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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CCTV 예산없다더니, 럭셔리 국회 어린이집?

인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폭력사건으로 자식을 둔 부모들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애가 타는 부모들은 직접 거리로 나가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정부와 정치권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아이들의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그동안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와 폭력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된 대책과 해결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전문가들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땜질용 대책으로는 절대로 아동 학대와 폭력을 막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며칠 전 포스팅한 글에서 밝혔던 것처럼 어린이집 아동폭력의 근절을 위해서는 보육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 맞벌이 부부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구조의 개선, 공립 보육시설 확충과 함께 보육교사들에 대한 자격취득 요건 강화와 주기적인 인성교육 실시, 관련당국의 관리감독 강화, 시설에 대한 행정지도 및 처분 강화, 그리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CCTV 설치 등의 조치들이 함께 병행되어야만 합니다. 이런 것들이 함께 강구되어야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글 어린이집 폭행사건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 ◀ (클릭)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의 사태해결의지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방안들이 원활하게 추진되려면 무엇보다 재원이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지만 있다면 재원은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정부와 정치권의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과 인식의 변화 그리고 사태해결의 의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아동학대와 폭력을 근절시킬 수 있는 핵심요건입니다.





그런데 저들의 행태를 보아하니 이번에도 학부모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입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여 의원들이 예산부족과 보육교사인권보호를 이유로 전국 43000여곳의 민간 국공립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보류했다는 소식입니다. CCTV 설치는 첨예한 논쟁이 수년 째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반대합니다)

문제는 예산부족 부분입니다. 과연 예산이 없는 것일까요. 이와 관련해서 학부모들이 들으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뉴스가 공개되었습니다. 현재 국회 내에는 모두 3개의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어린이집들은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국회의원과 보좌관, 국회 소속 공무원 등 국회 업무와 관련이 있는 자녀들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회는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3개의 어린이집을 건축하면서 총 718800만원의 공사비를 지출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건축비용입니다. 민간 어린이집의 공사비용은 보통 10억원 정도인데 반해 이곳은 그보다 2.5배 가량 많은 비용이 들어 갔습니다. 이는 국회의원과 보좌관 등의 특권층 자녀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답게 아주 그럴싸하게 지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이 비용은 당연히 국민혈세로 충당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보육교사 1인이 담당하는 원생수가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보육교사의 수준과 운영방식 등도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훨씬 좋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육료도 저렴하고 좋은 시설과 좋은 프로그램에, 유명 사립대의 유아교육학과에서 도맡아 위탁운영까지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어린이집이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만약 이와 같은 어린이집이 일반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어린이집 아동학대와 폭력 문제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로 흘러갑니다. 저들에게는 사태해결의 의지도 그렇다고 뚜렷이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린이집 폭력사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학대피해아동보호현황'의 연도별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는 지난 2009 67, 2010 100, 2011 159, 2012 135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같은 통계는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와 폭력이  범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전혀 없습니다. 피해가 속출하고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지라도 그 때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의지를 가지고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사람들이 염불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이는 건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겁니다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지는 200여 가지가 넘는 특권들의 반의 반만 내려놓아도어린이집 폭행을 근절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산은 확보될 수 있을 겁니다그런데도 저들은 늘 예산타령입니다.

예산이 없다며 어린이집 CCTV 설치는 보류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예산을 늘려서라도 좋은 시설과 좋은 프로그램과 우수한 보육교사들로 채워 놓기를 마다하지 않는 자들이 국회에 자리잡고 있는 한 늘어가는 것은 학부모들의 한숨이요, 상처받는 것은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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