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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장훈 고발한 자유청년연합, 어떤 곳인가 봤더니

최근 가수 김장훈씨가 영화 <테이큰3>를 불법으로 다운로드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그는 이 사실이 불법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매니저의 계정으로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의 유료결재시스템을 통해 파일을 내려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그는 말했다.

김장훈씨는 불법 다운로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SNS "<테이큰3>를 다운로드 받았는데, 생뚱맞게 자막이 아랍어"라며 아랍어 자막이 캡쳐된 장면을 올렸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다. 네티즌들이 불법 다운로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김장훈씨는 해명과 함께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네이버에 들어가봐도 Qdown, Qfile 등 국내최대공유사이트라고 올라와 있어서...(중략)...불법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불법사이트라면 요즘같은 세상에 몇 년을 버젓이 운영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법을 잘 몰라서 매니저 것을 사용한 것이 어느 정도 사안인지는 모르겠으나 주된 벌은 사용자인 매니저가 받을 듯 하여 마음이 무겁다. 형으로서 미안하다. 가능하다면 제가 껴안을 수 있는 범위 이상까지 제가 다 안고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관련 분야의 법규정을 잘 알지 못해 벌어진 헤프닝으로 얼마 전 문제가 되었던 가수 이효리씨의 '유기농 콩 판매논란과 매우 흡사하다. 김장훈씨가 다운로드와 관련된 법규정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발생한 일인 것이다. 물론 몰랐다고 해서 그 잘못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장훈씨는 솔직한 해명과 함께 잘못을 시인하고 (범위 이상의) 책임까지 지겠다고 명확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공인으로서 이번 논란은 유감스러운 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논란에 대응하는 김장훈씨의 태도는 우리가 흔히 봐왔던 익숙한 장면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솔직하고 진솔한 해명과 잘못을 깨끗하게 시인하는 모습, 그리고 이번 논란으로 법적 책임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매니저를 품어 안으려는 인간적인 모습에 이르기까지 그가 선택한 방식들은 보는 사람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역시, 김장훈답다'는 감탄사는 그가 걸어왔던 여정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와 믿음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단순 헤프닝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지는가 싶던 이번 논란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관련 법규정을 몰라 벌어진 실수로 받아들여지는 이번 논란이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창작인으로서의 자격없음과 관련업계에 크나큰 해악을 끼친 있을 수 없는 범죄라고 인식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불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정의감의 발로인지 아니면 할 일 없는 찌질이 궁상들의 오지랍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은 김장훈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언론의 표기로는)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이 어제(23) 가수 김장훈씨를 저작권법위반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그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가수로서 그 누구보다 더 저작권법에 민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편의만을 생각해 불법 다운로드 했다면 이는 창작인으로서의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같은 창작인인 영화 관계자에게도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준 것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피해를 준 것임에 틀림이 없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공개했다.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세력들이 발호하고...(어쩌구 저쩌구)...친북좌파정권이 대한민국의 국채를 난도질...(이하 생략)'

이는 '불법'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애국청년들의 결사체인 자유청년연대가 궁금해 찾아 들어간 사이트에서 읽었던 글 중의 일부이다. 자유청년연합의 출범과 비전을 적어 놓은 내용 중 첫 두 문장만을 읽었을 뿐인데 시쳇말로 ''이 확 잡힌다.

10여분 정도 사이트의 이곳 저곳을 들러보고 있자니 마치 1960~70년 대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 지경이다. 일베의 활약과 세월호국민성금반환, 세월호특별법반대시위 등의 포토영상도 눈에 띤다. 그런데 후원계좌를 적어놓은 곳에 아주 낯익은 이름이 보인다. 자유청년연합 대표 '장기정'. 박근혜 정부 들어 그의 활약상은 눈이 부실 정도다.

지난 2013 1029일 자유청년연합은 지난 대선 당시 공무원노조가 노조게시판을 통해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는 불법 선거운동을 펼쳤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고발 9일 만인 108일 전국공무원노조 서버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2013 220일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의혹을 인터넷상에 유포한 조웅 목사를 자유청년연합이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하자 검찰이 그 다음날 바로 체포하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의혹을 기사화했던 산케이신문 가토 타스야 서울지국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도 자유청년연합이고, '다이빙벨' 투입 논란으로 정부의 세월호 참사 실종자 구조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 JTBC의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를 공무집행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것도 저들이었다. 또한 작년 1023일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사건과 관련해 이상규, 김미희 전 의원을 고발한 것도 역시 자유청년연합이었다.

지난 2012 716일에는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후보가 '북한에 V3백신을 무단으로 제공'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을 정도이니 자유청년연합 장기정 대표의 활약상은 가히 종횡무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자유청년연합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 정부가 껄끄러워하는 사안이나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며 국면전환을 위한 돌격대를 자처하고 있다. 까마귀가 날자 배가 우두둑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이 단체와 박근혜 정부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자유청년연합이라는 단체의 성격과 그 동안의 이력으로 본다면 김장훈씨를 고발한 이유를 가늠해보는 것은 참 쉬운 문제다김장훈씨는 그동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드는 소신있는 발언과 행동으로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받아왔던 대표적인 소셜테이너 중의 한사람이다. 불법 다운로드 논란은 감장훈씨의 도덕성과 명예를 흠집내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너무나 뻔히 들여다 보이는 그 저의를 생각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미 김장훈씨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찰수사과정을 통해 책임의 범위는 곧 드러나게 될 것이다. 영화관계자들이 정신적 피해와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면 이 부분 역시 이해당사자들이 비난을 하든 고발을 하든 결정을 내리면 그만이다. 자유청년연합이 가타부타할 이유도, 그렇다고 왈가왈부할 까닭도 하등 없는 것이다.  


자유청년연합의 행위가 정의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당연히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할 일 참 더럽게도 없는 찌질이들의 경우없는 오지랍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김장훈씨를 고발한 자유청년연합의 저열한 행태를 맹비난하고 있다.   

자유청년연합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자신들을 향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 붓는 이유를 직시하기 바란다. 자고로 선한 의도에서 나오지 않은 오지랍은 금방 탄로나게 마련이고, 그런 이유로 여기저기서 쥐어 터지게 되어 있는 법이니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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