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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과 새정치,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지난 2002 새천년민주당(민주당) 대한민국 정치사상 최초로 국민경선제를 도입했다민주당은 전국 16 시도를 돌며 당원(50%) 일반시민(50%) 직접투표하는 국민경선 방식으로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다직접민주주의의 확장을 위해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제도화시킨  역사적 순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시민들이었다


그런데 시민들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노무현을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택했다이같은 결과는 '민주당 대선후보=이인제'라는 공식을 깨버린 아주 뜻밖의 결과였다노무현이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아무도 없던 시절잔잔하던 '노풍' 국민경선을 거치는 동안 전국을 집어삼킬 '태풍'으로 바뀌어 있었다.





국민경선 승리 이후 노무현의 기세는 위풍당당 꺽일  몰랐다시민들은  투박하고 거친 정치인에게 매료되었고그를 통해 정치개혁의 희망을 꿈꾸었다철옹성같았던 한나라당의 '이회창 대세론'조차 뿌리  흔들렸다국민경선이 끝날 무렵인 4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최고치인 6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거칠  없던 노무현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발생했다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인 김홍업과 김홍걸의 비리가 정국을 휘감은 것이다대통령 아들들의 부정비리 의혹에 민주당의 지지율은 급락했고 덩달아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도 동반추락했다.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자 수면 아래에 잠자고 있던 '노무현 흔들기' 시작되었다재경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노무현 필패론' 거론하며 하루 빨리 대선후보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당내 갈등이 확산되자 노무현 후보는 6.13 지방선거에서 영남권 광역 단체장을  명도 당선시키지 못할 경우 재신임을 묻겠다며 봉합에 나섰다일종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이에 노무현 후보는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민주당 지도부에 일임했고민주당 지도부는 만장일치로 그에 대한 재신임을 의결했다하지만 당내 갈등은 이전보다  심해졌다특히 당시 민주당  최대 계파였던 '중도 개혁 포럼' 지도부의 재신임에 반발해 '후보지도부 즉각 사퇴' 주장하며 '노무현 흔들기' 주도했다. 이후 '노무현 흔들기' 대통령 선거가 치루어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4.29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패했다여권 성향이 강했던 인천  강화을의 패배는 그렇다 치더라도 텃밭인 광주 서을과 야권으로 분류되는 경기 성남 중원, 서울 관악을에서의 패배는 두고두고 뼈아프다이번 재보선 패배로 새정치민주연합은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당장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가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패' 충격적 결과 앞에선 이제 취임한  불과 3개월이라는 항변은 옹색하기만 들린다물론 그렇다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천정배' '정동영'이라는 돌발적 변수만 생기지 않았어도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변수일 뿐이다장수는 바람의 역풍마저도 승리를 위한 디딤돌로 삼을  알아야 한다변명의 여지없이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는 민심을 얻는데 이번에도 실패했다, 그것도 처참하게.

선거는 결과가 과정을 압도하는 게임이다드러난 결과는 문재인 대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노무현에게 그랬던 것처럼 당내 안팍에서 '문재인 흔들기' 거침없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얄궃다노무현과 문재인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 길은 여러모로 닮아 있다


지난 2002 노무현이 처해있던 상황과 작금의 문재인의 상황은 묘하게 오버랩된다이는 다른 의미에서 정치인으로서 문재인의 역량과 진가를 확인해   있는 시점이 바로 지금부터라는 뜻이기도 하다위기의 순간 인간의  본성과 본질이 드러나는 법이다정치인 문재인의 그릇과 가능성은 이제서야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있다.

노무현도 그러하지 않았던가노무현 역시 국민경선 이후 당안팎의 집요한 '노무현 흔들기' 지방선거 패배로 절체절명의 위기 빠진 적이 있었다그러나 정치인으로서 노무현의 역량과 진가가 발휘된 것은 오히려  이후부터였다그는 변치않는 뚝심과 배짱원칙과 소신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며 결국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그런 면에서 나는 이번 재보선의 참패가 정치인 문재인의 크기와 능력을 시험해볼  있는 좋은 기회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이번 재보선이 아니라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이다앞으로 펼쳐질  번의 대격전을 위해서 이번 재보선의 처철한 패배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좋은 경험이  수도 있다따라서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선거책임론따위의 불필요한 논쟁이 아니라 ' 졌는가' 대한 진지한 성찰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재보선에 '정권심판론' 다시 들고 나왔다그러나 2012 총선 이후로 '정권심판론'  이상 유효하지 않은 선거 전략임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야당에게 '정권심판론' 가장 효과적이고 파괴적인 선거전략 중의 하나임은 자명하나 선거결과는  고적적 접근방식이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어쩌면 야당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일지도 모르겠다. '정권심판론' 통해 정권을 잡을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그보다는 유권자가 체감할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정권심판은 정권을 잡은 이후에 하면 된다)


문재인 대표는 취임 이후 경제와 민생을 중점적으로 파고 들고 있다파탄난 서민경제를 살릴  있는 경제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최근의 선거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유권자의 표심은 '첫째도 경제둘째도 경제셋째도 경제'로 모아진다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과 차별화되는 '경제살리기정책들이 반드시 구비되어야 한다그런 면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010 지방선거에서 자신들이 어떻게 승리했는지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천정배와 정동영이 탈당한 실질적 원인이었던 당내 쇄신도 반드시 이루어야만 한다. "야권의 쇄신만이 정권교체의 유일한 길이다기득권에 안주하는 새정치연합이 변하지 않으면 정권교체도 이룰  없다" 천정배 의원의 일갈을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된다새정치민주연합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한결같은 불만은 바로 천정배 의원의 일갈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무색무취 정당', '서민 앞세운 기득권 정당', '새누리 2중대'라는 오명이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님을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는 직시해야 한다.







이번 재보선은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연합 모두에게 커다란 숙제를 남겼다문재인 대표가 당안팎의 '문재인 흔들기' 맞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과 능력을 보여주고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 2중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총력을 쏟는다면 어제의  패배는 오히려 약이  것이다내년에 있을 총선과 2017년 대선은 앞으로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 이제 공은 그들에게 완전히 넘겨졌다. 문재인의 정치인으로서의 가능성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정당으로서의 존재이유를 가늠할 본격적인 시험대가 바야흐로 시작된 것이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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