐도 여전히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아무리 뜯어 봐도 '인간애' 도무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감정은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방문 이후에 보여준 비정하고 매몰찬 모습들에 대한 반감이 만들어낸 착시일 수는 있다. 사진이 찍혔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애잔한 마음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을 수도 있고, 사진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필자의 무지를 탓해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논란이 되고 있는 사진이 사진작가나 전문가의 시각에서는 '인간애' 정말 기가 막히게 잡아낸 걸작으로 비쳐질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사진작가들의 눈에도 역시 아닌 아닌가 보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관계자들 역시 이번 수상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작가 노순택씨는 " 장면은 '함께 하는 슬픔' 아니다. 관람하는 슬픔일 뿐이다. 사진기 앞에서 연출된, '인간애로 포장된 비인간애' 단면일 뿐이다. 사진의 제목은 '아이에게서 마수를 치우라' 적확하다. 심사위원에게 묻는다.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해봐.) 박근혜에게서 정말로 인간애를 느낀 거야? (혹시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 인간 '' 아니니?) 당신들 인간이니?"라며 원색적이고 신랄한 비난을 했고, 중앙일보의 김성룡 사진기자 역시 SNS 통해 "'인간애'라는 말의 뜻이 무언가요? 혼란스럽군요"라는 소회를 적어 이번 수상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전문가의 눈이든 비전문가의 눈이든 문제의 사진에서 수상의 관건이라 있는 '인간애' 느끼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인 같다.

그런데 사진과 관련된 논란은 비단 이것 하나만이 아니다. 장면은 사진이 찍힐 당시 연출논란도 불거졌던 사진이었다. 문제의 사진은 당시 한겨레 신문이 '쇼크성 불안 증세를 보였던 권양이 사람과 취재진이 많이 모인 장소에 있는 것을 두고 청와대가 홍보를 위해 무리하게 연출한 것이 아니냐는 SNS 반응들이 있다' 기사를 내보냈고, 이에 김기춘 비서실장이 한겨레 신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원고패소한 내막이 있던 사진이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이후 행보는 차치해 두고라도) 사진은 '인간애' 고사하고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 있는 'Reality'조차 문제시되고 있는 사진이란 얘기다. 이런 문제의 사진이 '신문사진 인간애상' 수상되었으니 의문과 논란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대한언론인회는 지난 2013년에도 23 '신문사진 인간애상' 대상 수상작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담겨 있는 '모든 난관을 뚫고...결국'(경향신문 박민규 기자) 선정한 있다. 주최측에는 대단히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역시 고개를 갸우뚱할 밖에 없다. 나는 사진과 '인간애' 사이에 1mm 만큼의 연관성도 찾지를 못하겠다. 물론 작품은 보는 사람의 주관적 기준에 따라 다양한 감흥이 나타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우면 사진 속에 감추어져 있을지 모르는 '인간애' 혹시 발견하게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런 수고를 굳이 해야 필요와 가치가 있을까.

대한언론인회가 매년 선정해 발표하는 '신문사진 인간애상'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이전의 수상작들 중에는 비전문가인 필자의 눈에도 가슴 찡한 감동과 함께 뜨거운 '인간애'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과 2015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에 대해서만큼은 동의하기 힘들다. 많은 사람들이 대상 선정 과정에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것을 대한언론인회는 직시해야 한다. 이는 상의 권위와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며 상을 제정한 본래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신문사진 인간애상' 대상에 선정된 '함께하는 슬픔' 속의 아이는 사고로 엄마를 잃고 아빠와 오빠는 아직까지 실종상태에 있다. 어디 아이 뿐인가. 지금 시간에도 유가족들은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 시행령안으로 인해 매일 매일이 전쟁이며 지옥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에 임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에 실망하고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는 중이다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유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이후 태도를 완전히 바꾸며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만들었다. 그녀는 세월호의 ''자도 꺼내지 않을만큼 냉담했고 매몰찼으며 슬픔을 나누는 데 대단히 인색했다. 





'인간애'라는 단어는 사람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숭고한 단어가 이번에는 잘못된 곳에서 아주 잘못된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상작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는 것은 그에 대한 당연한 반작용이다. 인간의 보편적 정서는 이럴 아주 정확하다.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인간애'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간애' 인간에 대한 사랑의 체화(體化)이면서 동시에 성화(聖化). 거룩한 단어를 이리 허투루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는 단어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모욕이며 모독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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