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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작은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연주가 시작 되기 전 각각의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음을 조율하기 시작합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룻, 오보에 등등 아마 제가 모르는 수많은 악기들이 제각기 자신의 소리들을 내며 조율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뒤 침묵이 흐른 뒤에 지휘자가 등장합니다. 그리곤 곧 준비된 음악들이 연주되기 시작합니다. 시작된 연주는 때론 폭풍처럼 강렬하게, 때론 여름 밤의 열기처럼 뜨겁게, 때론 물 흐르듯 조용하게 변주되어 마음 속으로 파고 듭니다. 그러데 수많은 악기들이 연주자에 의해 고유의 소리를 내고 있을 때, 소리보다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첫째는 개개의 소리들을 하나로 만들어 조화롭게 만들어 주는 지휘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더보기
미안해, 너의 친절한 인사를 알아보지 못했어 길을 가다가 문득 바위틈 사이에 작은 풀꽃 하나가 피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딱딱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피어있는 게 신기해서 잠시 가던 길 멈추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주 작지만 섬세한 꽃술과 꽃잎, 꽃받침까지 모두 갖추고 오가는 길손에게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왜 그동안 이 녀석을 모르고 지나쳤을까?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이렇게 몇날 며칠을 손 흔들며 인사하고 있었을텐데... 미안해! 너의 친철한 인사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어...그동안 너무 바쁘게만 살아왔나봐... 사람에 치여서, 시간에 쫒겨서, 너희들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나봐... 고마워... 너희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전에는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에 취해서 그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했다. 아무도 모르.. 더보기
유적지 위에 레고랜드? 어떻게 이런 일이? LEGO(레고)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없는 집이 없는 블럭 완구의 대명사다. 가격은 비싸지만 다른 블럭제품들이 따라올 수 없는 다양한 레고브릭과 미니피겨 등으로 전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 셋을 키우는 필자의 집에도 동물원 세트와 지인에게 받은 몇 통의 피어브릭이 있다. 레고의 장점은 비단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용 맞춤 완구라는 데에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이런 저런 모형을 만들다 보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이에 푹 빠져들게 된다. 생각하는 데로 어떤 모형이든지 만들 수 있으니 아이들의 창의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놀이교재로 이만한 게 없다. 수 십년이 넘도록 레고가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레고는 단순히 완구제품만을 생산하는 .. 더보기
미생, 우리의 삶은 여전히 미생이다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숱한 화제를 남긴 드라마 '미생'이 지난 토요일 20국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예상한대로 계약직 사원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 둔 오차장의 부탁을 받은 선차장과 동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끝내 장그래를 선택하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장그래가 보여주었던 뛰어난 업무능력과 실적으로도 촘촘하게 얽혀 있는 조직 시스템의 그물망을 빠져나가기엔 역부족이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들의 세상에는 계약직 사원 장그래가 끼어들 자리가 애시당초 없었다. 장그래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만, 그들이 정해놓은 시간까지만 필요했던 부속품이자 소모품이었다. 무엇을 바랬던 것일까. 이 가슴 시린 판타지를 통해 나는 무엇을 보길 원했던 걸까. 드라마는 끝났지만 여운은 쉽.. 더보기
역사적 결정에 세계는 왜 비웃을까? 자유민주주의는 자유주의(Liberalism)와 민주주의(Democracy)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이 괴상한 용어를 대한민국 내에서만 즐겨 사용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왜 괴상한고 하니 자유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시민의 자유권이 민주주의의 개념 안에 이미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굳이 저 둘을 같이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굳이 같이 쓸 필요가 없는 개념을 부득불 써야 한다면 무언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에서의 '자유'란 근대 시민의 기본권 중 하나인 'Liberal'을 .. 더보기
