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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대한수영연맹을 고발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

그는 대한민국이 낳은 스포츠 영웅이자, 볼모지였던 대한민국 수영을 세계의 중심으로 이끌었던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지난 몇 년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환희를 선사하며 고군분투했던 박태환 선수도 이제 어느 덧 선수인생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는 수영선수로서 많은 나이인 24살, 게다가 신체적 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세일 수 밖에 없는 동양인입니다. 그가 지난 런던올림픽 이후 다시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박태환 선수는 이미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었고,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본다면 수영선수로서 전성기가 지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제 은퇴를 선언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는 포기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올 초 그는 새해 근황을 전하며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다시 처음부터 한걸음 한걸음씩 준비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국민이 자신에게 걸고 있는 기대를 알고 있는 만큼 스스로 자신감을 부여해서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며 국민들의 변함없는 격려와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필자는 선수생활의 정점을 찍은 박태환 선수가 그동안의 힘겨웠던 선수생활을 정리하고 쉼을 통해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기를 바랬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박태환 선수는 국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최상의 기쁨과 감동을 이미 안겨주었고, 오직 수영 하나에 인생을 모두 걸었던 이 젊은이가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부담감을 털어버리고 삶의 제 2막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박태환 선수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도전을 선택했고 그 힘들고 어려운 길을 또 다시 걸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박태환 그는 영원한 전설이 될 것이다. 그와 같은 선수는 다시는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의 앞날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말씀드렸듯이 24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는 수영선수로서의 경쟁력에 걸림돌이 될 것이고, 수영종목의 특성 상 박태환 선수의 신체적 조건 역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습니다. 서양선수들은 물론 중국의 쑨양조차 신체적 조건이 박태환 선수에 비해 월등히 뛰어납니다. 사실 그동안 박태환 선수가 보여주었던 성적 자체가 믿을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수영의 볼모지 대한민국에서 신체적 조건을 극복하고 세계정상에 올랐다는 것은 불가사의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박태환 선수는 대단한 선수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수영에서 이런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독보적인 선수입니다. 그렇기에 온 국민이 박태환 선수에게 열광했고, 국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으며, 일반기업들도 그와 스폰서 계약을 맺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지난 8년을 박태환 선수는 쉼없이 달려왔습니다. 중간에  잠시 절의 순간을 겪기도 했지만,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극복하고 다시 세계 최고의 수영선수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난 해 런던올림픽은 박태환 선수가 선수로서의 최고의 정점에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올림픽 2연패와 함께 세계기록을 달성하겠다고 하는 본인의 의지와 신체적 리듬이 거의 최고조에 이르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부정출발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주종목이었던 400M에서 2위를 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성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박태환 선수는 세계 제일이었고, 세계 제일이어야만 했습니다. 본인은 상관없는데, 국민들도 상관없는데 박태환 선수를 후원했던 기업이나 대한수영연맹에게는  박태환 선수는 언제나 세계 1위의 선수여야만 했던 것입니다. 


꼭대기에서 내려온 박태환을 후원하는 기업이 없다


올림픽이 끝나고 박태환 선수는 잠시 휴식을 시간을 갖은 뒤 다시 선수생활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그를 후원했던 SK텔레콤은 더 이상 박태환 선수와의 스폰서 계약을 이어나갈 의향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SK텔레콤은 박태환 선수가 이미 선수로서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의 결과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의 나이, 신체적 조건, 중국 쑨양의 무서운 상승세 등등을 고려하면 박태환 선수가 이제 더 이상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후원을 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철저히 기업의 이윤을 생각해야 하는 생리상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지도 모릅니다. 시쳇말로 돈이 안되는 일에 기업이 나설 까닭이 전혀 없습니다. 박태환 선수는 지금 호주현지 훈련 중에 있습니다. 후원사를 구하지 못해 자비를 들여 훈련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만간 (후원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의존하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겠다. 열심히 하다 보면 그쪽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은  훈련에만 집중하겠다는 박태환 선수의 출국 기자회견 모습이 참 씁쓸함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그런데 씁쓸함을 자아내는 것은 비단 후원사들의 모습뿐만이 아닙니다. 


박태환 포상금 지급하지 않는 대한수영연맹


박태환 선수는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런던올림픽 은메달 포상금 5000만원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대한수영연맹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박태환 선수에게 지급되어야 할 포상금 5000만원을 박탈한 것입니다. 새로 선출된 이기흥 대한수영연맹회장이 지난 9일 이사회에서 다이빙 기대주 2명의 중국 전지훈련 비용으로 박태환 선수에게 지급될 예정이던 포상금을 쓰겠다는 안건을 올렸고 바로 통과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영연맹측은 박태환 선수에게 어떤 동의도 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상금 박탈의 이유는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신임 이기흥 단장의 '괘찜죄'에 걸린 것입니다. 

