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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들에게서 망언이 끊이질 않는 이유

ⓒ MBC뉴스 화면 갈무리

 

미래통합당이 국회의원 후보들의 연이은 막말 파문으로 크게 곤욕을 치르고 있다. 논란 당사자를 발빠르게 제명하는가 하면,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사과에 나서는 등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는 지난 6일 선대위 회의에서 "30대에서 40대는 논리가 없고 무지하다"고 말한 데 이어, 7일에는 한 지역 방송 토론회에서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 질문에 답하던 중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말해 구설에 휘말렸다.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 역시 지난 6일 OBS 스튜디오에서 열린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OOO 사건이라고 아는가"라며 "지난 2018년 5월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차 후보자의 경우, 세월호 참사 관련 막말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를 공천한 미통당을 향한 비판 여론이 솟구치고 있다. 차 후보자는 지난해 4월 15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라 말해 자유한국당(현 미통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3개월 징계를 당한 바 있다.

새삼스러울 것도, 놀랄 것도 없다. 미통당 국회의원의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습관적 막말과 망동은 이 문제가 세계관과 인식론의 문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쩌다보니 나오는 실수나 실언이 아니라는 얘기다.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다"(한기호 새누리당 의원)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고 선동하던 이들은 누구일까요?"(권은희 새누리당 의원)


"(세월호 참사가) 국민의식부터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불행인 것만은 아니다"(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


"폭동이라고 했던 5·18이 정치적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이 됐는데 이제 다시 뒤집을 때"(이종명 미래한국당 의원)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세금을 축내고 있다"(김순례 미래한국당 의원)


"5·18 문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


"지금 민주당 1등 하는 후보가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직접적인 가해자가 일본이 아니라니까요. 매춘의 일종이라니까요.접대부 생활을 하다 보면 그렇게(성매매를 하게) 되는 거예요. 지금도 그래요.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라…궁금하면 한 번 (학생이) 해볼래요?"(류석춘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


한 데 역으면 책 한 권은 족히 나올듯한 막말 퍼레이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정치인의 막말과 망언이 유독 특정 정당에서 도드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눈치챘겠지만 거의 대부분 옛 자유한국당, 현 '미래통합당'발 막말이다. 위 사례들도 일부만 인용한 것일 뿐, 일일히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지경이다.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이란 뜻이다.

세월호 망언, 5·18 망언, 친일 망언, 각종 성 관련 추행 등 온갖 망언과 막말, 비리와 추문이 저 당에선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사회공동체의 평안과 안녕을 위협하는 망언과 망동이 유독 저 당에서 창궐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저렇게 대놓고 망언을 하고, 막말을 퍼붓고 추태를 부려도, 개혁을 가로막고 의정활동을 개판으로 해도 저 당이 100석이 넘는 의석을 거머쥐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총선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똥파리가 왜 꼬이겠는가. 정치개혁과 관련해 특히 경계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는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와 같은 현실 기피다.

더러우면 외면할 게 아니라 치워야 한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그냥 넘어가거나 여지를 주게 되면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악취가 진동하는데 방관한다면 집은 이내 쓰레기 소굴이 되고 말 것이다. 더럽다면, 혐오스럽다면 원인을 찾아내 깨끗이, 그리고 완전히 치워야 한다.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망언과 망동이 난무하는 3류 정치는 시민의 무관심을 먹고 자란다는 사실을.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4.15총선이 대한민국 정치를 업그레이드 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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