괜찮아, 다 잘 될거야, 힘내... 하늘을 올려다 본다. 일주일만인가. 하늘의 빛깔이 쪽빛이다, 마치 가을의 그 것 같은. 문뜩 저 하늘처럼 내 마음도 높고 푸르고 청아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하루에도 몇번씩 삶이 주는 시험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 가벼움을 탓해야 할까. 마음이 물에 푹 젖은 것 마냥 무거운 하루다. 생명력을 잃어버린 겨울 출근길의 풍경은 조금은 을씨년스럽다. 싱싱함을 잃어버린 숲과 나무와 들판은 지난 여름의 자취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몇 년을 아침 저녁으로 보아온 풍경들. 생각이 많은 탓일까. 오늘은 낯설고 또 낯설다. 제자리에 있지 않은 것만 같은. 그러나 기실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저 풍경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먼 길을 오랫동안 돌아온 것만 같은 출근길. 일터에 .. 더보기
대통령의 미생 언급에 빠져 있는 몇가지 '미생'(未生)은 바둑 용어다. 가로 세로 19줄로 이루어진 바둑판 위에 놓여진 돌들은 두 집이 나야 비로서 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두집을 내지 못하면 사석 즉 죽은 돌이 되고, 두 집을 내면 완생 곧 살아있는 돌이 된다. 이에 반해 미생마의 생사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살아있는 것도 그렇다고 죽어있는 것도 아니다. 살아있는 것처럼 보여도 산 것이 아니요, 죽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죽은 것이 아니란 얘기다. 생사 여부가 정해지지 않는 상태, 완생할 여지가 남겨져 있는 상태, 우리는 이를 미생이라 부른다. 아직 살아있지 않는 돌, 미생. 어중간하고 애매하기만 한 이 상태는 희망과 절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우리네 인생의 또 다른 이름이다. 누군가에게 미생은 희망의 찬가일 지도 모르고, 다른.. 더보기
집당폭행 없었다는 군, 이걸 믿으라는 겁니까?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박정희 군사독재시절 자행된 대표적인 용공조작사건이었다. 박정희 정권이 체제유지와 정권 안위를 위해 조작했던 당시 사건들에서 수사담당자들은 피해자들에게 가혹행위와 고문 등을 자행하며 정권이 원하는 대로 짜맟추기 수사를 감행했다. 그러나 당시 수사를 진행하며 잔인하고 무자비한 방법들로 피해자들에게 가혹행위와 고문을 일삼았던 전직 중앙정보부 직원 중 누구도 고문 사실을 인정하거나 고백한 사람은 없었다. 구체적인 고문방법과 상황 등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있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가혹행위와 고문 사실을 부인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교도관, 파견경찰, 검찰 서기 등이 가혹행위와 고문 등이 있었음을 확인해 주었고, 고문의 방법 등에 대한 증언까지 나왔음에도 가해.. 더보기
그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검찰씨 세계일보가 최초 보도한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문건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이 문건을 언론사로 유출한 사람은 얼마전 자살한 최 모 경위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나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없다는 통설이 그대로 입증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시작부터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검찰에게 수사의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검찰에게는 윗선의 검사를 받고 사건의 수사방향과 수위를 결정하는 불문률이 있다. 비굴하게도 언제나 대통령과 청와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검찰로서는 청와대발 가이드라인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 더보기
배우 김의성씨의 1인 시위를 지지합니다 빙그레 이글스의 이상군. 그는 올드 프로야구 팬들이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선수다. 현 한화 투수코치인 이상군 선수는 1980년 대 중후반 한국프로야구를 지배했던 몇 안되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에게는 최동원의 폭포수같은 커브도, 선동열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도, 그렇다고 모든 투수들의 로망인 빠른 직구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리그를 지배할 수 있었던 까닭은 남들은 가지지 못한 자로 잰 듯한 제구력이 그에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프시즌 동안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존 연습을 위해 그의 도움을 받았다는 일화가 있을만큼 그의 제구력은 발군이였다. 이상군 선수 정도의 레벨이 되면 경기 초반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확인하기 위해 홈플레이트의 이곳 저곳을 공 한개나 반개 정도 시험삼아 찔러보고는 한다. 그 과정을 통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