박태환 선수는 런던올림픽 기간 중 자신의 경기가 끝나자 한국으로 돌아갈 의향을 보입니다. 먼저 경기가 끝났던 메달리스트 선수들도 비슷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는 메달리스트들의 입국을 늦춰 함께 귀국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박태환 선수와 마찰이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메달리스트들은 먼저 귀국하게 되었지만 선수단장이었던 이기흥 현 수영연맹 회장의 눈밖에 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올림픽 이후 마련된 수영연맹의 행사에 박태환 선수가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기흥 회장과 이사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수영연맹측은 "특별한 사유가 생기면 포상금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규정이 있다"라고 밝혔으나 연맹측이 주장하는 '특별한 사유'는  결국 '괘씸죄'인 것입니다. 박태환 선수에게 '괘찜죄'를 적용한 대한수영연맹측이 참으로 괘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박태환


필자가 런던 올림픽 이후 박태환 선수의 은퇴를 바랬던 것은 바로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을 예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 1등 지상주의에 빠져있는 무한경쟁의 정글인 이 곳에서 선수로서의 정점을 찍은 박태환 선수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지원과 관심 속에 운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박태환 선수가 인간적인 상처를 받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언제나 최고였던 박태환 선수를 지원하던 후원사도, 박태환 선수로 인해 천덕꾸러기에서 일약 국가와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대한수영연맹도 박태환 선수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순간 냉정하고 잔인하게 등을 돌려버렸습니다. 박태환 선수는 지금 어떤 심경일까요? 오직 수영 밖에는 몰랐고, 지금도 할 줄 아는게 수영 밖에는 없는 이 젊은 선수가 자신에게 매정하게 등을 돌리는 사람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대한민국 수영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젊음을 불살랐던 이 젊은이가 맞닥뜨리게 된 이 비정한 현실을 아무런 상처없이 극복해 낼 수 있을까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남들 다 가는 큰 길 놔두고 좁은 길로 가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뻥 뚫린 고속도로를 마다하고 굽이굽이 시골길도 돌아가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쉬운 길을 마다하고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도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이제 편한 길을 가도 될텐데, 지금껏 쌓아온 것들을 지키면서 남들처럼 쉬운 길을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제 그만해도 될텐데 멈추지 않습니다. 편한 길 놔두고 힘든 길을, 쉬운 길 놔두도 어려운 길을 굳이 가겠다고 합니다. 참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런 바보같은 사람들을 볼 때면 괜시리 미소를 짓게 됩니다. 세상의 이치와 세상이 요구하는  방법을 따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선택을 믿으며 옳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절로 마음이 벅차 오르고 함께 동참하고 싶어집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태환 선수 당신은 최고의 위치에 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상관없이 언제나 최고였습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묵묵히 당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고, 앞으로도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대한수영연맹은 이번 사태를 사과하고 포상금을 지급해야

 

그리고 대한수영연맹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수영을 위해 자신의 젊음을 불태우고 있는 젊은이에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대한민국 수영을 세계가 주목하게 만들고, 온 국민의 가슴에 뜨거운 감동과 기쁨을 안겨주었던 선수에게  고작 해 줄 수 있는 것이 이 정도입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하려는 선수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동기를 부여해주어도 모자랄 판에 하는 짓이라는게 규정대로 지급해야할 포상금을 규정을 어겼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박탈하는 것입니까? 당장 박태환 선수가 은퇴를 하게 되면 세계대회는 커녕 아시안 게임에서 조차 메달 하나 따기 힘든 현실에서 기껏 대한민국 수영의 위상을 드높여 주었더니

결국 한다는 짓이 조폭 양아치 수준의 행동을 보이고 있군요. 대한수영연맹의 이 졸렬한 행태를 이해할 국민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습니다.  정부든, 정치권이든, 체육계든, 교육계든, 문화계든, 방송 언론계든, 법조계든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대한수영연맹의 이번 조치는 국민의 상식과 맞지 않는 전혀 동떨어진 것입니다.  대한수영연맹 회장 이하 이사진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박태환 선수와 국민들에게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당장 박태환 선수에게 지급되어야 할 포상금을 규정대로 지급하십시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