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문재인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이유

ⓒ 아시아경제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습니다. 그의 탈당은 총선을 목전에 둔 야권의 분열을 의미합니다. 야권으로서는 싸우기도 전에 치명적인 내상을 입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이유를 내세운다 한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일방통행을 견제해 주기를 바라는 야권지지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는 배신이자 배반입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혁신과 통합이 아닌 당권과 공천권을 위한 치열한 계파싸움의 결과일 뿐입니다. 그의 탈당에 명분과 감동이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이제 관심은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의 행보에 쏠리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병호(인천 부평갑), 유성엽(전북 정읍),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 등 3명이 오는 17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안철수 의원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병호 의원은 "탈당을 추가로 고민 중인 분들이 있으며, 주말까지 (탈당자)가 한두명 더 될 것 같다" "다들 고민하고 있으니 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면 순차적으로 적게는 20명에서 30명의 의원들이 동반 탈당할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17일 탈당할 것으로 보이는 3명의 의원들이 '탈당 러쉬'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인사들이 본격적으로 신당 창당을 위한 수순에 들어가게 됩니다. 야권의 정치 지형에 일대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최소 20명의 의원들이 신당에 참여해야 안철수 의원이 밝힌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 연합뉴스


그런데 이 구상에 조금씩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것은 탈당하는 의원들의 규모입니다. 문병호 의원은 당초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면 이번 주 중에 10명 정도의 의원들이 즉각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탈당 의사가 확인된 의원은 3명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한두명 정도가 추가된다 해도 최대 5명에 불과합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기 전 문병호 의원이 부렸던 호기에 비하면 턱없이 초라한 수준입니다. 비주류들이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 안철수 의원의 결정적 오판이 있습니다.

비주류들의 머뭇거리는 이유는 그들이 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바라보는 호남지역의 여론이 대단히 나빠 졌습니다. 부정적인 여론이 과반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야당의 분열을 원치 않는 호남민심이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잘못되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탈당을 결행할 강심장있는 비주류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당장 호남 비주류의 대표격인 박지원 의원과 주승용 의원만 보더라도 탈당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싸늘히 돌아선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주류들이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명분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명분이 있다면 머뭇거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비주류들은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희망이 없을 뿐더러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당에 머물면서 끊임없이 분란과 갈등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먼저 탈당한 천정배 의원이나 정동영 전 의원, 안철수 의원처럼 정치적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자신들의 길을 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들은 문재인 대표와 친노 패권주의를 거론하면서 분란만 일으키고 있습니다.



ⓒ 뉴시스


이것은 그들이 대의명분이나 소신이 아니라 '정치공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주류의 입장에서는 탈당을 결행하기에는 여론이 너무나 냉랭하고,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기득권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내년 총선의 확실한 지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표를 흔들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새누리당과 수구보수언론이 네이밍한 친노 패권주의를 계속해서 거론하면서 문재인 대표를 끌어내리고, 비대위 체제를 만들어야 그들의 정치생명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주류를 이끌고 있는 김한길 의원과 김영환•강창일•김동철•노웅래•신학용•이윤석•장병완•정성호•최원식•황주홍 의원 등 '구당모임'이 당내에서 문재인 대표의 무한 책임을 거론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들은 문재인 대표를 공격하면서 당을 혼란 속에 밀어넣고, 혁신안을 무력화시키려 끊임없는 도발을 일으킬 것입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듯이 당의 분열과 혼란이 그들에게는 구명줄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한번 언급했습니다만 세상에는 고쳐 쓸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정치 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 중간 어디 쯤에 위치하는 정당입니다. 이 낡고 닳은 정당이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정확히는 문재인 대표가 비주류의 극심한 발목잡기를 이겨내고 당의 수습과 야권 분열을 막아낼 수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 쿠키뉴스


결국 관건은 여론에 달려있습니다당장 탈당을 할 것처럼 호기를 부렸던 비주류들이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그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그들이 탈당이 아닌 당내 투쟁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만 봐도 이는 명백해집니다


지긋지긋한 내홍을 종식시키고 야권의 통합과 연대를 위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최우선해야 할 과제는 당의 근본적인 혁신입니다따라서 당의 혁신과 통합을 가로 막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이는 해당행위이자 이적행위이며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입니다


 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과 갈등은 야권 전체의 위기를 의미합니다현실적으로 볼 때 야권 통합과 연대를 통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이 반드시 성공을 거두어야 합니다그러나 혁신을 위해서는 힘이 필요합니다당 안팎의 반발과 견제를 뚫고 개혁의 칼을 휘두르기 위해서는 야권지지자들의 강력한 지지와 성원이 수반되어야 합니다문재인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바람부는 언덕의 정치실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