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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불륜 사회 정조준한 뉴스타파, 그리고

몇 번 들어보기는 했다. TV를 통해서, 언론 기사를 통해서 그 실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기는 했다. 그런데 어제 뉴스타파가 보도한 내용을 보니 폐해는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이대로라면 일등지상주의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불륜을 조장하는 사이트로 전세계인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애슐리 메디슨이 매출 1위를 달성한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실제 애슐리 매디슨은 한국에서 5년 내 전세계 3위 수준의 매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어제 애슐리 매디슨 한국인 가입자의 이메일 계정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니 꽤나 충격적이다. 물론 법무부 차관이 건설업자에게 성접대를 받고, 현직 지검장이 대로에서 음란행위를 하고, 국회의원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고,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 순방 중 인턴의 엉덩이를 만지고, 전직 국회의장이 캐디의 가슴을 쓰다듬는 나라에서 무슨 호들갑이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고위공직자의 성윤리와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 한들 아닌 것은 아닌 것이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뉴스타파의 이메일 분석에 의하면 현직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14명의 이메일이 발견되었고, 목사와 기자, 교수 등은 물론 서울시 의원 3명과 정부부처의 공무원 등 수백명의 공직자 이메일 계정도 확인되었다. 이들 대부분은 이메일이 도용된 것 같다며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고, 개중에는 호기심에 가입했을 뿐 실질적인 활동은 한 적이 없다는 해명을 한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국가기관이 민간인을 사찰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해커들에 의해 은행의 전산망까지 털리는 시대에 그껏 이메일 도용쯤은 일도 아닌 세상 아니던가. 따라서 누군가가 그들의 이메일을 도용해서 가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호기심 차원에서 가입만 해놓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이성은 단호히 이를 거부한다. 불륜 공화국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씁쓸한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나는 어른들의 이런 모습 하나 하나를 보고 기억하게 될 우리 아이들이 걱정이다. 미래의 주역이 될 꿈나무들이 보고 듣는 것들이 늘 이런 것들이라면 이 아이들이 훗날 만들어 나갈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고 섬뜩하다.

현재는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거울이자 척도다. 따라서 현재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벌어질 미래의 실상들을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어른들을 흉내낸 학생들의 잔인하고 충격적인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점점 대범해지고 지능화되는 그들의 일탈은 시간이 갈수록 어른들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무너져 가는 것들이 어디 공동체적 질서와 사회적 도덕률 뿐일까천륜과 인륜마저 부정하는 엽기적인 사건들도 더 이상 영화나 잔혹동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더 이상 아니다 강팍하고 잔인한 사회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인격을 두루 갖춘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게 되길 바라는 것은 뻔뻔할 뿐만 아니라 몰염치하다.







우리는 책임을 통감할 필요가 있다. 아버지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우리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져야만 한다. 악취 진동하는 하수구같은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길 원하는 부모는 단언코 없다. 당신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에 고개를 흔들고 있다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기 바란다.

분명한 것은 내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은 절대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더럽고 추한 환경을 저주하고 외면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 정작 필요한 것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각성이 이끌어 내는 자아의 주체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우리는 환기할 필요가 있다. 나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뉴스타파의 애슐리 매디슨 관련 기사를 보고 문득.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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