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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뜨고 있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언론이 주목하고 여론이 들썩인다. 언론 인터뷰도 부쩍 늘었다. 최근만 해도 지난 2일에는 <한국일보>와 5일에는 <국민일보>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했다. 지난달 23일 <일요서울 TV> '주간 박종진'과의 인터뷰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천재'에 비유해 시쳇말로 '대박'을 쳤다. 그래서일까. 그는 요즘 가장 '핫한'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수진영 사이에서 그는 '여전사'로 통한다. SNS와 유투브 방송 등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노선을 누구보다 강하고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다. 보수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통로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유투브 채널에서 그는 떠오르는 '유투버' 중의 하나다. 지난 8월 문을 연 유투브 채널 '이언주 TV'는 7일 현재 구독자수가 2만 9천여명에 달한다. 민주당 간판으로 정치를 시작한 그가 몇 년만에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의원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으며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경기 광명을에서 3선의 전재희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고 화려하게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원내대변인을 거치며 인지도를 쌓았고 2016년 총선에서는 재선에 성공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다. 그러나 그해 8월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친문' 핵심으로 손꼽히는 전해철 의원에게 고배를 마시며 삐끗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당시의 패배가 이 의원의 심경변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이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민주당 내의 '친문', '운동권'에 대한 깊은 불신과 반감이 이때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19대 대선을 코 앞에 둔 지난해 4월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던 바로 무렵이었다.
그러나 얄궃게도 이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한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 것처럼 대선 결과 안 후보는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역풍을 맞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도 뒤지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이후 제보조작 사건 등으로 국민의당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이 의원 역시 정치적 위기를 맞기 시작한다.
이 의원의 문제적 발언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건 그 무렵부터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기 인사와 정책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여 공세의 선봉에 섰다.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를 "하자가 있는 물건", "강남 총리"에 비유하는가 하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외교부 장관은)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말해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된 발언들을 잇따라 쏟아내기도 했다. 2017년 7월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해 SBS 기자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그 아줌마들이 뭔데? 그냥 동네 아줌마거든요, 그냥. (중략) 미친 놈들이야, 완전히"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성 비하와 노동자 폄하, 조악한 노동감수성 등이 모두 드러난 이 발언으로 이 의원은 한동안 각계로부터 사퇴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원내대책회의에서 나온 최저임금 관련 발언도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나도 알바를 한 적이 있고 월급을 떼인 적이 있다"며 "사장이 망했다. 사장이 살아야 나도 산다는 생각에 노동청에 고발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 이런 어떤 공동체 의식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수백만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공적이 됐다. 당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발언을 가리켜 "이것이 바로 유신이고 전체주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발언이 나온지 하루 뒤인 2017년 7월 2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런 발언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가정폭력 정도는 눈 감아야지, 우리 회사 기업 이미지를 위해 직장 내 성폭력은 그냥 묻어두고 가야지. 그런 것 가지고 경찰서 들락거리느냐. 넌 공동체 의식이 없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조폭문화가 딱 이런 것"이라고 성토했다. 약자 위에 군림하는 강자의 횡포를 '공동체 의식'과 결부시켰던 이 의원의 부적절한 인식을 강하게 질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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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뜨겁게 논란이 된 박정희 천재 발언도 비슷한 맥락이다. 주지한 것처럼 이 의원은 '주간 박종진'과의 인터뷰에서 "독재를 했다는 측면에서는 비판받지만 저는 박정희 전 대통령같은 분이 그래도 역대 대통령 중에서 굉장히 천재적인 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대통령이 우리 역사에서 나타났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입장에서 굉장한 행운이었다"고 밝혀 보수 유권자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그러나 후폭풍도 만만찮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가리켜 "나라 꼴이 70, 80년대 독재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서슬 퍼런 유신독재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던 박정희는 한껏 치켜세우고 있다. 여론의 반응은 부정적 기류가 우세해 보인다. 반노동적, 반교육적 언행으로 여러 차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그가 급기야 박정희 찬가를 부르짖자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보수 유권자를 향한 이 의원의 노골적인 '구애'는 차기 총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광명시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44.1%의 득표율을 기록해 안철수 후보(23.82%)와 홍준표 후보(17.91%)를 압도한 곳이다. 6.13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을 싹쓸이 했을 정도로 친여권 성향이 강하다. 탈당에 대한 지역 유권자의 반감을 고려하면 바른미래당 소속인 이 의원의 차기 총선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들어 부쩍 잦아진 이 의원의 강경 발언은 이와 같은 정치적 상황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클릭 행보가 2020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염두해 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총선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가 차기 총선에서 고향인 부산 영도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지역은 현역 국회의원인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이 의원을 보고 있자면 한때 대유행 했던 광고 카피가 떠오른다. 이 의원의 정치 색채가 과거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탓이다. 이 의원의 변신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정치 행보를 이어간다면 그가 극단적 보수의 이미지에 갇히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사실이다. 이 의원의 종착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일 터다. 점점 짙어져가는 이 의원의 보수 색채가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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