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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누가 윤미향에게 돌을 던지나

ⓒ 조선일보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가장 잔인하고 살벌한 포식자는 누구일까요? 사자? 표범? 치타? 악어? 아닙니다. 초원에서 가장 섬뜩하고 무서운 동물은 바로 리카온(들개)입니다. 포식자들은 대부분 사냥을 한 후 먹잇감의 숨통이 끊어진 뒤에 식사를 하죠.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이것을 사냥감에 대한 그들 세계의 예의라고 봅니다.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데 들개는 전혀 다릅니다. 그들은 사냥감을 산채로 개걸스럽게 먹어치웁니다. 제게는 그 장면이 정말이지 너무 공포스러운데요.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냥감에게 떼로 달려들어 마구 물어뜯는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한, 그래서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들개 무리의 생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자를 향한 수구언론의 마녀사냥에 가까운 보도를 보면서 저는 들개가 사냥감을 잔혹하게 먹어치우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왜곡·날조하면서 무려 30년 동안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헌신해온 한 단체와 개인의 인격과 명예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으니까요.

윤 당선인 아버지에 대해 조선일보는 ‘父에 맡기고, 7580만원 지급’이란 제목의 악의적 기사를 썼습니다. 이후 관련 내용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윤 당선인과 그의 아버지는 친인척 특혜비리를 저지른 부도덕한 인물로 낙인 찍혔습니다. 그로 인해 최저임금에도 한참은 못미치는 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감내하고 딸의 일을 도운 아버지의 헌신은 졸지에 누더기가 돼 버렸죠.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정확한 사실 관계를 면밀하게 검증했을 겁니다. 윤 당선자의 아버지가 멀쩡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컨테이너에서 쪽잠을 자면서 쉼터 경비와 건물 관리, 청소, 수리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왔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7년 동안 7580만원을 받고 일해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도저히 이런 기사는 쓸 수 없었겠죠.

아니 어쩌면 이마저도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조선일보라면 설령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해도 저렇게 썼을 가능성이 아주 높으니까요. 만약 수구보수단체에서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급여를 주면서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논조로 기사를 썼을 겁니다.

윤 당선자가 경매로 구입했다는 아파트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이후 수구언론은 아파트를 구입한 자금의 출처에 의구심을 표하는 논지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30년 가까이 시민운동을 해온 윤 당선자의 아파트 구입 자금 2억 6000만원의 출처보다 탈북 이후 4년 동안 무려 18억원의 자산가가 된 태영호의 재산증식 방법이 더 궁금합니다. 최초 이 의혹을 제기한 곽 의원이 수년 동안 어떻게 몇 십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불려왔는지가 더 알고 싶습니다. 윤석열 장모가 몇 개월만에 어떻게 5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는지, 김성태의 자녀가 KT에서 어떤 특혜를 받았는지, 권성동이 강원랜드 부정청탁에 어떻게 개입돼 있는지, 나경원 자녀 특혜 의혹은 어찌 돼가고 있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그런데 이 나라 언론은 참 희안합니다. 그런 이슈들은 관심조차 없습니다. 그저 자신들이 원하는 이슈를 선택해 기사를 쓰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없는 사실까지 왜곡해 버릴 뿐입니다. 정의연과 윤 당선자에게 아무런 허물이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회계관리에 불투명한 부분은 없었는지,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단체를 운영함에 있어 오해의 소지는 없었는지 등을 세밀히 살펴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겠죠.

그러나 그것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수구언론의 집단 린치는 결이 전혀 다릅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비판과 악의적이고 맹목적인 비난은 엄연히 차원이 다른 문제이니까요. 수구언론이 왜 무차별적으로 '윤미향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지 그 본질을 잘 헤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부화뇌동하다가는 배가 산으로 가기 십상입니다. 실체조차 불확실한 빈대 하나를 잡겠다고 초가삼간까지 태워서야 쓰겠습니까.

☆ 아, 그리고 하나 더.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자가 묻지마 의혹 제기에 앞장서고 있는 수구언론과 통합당보다 더 도덕적이라는 것에 제 이름을 걸겠습니다. 정의연과 윤 당선자의 몸에 티가 묻었다면, 잔악무도하기 짝이 없는 수구언론과 통합당의 몸은 똥범벅입니다. 그런데 지금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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