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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미 대사 공격한 김기종이 종북주의자?

1. 이 창은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다.

2. 이 방패는 어떤 창도 막아낼 수 있다.

 

위 두 명제는 각각 ''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습니다이 둘을 따로 나누어 생각한다면 ''이냐 ''이냐의 사실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할 뿐각각의 명제가 논리적으로 타당한가 아닌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그러나 이 두 명제가 함께 사용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이제 ''''의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졌습니다두 명제 사이에 발생하는 논리적 오류로 인해 사실관계를 입증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모순'의 고사입니다지난 주 한국사회는 지독한 모순에 빠져있는  사내로 인해 큰 충격에 빠져야 했습니다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가 지난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 참석했다가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휘두른 칼에 의해 중상을 입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입니다김기종씨는 검거되는 순간까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말을 되풀이하며 이번 범행의 목적을 분명히 했습니다.

 

전쟁을 반대한다면서 그가 꺼내든 것은 어이없게도 ''이었습니다차라리 ''이 아닌 '비둘기'를 미대사에게 날렸더라면 그의 행위를 동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그러나 전쟁을 규탄하며 칼을 들고 물리적 폭력을 감행하는 이율배반으로 인해 그의 주장은 급속히 설득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그가 모순이라는 장막 안에 갇혀버렸기 때문입니다.

 

그의 거사는 실패했습니다그것도 참혹하게 끝이 났습니다몇날 몇일을 준비했을 이번 거사에서 그는 어떠한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효율성으로 치자면 이처럼 어리석고 바보같은 자기주장도 또 없을 듯 합니다전쟁반대를 외치며 칼을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한 사람의 목소리에 공감하고 귀를 기울일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폭력은 폭력일 뿐이고,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흉기로 사람을 상해한 이상 비난을 면키 어려운 반인륜적인 범죄일 뿐입니다.

 

한미 연합훈련을 반대하며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씨가 감행한 폭력행위의 논리적 오류는 세상에 명백히 드러났습니다자기모순에 빠져있는 극단적 극우주의자의 광폭한 폭력이 불러일으킨 범죄행위일 뿐이죠그런데 극단적 극우주의자의 어리석은 범죄행위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사실 그들은 이처럼 휘발성이 강한 사건을 절대로 흘려보낼 사람들이 아닙니다.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을 색깔론으로 몰고가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법조계가 무리한 법적용이라고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임에도 검찰은 김기종씨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새누리당에서는 이번 사건을 '종북테러'로 규정하고 이번 기회에 종북주의를 뿌리뽑아야 한다며 이념공세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미대사를 향한 폭력게다가 "한미 연합훈련 중단"같은 정치적 구호가 등장한 이상 '종북주의'가 등장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상황입니다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는 정치집단입니다반세기가 넘도록 한 우물만 파왔으니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것이겠죠. 이 땅에서 '종북주의'는 냉정하게 말해 남과 북 하나로 합쳐지거나북이 붕괴하지 않는 이상 사라질 가능성이 없습니다그런 면에서 이번 사건은 집권여당과 수구보수세력에게는 최상의 클리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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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애국시민들과 그리고 반미종북에 빠져있는 사람들. 적어도 새누리당의 시각에서는 그렇습니다. 이 극단적인 이분법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있어  어떤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분열과 갈등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극대화하는 것이죠이 낡고 고루한 방법이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에 여전히 매력적인 정치상품이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비극입니다

 

자타공인 대표적인 국민과자로 자리매김한 '새우깡' '쵸코파이'는 각각 1971년과 1974년에 처음 시되었습니다일년에도 수십 가지의 제품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제과시장에서 무려 40년이 넘도록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그런데 제조사가 '새우깡' '쵸코파이' 계속해서 판매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지극히 단순합니다저 과자들이 잘 팔리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이윤 추구가 최고의 미덕인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상품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새누리당과 수구보수세력이 '종북주의'를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이유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색깔론이 국민들에게 여전히 잘 팔린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여기에 이념공세의 근거가 사실이냐 아니냐논리적이냐 아니냐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집권을 하거나, 체제를 안정시키고 정권의 안녕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일 뿐입니다

 

또 다시 등장한 집권여당의 '종북' 프레임은 진작에 사라져야 했을 낡은 패러다임이 얼마나 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아주 식상하기 그지없는 이 장면이 이 나라에서는 일년에도 몇 차례나 특정세력에 의해 되풀이 됩니다. 21세기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종북', '색깔론', '이념논쟁' 등이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것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만큼이나 명징합니다국민들은 보다 단호한 목소리로 이 낡은 것들을 거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들이 거부하지 않는

다면 이 나라는 점점 더 낡고 고루한 것들이 지배하는 땅으로 변모해 갈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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