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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정치의 '문재인 흔들기', 이것 때문이었나?

재보선 패배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하루 빨리 당을 재정비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모습은 한심함 자체다. 이런 모습은 정당이 선거를 치를 때마다 맥없이 꼬꾸라지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대단히 낯이 익다. '친노', '문재인 책임론', '패권주의' 등의 네이밍이 붙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세력에 이르기까지, 2012년 대선패배의 책임을 두고 극심한 내분에 시달렸던 당시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 불행하게도 정당은 지난 2 동안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2 발간된 민주통합당의 '대선평가보고서' 화제가 적이 있었다. 무려 36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책의 요지는 패권주의에 빠져 있는 '친노 해체' 집약된다. 보고서는 당을 장악한 친노들이 패권주의에 빠져 강경일변도의 노선을 고집한 결과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한 것이 대선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분석은 비단 대선패배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개월 전에 치뤄진 4•11 총선 참패에서도 똑같은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총선에서도 이미 선거 전부터 '친노 패권주의' '계파주의' 녹아든 공천이라는 비주류의 강력한 반발과 당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이 여과없이 국민에게 생중계됐다.

여기서 주목해 봐야 것은 '네이밍' 무서움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비주류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는 '친노', '패권주의', '계파주의' 등은 모두 부정의 이미지를 유발시킨다. 원래 조중동등 보수신문들이 만들어 '친노 프레임' 비주류들이 고스란히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친노 프레임' 원조가 보수신문들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민주세력의 숙적들이 만들어낸 정치공학의 비루한 산물을 비주류들이 여과없이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는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패권주의에 찌든 친노들의 기득권 정당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당내에 친노를 극도로 혐오하는 비주류들이 넘쳐난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조중동이 민주당을 공략하기 위해 네이밍한 '친노' '패권주의'같은 악의적 수사를 아군을 향해 난사하는 이유가 설명이 되지를 않는다. 한마디로 '적의 적은 친구다'라는 명언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당내 헤게모니 싸움을 '친노-주류' '비노-비주류' 대결로 몰아가는 역시 정치공학적으로 아주 계산적인 네이밍에 해당된다. 당권을 가진 자들이 주류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친노'에게는 언제나 주류라는 이미지가 투영되어 있다. 그리고 이미지는 '주류-패권주의'라는 부정의 이미지로 확장되어 왔다.


그런데 김한길로 대표되는 비주류가 당권을 잡았던 '김한길 대표 체제'에서도 비주류들은 '친노-주류', '비노-비주류'라는 네이밍을 그대로 고수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캐치프레이가 친노에게도 고스란히 적용이 되고 있다. 친노는 영원한 주류, 친노는 패권주의에 빠져있는 계파라는 프레임은 이렇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들이 당을 나락으로 이끄는 줄고 모르고 끈질기게 '친노-주류', '친노-패권주의' 외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어제 이유를 확인할 있는 구체적 사례가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어제(13) 문재인 대표와의 오찬회동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우려를 불식시킬 있도록 '공천혁신특별위원회' 구성해야 한다"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문재인 대표에게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민집모' 일원인 유성엽 위원은 공천혁신특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정청래 최고의원과의 설전 이후 최고의원직을 사퇴하며 
칩거에 들어간 주승용 최고의원을 거론했다. 알려진 대로 주승용 최고의원은 비주류를 대표하는 김한길 의원의 측근이다. 이는 결국 동교동계와 손을 잡고 '친노 패권주의' 거론하며 문재인 대표를 흔들고 있는 비주류의 뒤에 김한길 의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한길 의원의 정치인생은 친노 해체의 ' ' 통한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창당과 해체, 그리고 이후의 친노와 비노간의 당내 헤게모니 싸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가 실제로 노무현을 얼마만큼 증오했는지는 길이 없다. 그러나 그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면서 시작된 친노와의 전쟁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증오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질긴지 짐작해 있다 '친노해체를 빼면 정치인생에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김한길 의원이 이번에도 '친노타도와 '문재인 흔들기중심에 있다니  모질고 질긴 인연이다.

김한길 의원으로 대표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는 표면적으로 친노들의 계파주의와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집모' '공천혁신특별위원회' 요구에서 보듯 정작 그들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지분확보와 권력투쟁을 통한 비주류의 꼬리표 떼기가 우선이다. 계파주의를 꼬집으면서 계파(비주류) 이루고, 패권주의를 비난하면서 패권을 꿈꾸는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자가당착이다.





세상에는 고쳐 있는 것들이 있고, 도저히 그럴 없는 것들이 있다. 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 모습이 둘의 중간 어디쯤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정당에게 애매모호함은 치명적 결함이다. 누가 나에게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묻는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후자를 택하겠다. 당은 고쳐 쓰기엔 이미 너무 낡았고 지극히 무기력하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외치며 문재인 대표를 흔들고 있는 비주류들은 너나 없이 문재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결단은 대표직 사퇴일 수도 있고, 공천권 내려놓기일 수도 있고, 다른 무엇일 수도 있다


지금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난세 중의 난세다. 어쩌면  '어중이 떠중이'들이 모여있는 무색무취의 거대 야당보다 강력하고 투명하며 응집력있는 소수야당이 더욱 필요한지도 모른다야성을 잃어버린 호랑이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다하물며 대한민국 정치는 비루하기 짝이 없는 정글이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밀림 속이 아닌던가나는 이쯤해서 세상에는 도저히 고쳐   없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문재인 대표가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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