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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정부 출범 10개월..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0개월이 지났습니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보여준 것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촛불민의에 부응하는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적폐청산 작업을 이끌고 있고, 권위를 덜어낸 민주적 리더십으로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극심한 외교적 갈등, 북한 핵·미사일 도발 위협, 국정 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국 혼란 등 대내외적 상황이 매우 안 좋은 상황에서 취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정을 굉장히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시작부터 남달랐습니다. 문 대통령은 정권 인수 절차 없이 당선 다음날 바로 취임했습니다. 대선 다음날인 5월 10일 홍은동 자택 앞은 문 대통령의 첫 출근을 지켜보려는 이웃 주민들과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환영 나온 시민과 일일히 손을 잡으며 셀카를 찍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여주었습니다. 경호와 의전을 최소화하며 시민과 격의 없이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은 이전 정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탈권위와 소통은 청와대 내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를 거닐며 참모진과 서스럼없이 대화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가 하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인사를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것도 이례적이었습니다. 비서실장이나 대변인이 해오던 관례를 깨고 문 대통령은 인사발표는 물론이고 발탁 배경까지 시민에게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탁월한 공감능력과 파격적인 국정운영으로 시민의 감동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업무지시를 통해 세월호 참사 기간제 교사 순직인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국정교과서 폐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4대강 정책 감사 결정 등을 내리는가 하면, 제37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계엄군의 총탄에 아버지를 여읜 김소형씨를 안아주며 가슴 찡한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 오마이뉴스


그런가 하면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에 있어서도 놀랄 만한 결과를 이뤄냈습니다. "THE NEGOTIATOR, Moon Jae-In aims to be the South Korean leader who can deal with Kim Jong Un(협상가 문재인, 김정은을 다룰 수 있는 남한의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 이는 지난해 5월 미국 시사주간지 <TIME>이 공개한 아시아판 커버 스토리의 문구입니다. 


타임은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표지 모델로 발탁하면서 그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다룰 수 있는 '협상가'라고 묘사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타임의 선견지명(?)은 적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개월 동안 이뤄낸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가 눈이 부실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 외교를 통해 사드 도입 결정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대중 관계를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활용해 적극적인 대북 협상에 나선 결과 오는 4월 말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게다가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가교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습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북한의 파격적이고 전향적인 태도 변화입니다. 북한은 남북협상 과정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비핵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고, 핵미사일 실험을 중지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습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역시 전격적으로 수용했습니다.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비핵화 설득에 나섰던 문 대통령의 대북 대화 노력에 북한이 화답한 것입니다. 

일촉즉발 전운이 감돌던 극단적 남북관계를 극적인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키고, 북한을 북미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주도한 당사자가 문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는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돼 왔던 '코리아패싱' 주장이 무력화되고,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힘을 받게 된 실질적 배경입니다.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국정 지지율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16일 한국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3월 둘째 주 지지율은 74%에 달했습니다. 이는 이명박(32%)·박근혜(54%)·노무현(22%)·김대중(63%)·김영삼(59%) 등 전직 대통령의 당선 1주년 무렵 지지율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자세한 세부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1년이 다 돼가도록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 이유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비근한 예가 19일 포착됐습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선수 17명 전원에게 축전을 보내 격려했습니다. 앞서 17일 문 대통령은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참관한 이후 경기장에 내려가 무릎을 꿇고 선수들과 포옹하며 뭉클한 장면을 연출한 바 있습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스포츠 행사에서 국위를 선양한 선수에게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는 일은 흔한 일입니다. 선수들과 악수하거나 포옹하는 모습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선수 모두에게 각각 축전을 보내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더구나 대통령이 선수들을 안아주기 위해 무릎을 꿇는다는 건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 오마이뉴스

문 대통령의 이와 같은 모습을 일각에서는 '쇼통'이라 비판하기도 합니다. 포퓰리즘을 위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취임 이후에도 권위를 내려놓고 시민과 교감하는 소통의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을 한결같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소통과 원칙을 강조하며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시민과 교감하는 문 대통령의 신념과 철학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이는 외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은 낮은 자세로 미국·중국과 등거리 외교를 펼쳐나갔고 이를 통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꽉 막혀 있던 대중관계를 복원시켰습니다. 튼튼한 한미공조와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펼친 끝에 북한을 한반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한반도 상황을 대한민국이 주도해 나가는, 역대 어느 정권도 하지 못한 일을 문재인 정부가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정농단과 박 전 대통령 탄핵,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안보불안, 사드 도입을 둘러싼 대중 관계 악화 등 지극히 불안정하기만 했던 1년 전 정세를 떠올려 보면 시민들의 지지와 격려가 잇따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정치는 생물입니다. 정파적 입장에 따라 진영논리에 따라 평가는 엇갈릴 수 있습니다. 국정 지지율 역시 국내외 상황에 따라 출렁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란스럽던 국내 정세가, 불안하기만 했던 외교·안보 상황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입니다. 


크고 엄숙한 촛불혁명의 과제를 안고 취임한 문 대통령이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민심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반한 유연한 실용외교로 한반도의 외교 지형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킨 결과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지도자를 만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0개월, 평가와 기대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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