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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사조 박승춘 보훈처장,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생명체들이 있다. 환경의 변화에 민감한 생물들과는 달리 그들은 외부의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종족을 퍼트리고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해 나간다.

식물 중에서는 뽑아도 뽑아도 죽지않고 자라나는 민들레, 우주 공간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이끼가 그럴 것이고, 동물 중에서는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는 쥐, 핵전쟁이 터져도 끄떡없다는 바퀴벌레, 그 바퀴벌레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는 곰벌레 등이 그에 해당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저들에 비할바는 못되나 환경을 무색케하는 생명력과 적응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다. 대표적인 인물로 5·6대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현병철 전 위원장을 들 수 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 7  20일 취임해서 2015 8 12일 임기가 만료되기 전까지 무려 6년 동안 인권위원장으로 재직했다. 대한민국 인권을 끝없이 추락시킨 장본인으로 평가받는 그는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자리를 지켰고 지난해 퇴임했다.

현병철 전 위원장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과거의 인물이라면 이명박 정부 시절 임명되어 아직까지 왕성히 활약하고 있는 입지전적인 인물도 있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11 2 24일 제28대 보훈처장에 취임해 아직까지도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장·차관계의 살아있는 전설답게 그의 생명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갖은 돌출행동과 문제적 발언으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능력에 있어서도 매우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그가 여전히 현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사조와 같은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생물계의 이끼, 곰벌레에 비견될만 하다.


ⓒ 오마이뉴스



그런데 그가 취임 이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3당이 이번에는 반드시 해임시키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랬다. 보훈처는 오는 25일 광주에서 6·25 전쟁 66주년 기념행사 '호국 보훈 한마음 퍼레이드'를 열 예정이었다. 그런데 보훈처가 이 퍼레이드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항해 집단 발포를 자행했던 11공수여단을 포함시키기로 해 큰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 3당과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반발하자 보훈처는 광주 지역 행사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훈처의 상식을 허무는 행태에 야 3당은 이번 주 내로 박승춘 보훈처장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그에 대해서만 벌써 세번째 해임촉구결의안을 제출되는 셈이다. 야당은 이미 지난 2013년 대선개입 의혹과 2015 5·18 기념곡 지정 문제로 그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야당은 그동안 보훈처장으로서 부적절한 인식과 언행으로 숱한 논란과 파문을 일으켜온 그를 반드시 해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승춘 보훈처장의 문제적 언행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박정희를 찬양하는 DVD와 노무현 정부를 비난하는 안보교육  DVD를 제작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이었던 안현태씨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고, 자신이 설립한 단체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의 안보강연에서는 '촛불시위대' '종북세력'으로,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운동' '간첩세력'으로 묘사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2011 12월 광복회 워크샵에서는 이만큼 살게 된 것이 모두 박정희의 공이라며 "누구를 뽑아야 할 지 알지요?"라고 말해 박근혜 당시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고, 세월호 참사 관련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는 등 대표적인 '트러블 메이커'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박승춘 보훈처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은 절대적이다. 편향된 시각과 이념으로 사회적 갈등과 물의의 중심에 있는 그, 야당과 시민사회로부터 줄기차게 해임요구를 받고 있는 그, 정부 정책관리역량 부분에서 정부 부처 장·차관급 기관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미흡' 판정을 받은 그를 계속해서 중용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국민통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역, 이념, 계층 등 그동안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사회적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화합과 상생의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고 국민과 굳게 약속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통합과 화합의 실체가 드러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율과 소통과는 거리가 먼 전근대적인 리더십, 말과 행동이 완전히 따로 노는 표리부동한 모습, 국민여론을 무시하는 독단과 독선적인 인사, 극심한 편가르기와 이념적 편향성을 드러내며 그는 화합이 아닌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 박승춘 보훈처장을 중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국민통합과 화합의 본질은 이내 확인된다.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와 편향된 이념으로 국민분열을 부추기고 있는 박승춘 보훈처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에 다름 아니다. 그런 그가 광주 시민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또 다시 폄훼하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시민사회와 야당의 공분을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세간의 관심이 온통 박 대통령과 박승춘 보훈처장 두 사람에게 쏠리고 있다. 이미 두차례의 해임촉구결의안을 무시해온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시민사회와 야당의 요구를 외면할 수 있을지, 숱한 논란과 자격 시비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버텨온 박승춘 보훈처장이 또 다시 자리보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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